제32회 전국가톨릭 공직가족 피정대회(이하 피정)가 5월 30일 경기도 공무원 교우회(회장 진광용 빈첸시오·영성지도 이정혁 요한 세례자 신부) 주관으로 경기 화성 종합경기타운 실내체육관에서 개최됐다.
‘일어나 비추어라.’(이사 60,1)를 주제로 열린 피정에는 행정자치부를 비롯해 17개 광역시·도별로 공무원 및 그 가족 2500여 명이 참석했다.
오전 10시 묵주기도로 시작된 피정은, 수원교구 황창연(베네딕토·성필립보생태마을 관장) 신부의 강의와 문화공연(베베와 포도나무, 수원교구 알마 챔버콰이어), 평신도 신앙체험 발표(수원교구 ME 협의회 김유영 미카엘·정미애 젬마 부부), 경기도 남경필 지사의 축사 등의 순으로 이어졌으며, 오후 3시 30분 수원교구 총대리 이성효(리노) 주교 주례의 삼위일체 대축일 장엄미사로 마무리됐다.
이성효 주교는 미사 강론에서 “전국의 모든 가톨릭 공무원들을 대표해서 함께한 여러분의 이 자리는, 결코 외적으로 과시하는 자리가 아니다.”며 “오늘 피정 중에 각자 만나고 느꼈던 은총의 하느님께 감사를 드리자.”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 하느님으로부터 새로운 영적인 힘을 얻고자 이 자리에 모였다.”며 “이 같은 영적인 주님의 은총이 공무원 공동체 전체에 파급될 수 있도록 다 같이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하나의 실체 안에 세 위격으로서 존재하는 하느님의 ‘삼위일체 신비’를 설명하는 자리에서 이 주교는, 아우구스티누스 성인의 설명을 들며, 처음 물이 나오는 ‘샘’과 흐르는 ‘강’ 그리고 그것이 도달하는 ‘바다’를 일컬어 ‘세 물’이라 하지 않고 ‘하나의 물’인데, ‘샘’은 ‘바다’라 하지 않으며 또 ‘강’을 ‘샘’이라 하지 않는 것 등에 비유했다.
또한 나무를 예로 들면서, ‘나뭇잎’과 ‘줄기’와 ‘뿌리’를 가진 나무는, 나무 세 개라 하지 않고 ‘나무 한 그루’라고 하는 것에 비유하기도 했다.
요컨대, “‘성부’ 하느님은 ‘기억(Memory)’, ‘성자’ 하느님은 ‘지성(Intelligence)’, ‘성령’ 하느님은 ‘의지(Will)’에 비유된다.”고 이 주교는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주교는, “성부 하느님은 끊임없이 우리를 기억하시고, 성자 하느님은 우리의 지성을 일깨워주시며, 성령 하느님은 우리의 의지를 새롭게 해주신다.”고 강조했다.
이 주교는 끝으로 “산다는 것은 중요하다. 그런데 산다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그것은 잘 산다는 것이다. 잘 산다는 것은 중요하다. 그런데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그것은 영원히 잘 산다는 것이다.”는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말을 인용, “오늘 공무원 피정을 하는 것은 내 공직 기간 동안 잘 살기 위함이 아니다.”고 말했다. “곧 이 ‘피정’을 하는 것은 ‘영원히 잘 살기 위한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황창연 신부는 미사에 앞선 강의에서, 피조물을 통해 다른 피조물을 다스리는 하느님의 섭리로서 ‘수호천사’의 의미를 설명했다. 황 신부는 “성체를 영하는 신자들 신앙생활의 양태에 따라 그 수호천사들도 때로는 기쁜 모습으로, 경우에 따라서는 시무룩한 모습으로 변화된다.”며 “예수님이 제자들의 발을 씻긴 다음 ‘내가 너희를 사랑하였듯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고 유언하신대로 일상을 살자.”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선을 행하고 악을 피하도록 마음속으로 권고하는 수호천사의 말을 듣고자 노력하자고 말했다. 또한 글로벌 환경의 위기, 건강의 중요성 등을 강조하기도 했다.
피정을 주관한 진광용(의왕본당·59·북부환경관리과장) 씨는 “‘일어나 비추어라.’라는 이번 피정의 주제처럼, 신앙인으로서의 도리를 다하는 한편 소임을 충실히 하는 공직가족이 되었으면 좋겠다.”며, “광복 제70주년이 되는 뜻 깊은 해에, 선조들이 순교로써 이룩한 소중한 신앙의 유산을 더욱 굳건히 해 남북이 하나 되어 평화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미래지향적인 소통의 여정으로 나아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성기화 요셉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