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겨울 매서운 추위와 잦은 눈으로 예년보다 꽃 소식이 늦다. 이런 가운데 제주와 전남 광양에서는 ‘봄의 전령사’매화가 수줍게 꽃망울을 터뜨려 봄이 오고 있음을 알리고 있다. 3월 1일부터 3일까지 경남 양산시 원동역 주말장터 일원에서는 ‘2025 원동매화축제’가 열려 핑크빛 남녘의 봄을 알린다. 우리가 만날 수 있는 매화와 축제, 명소를 소개한다.
△봄 소식 전하는 매화
봄을 알리는 꽃 중 가장 주목받는 게 장미과인 매화다. 우리 선조들은 매화와 함께 난초, 국화, 대나무를 ‘사군자(四君子)’라 높여 불렀다. 특히 매화는 늦겨울부터 이른 봄의 추위를 무릅쓰고 향이 진한 꽃을 피운다고 해 ‘아치고절’(雅致高節ㆍ고상한 기품과 높은 절개)이라고 불렀다. 매화나무는 높이 5~10m로 자란다. 꽃을 매화, 열매를 매실이라고 부른다. 6월 중순~7월 초순에 딴 매실로 색깔이 파랗고 신맛이 강한 것을 ‘청매’, 7월 중순에 잘 익은 것을 딴 노란 색의 매실을 ‘황매’라고 한다.
△매화 종류
매화는 2월부터 제주도를 시작으로 전남 등 남녘에서 꽃을 피우기 시작한다. 중부지방의 경우 3월 말경 개화한다. 잎보다 꽃이 먼저 피는 매화는 개화 시기에 따라 부르는 이름도 달라진다.
동지보다 일찍 피면 ‘조매’, 엄동설한에 피면 ‘동매’, 눈이 내릴 때 피면 ‘설중매’라고 한다.
꽃 색깔이 희고 꽃받침이 붉으면 ‘백매화(백매)’, 꽃 색깔이 희고 꽃받침과 새로 나온 가지가 푸른빛을 지니면 ‘청매화(청매)’, 꽃이 붉은색이면 ‘홍매화(홍매)’다. 가지가 아래로 늘어져 자라고 꽃도 아래로 향해 피면 ‘능수매화’라고 한다. 붉은색이 짙어 검은색에 가까우면 ‘흑매’, 수령 150년을 넘으면 ‘고매’라고 한다.
황매화는 장미과의 낙엽관목이다. 4~5월에 노란색으로 꽃이 피는데, 꽃잎이 많은 것을 겹황매화(죽단화)라고 부른다.
△천연기념물 매화
고즈넉한 사찰에 핀 매화는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을 선사한다. 그중 천연기념물인 4대 매화는 강릉 오죽헌의 ‘율곡매’, 전남 구례 화엄사의 ‘화엄매’, 순천 선암사의 ‘선암매’, 전남 장성군 백양사의 ‘고불매’이다. 오죽헌 매화는 1400년경 심어졌다고 하며, 율곡 이이의 어머니인 신사임당도 가꾸었다고 전한다. 화엄매는 검붉은 꽃 색과 두줄기가 꼬인 나무 모양이 특징이다. 수령 350년이 넘는 고불매는 천연기념물 매화 중 유일하게 홍매화이다.
△매화 축제
전남 신안군은 28일부터 3월 3일까지 임자도 1004섬 튤립 홍매화정원에서 ‘제1회 섬 홍매화축제’를 개최한다. 앞서 신안군은 임자도를 ‘홍매화의 섬’으로 선포했다.
낙동강 철길을 따라 끊임없이 펼쳐진 원동 매화는 전국에서도 소문난 매화축제 명소다. 올해는 3월 1~3일 원동역 주말장터 일원에서 차려진다. 순천 매곡동에서도 제7회 매곡동 탐매축제를 3월 2일 개막한다. 전남 광양군 다압리 매화마을의 매화나무는 10만 그루에 이른다. 광양 매화축제는 3월 7일부터 16일까지 열린다.
구례 화엄사 매화의 자태를 기록하는 사진 콘테스트는 3월 10~30일 개최된다. 김해시 상동면 용당나루 매화공원에서도 제3회 상동강변 매화축제가 마련된다.
경북 영주시 한국선비매화공원도 매화 개화 소식을 알렸다. 매화 관람은 공원 안 분매원에서 감상할 수 있다.
△벚꽃보다 먼저 피는 ‘매화 감상’명소
광양 섬진강변은 3월이면 하얀 매화꽃으로 절경을 이룬다. 순천시 월등면 계월향매실마을은 마을단위 국내 최대 매실 군락지이다. 30만평에 펼쳐진 하얀 매화의 물결이 장관을 이룬다.
순천 금전산 금둔사는 100그루 이상의 매화나무 중 일반 매화보다 일찍 피는‘납월매’6그루가 유명하다. 양산 통도사에서는 홍매화인 자장매가 분홍빛을 띠며 봄의 시작을 알린다. 아산 현충사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얼을 기리는 사당이다. 3월이면 고택 앞 홍매화와 백매화 나무가 빼어난 절경을 이룬다. 거제 구조라초등학교의 춘당매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일찍 피는 매화로 알려져 있다. 서울 창덕궁 낙선재와 경복궁 흥례문 매화는 3월 중순 개화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