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액편(湯液篇)
탕액편은 약물에 관한 내용이다.
탕액서례 에서는 약물의 채취와 가공, 약 달이는 법, 약리 이론, 오장육부와 경락에 상응하는 약물 등 약물에 관한 전반적인 애용을 다루고 있다. 그 뒤로는 약물을 기원에 따라 구분하고 있는데, 특히 물의 종류를 32가지로 나누어 앞에 두고 있는 것은 만물이 물에서 기원한다는 사상에서 근원한다. 또한 약물의 한자(漢字) 이름 밑에 한글표기[이를 향약명(鄕藥名)이라 함]를 병기하여 한국산 약재의 이용을 촉진시킨 점도 높이 살만한 점이다.
탕액편(湯液篇) 권1
1. 탕액서례(湯液序例)
「탕액」편의 가장 앞에 실린 ‘탕액서례(湯液序例)’ 문(門)에서 약물학 총론을 다루며, 이에는 약물의 채취와 가공, 약물의 처방법, 약을 달이고 먹는 방법, 약리 이론, 오장육부와 경락 각각에 상응하는 약물 등이 포함된다.
1-1. 채약법(採藥法)
약을 캐는 시기는 대체로 음력 2월과 8월이다. 이때 채취하는 이유는 이른 봄에는 뿌리에 있는 약물이 올라오기는 하나 아직 가지와 잎으로 퍼지지 않고, 농도가 짙기 때문이다. 가을에는 가지와 잎이 마르고 진액이 모두 아래로 내려오기 때문이다. 실제로 체험한 바에 의하면 봄에는 되도록 일찍 캐는 것이 좋고, 가을에는 되도록 늦게 캐는 것이 좋다. 꽃, 열매, 줄기, 잎은 각각 그것이 성숙되는 시기에 따는 것이 좋다. 절기가 일찍 오고 늦게 오는 때가 있으므로 상황에 맞춰서 채취를 하기도 한다.
1-2. 건약법(乾藥法)
폭건(暴乾)이라는 것은 햇볕에 쪼여 말린다는 것이며, 음건(陰乾)이라는 것은 볕에 쪼이지 않고 그늘에서 말린다는 것이다. 그런데 약을 채취하여 그늘에서 말릴 경우 안 좋게 되는 경우도 많다. 녹용의 경우 그늘에서 말려야 한다고 하지만, 그럴 경우 모두 썩게 된다. 오히려 불에 말리는 것이 쉽게 마르고 약의 품질도 좋다. 풀이나 나무의 뿌리와 싹도 그늘에서 말리면 좋지 못하다.
1-3. 삼품약성(三品藥性)
상품[上藥]은 120가지로 약 가운데 임금과 같다. 이것은 주로 생명을 보호하며 천기(天氣)와 서로 통한다. 그리고 독이 없으므로 많이 복용하거나 오랫동안 써도 사람이 상하지 않는다. 몸을 가볍게 하고, 기를 북돋아 주며, 늙지 않게 하고, 수명을 연장시키려면 상품에 속하는 약을 기본으로 써야 한다.
중품[中藥]도 120가지로 약 가운데 신하와 같다. 이것은 주로 양생하는데 쓰며 인기(人氣)와 서로 통한다. 독이 없는 것도 있고, 있는 것도 있으므로 맞는 것을 골라 써야 한다. 병을 예방하고 허약한 것을 보(補)하려면 중품에 속하는 약을 기본으로 써야 한다.
하품[下藥]은 125가지인데 약 가운데 지방 관리와 같다. 주로 병을 치료하는데 쓰며, 지기(地氣)와 서로 통한다. 독이 많으므로 오랫동안 먹어선 안 된다. 오한이나 신열을 없애고, 적취(積聚)를 삭히며, 병을 낫게 하려면 하품에 속하는 약을 써야 한다.
1-4. 수제법(修製法)
술은 약의 기운을 잘 돌게 하기 때문에, 약 짓는 사람들은 술의 기운을 이용하여 약의 기운을 잘 돌게 한다.
대체로 병이 머리, 얼굴, 손끝, 피부에 생겼을 때는 약을 술에 적셔서 볶아서 써야 한다. 그래야 약의 기운이 위로 올라가게 된다. 병이 목구멍 아래에서 배꼽 위까지 생겼을 때는 약을 술에 담갔다가 쓰거나 술에 씻어서 쓰고, 병이 하반신에 생겼으면 생것을 쓰며, 약의 기운을 오르게도 하고 내리게도 하려면 절반은 생것으로 쓰고, 절반은 익혀서 써야 한다.
대체로 약을 싸서 굽거나 더운 물에 우려내거나 잿불에 묻어 굽거나 볶는 것은 독성을 없애는 것이며, 식초에 담그거나 생강으로 법제하거나 졸인 젓을 발라 굽는 것은 약 기운을 경락(經絡)으로 가게 하는 것이다.
대체로 약 기운이 폐(肺)로 가게 하려면 꿀로 법제하고, 비(脾)로 가게 하려면 생강으로 법제하며, 신(腎)으로 가게 하려면 소금으로 법제하고, 간(肝)으로 가게 하려면 식초로 법제하며, 심(心)으로 가게 하려면 아이의 소변[童便]으로 법제해야 한다.
1-5. 제약방법(制藥方法)
병을 주로 치료하는 약을 군약(君藥)이라고 하고, 군약을 도와주는 약을 신약(臣藥)이라고 하며, 신약에 따라서 들어가는 약을 사약(使藥)이라고 한다. 이것은 상, 중, 하 3가지 품질의 약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처방에는 군약[君], 신약[臣], 좌약[佐], 사약[使]이 있기 때문에 서로 퍼져 나가게 하고 거두어 들이게도 한다. 그러므로 처방을 구성할 때 군약은 한 종류, 신약은 두 종류, 좌약은 세 종류, 신약은 다섯 종류로 하는 것이 좋다. 또는 군약 한 종류, 신약 3종류, 좌사약 아홉 종류로 하는 것도 좋다.
1-6. 탕산환법(湯散丸法)
약들의 성질은 알약으로 써야 좋은 것, 가루약으로 써야 좋은 것, 물에 달여 써야 좋은 것, 술에 담궜다 써야 좋은 것, 고약으로 만들어 써야 좋은 것 등이 있다. 또한 한 가지의 약을 아무렇게 해서 써도 좋은 것이 있고, 달이거나 술에 넣을 수 없는 것도 있으므로 각기 약의 성질에 맞게 지어 써야 한다.
산(散)이라는 것은 고운 가루약인데, 이 약의 기운은 경락(經絡)을 따라 돌지 않고 횡격막 위에 생긴 병이나 장부에 생긴 적기(積氣)를 없앤다. 약의 기미(氣味)가 센 것은 끊인 물에 타서 먹고, 약의 기미가 약한 것은 달여서 찌꺼기채로 먹어야 한다.
하부의 병을 치료할 때는 알약을 크고 번들번들하고 둥글게 만들어 쓰며, 중초의 병을 치료할 때는 그 다음으로 크게 만들어 쓰고, 상초의 병을 치료할 때는 매우 작게 만들어야 한다.
대체로 탕(湯)이라는 것은 씻어낸다는 뜻인데, 오랜 병을 치료하는 데 쓴다. 산(散)이란 헤쳐버린다는 뜻인데, 급한 병을 치료하는 데 쓴다. 환(丸)이라는 것은 완만하다는 뜻인데, 빨리 치료되지 않고 천천히 치료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1-7. 칠방(七方)
7방(七方)은 대방(大方), 소방(小方), 완방(緩方), 급방(急方), 기방(奇方), 우방(遇方), 복방(復方)이 있다.
군약(君藥)을 두 종류로 하고 신약(臣藥)은 세 종류로 하며, 좌약(佐藥)을 아홉 종류로 하는 것은 대방이고, 군약을 한 종류로 하고 신약을 두 종류로 하는 것이 소방이다. 상초를 보하거나 상초의 병을 치료하는 데는 완방을 쓴다. 자주 조금씩 쓰는 것이 완방이다. 하초를 보하거나 하초의 병을 치료하는 데는 급방을 쓴다. 한번에 많이 쓰는 것이 급방이다. 기방은 1가지나 3가지의 약으로 된 처방이고, 우방은 2, 4, 6, 8, 10 등 짝이 맞는 수의 가지수로 된 처방을 말한다. 복방이란 바로 2개나 3개의 처방을 합하여 하나의 처방을 만든 것인데, 통성산 같은 것이 복방이다.
1-8. 십이제(十二劑)
약에는 선제(宣劑), 통제(通劑), 보제(補劑), 설제(泄劑), 경제(輕劑), 중제(重劑), 삽제(澁劑), 활제(滑劑), 조제(燥劑), 습제(濕劑) 등 10가지가 있다.
약에 10제가 있다는 것은 자세히 알려졌으나 한제(寒劑)와 열제(熱劑) 2가지가 빠졌다. 한제는 열증을 낫게 하는 약인데, 대황이나 박초 같은 것이다. 열제는 한증을 낫게 하는 약인데, 부자나 관계 같은 것이다.
1-9. 자약법(煮藥法)
약을 달이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은이나 돌그릇을 쓰고 약한 불에 오랫동안 달여야 한다. 불을 너무 세게 해서는 안 된다. 땀을 나게 하는 약이나 설사시키는 약은 매번 10분의 8정도 되게 달여서 먹고, 다른 병을 치료하는 약은 10분의 7정도 되게 달여서 먹는다. 보약은 10분의 6정도 되게 달여서 먹어야 한다. 지나치게 졸여도 안되고 센 불로 갑자기 달여도 안된다. 그것은 약 기운이 약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약은 짜서 먹고, 찌꺼기는 두었다가 다시 달여 먹어야 한다.
1-10. 복약법(服藥法)
상초에 있는 병은 하늘과 통하므로 이때 쓰는 약은 센 불에 연하게 달여서 천천히 먹는 것이 좋다. 하초에 있는 병은 땅과 통하므로 이때 쓰는 약은 약한 불에 진하게 달여서 빨리 먹는 것이 좋다.
탕약은 따뜻하게 하거나 덥게 해서 먹어야 쉽게 먹는다. 차게 해서 먹으면 구역이 나면서 올라온다.
1-11. 오미약성(五味藥性)
대체로 5가지 맛은 위(胃)에 들어갔다가는 각기 제가 좋아하는 곳으로 간다. 즉 신맛은 먼저 간으로 가고, 쓴맛은 먼저 심으로 가며, 단맛은 먼저 비로 가고, 매운맛은 먼저 폐로 가며, 짠맛은 먼저 신으로 간다.
5가지 맛의 작용은 다음과 같다. 신맛은 조여들게 하고 수렴하게 하며, 짠맛은 움직이지 못하게 하면서 굳은 것을 연해지게 하며, 단맛은 떠오르게 하여 발산시키고, 쓴맛은 내려가게 하여 설사시키고, 매운맛은 옆으로 이동하게 해서 발산시킨다.
1-12. 기미승강(氣味升降)
냄새[氣]는 양에 속하고, 맛[味]는 음에 속한다. 음인 맛은 아랫구멍[下竅]으로 나가고, 양인 냄새는 윗구멍[上竅]으로 나간다.
1-13. 풍승생(風升生)
맛이 옅은 것은 음 가운데 양에 속한다. 맛이 옅은 것은 통(通)하게 한다.
1-14. 열부장(熱浮長)
냄새가 짙은 것은 양 가운데 양에 속한다. 그러므로 냄새가 짙은 것은 열이 나게 한다.
1-15. 습화성(濕化成)
약의 성질은 따뜻한 것, 서늘한 것, 찬 것, 뜨거운 것이 있는데 모두 위(胃)에 작용한다. 그리고 맛에는 단 것, 매운 것, 짠 것, 쓴 것이 있는데 모두 비(脾)에 작용한다.
1-16. 조강수(燥降收)
냄새가 옅은 것은 양 가운데 음에 속한다. 그러므로 냄새가 옅은 것은 발산시켜서 나가게 한다.
1-17. 한침장(寒沈藏)
맛이 짙은 것은 음 가운데 음에 속한다. 그러므로 맛이 짙은 것은 설사가 나게 한다.
1-18. 오장보사(五臟補瀉)
간과 담은 매운맛으로 보(補)하고, 신맛으로 사(瀉)해야 한다. 그리고 성질이 따뜻한 약으로 보하고, 서늘한 약으로 사해야 한다.
심과 소장은 짯맛으로 보하고, 단맛으로 사해야 한다. 그리고 성질이 뜨거운 약으로 보하고, 찬 약으로 사해야 한다. 삼초와 명문을 보하거나 사하는 것도 이와 같다.
비와 위는 단맛으로 보하고 쓴맛으로 사해야 하며, 성질이 따뜻한 약으로 보하고 찬 약으로 사해야 한다.
폐와 대장은 신맛으로 보하고 매운맛으로 사해야 하며, 성질이 서늘한 약으로 보하고 따뜻한 약으로 사해야 한다.
신과 방광은 쓴맛으로 보하고 짠맛으로 사해야 하며, 성질이 찬 약으로 보하고 뜨거운 약으로 사해야 한다.
1-19. 제경인도(諸經引導)
약의 기운을 경락으로 끌어들이는 약[引經藥]은 다음과 같다. 수태양경의 인경약은 강활이며, 족태양경의 인경약은 황백이다. 수태음경의 인경약은 길경이며, 족태음경의 인경약은 백작약이다. 수양명경의 인경약은 백지와 승마이며, 족양명경의 인경약은 석고이다. 수소음경의 인경약은 독활이며, 족소음경의 인경약은 지모이다. 수소양경의 인경약은 시호이고, 족소양경의 인경약은 청피이다. 수궐음경의 인경약은 시호이고, 족궐음경의 인경약은 청피이다.
2. 수부(水部)
『동의보감』‘수부(水部)’에 속하는 33가지 종류의 물에는 우물물과 샘물, 온천물, 계곡물, 강물, 바닷물 등이 망라되며 얼음, 슝늉, 끓인 물, 누에고치 삶은 물 등도 포함된다.
2-1. 논수품(論水品)
물은 일상적으로 쓰는 것이라고 하여 사람들이 흔히 가볍게 여기는데, 그것은 하늘이 사람을 낳아서 물과 곡물로써 기름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물이 사람에게 중요한 것이 아니겠는가. 사람은 살진 사람도 있고 여읜 사람도 있으며, 오래 사는 사람도 있고 오래 살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이런 차이가 생기는 원인은 흔히 수토(水土)가 같지 않기 때문이다. 그것은 남쪽지방과 북쪽지방을 비교해보면 알 수 있다.
병을 치료하는 데 쓰는 물은 다 맑은 샘물을 새로 길어다가 써야 한다. 한 곳에 고여 있어서 더러워지고 흐리며 미지근한 물을 쓰면 효과가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사람에게 해롭다. 그러므로 쓰지 않는 것이 좋다.
2-2. 정화수(井華水)
새벽에 처음 길은 우물물. 성질은 평(平)하고 맛은 달며 독은 없다. 몹시 놀라서 9규로 피가 나오는 것을 치료하는데, 입에서 냄새가 나는 것도 없애고, 얼굴빛도 좋아지게 하며, 눈에 생긴 군살과 예막도 없애며, 술을 마신 뒤에 생긴 설사[熱痢]도 낫게 한다. 정화수란 새벽에 처음으로 길어온 우물물을 말한다.
2-3. 한천수(寒泉水)
찬 샘물. 곧 좋은 우물물을 말한다. 성질은 평하고 맛을 달며 독은 없다. 소갈, 반위, 열성 이질, 열림(熱淋)을 치료하는데, 옻으로 생긴 헌데도 씻으면 없어진다. 그리고 대소변을 잘 나가게 한다.
2-4. 국화수(菊花水)
국화 밑에서 나는 물. 일명 국영수(菊英水)라고 한다. 성질은 따뜻하고 맛을 달며 독이 없다. 풍비와 어지럼증, 풍증을 치료하는데, 쇠약한 것을 보하고 얼굴빛이 좋아지게 한다. 오랫동안 먹으면 늙지 않고 오래 살 수 있다.
2-5. 하빙(夏氷)
얼음. 성질은 대단히 차고 맛이 달며 독이 없는데, 번열이 나는 것을 없어지게 한다.
2-6. 옥정수(玉井水)
옥이 나는 곳에서 나오는 샘물. 성질은 평하고 맛이 달며 독이 없다. 오랫동안 먹으면 몸이 윤택해지고 머리털이 희어지지 않는다. 이것은 산골짜기의 옥이 있는 곳에서 나오는 물을 말한다.
2-7. 벽해수(碧海水)
바다 짠물. 성질은 약간 따뜻하고 맛이 짜며 독이 약간 있는데, 이 물을 끓여서 목욕하면 풍으로 가려운 것과 옴이 낫는다.
2-8. 온천(溫泉)
더운 샘물. 여러 가지 풍증으로 힘줄과 뼈마디가 오그라드는 것과 피부의 감각이 없어지고 손발을 잘 쓰지 못하는 증, 문둥병, 옴이 있을 때 이 물에 목욕한다. 목욕하고 나면 허해지고 피곤하므로 약이나 음식으로 보해야 한다.
온천물은 성질이 열(熱)하고 독이 있기 때문에 마시지 말아야 한다. 옴이나 문둥병이나 양매창 때는 음식을 배불리 먹은 다음 들어가서 오랫동안 목욕해야 하는데, 땀이 푹 나면 그만두어야 한다. 이렇게 10일 정도 하면 모든 창병이 다 치료된다.
2-9. 냉천(冷泉)
맛이 떫고 찬물. 민간에서는 초수(椒水)라고 한다. 편두통 때나 등골이 싸늘한 때나 화가 속으로 몰리면서 오한이 나는 증이 있을 때 이 물에 목욕을 하면 곧 낫는다.
2-10. 장수(漿水)
좁쌀죽의 웃물. 성질은 약간 따뜻하고 맛은 달면서 시고 독은 없다. 갈증을 멎게 하고 곽란, 설사, 이질을 낫게 한다. 그리고 답답해지는 증상을 풀어주고, 지나치게 졸리는 것을 없앤다.
2-11. 지장(地漿)
누런 흙물. 성질은 차고 독은 없다. 중독되어 안타깝게 답답한 것을 풀어 준다. 또한 여러 가지 중독도 푼다. 산에는 독버섯이 있는데, 이것을 모르고 삶아 먹으면 반드시 생명이 위험하다. 또한 신나무버섯을 먹으면 계속 웃다가 죽을 수 있다. 이런 때는 오직 지장수를 마셔야 낫지 다른 약으로는 살릴 수 없다.
2-12. 생숙탕(生熟湯)
끓는 물에 찬물 탄 것. 맛은 짜고 독이 없다. 여기에 볶은 소금을 타서 1~2되 마시면 음식에 체한 것과 독이 있는 음식을 먹어서 곽란이 되려고 하는 것도 모두 토하고 낫는다.
2-13. 열탕(熱湯)
뜨겁게 끓인 물. 성질은 평하며 맛은 달고 독이 없다. 주로 객오(客忤)로 죽을 것같이 된 것과 곽란으로 쥐가 나는 데 쓴다.
양기를 도와주고 경락을 통하게 하므로 냉비(冷庳)증 때 다리와 무릎까지 담그고 땀을 내면 좋다.
2-14. 마비탕(麻沸湯)
생삼을 삶은 물. 삼을 담궜던 즙은 주로 소갈증에 쓴다. 냄새가 약하고 허열을 없어지게 한다.
2-15. 조사탕(繰絲湯)
누에고치를 삶은 물. 독이 없다. 회충을 없애는 데 쓴다. 그것은 고치를 삶은 물이 벌레를 죽이기 때문이다.
또는 주로 소갈증이나 입이 마르는 데 쓴다. 이 물은 화(火)에 속하면서도 음증인 병에 쓴다. 또한 방광에 있는 상화(相火)를 사(瀉)하고 청기(淸氣)를 이끌어 입으로 오르게 한다. 끓여서 마시거나 고치껍질이나 명주실을 달여서 마셔도 역시 효과가 있다.
3. 토부(土部)
‘토(土部)’에서는 약으로 쓰는 흙으로 모두 18가지를 싣는다. 한편, 『동의보감』에서는 흙에서 만물이 생기므로 약물의 순서 중 물에 이어 두번째에 놓는다.
3-1. 토부(土部)
흙은 만물의 어머니이므로 2번째에 놓았다.
3-2. 복룡간(伏龍肝)
오랜 솥밑의 누런 흙. 성질은 약간 따뜻하고 맛이 매우며 독이 없다. 코피가 나는 것, 붕루, 대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것을 치료하는데, 피를 잘 멎게 한다. 그리고 옹종과 독기(毒氣)를 제거하고 해산을 쉽게 하게 하며 태반을 나오게 한다. 어린이가 밤에 우는 증상도 치료한다.
3-3. 호황토(好黃土)
좋은 누런 흙. 성질이 평하고 맛이 달며 독이 없다. 설사와 적백이질[痢赤白], 열독으로 뱃속이 비트는 것같이 아픈 것을 치료한다.
또한 모든 약에 중독된 것, 고기에 중독된 것, 입이 벌어지지 않은 산초나무 열매에 중독된 것, 버섯에 중독된 것을 푼다.
3-4. 적토(赤土)
가장 붉은 토. 일체의 피를 많이 흘리는 증상을 치료한다. 그리고 헛것을 없애고, 가위에 눌리지 않게 한다. 소나 말한테 발라주면 온역(瘟疫)에 걸리지 않는다.
3-5. 백악(白堊)
백토. 성질이 따뜻하고 평하다고도 한다. 맛이 쓰면서 맵고 달다고도 한다. 독이 없다. 장(腸)을 막히게 하는 작용이 있어 이질을 멎게 한다.
3-6. 해금사(海金沙)
소장을 잘 통하게 한다.
3-7. 동회(冬灰)
명아주 태운 재. 성질이 따뜻하고 맛이 맵다. 검은 사마귀, 무사마귀를 없앤다. 많이 쓰면 살과 피부가 진 무른다.
3-8. 상시회(桑柴灰)
뽕나무 재. 검은 사마귀, 무사마귀 치료하는데, 그 효과가 명아주 재보다 좋다.
붉은 팥과 같이 삶아서 먹으면 수종(水腫)이 잘 낫는다.
3-9. 백초회(百草灰)
백가지 풀을 태운 재. 암내와 쇠붙이에 상한 것을 치료한다.
4. 곡부(穀部)
곡식과 관련된 약재로 『동의보감』은 모두 107가지를 든다. 여기에는 이른바 5곡인 벼(稻), 기장(黍), 피(稷), 보리(麥), 콩(菽)과 8곡인 참깨(麻), 조(禾), 수수(梁)등과 밀, 팥, 율무살, 녹두, 양귀비쌀 등이 포함된다. 이밖에도 곡식으로 빚은 누룩, 술, 장, 식초, 엿, 두부 등이 덧붙는다.
4-1. 곡부(穀部)
천지에서 사람의 생명을 유지하게 하는 것은 곡식이다. 이것은 흙의 기운을 받았기 때문에 치우치는 성질이 없이 고르고 맛이 담박하면서 달다. 그리고 성질이 평하면서 고르며, 보하는 것이 세고 배설이 잘 되기 때문에 오랫동안 먹어도 싫지 않다. 그러므로 사람에게 대단히 좋은 것이다.
4-2. 호마(胡麻)
검은 참깨. 성질이 평하고 맛이 달며 독이 없다. 기력을 돕고 살찌게 하며 골수와 뇌수를 충실하게 하고, 힘줄과 뼈를 견고하게 하며, 오장을 윤택하게 한다.
골수를 보하고 정(精)을 보충해주며, 오래 살게 하고 얼굴빛이 젊어지게 한다.
4-3. 백유마(白油麻)
흰 참깨. 성질이 몹시 차고 독이 없다. 위장을 매끄럽게 하고 혈맥을 통하게 하며, 풍사를 헤치고 피부를 윤택하게 한다.
4-4. 마자(麻子)
삼씨. 성질은 평하다. 맛이 달며 독이 없다. 허로를 보하고, 오장을 윤택하게 하며 풍기를 없앤다. 대장에 풍열이 몰려서 대변이 잘 나가지 않는 것을 치료한다. 그리고 오줌을 잘 나가게 하고 열림(熱痳)을 낫게 한다.
4-5. 대두(大豆)
흰 콩. 성질이 평하고 맛이 달며 독이 없다. 오장을 보하고 중초와 12경맥을 좋게 하고, 중초를 고르게 하며 위장을 따뜻하게 한다. 오랫동안 먹으면 몸무게가 늘어난다.
4-6. 적소두(赤小豆)
붉은 팥. 성질이 평하고 맛이 달면서 시고 독이 없다. 물을 빠지게 하며 옹종의 피고름을 빨아낸다. 소갈을 치료하고 설사와 이질을 멎게 하며, 오줌을 나가게 하고 수종과 창만을 치료한다.
4-7. 속미(粟米)
좁쌀. 성질이 약간 차고 맛이 시며 독이 없다. 신기를 보양하고 비위 속의 열을 없애며, 기를 보하고 오줌을 잘 나가게 하며 비위를 돕는다.
4-8. 갱미(粳米)
멥쌀. 성질이 평하고 맛이 달면서 쓰고 독이 없다. 위기를 고르게 하고 살찌게 하며, 속을 덥히고 이질을 멎게 하는데, 기를 보하고 답답한 것을 없앤다.
밥이나 죽을 만들어 먹는데, 약간 설면 비장에 좋지 않다. 잘 익혀 먹어야 좋다.
4-9. 서미(黍米)
기장쌀. 성질이 따뜻하고 맛이 달며 독이 없다. 기를 돕고 중초를 보한다. 오랫동안 먹으면 열이 많이 나고 답답증이 생긴다.
독이 약간 있기 때문에 오랫동안 먹지 말아야 한다. 오장의 기능을 장애해서 잠이 많게 한다.
4-10. 소맥(小麥)
밀. 성질이 약간 차고 맛이 달며 독이 없다. 번열을 없애고 잠이 적어지게 하며, 조갈을 멎게 하고, 오줌을 잘 나가게 하며, 간기를 보양한다.
밀의 껍질은 성질이 차고, 쌀알은 성질이 뜨겁다. 탕에 넣을 때는 껍질째로 넣어서 껍질이 터지지 않게 달여야 한다. 껍질이 터지면 성질이 따뜻해진다. 이것으로 보아 껍질을 버린 밀가루는 열과 답답한 것을 없애지 못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4-11. 대맥(大麥)
보리쌀. 성질이 따뜻하다. 맛이 짜고 독이 없다. 기를 돕고 중초를 조화시키며 설사를 멎게 하고 허한 것을 보한다. 또 오장을 실하게 하는데, 오랫동안 먹으면 살이 찌고 건강해지며 몸이 윤택해진다.
4-12. 녹두(菉豆)
녹두. 성질이 차고 맛이 달며 독이 없다. 일체의 단독(丹毒), 번열, 풍진(風疹)과 광물성 약 기운이 동(動)한 것을 치료하는데, 열을 내리누르고 부은 것을 제거하며 기를 내리고 소갈증을 멎게 한다.
오장을 고르게 하고 정신을 편안하게 하며 12경맥을 잘 돌게 하는 데는 제일 좋다.
4-13. 완두(豌豆)
원두. 성질이 평하고 맛이 달며 독이 없다. 중초를 보하고 기를 고르게 하며 영위를 순조롭게 한다.
일명 잠두라고 하는데, 위를 시원하게 하고 오장을 좋게 한다. 달여서 차를 만들거나 볶아서 먹으면 좋다.
4-14. 의이인(薏苡仁)
율무쌀. 성질이 약간 차고 맛이 달며 독이 없다. 폐위(肺痿)나 피고름을 토하고 기침하는 것을 치료한다. 또한 풍습비(風濕痺)로 힘줄이 당기는 것과 건각기(乾脚氣), 습각기(濕脚氣)를 치료한다.
4-15. 앵자속(罌子粟)
양귀비 씨. 성질이 평하고 맛이 달며 독이 없다. 반위(反胃)와 가슴에 담이 막혀 음식이 내려가지 않는 것을 치료한다. 일명 어미라고 한다.
4-16. 주(酒)
술. 성질이 몹시 뜨겁고 맛이 쓰면서 달고 매우며 독이 있다. 약 기운이 잘 퍼지게 하고 온갖 사기와 독한 기운을 없앤다. 혈맥을 통하게 하고 장과 위를 든든하게 하며 피부를 윤택하게 한다. 근심을 없애고 성내게 하며, 말을 잘하게 하고 기분을 좋게 한다.
오랫동안 먹으면 정신이 상하고 수명에 지장이 있다.
4-17. 시(豉)
약전국. 성질이 차고 맛이 쓰며 독이 없다. 상한으로 오한과 신열이 나는 것과 장기를 치료하는데, 땀이 나게 하며 뼈마디를 잘 놀릴 수 있게 한다.
4-18. 장(醬)
장. 성질이 차고 맛이 짜면서 시고 독이 없다. 열을 없애고 답답하고 그득한 것을 멎게 한다.
여러 가지 생선, 채소, 버섯을 먹고 중독된 것을 푼다. 또한 여러 가지 약으로 생긴 열에 상하였거나 불에 덴 독을 없앤다.
4-19. 초(醋)
초. 성질이 따뜻하고 맛이 시며 독이 없다. 옹종을 제거하고 혈훈을 낫게 하며, 징괴와 단단한 적취를 제거한다.
산후에 혈훈과 여러 가지 원인으로 피를 많이 흘려서 생긴 혈훈증과 가슴앓이, 목구멍이 아픈 것을 치료한다.
일체의 물고기나 고기나 채소의 독을 없앤다.
4-20. 이당(飴糖)
엿. 성질이 따뜻하고 맛이 달다. 허약한 것을 보하며 기력을 돕고 오장을 윤택하게 해주며, 담을 제거하고 기침을 멎게 한다.
이당을 교이(膠飴)라고도 하는데 이것은 진한 꿀과 같은 물엿을 말하는 것이다.
4-21. 두부(豆腐)
두부. 성질이 평하고 맛이 달며 독이 있다. 기를 보하고 비위를 조화시킨다.
두부는 독이 있고 성질이 차다. 기를 움직이게 하고 신기를 움직이게 하며, 두풍, 헌데, 옴을 생기게 할 수 있다.
5. 인부(人部)
사람 몸의 여러 성분은 중요한 한약재이다. 이를테면, 어린이 오줌이라든지, 부인의 월경대라든지, 아이를 낳은 후의 태반 등이 그것이다. 󰡔동의보감󰡕에서는 이러한 약재를 ‘인부(人部)’ 문(門)에서 모은다. 전체 23종이다.
5-1. 인유즙(人乳汁)
젖. 성질이 평하고 맛이 달며 독이 없다. 오장을 보하고 살결이 고와지게 하며, 머리털을 윤기나게 한다. 마른 사람이 먹으면 살찌고 윤택해진다.
젖 중에서는 소젖이 제일 좋고, 양의 젖이 그 다음이며, 말의 젖은 그 다음이다. 그러나 모두 사람의 젖보다는 못하다.
5-2. 부인포의(婦人胞衣)
산후 태반. 기혈이 부족하여 몹시 마른 것과 허로손상과 얼굴에 기미가 돋고 피부가 검게 되는 것, 뱃속의 여러 가지 병으로 점차 마르는 것을 치료한다.
이것은 아이의 태를 말하는데 자하거, 혼돈피, 혼원의라고도 한다.
이 약에 혈약을 더 넣으면 음이 불어나고 열이 내린다. 그리고 약을 더 넣으면 양기가 세져서 아이를 낳게 된다. 담약을 더 넣으면 담증을 낫게 하고, 풍약을 더 넣으면 전광과 정신 잃는 증을 낫게 한다. 아무리 병이 위급하다고 하여도 한번만 먹으면 1~2일 동안 더 살 수 있다.
5-3. 인뇨(人尿)
오줌. 성질이 차고 맛은 짜며 독이 없다. 심한 마른 기침을 그치게 하고, 심폐를 부드럽게 하고, 혈민과 열광 및 박손과 어혈로 어지러운 증세를 치료하며, 눈을 밝히고 소리를 더하며, 기부를 윤택하게 하고 폐위와 기침을 치료한다.
5-4. 인시(人屎)
사람의 마른 똥. 성질이 차다. 유행성 열병과 심한 열로 미쳐 날뛰는 것을 치료하고, 또 모든 독을 풀어준다.
5-5. 신생소아제(新生小兒臍)
갓난아이의 배꼽. 학질을 주로 치료한다. 배꼽 잘라낸 것을 태워 재를 만들어 물에 타 마신다.
6. 금부(禽部)
『동의보감』에서는 새 가운데 약으로 쓰는 것을 모두 107가지 든다. 닭장의 닭, 오리나 거위, 참새, 제비, 비둘기, 까치, 까마귀, 소쩍새, 꿩, 꿩잡는 매, 뻐꾸기, 뜸부기, 꾀꼬리, 원앙새, 딱따구리, 두루미, 고니, 뱁새와 황새, 올빼미와 박쥐, 갈매기, 기러기 등도 모두 좋은 약재이다. 각 새의 부위는 고기를 약으로 쓰기도 하고, 때로는 머리, 눈, 알, 똥, 기름, 부리 등이 다 약이 된다.
6-1. 단웅계육(丹雄鷄肉)
붉은 수탉. 성질이 약간 따뜻하고 맛이 달며 독이 없다. 주로 여자의 갑작스런 자궁출혈과 적백대하를 치료하는데, 허한 것을 보하고 속을 따뜻하게 하며, 정신을 좋아지게 하고 독을 없애며, 상서롭지 않은 것을 피하게 한다.
6-2. 계자(鷄子)
달걀. 성질이 평하고 맛이 단다. 불에 데서 생긴 헌데, 간질과 경병(痙病)을 치료하는데, 마음을 진정시키고 오장을 편안하게 한다. 안태(安胎)시키고 목이 쉰 것을 트이게 하며, 임신부의 돌림열병도 치료한다. 날것을 휘저어서 약에 넣는다. 깨뜨려서 약간 익혀 먹으면 담은 가르고 성대가 부드러워진다.
6-3. 백아육(白鵝肉)
흰 거위고기. 성질이 서늘하고 독은 없다. 오장의 열을 풀고 갈증을 멈추며 사공독을 치료한다.
6-4. 목방(鶩肪)
집오리 기름. 기름이란 두터운 지방을 말한다. 성질이 몹시 차다. 그리고 주로 수종과 풍허로 오한과 신열이 나는 것을 치료한다.
6-5. 야압육(野鴨肉)
들오리고기. 성질이 서늘하고 독이 없다. 중초를 보하고 기운을 도우며, 위기를 고르게 한다. 열독풍과 악창을 치료하며, 뱃속의 일체 충을 죽인다.
6-6. 연시(燕屎)
제비 똥. 성질이 평하며 맛은 맵고 독이 있다. 학질을 치료한다. 고독과 귀주에도 쓴다. 5륭을 낫게 하며 오줌을 잘 나가게 한다.
6-7. 복익(伏翼)
박쥐. 성질이 평하고 맛이 짜며 독이 없다. 눈이 어둡고 가려우면서 아픈 것을 치료하는데, 눈을 밝게 한다. 5림을 낫게 하고 오줌을 잘 나가게 한다. 일명 편복이라고 한다.
6-8. 치육(雉肉)
꿩 고기. 성질이 약간 차고 맛이 시며 독이 없다. 중초를 보하고 기가 생기게 하며, 설사를 멈추고 누창을 낫게 한다.
꿩은 식료품에서 귀한 것이나 약간 독이 있으므로 늘 먹는 것은 적당하지 않다.
6-9. 시두(䲭頭)
소리개 머리. 성질이 평하고 맛이 짜며 독이 없다. 두풍과 어지러워 넘어지는 것, 전간을 치료한다.
6-10. 오아(烏鴉)
까마귀. 성질이 평하고 독이 없다. 기침과 골증로(骨蒸勞)로 여위는 것을 치료한다. 또한 급풍증과 어린이의 간질, 가위 눌리는 것을 치료한다.
6-11. 자아(慈鴉)
갈가마귀. 성질이 평하고 맛이 시면서 짜고 독이 없다. 골증로로 마른 것을 치료하며 기침을 멈추게 한다.
6-12. 백합(白鴿)
흰 비둘기. 성질은 평하고 맛이 짜며 독이 없다. 여러 가지 약독을 풀고 인마의 오랜 옴을 낫게 하는데, 먹이면 곧 낫는다.
6-13. 계칙(鸂鶒)
비오리. 성질이 평하고 맛이 달며 독이 없다. 헛것에 놀란 것을 낫게 한다. 고기도 먹을 수 있다.
6-14. 원앙(鴛鴦)
성질이 평하고 맛이 짜며 약간 독이 있다. 누창과 옴, 버짐을 치료한다. 술에 담갔다가 구워서 먹는다.
6-15. 휼육(鷸肉)
도요새 고기. 성질이 따뜻한데 허한 것을 보한다.
6-16. 탁목조(啄木鳥)
딱다구리. 성질이 평하고 독이 없다. 치루, 치감, 치닉, 충치를 치료한다.
7. 수부(獸部)
『동의보감』에서는 모두 236가지의 들짐승을 싣고 있다. 이를 동물별로 살피면, 용(龍), 코끼리, 사슴, 소, 곰, 말, 바다수달, 노루, 숫양, 산양, 물소, 호랑이, 표범, 살쾡이, 고양이, 토끼, 개, 돼지, 멧돼지, 나귀, 여우, 수달, 오소리, 너구리, 담비, 물개, 승냥이, 이리, 낙타, 원숭이, 고슴도치, 쥐, 날다람쥐, 족제비 등을 망라한다.
7-1. 사향(麝香)
성질이 따뜻하고 맛이 매우면서 쓰고 독이 없다. 나쁜 사기를 없애고 마음을 진정시키며 정신을 안정시키고, 온학(溫瘧), 고독, 간질, 치병, 중악과 명치 아래가 아픈 것을 치료하며, 눈에 군살과 예막이 생긴 것을 없애고, 여러 가지 옹창의 고름을 다 빨아낸다. 또한 해산을 쉽게 하게 하고 유산된 것을 치료한다. 어린이의 경간과 객오도 낫게 한다.
사향은 막힌 것을 통하게 하고 구멍을 열어 주는데, 그 기운이 겉으로는 살과 피부까지 가고 속으로는 골수까지 들어간다. 효능은 용뇌와 같으나, 향기와 뚫고 들어가는 기운은 용뇌보다 더 세다.
7-2. 우황(牛黃)
성질이 평하고 맛이 쓰며 독이 약간 있다. 정신을 안정시키고 사기와 헛것을 없애며, 광기와 전간, 경계(驚悸), 중악을 낫게 한다. 또한 어린이의 모든 병도 치료한다.
7-3. 웅담(熊膽)
성질이 차고 맛이 쓰며 독이 없다. 열병, 황달, 오랜 이질, 감닉, 가슴앓이, 시주, 객오, 어린이의 5가지 감질을 치료하는데, 벌레를 죽이고 악창을 낫게 한다.
7-4. 아교(阿膠)
갖풀. 성질이 평하면서 약간 따뜻하고 맛이 달며 독이 없다. 허로로 마르는 것, 허리나 배가 아픈 것, 팔다리가 시리고 아픈 것과 풍증을 치료하는데, 허한 것을 보하고 간기를 돕는다. 그리고 설사와 이질, 기침을 멈추고, 여자가 하혈하는 것을 낫게 하며, 안태(安胎)시킨다.
7-5. 우유(牛乳)
소 젖. 성질이 약간 차고 맛이 달며 독이 없다. 허하고 마른 것을 보하며 번갈(煩渴)을 멎게 하고 피부를 윤택하게 한다. 또한 심과 폐를 보하고 열독을 푼다.
7-6. 녹용(鹿茸)
사슴의 갓난. 성질이 따뜻하고 맛이 달면서 시고 독이 없다. 허로로 몸이 마르는 것과 팔다리와 허리, 등뼈가 시리고 아픈 것을 치료하며, 남자가 신기가 허냉하고 다리와 무릎에 힘이 없는 것을 보한다. 또한 몽설과 여인들이 냉으로 피를 쏟는 것, 적백대하를 치료하며 안태시킨다.
7-7. 장골(麞骨)
노루뼈. 성질이 약간 따뜻하고 맛이 달며 독이 없다. 허손과 유정, 몽설을 치료하는데, 정혈과 골수를 보하고 얼굴빛이 좋아지게 한다. 이 뼈를 삶은 물로 술을 빚어 먹으면 하초를 보한다.
7-8. 영양각(羚羊角)
산양의 뿔. 중풍으로 힘줄이 오그라드는 것. 열독풍(熱毒風)이 치미는 것과 중악으로 정신이 혼미한 것을 치료하는데, 마음을 안정시키고 놀란 것처럼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을 멎게 한다. 그리고 언제나 가위에 눌리지 않게 하고, 눈을 밝게 하며, 고독과 악귀를 없애고, 열독리(熱毒痢)와 혈리(血痢)를 낫게 한다.
7-9. 서각(犀角)
성질이 차고 맛이 쓰면서 시고 짜며 독이 없다. 마음을 안정시키고 풍독을 흩으며, 헛것에 들린 것과 독한 기운에 상한 것을 낫게 한다. 놀라는 증상을 멎게 하고 심에 열독(熱毒)이 들어가서 미친 말과 허튼 소리를 하는 것을 낫게 하며, 간기를 안정시키고 눈을 밝게 하며, 산의 안 좋은 기운과 모든 중독을 푼다. 옹저와 창종(瘡腫)을 치료하는데, 고름이 물로 된다.
7-10. 호골(虎骨)
범뼈. 성질이 평하며 약간 열하다고도 한다. 맛이 맵고 독이 없다. 머리뼈와 정강이뼈를 쓴다.
7-11. 표육(豹肉)
표범 고기. 성질이 평하며 맛이 시고 독이 없다. 오장을 편안하게 하고 힘줄과 뼈를 건장하게 하며, 몸이 가벼워지게 하고, 기를 도와주며 용감해지게 한다. 또한 가위에 눌린 것과 헛것에 들린 것을 낫게 한다
7-12. 여육(驢肉)
나귀 고기. 풍으로 미친 것을 치료하는데, 정신을 안정시킨다. 술을 빚어서 먹으면 여러 가지 풍증이 낫는다.
7-13. 달간(獺肝)
수달간. 성질이 약간 뜨겁고 맛이 달며 독이 있다. 귀주, 한집안 식구가 모두 앓게 되는 전염병, 전시노채를 치료하는데, 오랜 기침도 멎게 하고 고독도 낫게 한다.
7-14. 올눌제(膃肭臍)
성질이 몹시 뜨거우며 맛이 짜고 독이 없다. 5로 7상, 신기가 쇠약한 것, 음위증, 기운이 없고 얼굴이 거멓게 되며 정액이 찬 것, 남자의 신기가 약하고 정액이 적은 것, 성생활을 지나치게 한 탓으로 신로(腎勞)가 되어 마르고 상한 것, 가위눌린 것, 여우한테 홀린 것, 꿈에 헛것과 방사하는 것, 중악과 사기를 치료하며 양기를 돕고 허리와 무릎을 덥힌다.
7-15. 모서육(牡鼠肉)
수쥐고기. 성질이 약간 따뜻하고 맛이 달며 독이 없다. 뼈마디가 어긋난 것, 뼈가 부러진 것을 치료하는데 힘줄과 뼈를 이어지게 한다. 짓찧어 붙인다.
어린이가 감질로 배가 커지고, 먹으려고만 하는 데는 구워서 먹인다. 또한 골증과 노극으로 팔다리가 몹시 마른 것도 치료하며, 벌레를 죽인다. 뼈를 버리고 술에 졸여서 약으로 쓴다.
7-16. 언서(鼴鼠)
두더지. 성질이 차고 맛이 짜며 독이 없다. 옹저나 여러 가지 누창으로 패어 들어가는 것, 악창, 옴, 음닉창으로 헤진 것, 혈맥이 잘 통하지 못하여 생긴 옹저를 치료한다. 어린이에게 먹이면 회충이 죽는다.
7-17. 누서(鼺鼠)
날다람쥐. 성질이 약간 따뜻하다. 유산하게 하며 아이를 쉽게 낳게 한다.
7-18. 초서(貂鼠)
4개의 발을 태워 술에 타서 먹는다. 분돈과 산기가 치밀어 올라 죽을 것같이 되었을 때 먹이면 곧 낫는다.
7-19. 진육(震肉)
벼락맞아 죽은 짐승의 고기. 어린이가 밤에 놀라는 데와 어른이 놀라서 정신을 잃는 데 쓴다. 포를 만들어 먹는다. 이 짐승은 하늘의 우레가 벼락쳐 된 것이다.
첫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