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고전 - 명사십리(明沙十里)
영원한 인간사랑 ・ 2024. 5. 26.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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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고전 - 명사십리(明沙十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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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25. 15:47조회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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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십리(明沙十里)
요약 개화기 때 간행된 작자미상의 고전소설로, ‘은혜를 베풀면 반드시 그에 따른 보답이 있다.’라는 주제를 나타낸 일종의 윤리소설이다.
작품해설
「명사십리(明沙十里)」는 개화기 때 간행된 고전소설이다. 「명사십리」는 1918년 처음으로 간행된 이래 수차례 간행되었다. 「명사십리」는 등장인물 사이에 시은(施恩 : 은혜를 베풂)과 보은(報恩 : 은혜를 갚음)을 통해 작품이 전개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은혜를 베풀고 갚는 것이 작품 속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진다는 점에서 「명사십리」는 윤리소설(倫理小說)이라 할 수 있다.
「명사십리」는 주인공의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다른 사람에게 베풀었던 은혜에 대한 보답으로 인해 주인공 장유성이 죽을 고비를 넘기고 몰락했던 집안을 다시 일으킨다는 내용이다. 이 과정에서 할아버지 장연수와 아버지 장경문이 베풀었던 은혜에 대한 보답이 주인공 장유성을 비롯해서 주인공 주변의 모든 인물에게도 돌아가 어려움을 극복하게 된다. 그러므로 「명사십리」의 주제는 ‘은혜를 베풀면 반드시 그에 따른 보답이 있다.’라고 할 수 있다.
「명사십리」에서는 은혜를 베푸는 사람은 주인공의 할아버지인 장연수와 아버지인 장경문, 그리고 장경문의 친구인 진평중이다. 이들이 베푼 은혜는 자신이 직접 보답을 받기도 하고 다른 사람이 보답을 받게 되기도 한다. 등장인물이 어려움을 처할 때마다 베풀었던 은혜에 대한 보답으로 인해 어려움을 극복하게 된다.
「명사십리」에서 주목할 인물은 ‘김치근’이다. 김치근은 장유성의 아버지 장경문과 대립하는 정필구의 부하이다. 김치근은 산 속에서 길을 잃어 죽게 되었는데 장경문의 도움을 살아나게 된다. 이후 김치근은 장경문의 은혜에 보답하려고 장경문을 비롯하여 아들 장유성과 장경문과 관련된 인물들이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도와준다.
장경문을 죽여야 했을 때는 살려주고, 장유성을 죽여야 했을 때는 나무판에 묶어 물에 띄어 보냄으로써 다른 사람에게 구출될 수 있도록 해준다. 또 장경문의 아내도 감옥에서 도망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김치근은 악당의 무리에 속한 인물이지만 자신이 은혜를 입음으로써 그 은혜를 갚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인물이다. 고전소설의 인물들이 선과 악으로 뚜렷이 구분된다는 점을 생각할 때 「명사십리」의 김치근은 독특한 인물이라 할 수 있다.
「명사십리」는 고전소설 「보심록(報心錄)」의 이본(異本)으로 평가받았다. 「명사십리」와 「보심록」은 등장인물의 이름이 다를 뿐 내용에서 유사하다. 또한 「보심록」이 「명사십리」보다 앞서 간행되었기 때문에 먼저 출간된 「보심록」의 영향으로 「명사십리」가 등장할 수 있었다고 보았다. 이런 사정 때문에 「명사십리」는 「보심록」의 이본이라 평가받았다. 그렇지만 「명사십리」와 「보심록」의 차이점도 있다.
두 작품을 비교했을 때 「명사십리」가 더 고전소설답다. 「보심록」이 「명사십리」보다 앞서 간행되었지만 「명사십리」가 표현이나 내용 전개에서 고전소설의 전통을 더 따르고 있다. 내용에서도 「보심록」에 등장하지 않는 내용을 「명사십리」에서 찾아볼 수 있다.
「보심록」에서는 「명사십리」의 김치근과 같은 역할을 하는 ‘구돌평’이 끝내는 죽임을 당한다. 주인공과 주인공 주변 인물을 도와줬지만 악당과 같은 무리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치근은 다른 사람을 구한 덕에 죄를 용서받고 결혼까지 해서 살게 된다.
또 주인공이 감옥 안에서 태어났을 때 주인공을 감옥에서 빼내오는 방법이 다르다. 「명사십리」에서는 청학(靑鶴) 한 쌍이 날아와 장유성을 업어서 내오지만, 「보심록」에서는 여의사의 도움으로 주인공을 내온다.
아울러 「명사십리」에서 정필구의 애첩으로 등장하는 옥화선의 역할이 「보심록」과는 차이가 난다. 옥화선은 「삼국지」에서 동탁과 여포 사이를 갈라놓았던 초선처럼 정필구와 정필구의 심복 조침을 이간질을 하려고 조침에게 의도적으로 다가간다. 하지만 「보심록」에 등장하는 애첩은 단순히 남자의 인물에 반해서 만나는 것으로 표현되어 있다.
「명사십리」와 「보심록」은 전체적인 내용에서는 유사하다고 볼 수 있지만 다른 점도 분명히 있음을 알아야 한다. 주목할 점은 20세기 들어 등장한 「명사십리」와 「보심록」은 여러 차례 다시 인쇄되었던 작품이라는 사실이다. 은혜를 베풀고 은혜를 갚는 것을 내용으로 한 작품이 여러 차례 인쇄되었던 것은 인간으로 해야 할 도리를 이 작품들이 잘 보여줬기 때문이다.
작품 줄거리
중국 명나라 때 장연수란 사람이 살았다. 하루는 산책을 하다가 아이 둘이 나무를 하는 것을 보았다. 두 아이는 예전에 사귀던 친구들의 아들 진평중과 윤광옥이었다. 장연수는 두 아이를 데려다가 자신의 아들 장경문과 같이 공부할 수 있게 해주었다. 세 사람은 모두 과거에 급제하여 벼슬을 하였다.
장연수는 꿈에 용왕이 나타나 아들을 살려달라는 말을 듣고 꿈에서 깨어 자신의 생일날 선물로 들어 온 백어(白魚) 한 쌍을 놓아 주었다. 장연수는 아들 장경문을 왕성일의 딸 경난과 결혼시키려 하였으나 경난의 나이가 어려 정혼만 하였고, 진평중과 윤광옥도 나이가 들어 결혼시켰다.
장경문의 결혼이 멀지 않아 왕성일이 갑자기 죽어 연기되었고, 왕성일의 삼년상이 끝나갈 무렵 장연수가 병이 들어 죽어 결혼이 다시 연기되었다. 이때 오랑캐가 침입해 왔는데 정필구란 사람이 오랑캐를 물리치는데 공을 세운 후 환관 조복에게 뇌물을 주어 황제의 환심을 사서 권력을 잡았다. 정필구가 경난에게 청혼하였으나 거절당하여 앙심을 품었다. 장연수의 삼년상이 끝나고 장경문과 왕경난이 결혼하였다.
진평중이 장경문의 부탁으로 돈을 받으러 양주 아전 이유신을 찾아갔다. 진평중은 돈을 받아가지고 돌아오는 길에 물에 빠져 죽으려는 정 소저를 보았다. 정소저는 아버지가 빌린 돈을 갚지 못해 상인의 첩이 될 처지였다. 진평중은 이유신에게 받은 돈을 정 소저에게 다 주고 돌아왔다.
이때 윤광옥은 병이 들었었는데 장경문이 약을 얻기 위해 도인을 찾아갔다. 장경문은 도인에게서 사람의 살과 머리카락을 달여 먹으면 살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장경문이 돌아오는 길에 산에서 죽게 된 김치근을 구해 살려 주었다. 장경문은 돌아와서 도인의 처방대로 자신의 살과 머리카락을 잘라 달여서 윤광옥을 먹여 병에서 낫게 하였다. 윤광옥이 그 사실을 알고 아내와 함께 은혜를 갚을 것을 다짐하였다.
정필구의 세력이 커지고 자신의 심복들을 요직에 앉히자 장경문이 황제에게 상소하였다. 정필구가 이를 알고 장경문에게 앙심을 품었다. 정필구가 모반할 생각으로 장수 이성을 꾀어 군사를 동원하였다. 하지만 사태가 여의치 않게 돌아가자 정필구가 장경문의 필적으로 모방하여 이성으로 하여금 군사를 동원한 것처럼 꾸몄다. 이에 황제가 장경문이 군사를 일으킨 것으로 알고 장경문을 유배 보냈다. 정필구가 김치근으로 하여금 유배 가는 장경문을 죽이라고 시켰다. 하지만 김치근은 전에 자신을 살려준 사람이 장경문이라는 것을 알고 도망갈 수 있도록 해주고 정필구에게는 죽였다고 거짓으로 말하였다.
정필구가 전에 자신의 청혼을 거절한 장경문의 아내 왕 부인을 죽이려고 왕 부인이 장경문에게 준 편지의 글씨를 바꿔 황제를 비난하는 내용으로 만들었다. 황제가 화가 나서 정필구에게 왕 부인의 처형을 맡겼으나 왕 부인이 임신 중이라 처형이 연기되었다.
왕 부인은 감옥 안에서 아들 장유성을 낳아 청학 한 쌍에게 업혀 날려 보냈다. 청학이 장유성을 진평중과 윤광옥에게 데리고 왔다. 윤광옥이 자신의 아들을 장유성인 것처럼 하여 진평중과 함께 숨도록 하였다. 정필구가 왕 부인이 아이를 낳은 것을 알고 친구였던 진평중과 윤광옥을 잡으러 왔다. 윤광옥이 진평중과 아이가 잡히도록 한 후 자신은 장유성과 남은 사람들(자신의 가족들과 진평중의 가족들)을 데리고 깊은 산으로 숨었다
정필구가 김치근으로 하여금 진평중과 아이를 쫓아가 죽이라고 시켰다. 김치근이 아이가 바뀐 줄은 모르고 장경문의 아들인 줄 알고 진평중과 아이를 나무판에 묶어 강에 띄어 보내고 정필구에게는 물에 빠뜨렸다고 하였다. 또 정필구가 왕 부인이 아이를 낳아서 처형하려고 하자 김치근이 왕 부인이 감옥에서 도망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진평중은 아이와 함께 강을 떠가다가 최천은에게 발견되어 목숨을 구하였다. 최천은의 집에서 머물게 되었는데 최천은의 아내는 전에 진평중이 돈을 주고 온 정 소저였다. 그래서 정소와 남매인 것처럼 하여 그 집에서 살게 되었다.
장경문은 길을 가다가 한 집에 머물게 되었는데 이유신의 집이었다. 이유신은 장경문의 아버지 장연수가 돈을 빌려 줬던 사람으로 진평중이 돈을 받으러 갔던 사람이었다. 이야기 도중 장경문의 신분이 드러나서 사정을 말하자 이유신이 장경문을 머물 수 있도록 해주었다.
왕 부인이 도망을 하다가 정필구가 보낸 사람들에게 잡힐 뻔하였으나 용왕이 보낸 배를 타고 무사할 수 있었다. 배에서 내린 후에는 청학이 나타나 길을 인도하였는데 그곳은 바로 진평중이 머물고 있던 정 소저와 최천은의 집이었다. 왕 부인도 그곳에서 머물게 되고 진평중과도 만나게 된다.
윤광중은 장유성과 진평중의 아들을 도인에게 맡게 무예와 학문을 닦게 하였다. 정필구는 스스로 황제라 칭하고 전쟁을 일으키자 장유성과 진평중이 전쟁에 참가해 뛰어난 무예와 전술로 정필구를 제압한다. 장경문은 전쟁이 났다는 소식에 전쟁터에 왔다가 잡힌 김치근을 살려주게 되고, 이 일을 계기로 장경문과 장유성이 서로의 신분을 알게 되어 부자가 상봉한다.
이후 진평중과 왕 부인을 비롯해 흩어졌던 가족들이 모두 해후하고, 황제가 전쟁에 참가한 사람들에게 후한 상과 벼슬을 내린다. 또한 김치근의 행적이 알려져 김치근도 목숨을 구할 수 있게 되고 결혼까지 하게 된다. 장경문, 윤광중, 진평중 세 사람의 집안이 가족들과 함께 행복하게 대대손손 태평을 누리게 되었다.
작품 속의 명문장
“나는 본디 정 장군과 미시(微時)부터 한가지로 노략(擄掠)하던 김치근이옵더니, 산중에서 재물을 탈취하다가 관군에게 잡히어 양주 옥에 갇히었다가 모야무지(暮夜無知)에 월옥(越獄) 도주하여 덕음령에 들어가니, 기갈(飢渴)이 태심(太甚)하여 거의 죽게 된 목숨이 천만뜻밖에 상공의 구하심을 입어 살어났삽다가, 다시 경성에 올라가 정필구를 좇으매 정장이 은밀한 일이 있으면 매양 통정(通情)하는지라. 일전(日前)에 나로 하여금 장 시랑을 쫓아가 죽이어 후환을 없게 하라 하기로 장 시랑이 누군지 알지 못하고 쫓아왔더니 전일에 나를 살려주시던 은인이라. 어찌 은혜야 잊으릿가. 복원(伏願) 상공은 진정하옵소서.”
이 대목은 김치근이 자신을 살려 준 장경문과 만나서 한 대사이다. 장경문은 김치근을 살려 줄 때 자신의 이름을 밝히지 않고 떠났다. 그래서 김치근은 장경문을 죽이라는 명령을 듣고도 자신을 살려준 사람인지 몰랐다. 김치근은 장경문의 얼굴을 보고서야 자신을 살려준 사람임을 알고 장경문에게 이렇게 말한 것이다. 이 대목은 김치근이 장경문에게 은혜를 잊지 않고 있음을 밝히는 부분이며, 장경문에게 이렇게 다짐함으로써 이후 김치근이 장경문과 관련된 사람을 만나면 다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계기가 된다.
작품읽기 & 참고자료
[네이버 지식백과]
명사십리(明沙十里) (낯선 문학 가깝게 보기 : 한국고전, 2013. 11., 박인희, 강명관, 위키미디어 커먼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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