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까운 사연하나 소개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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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4년 - 아토피로 태어났다.
1984년 - 20세가 되던 해에 결심했었다.
태어나서 줄곧 지금까지 20년간 고생했다.
만약 앞으로 또 20년이 지나서 40세가 되어도 중증 아토피가 낳지 않는다면
아이 낳는 것을 포기하고 정관수술을 받으리라.
이 고통을 대물림할 수는 없다.
1999년 - 37세 결혼을 했다.
결혼 전 아내에게 아이 낳을 생각이 없음을 알리고 동의를 받았다.
아내의 생리가 늦어질 때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콘돔의 방어율은 생각보다 안정적이지 못 하다지만 다행히? 무사했다.
아무래도 낙태수술보다는 정관수술이 낮겠다.
2004년 - 결심 후 20년이 지나 40세가 되었지만, 중증 아토피는 낳을 기미조차 안 보였다.
수술 예약을 했다.
확신이 서지 않아서 고민 끝에 취소했다.
2005년 - 정관수술에 의료보험이 적용되는 마지막 해였다.
의료보험이 적용되면 5만원, 안 되면 25만원.
의사들 정말 너무한다, 어떻게 5배나 남겨 먹나?
이왕 할거면 5만원에 해야겠다.
예약을 했다.
고민 고민 끝에 결국 또 예약을 취소했다.
2006년 - 42세가 되었다. 결국 25만원을 주고 정관수술을 했다.
오랜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라서 아무렇지도 않을 줄 알았다.
그런데 수술하고 나오는데 하염없이 눈물이 나온다.
자식 한명 지켜보지 않는 병실에서 혼자 늙어 죽어갈 내 운명이 서러웠다.
한 30분 울었나 보다.
옆에서 아내가 어깨를 토닥거려준다.
자식이 있어도 버림 받는 노인들도 있다고 스스로 위로하며 눈물을 거두었다.
부모님한테는 미안하지만,
단 한번도 나를 낳아 준 사실을 부모님께 감사드려 본 적이 없다.
아들이 하나 있었으면서도, 둘째 아들을 원해서 나를 낳은 것은 크나큰 실수이다.
우리 부모는 모르고 낳았으니까, 그나마 정상 참작의 여지가 있다.
한 쪽 부모가 아토피일 경우의 유전 확률은 60%,
양 쪽 부모가 아토피일 경우의 유전 확률은 80%라고 한다.
아내는 아토피는 아니지만, 금속 알레르기가 심하다.
유전 확률은 대략 70%정도일까?
모르면 몰라도, 알고서야 러시안룰렛 게임 같은 도박을 감행할 수는 없다.
내가 부모님께 했던 원망을 자식에게 받고 싶지는 않다.
운이 좋아서 아토피 없는 깨끗한 아이가 태어난다고 치자.
나와 아내는 내 아토피 하나를 감당하느라 악전고투중이다.
전혀 나머지 여력이 없다.
여기서 자녀양육 문제가 추가된다면,
경제 형편이 어려워져서 이혼하는 가정들과 흡사한 상황이 우려된다.
아침에 인형 같은 딸애를 학교에 내려주는 아빠를 보는데 또 눈물이 찔끔 나온다.
그러나 나로서는 최선의 선택이었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까? 최선의 선택이었을까?
적어도 42년간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다.
이해하는 사람들보다 이해 못 하는 사람이 많겠지.
그러나 앞으로 10년 20년 후에도 나는 똑같은 결론을 내릴 것이다.
이것은 내가 감당해야 할 내 문제이니까.
첫댓글 아토피가 유전과 연관성이 짙다는 사연을 접할 때마다 그릇된 의학적 지식이 삶에 참 많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여러분들도 아토피가 유전되는 질환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전 유전되는 질환 절대 아니라고 봅니다.. 저희 식구들 일가친척들 다 살펴보아도 저만 아토피거든요.... 제 친구중에서도 가족들은 다 피부에 축복을 받았지만 제 친구만 전신 아토피로 고생하고 있구요... 경험에 비추어 볼때 유전은 절대 아니라고 봅니다..
이런글 볼떄마다 정말 맘이 아프네요~. 왜 저님은 저긴 시간동안 호전이 없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