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동네에 대가족이 살고 있었습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큰 형이 대규모 재산을 물려 받았습니다. 하지만 큰 형은 오로지 돈밖에 모르는 수전노였습니다. 동생들과의 관계도 오로지 돈으로 해결하려 했습니다. 자신의 집으로 들어가는 길을 넓히는 것에도 동생들에게 편리함을 준다는 이유로 돈을 내놓을 것을 요구했습니다. 동생들이 말을 고분고분 듣지 않으려하자 그러면 길을 막아버리겠다고 협박까지 자행했습니다. 예술과 멋을 사랑하고 형제 자매간에도 지켜야할 기본적인 도리인 정과 의리 그리고 양보와 배려라는 덕목을 내세우는 동생들은 큰 형을 무시하기 시작합니다. 큰 형이 내세우는 것은 단 하나입니다. 자신의 가족들을 더욱 잘 살고 부유하게 만들겠다는 목표속에 그는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큰 형의 자녀들도 이제 자신들의 아버지의 무모함과 비도덕적인 측면에 환멸을 느낍니다. 물론 일부 아버지에 대한 맹목적 추앙으로 일관하는 자녀들도 있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큰 형의 수전노적인 성향에 분노를 느낀 동생들은 큰 형을 퇴출시키고 작은 형을 집안 최고 리더로 모셨습니다. 하지만 쫓겨난 큰 형은 계속해서 큰 형자리를 되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자신의 자식들을 앞세우며 다시 큰 형 위치로 컴백하기 위해 갖은 술책을 다 동원하고 있습니다.
바로 미국의 공화당 대선 후보인 트럼프와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트럼프는 부동산 재벌 출신입니다. 태어나 오로지 해 본 것은 부동산을 이용해 부를 늘리는 일이었습니다. 하원의원과 상원의원 그리고 주지사 한번 해본 적이 없습니다. 부동산 재벌을 내세워 모 방송에 출연한 것이 전부입니다. 하지만 뭔가 눈에 콩깍지가 씌였는지 지난 2016년에 그야말로 혜성처럼 등장해 대통령에 당선된 것입니다. 그때 그는 백인들의 자존심을 자극하는 선거전략을 펼쳤습니다.백인들이 흑인과 히스패닉 그리고 황인종들에게 일자리를 빼앗기고 나라의 권위마저 강탈당했다면서 다시 한번 백인들의 왕국을 건설하자고 말입니다. 빼앗겼던 일자리도 찾아와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것이 먹혔습니다. 안그래도 갈수록 유색인종들에게 눌리는 그런 상황속에 구세주처럼 등장한 백인 우월주의의 표상인 트럼프에게 표를 마구 던졌습니다. 그래서 당선됐습니다. 트럼프는 당선되자마자 국경에 철벽을 세우고 불법 이민자들을 단속하기 시작했습니다. 해외주둔 미군에 대해서도 철수하겠다면서 동맹국들을 괴롭혔습니다. 철군이 두려우면 엄청난 주둔비를 내라는 것입니다.
동맹국들에 이런 저런 패악질을 일삼던 트럼프는 결국 2020년 대선에서 미국 민주당의 바이든 후보에게 패하면서 권좌에서 물러났습니다. 하지만 선거불복종을 내세워 미국 역사상 아니 세계 역사상 유래가 없는 국회의사당 난입점거사태의 배후로 지목됐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런 저런 소송속에 놓여 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를 추종하고 추앙하는 극성스런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지지속에 더욱 럭비공처럼 행동하고 있습니다.벌써 대통령에 당선된 것처럼 나대고 있습니다.
트럼프는 해외주둔 미군에 대해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임을 천명하고 있습니다. 특히 주한 미군에 대해 강력한 언급을 서슴치 않습니다. 트럼프는 자국의 군인들이 위태로운 위치에 4만명(실제로는 2만 8천500명)이 있는데 이것은 말이 안된다며 왜 자신들이 다른 나라 사람들을 방어해야 하는가 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은 지금 아주 부유한 나라인데 그런 나라 스스로가 나라를 방어해야지 미국보고 그냥 싼 값에 안보를 지켜라고 하는 것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떠들고 있습니다. 한국이 막대한 방위비를 내지 않으면 미군을 그냥 철수하겠다는 말입니다.
참으로 어이가 없습니다. 트럼프는 세계사를 공부한 적이 없는 듯 보입니다. 학교 다니면서도 부동산에만 관심이 있고 여자들에게만 호기심이 있었지 세계사를 연구해 본 적도 관심을 가져본 적도 없는 듯 합니다. 한국은 미국과 소련의 팽창정책의 희생양입니다. 1945년 한국이 일제로부터 독립을 하고 북한은 소련이 남한은 미국이 점령한 것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군정시스템이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소련의 술책에 휘말려 양국 모두 한반도에서 철수하자 이미 전쟁준비를 끝낸 북한이 전쟁을 일으킨 것이 아닙니까. 사실 미국이 군정을 펴지 않았다면 남한은 어떻게 해서라도 군사력을 증강하기 위해 노력했을 것입니다. 물론 극친미주의자 이승만이 너무도 미국을 믿은 탓도 크지만 말입니다. 하여튼 한국전쟁은 피비릿내나는 내란속에 국제적 대전쟁으로 비약했고 수많은 인명이 희생당했습니다. 한국민족에 씻을 수 없는 엄청난 상처를 남겼습니다.
그리고 미군은 남한에 그냥 주둔합니다. 소련의 팽창주의에 대비하기 위해서입니다. 남한 즉 한국을 위해서가 아닙니다. 소련이 밀고 내려와 남한을 점령하면 그 다음은 일본이 될 것에 두려움을 느낀 미국이 남한에 전략적 군사력 즉 주한 미군을 남겨 놓은 것 아닙니까. 그러다가 중국이 엄청난 군사력 성장을 이루고 북한이 핵을 개발해 미국을 겨냥하고 있습니다. 미국 본토까지 날아갈 수 있는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이미 개발한 것 아닙니까. 주한 미군은 중국과 북한을 저지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 단순히 한국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세계사를 공부한 적도 없는 트럼프이기 때문에 이런 말도 안되는 억지를 마구 내뱉는 것입니다. 똑 같은 미국인인데 바이든은 이런 언급 하지도 할 생각도 안합니다. 물론 이런 저런 이유를 대고 한국에서 거액을 요구하고 가져가는 것은 마찬가지이지만 말입니다.
좋습니다. 트럼프의 말대로 주한미군 철수한다고 가정합시다. 저는 군사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한국과 북한의 군사력을 정확히 제시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도 핵만 제외하면 비록 전쟁이 일어나고 중국과 러시아가 개입하지 않는다면 적어도 패배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비록 엄청난 파괴와 손실이 있더라도 미국의 트럼프가 그렇게 강조하던 부유한 나라의 국민을 왜 미국이 지켜주어야 하느냐는 그런 무책임한 언급에는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말 만일에 한국이 패해 한국이 북중러 라인속으로 들어가게 될 경우 미국은 편할까요. 트럼프는 만세를 부를까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미국은 태평양 연안의 최대 동맹국을 잃었다면서 아마도 엄청난 여론과 언론의 질책을 받게 될 것이고 동북아 안보 지도에도 정말 엄청난 변화가 올 것입니다. 그런 것이 트럼프가 희망하는 세계 지도는 결코 아닐 것입니다. 아닙니다. 돈밖에 모르는 트럼프는 미국에 큰 손실이 없는 것 아니냐며 강건너 불 구경할 지도 모릅니다.
독일을 비롯한 유럽에 주둔한 미군도 마찬가지입니다. 그것이 유럽국가들의 안보만을 위해 미군이 주둔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미국의 세계 경찰국가로서 그리고 세계 패권국가 그리고 기축통화국으로서 위치를 지키기 위한 것이지 결코 유럽국들의 안보를 지키기 위해서만은 절대 아닙니다. 미군이 유럽에서 손을 떼고 러시아가 밀물처럼 유럽국들은 차례로 점렴해 들어갈 경우 미국 트럼프는 강건너 불 구경하고 있을 지 아주 궁금합니다.
세계 최강 국가는 그냥 되는 것이 아닙니다. 주먹만 세다고 리더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주먹의 힘과 더불어 정신적인 리더십과 배려심 그리고 이웃들을 살피는 동맹적 리더십을 갖추었을 때 세계 리더국이 되는 것입니다. 세계 기축통화는 왜 미국만이 보유해야 합니까. 그만큼 능력과 힘과 배려심이 있다고 주변국들이 판단했기 때문아닙니까. 단지 돈만 많고 군사력만 강하면 그것은 조폭 두목국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님을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트럼프씨는 분명히 알았으면 합니다. 세상일이 오직 돈만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님도 함께 깨닳기를 바랍니다. 또한 최근 미국 공화당 지지자 내부에서도 아무리 인물이 없다고 해도 저질같은 트럼프만은 못찍겠다는 공화당원들 등돌림이 구체화되고 있는 이유도 트럼프 아저씨는 분명히 직시하길 희망해 봅니다.
2024년 5월 2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