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폭스바겐이 폴로(Polo) 블루모션용으로 선보인 75마력(PS) 3기통 1.2L TDI 엔진이 화제입니다. 미국기준 연비가 대략 71.3mpg(30.3km/L)이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87g/km에 불과하기 때문이죠. 이 같은 수치는 비록 동급은 아니지만 가장 친환경적인 대중차로 여겨지는 토요타 프리우스보다도 더 깨끗한 결과입니다. 폭스바겐이 가장 크게 이슈화되고 있지만 3기통 엔진은 점차 많은 메이커의 소형차에 얹힐 듯합니다.
3기통(다른 말로 실린더라하죠) 엔진의 가장 큰 장점은 배기량을 줄여 연료 소비율과 배출가스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죠. 아주 단순하죠. 적게 먹고 적게 싸는 식입니다. 그 동안은 왜 쓰지 않았느냐고요? 힘이 없고 진동과 소음에서 불리한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헌데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유럽을 비롯한 세계시장의 강력한 배출가스 규제 때문이지요. 이에 따르면 각 메이커들은 배출가스 중에서도 이산화탄소량을 맞춰야합니다. 이를 위해 하이브리드카도 만들고 전기차도 만들고 하는 것이겠죠. 그러나 하이브리드카와 전기차 등은 당장 볼륨 모델이 되기 힘듭니다. 하이브리드카의 경우 토요타와 혼다 등은 이미 수십 만 대를 팔고 있으니 예외로 인정해줘야겠지만 다른 메이커의 경우에는 판매량이 기껏해야 몇만 대에 불과하죠. 게다가 비용도 상당히 부담스럽습니다. 해서 내놓은 결론이 좀 더 깨끗한 내연기관을 만들자는 것이고 3기통 엔진이 다시 부각되고 있는 것입니다. R&D비용을 쓰면 당연히 기존 3기통 엔진의 단점을 극복할 수도 있으니까요. 즉 똑똑한 진동흡수장치로 조용한 엔진이 될 수 있고 직분사와 밸브 타이밍 기구를 붙이면 연소효율도 높아질 수 있습니다. 여기에 터보까지 달면 출력도 충분히 낼 수 있죠. 폭스바겐과 함께 소형 엔진에 자웅을 겨루는 푸조-시트로앵(PSA)도 2013년까지 효율 좋은 직렬 3기통 터보 엔진을 개발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미 이와 관련해서 1억7,500만 유로(약 2,645억 6,850만원)의 금액을 투자할 방침이라고 밝혔죠. 푸조 207, 308 후속과 시트로앵 DS3 등에 사용될 예정입니다.
사실 PSA는 국내에서 알려진 것보다 엔진 기술이 뛰어난 업체입니다. 특히 소형 가솔린과 디젤 엔진 기술은 세계에서 톱이라 불러도 손색없을 정도지요. 아마 이번에 개발되는 엔진도 지금처럼 많은 메이커에 공급될 듯합니다. 연간 생산대수도 32만대 정도나 된다고 하니까 이 정도의 자금을 쓸 수 있는 것이겠죠. 아직 구체적인 스펙은 나와 있지 않지만 많은 분들이 예상하기로 100마력의 최고출력과 90g/km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목표로 하고 있답니다. 지금의 직렬 3기통 엔진과는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효율이 좋죠. 참고로 토요타 iQ의 3기통 엔진 출력은 71마력이고 스마트 포투 터보의 출력은 84마력입니다.
PSA는 이에 앞서 2012년부터 1.0L와 1.2L 자연흡기 3기통 가솔린 엔진도 생산합니다. 여기에 5단 수동이나 6단 듀얼클러치 반자동 변속기를 물리면 그야말로 금상첨화겠습니다 ^^
흥미로운 건 포르쉐가 엔트리 모델에 3실린더 터보 엔진을 올릴 수도 있다는 소문이었습니다. 영국 오토카의 올해 초 보도에서 나온 말인데 포르쉐의 차세대 복스터(혹은 그 아랫급?)에 4기통 엔진과 180마력 정도 되는 3기통 터보를 놓고 고민 중이라고 하네요. CO2 규제 때문이었는데 폭스바겐 품으로 안겼으니 실현 가능성은 조금 더 줄었다고 봐야겠죠 ^^ 포르쉐뿐만이 아닙니다. BMW와 벤츠도 엔트리 모델용으로 3기통 엔진을 찾고 있다고 하네요. 다만 개발비용에 따른 부담을 덜기 위해 푸조 엔진을 가져다 입맛에 맞게 세팅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르노와 닛산도 차세대 소형차를 위해 3기통 엔진을 개발하기로 합의했습니다.
그렇다면 국내 메이커들의 움직임은 어떨까요? 다행스러운 것은 현기차가 발빠르게 3기통 엔진 개발에 들어갔다는 것이네요. 다양한 외신에 따르면 카파 엔진을 바탕으로 1.0L 급의 3기통 엔진을 개발 중이고 향후에 등장할 모닝 후속과 i10에 올린다고 합니다. 당근 직분사와 VVT 등 고급기술을 써 경쟁력을 높인다는 소문도 있네요~.
비록 전기차가 보편화 될 때까지라는 단서가 붙긴 하지만, 앞으로 20~30년간은 소형차의 심장으로 3기통 소형 내연기관이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