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부러진 화살>을 놓고 이런 저런 논란이 많다. 영화의 내용이 '팩트(사실)'이냐 '픽션(허구)'냐에서부터 영화의 주인공인 김경호 교수(안성기 분)가 과연 사법권력의 희생양이냐 아니냐를 놓고 많은 이들이 설전과 논쟁을 벌이고 있다. 이런 와중에 언론은 영화의 바탕이 된 '석궁사건'의 실체를 영화 내용과 비교하는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이런 기사와 논쟁을 지켜보는 사람들은 혼란스러울 것이다. 영화에서 사법권력의 희생양처럼 나오는 김경호 교수와 실존인물인 김명호 전 성균관대 교수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영화는 당연히 '일부 사실을 바탕으로 한 허구'다. 그냥 내 느낌을 편하게 이야기한다면, 우선 실제 김명호 교수에 비해 영화 속 김경호는 너무 멋있다. 안성기라는 배우의 아우라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그걸 감안해도 좀 심할 정도의 왜곡이다.
실제 재판 과정을 일일이 취재하고 기록해 <부러진 화살>(2009, 후마니타스)이라는 책을 낸 작가 서형에 따르면 김 교수는 자신과 다른 의견을 조금도 용납하지 않는 고집불통이며 성격도 좋지 않다고 한다. 이 책은 김 교수를 이렇게 묘사하고 있다. "그는 주변 사람들을 편하게 만들지 않는 불편한 성격을 갖고 있고 자신과 의견이 다른 사람에 대해 '멍청이' '쓰레기' '개소리' '개판'이란 말을 서슴지 않는다. 나 역시 이 책을 쓰면서 김 교수로부터 심한 마음의 상처를 받았고 솔직히 인간적으로는 좋은 감정을 갖기 힘들었다."

영화에서 기자로 나오는 김지호.책 '부러진 화살'을 쓴 서형 작가로 보인다.
영화는 대부분 이 책에서 서형 작가가 기록한 항소심 재판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 책이 나올 때 김명호 교수는 책의 발간 자체를 반대했다고 한다. 작가는 책의 서문에서 이렇게 밝히고 있다. "결과적으로 사건의 주인공인 김명호 교수로부터 환영받지 못한 채 이 책을 내게 되었다. 김 교수의 생각대로만 책을 쓸 수 없었기 때문이다." 자기 마음에 안 드는 내용이 포함되었다고, 자신의 요구대로 책의 초점이 맞춰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내 이야기를 쓰지 마라'고 할 정도라면 거의 '파쇼'다. 이런 식이라면 기자들이 쓰는 기사도 일일이 취재원의 사전 검열과 허락을 받아야 할 판이다. 게다가 영화는 김 교수에 대한 모든 재판, 즉 1997년 '부교수 지위 확인 소송'이나 2007년 '교수 지위 확인 소송'에 대한 재판도 싸잡아 잘못된 것이라는 착각을 하게 만든다. 이 때문에 영화만 보면 김 교수는 진실과 정의를 바로잡으려다 부조리한 권력에 희생당한 영웅처럼 보인다. 하지만 현실에서 이들 재판의 절차나 과정, 판결의 결정적인 하자는 드러난 게 아직 없다. 분명한 팩트는 아니라는 뜻이다.
따라서 김 교수의 캐릭터라든지, 석궁사건 이전의 재판까지는 그냥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허구적 설정이라고 보면 된다.

영화에서 김경호 교수역을 맡은 안성기 씨.
확실한 것은 2007년 판결에 불만을 품고 석궁에 화살을 장전한 채 판사의 집에 찾아갔고, 그게 고의적이든 우발적이든 발사가 되었고, 화살이 판사의 몸에 바로 맞았는지, 벽에 튕겨서 맞았는지, 아니면 아예 맞지 않았는지 석연치 않다는 것이다. 이 사건에 대한 재판은 이런 부분을 명확히 규명해야 했다. 왜? 이게 제대로 규명된다 하더라도 김 교수의 범죄 자체는 성립하는데 문제가 없지만, 형량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흉악범이라도 법정에서 자신을 변호할 권리가 있고, 검찰은 기소한 혐의를 입증할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재판은 혈흔 감정이라든지, 피해자인 판사에게 상처를 입혔다는 부러진 화살의 행방 등 김 교수와 변호인의 지극히 당연한 요구를 마땅한 이유도 없이 반복적으로 '기각'한다. 재판부가 사전에 정해놓은 '엄벌' 각본대로 끌고 가려고 그랬는지, 피해자인 동료 판사의 거짓말이 탄로날까 두려워서인지, 아니면 김 교수의 건방진 법정 태도가 거슬려서 그랬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런 이유도 아니라면 정말 김 교수의 요구가 불필요하거나 불가능한 것이어야 하는데, 이유 설명도 없이 계속 기각을 때리는 판사의 모습이 관객은 황당한 것이다. 바로 이게 영화에 비친 '불통 사법부'의 모습이다.
이 석궁사건 항소심 재판 과정은 적어도 사실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게 맞다. 김 교수가 마음에 안 든다고 해서 혈흔 감정 신청이나 부러진 화살의 행방을 추궁하는 것마저 억지라고 몰아붙이는 것은 좀 지나치다. 물론 현실에서도 김 교수가 '진실과 정의를 수호하려다 권력동맹에 희생당하는 영웅'인지 아닌지는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다. 흉기를 들고 판사에게 따지러간 범죄자인 것도 명백하다. 하지만 비록 흉악범일지라도 '적법절차에 따라 제대로 재판받을 권리를 박탈당한 불쌍한 인간'인 것만은 사실이다. 사실과 허구의 사이, 이런 정도만 가려서 보면 혼란은 좀 정리될 것 같다.
※경남도민일보에 썼던 칼럼에 좀 덧붙였습니다.
첫댓글 나도 이때 한국에 없어서 이 사건을 모르고 영화봤거든
엄청 흥분해서 집에서 떠벌떠벌 하니까 엄마가 그대로 믿지 말라고 하시긴 하드라
마자....... 너무 교수에게 유리한쪽으로 해석됐다고 울아빠도 그랬음
나이거 보면서 열받아 미치는줄 알았어. 아진짜 사법부근데 그러면 안되는 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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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2222222 3인실......
4 ....이거말고 물론 다른것도 기억에 남지만 그장면이...아......아..정말..실타....
555진짜 멘붕....아 진짜 멘탈에충격왓음..
5...... 아직도 생각나;;
777...........토할뻔했음..
9999 .... ..... 할말없음
10....
11 나만 이런게 아니였구나;그장면보자마자 진짜 멘붕;; 개충격....
131313 ㅠㅠ..손떨림 식은땀났어ㅠ
1515 나 진짜 그 장면 안잊혀져서 ㅠㅠㅠㅠㅠ
ㅠㅠ3인실이뭔지 설명쪽지줄여시없어??궁금하다 ㅠㅠ
161616..진짜 멘붕옴..
17171717 나는 왜 뜬금 없이 그장면이 나온지도 모르겠고 그장면 나올때 너무 놀라서 소리지를뻔 너무 뜬금없어서... 마음에 준비도 못했어...
20202020202020202020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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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교수가 감독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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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2 그래서 불편했어...
근데 그런걸 다 떠나서 이 영화는 다큐로서의 메세지가 아니라 영화로서의 메셎를 전하고있다고 생각해야할듯.
실재하는 사건을 다루곤 있지만 사법부의 더러운 개판법정 자체를, 즉 현 사회를 비판하는 거라고 봐야지뭐 ㅇㅇ 영화 속 내용을 다 진짜라고 생각하고 보는 게 난 더 이해안되는딩... 영화를 보고, 이 사건에 대해서, 이 영화가 전하고자하는 말에대해서 생각해보고 자기가 살펴보고 공부해야징뭐ㅠㅠ 여튼 3인실부분 멘.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