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지간에도 비밀은 있어야 합니다.

부부지간에도 비밀은 있어야 합니다. 강원도 정선땅,첩첩산중을 헤매던 사냥꾼이 풀숲에서 몸을 낮추는 짐승을 향해 활시위를 당기고 부리나케 달려갔다. 이럴 수가! 사냥꾼의 화살에 맞아 죽은 것은 짐승이 아니라 약초 캐던 노인이었다. 사냥꾼은 노인의 시체를 정성껏 염해서 용바위 바로 아래 양지바른 곳에 묻고 나서 목마를 때 마시려고 차고 다니던 표주박의 막걸리를 따라놓고 눈물을 흘리며 절을 했다. 그러고 나서 자신도 소나무에 목을 매고 죽으려 했지만 눈앞에 아른거리는, 늦장가를 들어 얻은 외아들 삼봉이와 아내 모습에 그만 올가미를 벗고 집으로 돌아왔다. 한숨만 푹푹 쉬자 부인이 캐물었다. 사냥꾼은 자초지종을 털어놓고 날이 새면 관가에 가서 자백해야겠다고 했다. 살인자는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사형을 당하는 시절이라 부인이 펄쩍 뛰었다. “여보, 하늘 아래 그걸 아는 건 우리 세식구뿐이잖아요. 당신 없이 우린 어떻게 살라고…” 이튿날 아침, 늦게 일어난 사냥꾼 부인이 개밥을 주려고 누렁이를 찾자 끝내 보이지 않았지만 이 판국에 개 없어진 것은 문제가 될 수 없었다. 세월은 흘러 3년이 지났다. 그때 그 일은 모두 잊어버리고 15세 삼봉이는 아버지를 도와 사냥감을 몰고 아버지는 목을 지키다가 활시위를 당겨 보는 족족 잡아 광 속엔 산짐승 모피가 가득했다. 모피철 늦가을이 되면 모피를 팔아 한몫 잡을 참이다. 그러던 어느날, 사냥꾼 부자는 3일 동안 사냥을 하고 집으로 돌아와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광 속의 모피를 몽땅 털어 부인이 집을 나간 것이다. 사냥꾼 부자는 몇날 며칠 수소문 끝에 부인의 행방을 알아냈다. 모피수집상과 눈이 맞아 정선 읍내에 새살림을 차린 것이다. 사냥꾼 부자가 그 집을 찾아가 “네 이년, 당장 동헌으로 가자.” 부인은 배시시 웃으며 “사또 앞으로 가자, 이 말씀이군요. 갑시다.” 부인이 꼿꼿하게 대들자 사냥꾼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3년 전 그 일이 떠오른 것이다. 동헌으로 가는 길에 삼봉이가 몰래 아버지 귀에 속삭였다. “아버님 사또 앞에 가거든 절대로 그런 일 없다고 딱 잡아떼세요. 저만 믿으시고!” 그들은 사또 앞에 섰다. 부인이 앙칼지게 말했다. “이 살인자하고 살 수 없어 제 발로 집을 나왔습니다.” 사냥꾼이 “나는 짐승 잡는 사냥꾼이지 사람 잡는 망나니가 아닙니다.” 사또가 육방관속을 거느리고 사냥꾼 부인을 앞세워 용바위로 올라갔다. 포졸들이 땅을 파자 뼈가 나왔다. 이방이 “사또 나리 이것은 사람 뼈가 아니라 네발 달린 짐승 뼈이옵니다.” 사또가 고함쳤다. “여봐라 저년을 당장 옥에 가두고 간부도 잡아넣으렸다.” 호롱불 아래 사냥꾼과 아들 삼봉이가 마주 앉았다. “어떻게 된 셈이냐?” 사냥꾼이 물었다. “그날 밤, 아버지 어머니께서 잠드신 후 몰래 용바위로 올라가 시체를 파내어 멀리 뒷산에 묻고 따라온 우리 집 개를 잡아 그 자리에 묻었습니다. 부부지간은 촌수가 없습니다, 촌수도 없을 만큼 가까울 수도 있고 촌수도 없을 만큼 남남일 수도 있습니다.”                    ---- 사랑방 야화 중에서 ---- 부부간에도  비밀이 있어야 합니다.서로 알아서 좋지 않은 것들이 있지요.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이 듭니다.물론 부부간에 같이 다니는 님들은 빼고 일반텍에서 여인들하고 춤울 추면서이야기 들어보면 거의 신랑들 모르게 다닌데요.알아서 좋을 것이 뭐가 있느냐고아무리 생각이 넓은 남정네들이라도늦게 들어오거나 휴일날마다 나간다하면춤추러 가는 것으로 의심을 한다네여. 춤만이 아니고다른 것들도 알아서 좋지 않을 것들은서로 비밀로 간직하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부부간이지만 개인 사생활이라는 것이 있잖아요. 파트너들도 마찬가지자신의 모든 것을 상대방에게 내 보이는 것은둘 사이가 좋지 않았을 때 상대방에게 약점을그대로 노출 시킨 결과가 될 것입니다.그러다보면 최악의 경우 상대의 의중대로해결해야 하는 일까지 벌어질 것이구요. 부부든파트너든친구지간이든자신의 약점은 내보이지 않는 것이자신을 지키는 결과도 될 것입니다. 춤을 추러 다니면서약점을 잡히지 않는 것은춤만 추고 다른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제 누누이 들어서 다 잘 아시지요. 며칠만 지나면 꽃피고 새우는 봄이네여.생각만해도 가슴이 울렁거립니다.꽃피는 춘삼월에 치맛자락 살랑거리며춤추러 다니기도 좋고야외로 꽃구경 다니기도 좋고 진달래 꽃잎을 입에 가득 넣고오물오물 씹어 먹으며뒷동산에서 고독을 씹던 청춘시절개울가 수양버들로 버들피리 만들어목에 핏대를 세워가며 불던 그 시절 파릇파릇 돛아나는 풀들을 벼개 삼아두둥실 흘러가는 흰구름을 쳐다보며내 님은 어디에서 뭘하고 있을까?만리장성을 허물었다 쌓았다하던 그 시절이제는 기억속에 가물가물해버리고 2013년2월25일 비수리님 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