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년 6월28일 – 비밀 그리고 번호 D
지금부터 약 30년 전쯤인 1990년도 일이다..
나의 기억으로는 그 당시에 개인 핸드폰이 시장에 나올 때인 것 같다.
그때만 해도 핸드폰을 가지고 있으면 모두가 부러워할 때였다.
아마도 핸드폰 구입가격이 상당히 비쌌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 당시에 기능은 오직 전화 걸고 받는 것이 전부였던 것 같다.
그리고 전화 구입하는 것도 매우 까다로웠던 것 같다.
신용이 없으면 자기이름으로 구입하기가 어려웠던 시절이어서 집사람은 나 몰래 나의 이름으로 전화기를 구입했다.
한참을 지난 후에 집사람이 핸드폰 전화기를 구입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세상에 비밀은 없는 것 같다.
하루는 차를 타고 가는데 차안에서 전화벨 소리가 들려서 발칵 되었다.
집사람에게 물어보니 혹시나 모를 급한 연락이 오거나 전화를 해야 할 경우를 대비해서 구입한 것이라고 말하면서 유비무환(有備無患)이라고 생각하라고 하면서 미리 이야기 하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했다.
그래서 알았다고 하고 전화를 해보자고 했더니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한다면서 손 가리고 몇 번을 누르더니 전화기를 나에게 건네주었다.
처음 사용해서 그런지 정말 신기했다.
예전만해도 차 안에서 전화를 할 경우에는 카폰이라고 해서 차안에 전화기가 있고 트렁크 뒷면에 안테나가 높게 있었고 무선으로 무전기처럼 전화했던 것이 기억난다.
나는 집사람에게 가정주부인 당신이 전화기가 뭐가 필요하냐고 하면서 집에도 유선전화기가 있는데 오히려 사업하는 내가 필요하니 달라고 했다.
그랬더니 안 된다고 강력하게 거부하는 바람에 할 수없이 포기했다.
집사람이 강하게 반대를 하니까 오히려 반감이 생기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의심이 생겼다.
무슨 비밀전화를 하려고 그렇게 강하게 거부하는가 하는 생각이 머리에 맴돌다보니 지난날의 이상한 행동들이 생각나기 시작했다. 그래서 이동 통신전화국에 찾아가서 전화번호를 말하고 누구의 이름으로 등록했냐고 물으니 나의 이름으로 등록되었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본인확인하고 비밀번호를 확인하고 그동안 전화기 사용한 내역서를 뽑아 달라고 하니 아주 친절하게 모두 프린트 해 주었다.
본인이 아니면 개인정보에 관한 비밀번호나 사용 내역서를 아무에게도 알려주지 않는다고 했다.
그날 저녁에 집사람 눈치 채지 못하도록 지금까지 사용한 전화번호를 모두 분석해 보았다.
검사들이 통신기록을 살펴보는 것 같이 집에 있는 전화번호책에 등록된 사람들과 등록되지 않은 사람의 전화번호를 모두 분석했다.
그런데 결과는 집사람의 프라이버시가 있으니 생략하기로 하고 집사람에게 물어보지도 않았고 따지지도 않고 조용히 접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