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시는 기쁨, 그 속에 어르신의 인격과 관계가 녹아있다.
1. 어르신의 관계
복지요결, 2008, 한덕연, P.105, 사회사업가의 정체성 - 4. 주게 하는 사람'
사회사업가는 주는 사람이 아니라 주게 하는 사람입니다.
그렇다면, 사회사업가는 당사자(어르신)가 누구에게 주도록 해야할까?
오늘 경험에서 그 의미를 찾습니다.
2. 어르신의 인격
네이버 국어사전 (인격) 의미 중
: 1. 사람으로서의 품격
4. <철학>도덕적 행위의 주체가 되는 개인. 자기 결정적이고 자율적 의지를 가지며,
그 자신이 목적 자체가 되는 개인을 이른다.
오늘 내가 뵌 어르신은 어떤 모습으로 자신의 삶을 지키고 싶어하셨을까?
이전에 관계가 없었던 나와 만났을 때 어르신은 기존 삶의 방식을 어떻게 고집하셨을까?
이것 또한 오늘 경험에서 의미를 찾습니다.
## 고제면 김○○할머니
: 기더라도 내 손으로 하련다.
여럿이 먹으니 평소보다 반 공기 훌쩍 넘게 더 잡수시다.
1. 인격
고제면 굽은 길 돌아돌아 찾아간 어르신 댁,
마루에 앉아계시는 어르신, 치매가 있으시답니다.
같은 말을 여러 번 반복하시고 무릎이 많이 상하셔서 일어서서 걷지 못하고 기어다니십니다.
그러나 모든 일과 걸음은 기더라도 어르신 혼자 하십니다. 남의 도움을 거절하십니다.
어르신의 편의를 위해 업어드리려 해도 끝끝내 거절하십니다.
두세 번 여쭙고 청하다가 어르신의 '자존심'을 보았습니다.
내 마음이 조금 마음이 불편하더라도 어르신 당신 삶의 주인됨이 더 중요합니다.
어르신 바지에 흙이 묻더라도 어르신 손이 까매지더라도,
어르신 결정을 존중하고 기다렸습니다.
또 김영옥 팀장님이 점심을 대접하자 어떻게든 어르신은 보답하려 하십니다.
팀장님이 새 옷을 두 벌 드리자 이 또한 어떻게든 돈을 쥐어주려 하십니다.
"집에 가서 돈 줄게"
"얼마고? 내가 줄게"
김영옥 팀장님이 다음에 와서 많이 받겠다 하자
"그럼, 다음에 꼭 줄테니 언제 오느냐" 고 하십니다.
어르신 염치, 자존심에 어떻게 받을 수만 있냐는 것이지요.
차라리 조금 더 주는 것이 마음 편하고 좋은 어르신의 삶입니다.
이것이 어르신이라면 마땅히 가지실 「인격」입니다.
2. 관계
어르신과 희주, 저, 김영옥 팀장님이 점심을 함께 했습니다.
팀장님은 보이는 식당을 가리키며 어르신께 무엇이 드시고픈지 하나하나 여쭈었습니다.
차에서 내려 식당 주인께 확인하셨습니다.
어르신 대하는 '예'가 오랜 시간동안 체화된 모습을 옆에서 보며 깊이 감동합니다.
어르신의 인격도 존중하셨습니다.
어르신 걷는 것이 불편하신만큼만 거들었습니다.
그렇게 어르신이 드시고 싶다는 음식을 그 식당이 하는지만 확인했습니다.
결국 어르신이 기어서 식당으로 갔습니다.
어르신은 입맛에 맞으신지 밥 한 공기를 다 말아드시고서 이내 반 공기를 더 말아 드십니다.
잡수시다 옆에 앉은 제 갈비탕이 양이 줄자, 더 먹으라시면서 국물과 밥을 건네십니다.
본인도 즐겁게 양껏 드시고 손아래 사람도 챙기는 마음, 그것이 혼자 먹는 외롭고 쓸쓸한 밥상과 다른 점입니다.
그것이 바로 '관계'입니다.
같이 먹으니 사람 밥먹는 것 같고 덩달아 어르신의 식사량도 늘고 주변 사람들도 손아랫사람 대하듯 챙겨주십니다.
식당에서 혼자 밥을 시켜 먹는 사람도 괜시리 머쓱하여 고개도 들지 않고 밥을 먹곤 하는데
하물며 어르신이라면 오죽하겠습니까.
그렇게 식사를 함께 하고 돌아와 어르신을 배웅했습니다.
차를 타고 돌아가는 저희에게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 흔들어주신 어르신.
앞으로 어르신께서 이웃과 식사하는 날이 많아지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돌아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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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일을 돌이켜보면 고제면 김○○할머니든 참외, 수박을 준 남상면 조○○할아버지든
다른 이에게 무언가를 주시면서 큰 기쁨을 느낍니다.
무엇을 아낌없이 웃음지으며 준다는 것은 사람 사이의 자연스러운 「관계」가 있어야 가능합니다.
화폐가 있어야 가능한 거래'관계'가 아닌,
그저 나누고픈 사람 사이 마음의 표현인 '나눔'일 뿐입니다.
무엇인가 줌을 통해 스스로 어르신 노릇하시니 이것이 어르신이 가지실 마땅한 자존심, 당당함인 「인격」입니다.
조○○어르신께서 오늘 참외, 수박을 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잘 나누어 먹겠습니다.
기관, 직원을 먼저 챙겨주시는 그 마음, 고맙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더 멀리 앞을 내다보겠습니다.
어르신이 복지관 직원, 자원봉사자, 학생에게 주는 그 마음도 귀하고 중요하지만
오히려 작은 것일지언정 이웃에게 당당하게 드리고 덩달아 어르신도 이웃과 나눌 수 있길 바랍니다.
많은 시간이 지나 한 동네 이웃간에 남녀노소를 불문하는 '살림살이'가 이루어지길 소망합니다.
오늘은 어르신이 '저에게만 주셨지만',
앞으로 저보다 이웃에게 더 자주 드릴 수 있길,
그리고 이웃과 작은 것부터 나눌 수 있길 바라며 남은 농활에 임하려 합니다.
이번 농활에서 저는 바탕의 '씨앗'만 뿌려도 좋고, '싹'만 틔워도 좋습니다.
지금 내가 하는 일은 극히 미약하더라도 방향만 올곧다면 언젠가 그 곳으로 갈 것이라 믿습니다.
큰 사명감보다 우리가 사회사업가 될 사람으로서 해야 할 일을 마땅히 행함으로써
어르신과 거창을 이롭게 하고 싶을 뿐입니다.
가야할 곳이 명확하고 지금 자신이 어느 길로 가고 있는지 알아야, 외딴 길에 들어서지 않습니다.
이번 농활 동안 제가 그리는 거창은 '어르신이 어르신 대접받고 자기 삶터에서 어르신 노릇하시는 거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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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은 틀니를 안 하고 오셨는데, 이를 아신 식당 주방 아주머니께서 갈비탕을 갈비살만 발라내서 내오셨습니다.
작지만 큰 배려를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어르신이 아주머니 배려 덕분에 더 많이 잡수셨습니다.
김영옥 팀장님, 고맙습니다.
덕분에 선생님께서 그동안 닦아온 사회사업의 내공을 아낌없이 옆에서 보고 배울 수 있었습니다.
어르신 마음 부담가지 않게 편안하게 대하는 모습, 제게 큰 귀감이 되었습니다.
첫댓글 보고 경험하는 것 하나 하나에 사회사업적 의미를 담아서 해석해 내시는 형에게 배웁니다. 감동을 주는 것은 사람인 것 같습니다. 관계로 체험하는 감동 그보다 귀한 것은 없을 듯 합니다.
관계로 체험하는 감동 / 그래, 그게 사람 사는거다. 그치 헌호야?^^
인격, 관계, 예, 살림살이, 주는 기쁨, 자존의 욕구, 씨앗, 방향, 배려... 고맙습니다. 귀한 글에 감동합니다.
주상이 글을 출력해서 광활팀과 읽겠습니다.
부족하지만 애써 쓴 글, 사랑으로 세워주시는 선생님. 고맙습니다.
'어르신이 어르신 대접받고 자기 삶터에서 어르신 노릇하시는 거창'에서 주상이는 잘 할거라 믿습니다.
고맙습니다. 재원이형.^^
감동입니다. 거창 농활팀! 화이팅 입니다. 우리 곡성 농활팀도 내일 아침 함께 나누겠습니다. 어르신 노릇... 아랫사람 대하듯.. 자존심을 살려드리고, 어르신을 어르신 답게... 거창은 3기도 역시 잘 잡아갑니다. 본이 되어 참 좋습니다. 제가 가진 핵심에는 이 구절이 "오늘은 어르신이 '저에게만 주셨지만', 앞으로 저보다 이웃에게 더 자주 드릴 수 있길 "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제가 느낀 핵심이 선생님께도 와닿았다니 기쁩니다.^^
주상이형, 나눠주셔서 고맙습니다. 배우고 갑니다.
이 날 형이랑 다른 지역에서 다른 기관실습을 했지만, 어르신들의 대한 것의 동일한 것 같습니다. 어르신의 마음, 이거 하나만큼은 어느 지역이든 소중하고 감사합니다.
고맙다, 주상아~ / 월요일 소풍갈 때 출력해서 가자. 조용한 숲에서 주상이가 읽어주렴. ^^
세워주심에 쑥스럽고 고맙습니다. 선생님.
나누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보고 많이 배웁니다. 좀 더 핵심에 집중 할 수 있게 합니다. 어제 선생님들과 숙희언니와 마음에 드는 구절을 읽어 보며 하루를 다짐했습니다.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고마워, 명화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