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통일대행진단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주민 한마당`이 2일 늦은 7시부터 순천·여수를 기반으로 일제히 진행되었다. 그 와 동시에 주민들과 행사의 조미료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6.15 예술 공연단`으로 인해 더욱 더 밝고 시원한 시간이 되었다. "젊은 청년들이 이렇게 와주니 너무나 고맙지 뭐! 별거 있나?"라며 `주민 한마당`을 반기는 할아버지, 엄마, 아빠의 손을 잡고 나온 가족들 모두 신명나는 예술공연에 눈을 떼지 못하였다.
통일대행진단도 한 번 뛰어봐?
문예적 역량이 뛰어난 범청학련 청년학생들 역시 `주민 한마당`에선 빠져선 안 되는 한 몫을 차지하고 있었다. 비록 이틀밖에 안됐지만 6년만의 폭염으로 대다수의 통일대행진단은 피로와 저녁까지 계속되는 열대야 현상으로 기진 맥진한 상태인 것. 하지만 더위와 피곤보다 중요한 주민들의 통일의지를 높이기 위해 반나절 동안 연습한 통일대행진단의 공연이 이루어 졌다. 주로 연극공연과 몸짓으로 이루어진 문예공간이 주민들로 하여금 쉽고 편하게 한마당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높이지 않았을까?
변사의 맛깔스런 사회로 진행된 신파극 `통일이여 어서 오라!`
"기대하시라 개봉박두!"라는 사회자(변사)의 구수한 입담과 함께 다시금 옛 시대로 가서 일제 치하의 고통과 남과 북을 갈라놓은 원흉을 사랑하는 두 연인을 통해 비판적이면서도 해학적으로 풀어내는 공연이 진행됐다. "저게 나 어릴 적에 자주 봤는데 어린 학생덜이 잘도 허네"라며 기특해 하시는 임순임(순천시 매곡동)할머니의 흐뭇한 한마디가 인상에 남았다.
이번 지역한마당은 그 동안 하지 못했던 통일행사를 치뤘다는 것에 좋은 점수를 주고싶지만 마이크 시설의 문제로 대화가 잘 들리지 않는 오점도 남겼다. 또한 지역 주민과 함께 하는 한마당임에도 주민들은 정작 앉을 자리가 없어 무대 변두리에 서서 보거나 객석도 주민들 중심으로 구성해야 하는데 통일대행진단이 중심이 되어 `우리만의 잔치가 되었다`는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순천·여수의 마지막날 통일대행진단은 지역민들을 직접 만나 6.15남북공동선언 이행과 통일의 기운을 같이 숨쉬며 느끼고 있었다. "이 자리는 통일의 씨앗을 나누어주는 곳입니다. 주민 여러분 모두 이 씨앗들을 가져가십시오"라는 순천시 농민회장의 말처럼 각 지역에서 벌어지는 주민한마당은 대행진 이틀째를 마감하며 처음이라는 시기적 단점도 있었지만 통일을 주민들에게 강요하는 자리가 아닌 같이 이야기하고 부딪치며 통일이 멀지 않았다는 현실을 나누는 장으로서의 역할을 해내고 있었다.
8월 3일 광양>아파트,시장가의 천차만별 통일생각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김대중 대통령이 만나 이뤄졌던 작년 6·15 공동선언 이후 이산가족 만남, 경의선 철도 복구, 남북 노동자와 농민과의 만남, 그리고 8월 15일 이뤄질 민족통일대축전까지 지난 1년간 통일에 대한 상황은 급격하게 발전했다. 남북간의 교류와 협력이 이뤄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작 지난 반세기동안 시민들에게 쌓인 분단의 골은 얼마나 녹여졌을까? 지난 2일(목)하루동안 `6·15 공동선언 실천을 위한 통일대행진단`(이하 통일대행진단)과 함께 `통일`에 대한 광양지역의 민심을 엿보았다.
아이들도 외치는 `주한미군 철수해요~`
제일 먼저 들린 곳은 전라남도 광양의 아파트가 밀집한 도심. 각기 조를 나눈 통일대행진단들은 아파트 각 호마다 문을 두드리며 시민들을 만났다. 아파트에 사는 시민들은 대체로 이북에 대한 거부반응을 보이거나 통일을 마다하는 사람은 없었다. 특히 외세에 힘을 빌리지 않고 우리 민족의 힘으로 통일해야 된다는 시민도 있었다.
고은경(40·여)씨는 "공동선언 때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모습은 과거 내가 생각했던 독재자라는 이미지를 탈피시켜줬어요."라며 또한 "하나의 민족이니까 통일되는 건 당연하죠."라고 통일에 대한 당위성을 이야기한다. 몇 집을 더 거친 후 만난 홍현선씨는 "공동선언 이후에 이북 사람들에 대한 거부반응은 많이 없어진 편이예요."라며 공동선언 이후에 많이 바뀐 자신의 생각을 말한다. 주한미군에 대해서도 아직까지 대부분의 시민들은 자세히 모르지만 통일을 위해서는 얼른 철수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지나가면서 꼬마 아이들에게도 유인물을 나눠주는데 "미국놈들 몰아내자죠? 알아요 알아!"라고 기자를 반갑게 맞아준다. 어떻게 아느냐는 질문에 "미군이 없어져야 통일이 된다면서요. 그러니까 얼른 주한미군 몰아내요.~"라고 으쓱거리며 답하기도 한다. 그만큼 텔레비젼, 잡지를 통해 알려진 주한미군의 범죄가 시민들의 마음속 한구석에 자리잡고 있는 듯 했다.
이처럼 도심 아파트 밀집 지역의 통일 민심은 대체로 통일에 대한 열망이나 필요성을 많이 인식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직도 대부분의 시민들은 공동선언의 존재의 의미만을 기억할 뿐 정확한 명칭이나 선언문의 내용,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서는 거의 알고 있지 못했다. 김형국(44)씨는 "작년 양국 정상들끼리 만난 건 알지만 그게 공동선언인지 또 그게 뭐하는 건지는 잘 모르겄는디…"라고 공동선언에 대한 아직은 부족한 시민들의 이해정도를 단적으로 보여줬다.
썩어빠진 정치인이나 김정일이가 떡 하니 버티고 있는 이상 절대 안돼!!"라는 말을 하는 시민과 이러한 생각을 가진 시민들이 대부분이었다. 또한 "맨날 이북에다 퍼주기만 하니 도대체 우리들은 뭘 먹고 살라고 그라는지…"라는 옷가게 이정희(40)씨. 시민들의 이러한 냉소적 반응은 갈수록 심해지는 구조조정과 대량 실직 등으로 서민들의 생활이 더욱더 어려워지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으로 분석되며 중산층이 밀집된 아파트촌의 여론과 서민층이 대부분인 시장의 여론이 대조적으로 나타나는 점도 `통일`과 `생존권`의 상관관계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듯 했다.
광양 참여연대 박형배 사무국장은 "서민들이 생존권을 더욱 요구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된다."라며 "하지만 보편적으로 서민들은 통일이 싫다는 것은 아닐 것이다. 당장의 눈앞이 어려우니까 그런 말이 툭 튀어나올 것이고 또한 `퍼주기 식`의 논조를 펼친 한나라당과 보수우익 세력들의 이간으로 인해 서민들의 민심이 더욱 흉흉해졌다."고 말한다. 또한 그는 "서민들의 민심을 돌리기 위해 방송이나 언론매체에서 좀더 심층적인 토론을 지속적으로 진행되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살펴본 민심이 그랬듯 `통일`과 `생존권`의 연관관계는 실제 시민들의 삶속에서 뗄레야 뗄 수 없는 것들이었다. 또한 많은 서민들의 삶속에서 `생존권`의 문제는 선택의 여지 없이 그들에게 가장 절박한 문제이기도 했다. 통일이 가까워오고 있다라는 것은 누구나 공감하는 현실이지만 막상 통일을 만들어나갈 대다수 서민들의 삶이 무너지고 있다는 현실은 통일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에서 피할 수 없는, 분명 함께 풀어가야할 숙제임에 틀림없다.
***목포, 여수, 순천을 거쳐 광양까지 갔네요.
지금은 또 다른 곳으로 이동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은 진화랑, 호석이 생일이죠? 정민이도 생일축하해..
무진장 축하한다.
동기사랑 나라사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