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발생한 해운대 우동 우신골드 화재에 출동했던 구조대원입니다.
생활한지 7년 남짓 정도인데요 영화속에서나 보았던 규모의 화재를 직접 보게되고 또 현장에 출동하게 되니 정말 이제껏 겪어왔던 재난과 구조상황에 대해서 완전히 새롭게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현재 언론에서는 늑장대응과 관련 여러가지 문제점이 많이 도출되고 있는데요.
맞는 부분도 있으며 또 저희가 반성하고 또 고쳐나가야 할 부분도 있지만 어제 같은 대형화재에 인명피해가 없었다는 것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소방관들의 피나는 노력과 생명의 위험을 무릅쓴 활동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헬기구조요원인 저는 첫 출동접수시 화재진압상황으로 알고 있었으나 우선 출동한 1호기에서 옥상층에 긴급대피하여 구조를 기다리는 시민들이 있다는 무선연락을 받고 부리나케 안전벨트와 인명구조들것등을 준비하여 현장으로 날아갔는데요(송정쪽에 있는 저희 항공대에서 1분남짓 거리입니다.)
그야말로 영화에서나 보던 불길에 검은연기를 보고 또 옥상 구석에서 온몸으로 구조를 요청하는 시민들을 발견하고는 솔직히 말씀드리면 그 고층 옥상에서 바람에 헬기 호이스트로 헬리패드로 내려가야 한다는 사실이 두렵더군요. 허나 두려움도 잠시 헬피패드로 하강하여 연기가 차있는 2개층 복도에 창문을 열어 환기시키며 시민들이 있는 곳으로 가는데 성공했습니다.
최우선으로 겁에 질려 있는 시민분들을 안심시키고 연기와 열기를 피해 헬리패드로 인도하여 9명 모두 2회에 걸쳐 동백섬 옆 주차장으로 안전하게 구조했는데요.
저 말고도 부산에 있는 거의 모든 구조대원들이 어제 현장에 도착하여 수십명의 인명을 안전하게 구조 대피시켰습니다.
화재로 인한 물적피해는 소방관으로써 정말 면목없습니다만 단 한명의 사망자도 없었다는 것은 화재규모에 비해 정말 기적이라고 생각하구요.
저희 소방관들 부족한 부분도 많고 시민여러분들의 기대치 만큼 충족시키지 못하는 부분 많지만 계속해서 노력하여 개선해 나가겠습니다. 한번씩 구조관련 기사에 댓글로 소방관을 응원해주시는 시민분들을 볼때 참 힘이되네요.
. 2010.10.2 - 부산에서 한 소방관 올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