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문우답》
"하느님도 국적이 있다"
성경이라 이름하는 신, 구약은 유태 고대사, 예수 일대기입니다. 책(冊)에서 유래한 영어 바이블(Bible)을 '성스러운 경전'이라고 번역한 것이죠. 다시 말하면 유태민족의 고대사와 예수의 언행록을 묶어서 기독교의 지침서로 삼고 있습니다.
고대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역사를 기록으로 남겨 후세에 전하는 것이었습니다. 2,500년전에 공자가 편찬했다는 <서전(書傳)>은 요,순 하상주 시대의 사관들이 기록으로 남겨 당시에 까지 전해오던 역사책을 재정리한 것입니다. 영어로는 'The Book of Documents'로 번역되는데 이 역시 책(Book)입니다. 유학의 경전으로 채택되어 <상서(尙書)>,<서경(書經)으로 불렸습니다.
우리나라에도 4천여년전 단군조선 시대에 <신지비사(神誌祕詞)>라는 역사책을 편찬했다고 하는데 아쉽게도 인멸이 되어 전하지 않고 도읍지 선정에 관한 일부 내용이 <고려사> 김위제 조에 전하고 있습니다. 성호 이익선생은 이 책을 통해서 성스러운 우리나라 왕조의 문명지치(我聖朝文明之治)를 볼 수 있다고 찬미했습니다. 이처럼 동서양의 고대인들은 각자 문화의 특수성에 기인한 역사기록을 가지고 있습니다.
신, 구약은 인륜도덕을 배우기에는 유교경전만 못하고 생노병사 존재의 철학을 공부하기에는 불교의 가르침만 못하고 삶의 지혜를 깨닫기에는 <명심보감>이나 유태인의 지혜서인 <탈무드>만 못하지만 그기에는 타 종교의 가르침에는 없는 사람을 매료시키는 독특한 신관과 구원관이 있습니다.
각설하고 본론부터 이야기하면, 지금 한국 기독교는 예수가 광야에서 유세하면서 만들고자 했던 원본 예수교가 아니고 유럽인이 다시 창조해 낸 유럽 백인기독교입니다. 그리고 여호와는 유태인이 만들어낸 신관속에 하느님이지 한민족의 전통적인 관념속에 존재했던 하느님은 아니죠. 땅에는 경계가 있고 인간은 국적이 있다면 인간을 만들어 냈다는 하느님도 당연히 국적이 있어야 합니다. 기독교가 전파된 100여년전부터 유태 하느님이 한국 하느님으로 이민을 오셨나요?
한국 하느님은 인간과 별개가 아니라 조상신의 최고정점에 위치합니다.
천제 환인이 아들 환웅을 지상에 내려보내 인간 단군을 낳게 했다는 이야기는 천신이 내려와 아름다운 인간과 연애하고 증오도 하는 그리스 로마 신화와 맥락이 같습니다. 고대인의 세계관에는 천상과 지상의 경계가 없을 뿐만 아니라 신성과 인성이 다름이 없고 인간에 신성이 내재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예수도 신성(神性)은 인간에 내재한다고 보았는데 이것을 분리시키고 인성(Humanity)을 신성(Deity)의 종속개념으로 만들고 그에 따른 원죄, 대속자와 같은 후속 교리를 발전시킨 것은 로마 카톨릭입니다.
유태인이 믿는 하느님은 원래 두종류가 공존했습니다. 다신교를 믿는 대다수 유태인은 엘로힘(God)을 믿었구요. 소위 '엘'신이라고 하죠. 유일신 여호와(Lord)를 믿는 유태인은 소수종파이었는데 바빌론에서 노예생활을 하면서 엘로힘파는 바빌론의 다신교에 흡수되었고 유태로 돌아올때는 여호와를 믿는 소수종파만 남아서 현재 교리가 성립된 것입니다. 영어로 God하고 Lord는당연히 구분해야 하고 바이블을 번역할 때에도 이점을 명확히 하여 유일신 'Lord(여호와)'는 한국어 성경에서 '주님'으로 번역합니다.
그리고 유태교의 믿음은 '구원'입니다. 메시아가 와서 유태인을 구원하는데 미래에 올 것이며 아직 안왔다는 것이고 예수는 유태인이 기다리던 메시아가 아니다라는 것입니다. 중동 무슬림은 예수를 하느님이 보낸 선지자 메신져 가운데 한분, 즉 이사야 모하메트와 같은 동급으로 봅니다. 모하메트가 마지막 선지자라는 것인데 이런 차이점 때문에 유럽 기독교와 유태교 무슬림은 같은 뿌리인데도 수천년 동안을 싸우고 있습니다. 예수를 메시아로 만든것은 유럽 기독교이죠.
예수 재림론을 음미해 보면 2천년전의 예수는 메시아가 아니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고 진짜 메시아는 유태인이 믿는 것처럼 앞으로 올 것이라는 것입니다. 진짜 예수가 메시아로 재림한다면 예수를 메시아로 만든 기존 유럽 기독교는 시한이 끝나 종말을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다방면의 인문학 소양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목사가 가르치는대로 맹목적으로 광신하는 한국 기독교인들도 뭘 좀 알고 인간 예수의 '가르침'을 배워야 하는데 '유일신' '동정녀' '독생자'나 믿고 있으니 참 한심하죠. 중세시대도 아니구요. 한국 기독교에는 광신 '믿음'만 요구하고 배움을 통한 인간성찰과 깨달음이 없습니다. 옛날에는 유럽에서 머리 좋다는 천재들은 전부 신학교에 들어갔는데 이들이 개발해 낸 논리가 성경 무오류설(Infallible), 전지전능설(Almighty)같은 이론입니다. 우매한 중생들을 철저하게 세뇌시키고 엮어 놓는 것이죠.
인간에게 무슨 원죄가 있고 대속자가 필요합니까? 이 대속자 논리가 교황과 성직자들의 권위를 최상으로 끌어올렸고 교회를 지탱하는 버팀목이 되었습니다. 인간에게는 대속자보다는 참 가르침과 깨달음으로 인도하는 인류의 스승이 필요하죠.
원래 예수의 가르침은 공자 석가의 가르침과 별반 다름이 없습니다. 오히려 고대 한국의 샤마니즘, 선도사상에 녹아있는 제사장 혹은 텡그리(무당) 믿음과 강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기록에 보면 예수는 보통사람을 뛰어넘는 초능력과 치병능력을 가진 무당(텡그리)이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하늘과 인간을 연결시켜주는 영매이자 이상사회를 꿈꾼 개혁가이죠. 이런 샤마니즘적인 요소가 한국인에게 친화적으로 작용해서 편의점 숫자보다 교회가 많이 들어서고 본고장에서는 사양산업으로 사라져가는 기독교가 한국에서 흥행할 수 있는 원인이 되었습니다.
역사적으로 종교를 정치에 가장 잘 활용한 인물은 별볼일 없던 유교를 국교화한 한무제와 기독교를 국교화한 로마의 콘스탄틴누스입니다. 도교에 가려 천대받던 유교는 일약 동양철학의 주류가 되었고 로마 기독교는 그리스 로마의 전통사상을 지워버리고 유럽의 정치와 종교를 지배하는 이념으로 자리잡고 각기 2천년동안을 풍미했습니다.
신라와 백제가 불교를 수입해서 불국정토를 만들었듯이 로마의 콘스탄틴누스가 예수사상을 수입해서 통치이념화하고 예수를 모티프로 기독교를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중동에서 유럽으로 전파되어 하느님의 독생자 기독교로 재창조된 예수교는 지난 2천년간 유럽역사에 광풍을 몰아치고 이제 그 잔풍이 한국에서 마지막으로 불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예수가 태어나기 2천년전에 천제 환인과 그 아들 환웅, 천신 환웅의 피를 받은 단군이라는 체계적인 천손사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고구려를 건국한 주몽은 "나는 천제의 아들이요 화백의 외손이다"라고 당당하게 외쳤습니다. 우리민족의 하느님은 하늘에 빛나는 밝은 태양, 즉 광명입니다. 그래서 이름도 밝달민족(배달민족)입니다. 만주 한반도 도처에 산재한 백산, 태백산, 백두산이라는 명칭이 이를 증명합니다. 일월성신에서 나오는 광명은 다름아닌 모든 생명의 근원입니다.
여기에는 유일신론, 구원론, 천당지옥도 없고 태양이 골고루 비치듯이 지상의 모든 생명체를 교화하고 함께 잘사는 "접화군생(接化群生)" "홍익인간(弘益人間)" 사상이 깃들어 있습니다. 한국인의 조상들이 꿈꾸던 이상향은 천당이나 극락세계가 아니고 지극한 인본주의가 살아숨쉬는《지상낙원》《홍익세상》이었습니다.
만들어진 독생자 예수를 믿는 기독교는 '인간 예수교'로 다시 탄생할 때가 되었습니다. 예수가 '사람의 아들'임을 자인하고 구도과정을 거쳐 신성을 접하게 되었음을 고백할 때에 그 가르침이 더욱 빛이 날 것입니다. 또한 한국역사, 전통문화를 배척하거나 충돌하지 않고 한국문화에 친화적인 기독교로 부활할 것입니다.
제가 보는 한국 기독교관입니다.
한뿌리사랑 세계모임
대표 김 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