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외식 리뷰… 비싸다, 뜯겼다, 속았다
[비싸도 너무 비싼 코리아]
세계적 여행 사이트 리뷰마다
“가격도 양도 모두 불만족” 속출
송혜진 기자 이태동 기자 입력 2023.04.15. 03:35 조선일보
“아…, 딱 요만큼 나오네요.”
지난 12일 서울 광화문 한 한식집에서 만난 마그다 예이네발(26·스웨덴)씨가 이날 점심식사로 주문한 3만3000원짜리 갈비구이 반상을 보며 이렇게 말했다. 엄지손톱만 한 갈비구이 몇 조각이 접시에 담겨 있었다.
예이네발씨는 “요즘 한국 외식 물가가 정말 너무 비싸다”면서 “가장 좋아하는 한국 음식이 갈비지만, 제대로 못 먹고 지낸 지 벌써 1년이 넘었다”고 말했다. 그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두어 달에 한 번씩은 사먹곤 했지만 요즘엔 그마저도 정말 쉽지 않다”고도 했다.
‘비싸다’(pricy)’ ‘과하다(Overpriced)’ ‘말도 안 되게 비싸다(Steep)’ ‘사기다(Scam)’….
한국 외식 물가가 계속 솟구치면서 트립어드바이저, 론리플래닛, 레딧과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같은 각종 소셜미디어와 식당 리뷰 커뮤니티에는 최근 한국 식당을 방문하고 가격이나 양에 불만을 느낀 외국인 리뷰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말레이시아인 쿠샤이리씨는 지난 3월 말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국 여행에 대해 “한국 여행은 저렴하지 않다”는 제목의 글을 썼다. 그는 “성인이 한국에서 한 끼 밥을 먹으려면 기본 1만4000원 이상이 든다”고 썼다.
한 일본인 관광객은 이달 초 유명 소셜미디어 플랫폼에 우리나라 한 삼겹살 식당을 다녀온 후기를 남기면서 “이렇게까지 비쌌나?”라고 썼다. 그는 “예전보다 최소 1.5배는 더 비싸진 느낌”이라고 했다.
여행 정보 플랫폼 트립어드바이저에는 한 러시아 출신의 외국인이 서울 종로 한식집을 다녀와서 “뜯겼다(Ripped off)”는 리뷰를 남겼다. 그는 “2인분에 420달러(54만원)짜리 한정식을 먹고 나니 속은 기분”이라고 썼다.
미국인들이 즐겨 쓰는 소셜미디어 커뮤니티 레딧에는 “한국은 다른 동아시아 국가보다 더 비싸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한국은 아시아에서 가장 비싸다 해도 과언이 아니라”라고 썼다. 그는 “한국 식당 물가는 물론이고, 과일 같은 식료품도 깜짝 놀랄 수준으로 비싸다”고도 썼다.
글로벌 물가조사 사이트 ‘넘베오’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식료품 물가는 전 세계에서 넷째로 높았다. 버뮤다, 스위스, 케이맨제도 다음이었다. 북유럽의 대표적인 고물가 국가인 노르웨이가 우리나라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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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수육 14만원, 돈가스 10만원, 만두 6만원… 상상초월 ‘그늘집’ 물가
말도 안되는 음식값… 그래도 팔리는 나라
송혜진 기자 입력 2023.04.15. 03:43 조선일보
14일 서울 중구의 한 평양냉면 집에 걸린 가격표. 이 식당은 올해 주요 메뉴 가격을 인상하면서 냉면은 1만4000원, 제육 한 접시는 3만원이 됐다. /장련성 기자
한국에는 ‘골프장 그늘집 물가’라는 게 있다. 골프장 18홀을 돌다가 중간에 출출하거나 식사 때를 맞추지 못하면 간단히 요기를 하는 장소를 흔히들 그늘집이라 부른다. 그늘집에서 파는 음식 가격은 상상을 초월한다. 경기도의 한 골프장에선 탕수육 한 접시에 14만원을 받는다. 이곳만 그런 게 아니다. 경기도 기흥 한 골프장 그늘집에선 돈가스 한 접시가 10만원이다. 여주 골프장에선 만두 한 접시에 6만1000원, 이천 골프장에선 떡볶이 한 접시에 6만원을 받고 있다. 한국골프소비자모임의 한 관계자는 “그늘집의 식음료 가격은 코로나 이후 골프 인구가 급증하면서 왜곡이 더 심각해졌다”면서 “대대적인 조사와 정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늘집 바가지는 물론 일반인이 쉽게 체감하기 힘든 대단히 극단적 사례다. 문제는 이 가격이 통용되면서 우리 사회 특유의 접대 문화, 법카 문화와 접목해 실생활 물가에서까지 ‘새로운 잣대’ 역할을 하며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서울 압구정동에 있는 한 일식당. 요리사가 그날 재료에 따라 음식을 만들어주는 소위 ‘오마카세(맡김차림)’ 가게다. 1인분 가격이 40만원이 넘는다. 작년 말 이곳을 어렵게 예약해 음식을 먹고 갔다는 일본 관광객 A씨는 “도쿄에서 즐겨 다니던 식당보다 퀄리티에 비해 가격이 너무 비싸 당황했다”면서 “다시 오진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일본 도쿄 신니혼바시역 근처에 있는 한 고급 일식당의 저녁 오마카세 1인 코스는 1만5000엔(약 14만7000원)이다. 지난달 말 회원 100만명 넘는 국내 최대 여행 후기 카페에는 이 식당이 ‘저렴하다’고 평가하는 글들이 잇따라 올라왔다. 워낙 비싼 서울 물가와 비교된 셈이다.
오마카세는 음식 자체를 식당 요리사에게 맡긴다는 뜻. 우리나라에서는 요즘 일종의 ‘사치의 상징’처럼 여겨진다. 최근 일본 언론은 “(한국에선 오마카세를 먹고) SNS에 사진과 영상을 업로드해 타인에게 자랑하는 것까지 세트”라며 “한국 젊은이에게 사치의 상징”이라고 비판했다.
우리나라 식당 물가는 지난 1~2년 사이 천장(天障)을 뚫었다. 서울 압구정과 한남동, 성수동 일대의 일부 식당은 일반인이 생각하는 음식 가격의 상식을 뛰어넘었다. 서울 사대문 안에 있는 특급 호텔 뷔페는 심할 경우엔 지난 1년 동안 40% 넘게 치솟았다.
◇천장 뚫린 외식 가격
지난 5일 서울 이태원의 소고기 전문점. 점심 8만원짜리 소고기 코스 요리 한 가지만 파는 곳이다. 가게 입구에서 번호표를 뽑자 스마트폰으로 ‘예약 대기 34번’이라는 알림이 왔다. 비싼 가격에도 대기 신청을 하고 1시간 가까이 기다려야 한다. 식당 입장에선 비싼 가격에도 일부의 과시욕이나 허영심 등으로 수요가 줄어들지 않는다는 소위 ‘베블런 효과(Veblen effect)’를 노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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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푸치노·햄버거값 세계 최고 수준… “밥 사달라는 후배가 무서워”
서민 한끼도 부담… ‘물가 포비아’ 확산
이미지 기자 입력 2023.04.15. 03:46 조선일보
서울 강남의 곰바위 본점의 점심 곱창전골 1인분은 3만3000원이다. 그나마 저녁보다 1만2000원 싸다. 점심에 직장인 둘이 곱창전골을 먹고, 인근 카페에서 아이스라테(6000원) 한 잔씩 마시면 7만8000원이다. 저녁에 소주라도 한잔한다면 하루 20만원 이상 소비를 감수해야 할 판이다. 인근 간장게장 전문점 꽃지의 간장게장 특정식은 4만5000원이다. 직장인 커뮤니티에 “요즘에는 밥 사달라는 후배가 무섭다” “간단히 한잔하자는 말에 눈치가 보인다”는 푸념은 비일비재하다.
/그래픽=김성규
비싸도 너무 비싼 한국 외식 물가는 호텔 뷔페나 오마카세, 고급 레스토랑 같은 소위 핫플레이스에만 국한된 건 아니다. 직장인의 간단한 점심 한 끼와 후식 커피, 저녁 소주 한잔, 가족의 주말 외식 가격에도 회오리처럼 침투한 것이다. 전반적인 외식 품목의 하단 가격이 상향화하면서 식당 가기가 부담스러운 실정이다.
◇한국에 오면 비싸지는 글로벌 프랜차이즈 식당
우리나라 음식 값은 세계적이다. 서울 성수역 근처의 한 카페는 가장 저렴한 커피 메뉴가 6000원부터 시작된다. 단맛이나 우유 등을 가미한 메뉴는 7000~8000원이다. 인근의 다른 카페도 카페라테를 6500원에 판다. 최근 일본에서 ‘핫하다’는 도쿄 구라마에 인근 커피숍의 소이라테는 550엔(5400원), 아이스커피(미디엄)는 420엔(4500원) 정도로 성수동보다 싸다. 국가·도시별 비교 사이트 넘베오에 따르면 한국의 카푸치노 가격은 3.63달러로 캐나다(3.55달러), 독일(3.43달러), 일본(3.32달러), 프랑스(3.21달러)보다 비싸다. 넘베오는 중간 가격대 식당에서 2명이 전채와 후식이 포함된 식사를 할 때 비용도 비교해놨는데 우리나라에선 38.09달러가 든다. 일본(37.52달러), 대만(32.76달러)보다 비싸다.
전 세계 어디서나 맛과 서비스가 표준화된 프랜차이즈 식당이 한국에 오면 가격이 비싸지는 기현상도 벌어진다. 미국과 한국에 지점을 둔 고든램지 버거의 헬스키친 버거는 한국에서 3만1000원에 팔린다. 미국(라스베이거스)에서는 2만5000원(19.99달러) 정도다. 감자튀김도 한국이 2000원 이상 비싸다. 한국 소비자는 브런치 식당인 오리지널팬케이크하우스에서 기본 팬케이크(6조각)는 일본보다 37%, 더치베이비는 미국보다 22% 돈을 더 내고 사먹는다. 커피 체인 스타벅스의 카페라테 가격을 비교한 스타벅스 지수를 보면 우리나라는 4.11달러인데 일본은 3.56달러, 미국은 3.26달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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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쉐린★’ 런치… 강남 14만원, 뉴욕 7만원대
고급식당 가격 한국이 2배 비싸
디너코스는 20만원 훌쩍 넘기도
이태동 기자 입력 2023.04.15. 03:44 조선일보
세계적인 식당 안내서 미쉐린 가이드에 등재된 고급 식당 가격도 한국이 해외 주요 국가보다 비싼 경우가 늘고 있다. 대체로 전채요리, 샐러드, 메인요리(육류 위주) 등을 코스로 팔며, 위치는 각 도시의 중심가에 있는 식당을 비교해봤다. 미쉐린 1스타 인증을 받은 서울 청담동 L 레스토랑은 런치 베이직 코스를 14만원에 운영 중이다. 반면 똑같이 1스타를 받은 일본 오사카의 한 프렌치 레스토랑은 런치 가격이 6600엔(약 6만5000원), 미국 뉴욕 유명 레스토랑의 2코스 런치 식사는 58달러(7만5000원)다. 비슷한 서양식 레스토랑 메뉴인데 한국이 2배 안팎 더 비싸다.
극단적 사례가 아니다. 서울 신사동이나 청담동, 한남동, 이태원 등지의 미쉐린 1스타 레스토랑에선 음식 종류를 불문하고 런치 코스가 10만원 이하인 경우는 찾기 어렵다. 반면 일본 도쿄나 오사카, 미국 뉴욕 대도시에선 10만원 이하 런치 메뉴를 운영하는 곳을 종종 볼 수 있다. 1스타 인증을 받은 도쿄 한 프랑스 음식점은 5코스 가격이 8250엔(약 8만1000원)이고, 미국 뉴욕에 있는 또 다른 1스타 레스토랑은 3코스 브런치 가격을 48달러(약 6만2000원)로 책정했다. 고급 식당 물가만큼은 해외 대도시가 서울보다 훨씬 비싸다는 기존 상식이 뒤집히고 있는 것이다.
디너 코스도 마찬가지다. 미국 뉴욕의 한 한식당 디너 4코스는 95달러(약 12만3000원)로 웬만한 한국 미쉐린 식당 런치 가격보다 싸다. 반면 한국에선 1스타 레스토랑 디너 가격이 20만원을 훌쩍 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와인 페어링(음식과 어울리는 와인을 마시는 것)까지 추가하면 15만~20만원이 더 든다.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A 레스토랑의 경우 디너 코스가 28만원이고, 와인 페어링은 18만원이다. 둘이서 한끼를 하는 데에 74만원이 드는 셈이다.
이 같은 외식 물가 급등은 식료품을 포함한 생활 물가 상승과도 연관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물가조사 사이트 ‘넘베오’ 자료를 보면, 생활 물가 지수 순위에서 한국은 140국 중 19위(70.4)를 기록해 16위(72.4) 미국과 큰 차이가 없었고, 29위(64.6) 일본에는 크게 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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