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열 동기생들은 만추의 가을을 맞이하여 부부동반을 포함한 65명이 양재역에서 관광버스 2대에 탑승하고 08;00시경에 문경새재를 향하여 출발하였다. 중부 내륙고속도로와 중원대로를 타고 가다가 새재로(소조령길)로 접어들면 고사리 마을에 신혜원(新惠院)이 있다. 신혜원은 서울 나들이를 다녀오던 선비들의 애환이 서린 쉼터였다. 이화여자대학교 고사리 수련관을 지나 조령산 관리사무소 부근(神仙峰 標誌石)에 도착한 시간이 오전 10시 30분 경이었다. 조령산 관리사무소는 충북 괴산군 연풍면 원풍리에 위치해 있으며 이곳에서 부터 새재로를 따라 약 2,4km 걸으면 제3관문 조령관(鳥嶺關)에 닿는다.
조령관은 마폐봉과 남쪽의 조령산(1,025m) 사이의 고개로 새도 쉬어 넘는다는 조령에 위치한 관문이다. 임진왜란 이후 문경새재에 주흘관, 조곡관, 조령관 등 3개의 관문을 설치하고 국방의 요새로 삼았다. 조령관은 북쪽의 적으로부터 영남지방을 수호하는 역할을 하는 관문으로 충북 괴산군 연풍면과 경북 문경읍의 경계이면서 군사적 요충지다. 세개의 관문을 따라 옛날 선비들이 청운(靑雲)의 뜻을 품고 과거를 보러 다니던 길의 옛 모습을 그대로를 간직하고 있으며 약 10km에 이르는 구간이 명승으로 지정되어 있다.
영남지방에서 한양으로 가는 길목은 남쪽의 추풍령(秋風嶺)과 북쪽의 죽령(竹嶺)이 있는데 영남 선비들은 문경새재(聞慶鳥嶺)를 더 선호하였다. 왜냐하면 추풍령을 넘으면 추풍낙엽과 같이 떨어지고, 죽령(竹嶺)을 넘으면 미끄러진다는 선비들의 금기사항 이었지만 무엇보다도 문경(聞慶)은 경사로운 소식, 기쁜 소식을 듣는다는 이유 때문이기도 하였다. 문경새재길은 울긋불긋한 단풍으로 곱게 물든 산의 경치 뿐만아니라 과거 보러 가던 선비들의 애환이 깃든 곳으로 눈이 정신을 차리지 못할 정도로 볼 곳이 너무 많고 아름다움에 취해 있었다.
제 3관문 부근에 위치한 책바위앞에서 소원을 빌면 장원급제 한다고 하여 반드시 기도하고 마지막 제3관문인 조령관을 통과하여 한양으로 떠났다. 동화원터는 조령원과 함께 조선시대 길손들에게 휴식을 제공하던 곳이었다. 바위굴과 새재우(鳥嶺雨)는 갑작스런 소낙비로 이 바위굴에 들어와 우연히 만나게 된 두 남녀가 깊은 인연을 맺고 헤어진 후 아이를 낳았으며 그 아이는 아버지를 찾아 만났다는 전설이 깃든 곳으로 지금도 청춘 남녀가 이곳에 들면 사랑과 인연이 더욱 깊어져 평생을 헤어지지 않는다고 한다.
제2 관문인 조곡관(鳥谷關)에 다다르자 문경 시청의 역사 해설사인 홍연경 여사가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해설사의 설명을 진지하게 들으면서 가벼운 마음으로 천천히 이동하였다. 문경 조령의 중간에 위치한 제2 관문인 조곡관은 늠늠하고 고운 자태를 지니고 있었다. 관문 정면 아래로 흐르는 계곡과 관문이 어우러지는 풍경이 빼어나게 아름다웠다. 제2관문 조곡관을 지나면 그림같은 조곡 폭포가 나오고 이어서 '조령산 불됴심표석'이 보인다. 산불됴심비는 조선 후기의 희귀한 산림보호 비석으로 많은 사람들이 오고가는 길목에 산불 예방과 주흘산의 자연에 대한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자 세웠다고 한다.
교귀정(交龜亭)은 조선 9대 성종 초에 건립된 정자로, 임금으로부터 명을 받은 신,구 경상감사가 서로 업무를 인수인계하던 곳이며, 바로 앞은 용추폭포가 있는 문경새재에서도 경치가 빼어난 절경으로 꼽고 있다. 특히 교귀정에서 내려다 보이는 용추폭포 바위는 TV사극 '태조 왕건'에서 궁예가 최후를 맞이한 촬영장소로도 유명한 곳이다. 그리고 교귀정 옆에는 봉황을 닮은 신비스러운 소나무가 자라고 있어 운치가 한결 돋보였다. 상처난 소나무를 지나면 조령원터에 이른다. 조령원터는 고려와 조선시대 출장하는 관리들에게 숙식을 제공하기 위한 시설로 1관문과 2관문 사이에 위치해 있다.
왕건교 매표소에 이르면 문경새재 오픈세트장이 나온다. 문경새재 오픈세트장은 고려와 조선시대의 풍경을 실감나게 재현한 곳으로 태조 왕건, 불멸의 이순신, 대조영, 해를 품은 달, 대박 등의 유명 사극 촬영지로 유명하다. 왕건교를 지나서 왼쪽으로 가는 길로 접어들면 혜국사(惠國寺)가 나온다. 혜국사는 신라 문성왕 8년(서기848)에 보조체징국사가 창건하여'법흥사'라 하였으며 문경새재 제1관문 오른쪽 주흘산 중턱에 자리잡고 있다. 고려말 홍건적의 난이 일어나자 공민왕이 남쪽으로 몽진하여 주흘산 정상 가까이에 임시로 행궁을 지어 머물렀는데 이 절이 나라의 은혜를 입었다고 하여 혜국사로 부르게 되었다.
조선 초기 영남대로가 개척된 후 수많은 사람들이 문경새재를 넘나들 때 자연스럽게 혜국사에 참배하게 되었는데 과거길을 가는 유생들은 장원급제를 발원하였고 개나리 봇짐장수들은 장사가 잘 되기를 기원하기도 하였다. 임진왜란 당시 이곳은 전략적 요충지였고 서산대사, 사명대사, 영구대사들이 머물게 되면서 유명한 절이 되었다.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면서 문경새재의 과거길에서 선비들의 간절한 마음을 떠올리며 숲길을 천천히 걷다보니 어느새 종착역인 제1관문 주흘관에 도착하였다. 오후 2시가 다된 시간이었다.
제1관문 주흘관(主屹關)은 문경새재의 첫 관문이자 3개 관문 중 옛 모습을 가장 잘 간직하고 있는 곳으로 문경새재 과거길 걷기 여행의 본격적인 출발지점이기도 하다. 주흘관(主屹關)은 우뚝 솟을 '흘'자와 '빗장 관' 자를 쓰는데 문경의 진산 '주흘산'과 빗장을 잠그듯 문을 잠가놓는다는 의미로 추측된다. 해설사인 홍연경 여사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나누고 문경 관광호텔로 향하였다. 주흘관을 지나 가로수 길로 들어서면 늦 가을 정취를 흠뻑 느낄 수 있는 울긋불긋한 단풍이 한 폭의 그림을 자아낸다.
문경새재길은 한국이 걷고 싶은 길 1위에 올라있는 곳으로 가을은 더욱 아름다운 길이다. 새도 날아서 넘기가 힘들다는 고개라고 해서 새재(鳥嶺)라 불리지만 지금은 길이 잘 다듬어져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걸을 수 있는 부드러운 흙길로 인기만점이다. 그리고 흙길을 걷고나서 발씻는 곳이 따로 있어 맨발로 산책하기 좋다. 선비상을 지나면 문경 관광호텔로 이어진다. 문경 관광호텔에서 산채비빔밥과 오미자 막걸리를 곁들여서 권커니 잣커니하면서 정겹게 대화를 나누며 즐거운 식사를 하였다. 부산에서 올라온 박석룡과 문경에 있는 오흥록 동기생이 식사시 함께 어울려 반가웠다.
문경새재길은 10년전 여름에 와보고 두번째이지만 계절이 바뀌다보니 느낌이 감성적으로 다가왔다. 매년 가을철이면 대열동기생들과 함께 여행을 하지만 이번 여행길은 편안히 걸으면서 동기생들과 아름다운 자연을 벗삼으며 부담없이 대화를 하고 살갑게 우정을 나눌 수 있어서 재미가 쏠쏠하였다. 아름다운 가을의 정취를 만끽하면서 함께 여행한 동기생들도 만족스러운 표정들이었다. 그리고 김종윤 부부는 사랑하는 아들 준범이와 함께 여행하면서 보낸 즐거움은 감동적이었다. 전인구 동기는 입담이 좋기로 소문나 있다.
문경새재 과거길과 관련된 소재로 고경명 손자가 머슴살이부터 장원급제 하였다는 이야기와 더불어 10년만에 아내를 만난 이야기를 재미있게 설명하였으며 또한 문경새재 여행에 관련된 정보를 상세히 알려주어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 조장으로서 임무를 훌륭하게 수행한 전인구 동기에게 박수를 보내는 바이다. 끝으로 이번 여행길을 안내해준 대열동기생 회장단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다. 이번 여행의 걸음거리는 약 20,000보 였다.
관광버스 하차지점(신선봉 표지석)
조령산 자연휴양림 이정표
제3관문 조령관으로 가는 길
과거길 선비 조각상
백두대간 조령 표지석
문경새재도립공원 안내표지판
문경새재 과거길 표지석
북쪽에서 남쪽으로 바라본 제3관문(조령관)
남쪽에서 북쪽으로 바라본 제3 관문 조령관
제3관문 조령관에서 제1,2 관문, 조령원터까지 거리 이정표
제2관문 조곡관으로 가는 길
바위굴과 새재우 이야기
바위굴
제2 관문 조곡관에서 역사 해설사의 설명
제2관문 조곡관
조곡관에 대한 설명판
제2조곡관을 배경으로
조곡폭포
산불 됴심 표지석
문경새재 과거길(옛길)
TV사극 태조 왕건 궁예가최후를 맞이한 촬영장소
교귀정과 봉황을 닮은 신비스런 소나무
교귀정에 관한 설명 표지석
제1관문 주흘관으로 가는길
영남대고 옛 과거길
조령원터 설명판
고려와 조선시대 출장하는 관리에게 숙식제공
왕건교 건너 문경새재 오픈세트장
문경새재 오픈세트장
발씻는 곳
혜국사에 대한 설명
제1관문 주흘관
제1관문 주흘관에서 남쪽으로 바라본 풍경
제1관문 주흘관
제1관문 주흘관에서
문경관광호텔 가는 가로수길 울긋불긋한 단풍이 아름답다
선비상
문경새재 과거길 표지석
문경 관광호텔 전경
가을 국화꽃이 탐스럽다.
첫댓글 기억력이 대단하시네,해설사 설명 다시듣는듯.사진솜씨도 대단하고.잘봤슴다.
멋진 기행문일세.
생생하게 현장이 살아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