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봉산 산행기
인터넷 카페 검색 중 “검봉산 갑니다. nero” 가 눈에 들어온다.
1월23일 아침7시30분 전철1호선 동대문 역으로 관심 있는 사람 오란다.
신출내기 왕 초보 시간을 갖고 생각 좀 해봐야지 하며 여유 부리다 시선을 돌려 달력을 보니 내일이 아닌가. 난 일주일 후 쯤 되는 줄 알았다.
정보의 바다에서 허우적대며 헤엄을 쳐야 어느 정도 판단이 설 것 같다
부지런히 마우스를 미끄러뜨리며 검봉산을 검색하니 높이 약530m의 검봉산은 이름도 아름다운 강촌역 근처에 위치해 있으며 칼을 세워 놓은 것처럼 생겼다고 해서 칼봉 또는 검봉이라 한다
도끼가 칼을 만나면 정말 멋진 한판이 될 것 같았다.
산의 높이나 난이도도 부담이 없을 것 같은 검색 결과에 호기심이 더해갔으며 낮 설기는 하여도 오를 만 할 것 같아 동행하고 싶었다.
검봉산에 산행 예정 인 대다수의 인터넷 카페 산악회들은 청량리 역에서 기차를 타고 출발하며 낭만을 가득 싣고 떠났다가 추억거리를 듬뿍 안고 돌아오는 즐거운 산행으로 이런 정도의 산행이라면 후회 없는 좋은 하루가 될 것 이다.
백두산악회도 기차를 타고 가는 건지(?) 기대가 된다.
동대문에서 만나는 것이 조금 찜찜하지만?
묻어가겠다고 연락을 해야지 생각을 하며, 하고 있던 회사 일을 마무리하기 위해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정신없이 일을 마친 시간이 새벽 3시 반 정도 되었다.
지금 잠자리에 들어도 5시쯤 일어나려면 번거롭고 더 힘들 것 같다.
성냥개비 두개를 동강 내서 눈꺼풀에 고이고? 새벽녘에 정적을 깨고 들려오던 증기기관차의 기적소리가 문득 생각이 나기에 상상의 검봉산 기차여행을 떠난다.
문배마을에서 산채비빔밥에 토속주 마시고, 구곡폭포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자연을 감상하며 낙엽 길도 밟아보고 산골길도 굽이돌아.....
상상의 나래를 접고 다시 몇 군데의 산악회 카페에 마우스를 들이대고 휘저으며 밤을 하얗게 뒤집어 놓으니 출발할 시간이 가까워진다.
주섬주섬 출발 준비를 하면서 nero에게 전자파를 날리니 건강에 해로워서 그런가(?) 채널이 다른가? 응답이 없다.
어젯밤에 우리큰딸이 산에 가셔서 기운이 없고 출출하실 때 드시라고 정성껏 구워준 쵸코 쿠키랑, 팥떡, 사과 두개를 배낭에 넣고, 다시 nero에게 신호를 보내도 묵묵부답이다.
우리 집 사람 새벽 상 차려주며 나의 건강을 걱정하는 모습에 나는 더욱 신경이 쓰인다.
출발은 해야겠는데 초행이라 정확한 집결지를 알 수도 없고?
백두맨에게 "돈쓰돈돈 돈돈쓰돈" 하며 돈 꿔달라고 타전을 하니 신속히 알았다 "쓰돈" 하며 쓸돈 밖에 없지만 동대문으로 오란다.
지하철 동대문역 4번 출구를 빠져 나와 낯선 거리의 모습을 의아하게 생각하며 앞만 보고 걸음을 재촉하니 웬 관광버스 앞 사람들 무리 속에 낯익은 얼굴이 보인다. nero 였다.
그렇게 신호 장애가 머리를 돌게 하더니 반갑게 미소로 손을 내밀며 악수를 청한다.
조금 늦은 듯하여 미안했다.
백두맨은 어디에 있느냐 물으니 버스를 손짓하며 안에 있다고 한다.
백두맨이 버스 안에 얌전히 앉아 있을 친구가 아닐 텐데 이상하다 생각하며, 기차로 가는 것
아니냐 하니 옛날이야기 하지 말란다.
겸연쩍어 버스에 오르니 벌써 좌석은 만원사례다.
스마일맨 승호가 미소로 반갑게 맞아 준다.
통로 옆 좌석에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낯익은 얼굴이 잔뜩 주눅이(?) 들어 미소로 반기는데
아니 우리의 백두맨 아닌가?
어떻게 된 것이냐 천하의 백두맨 !! !!!(야구 방망이 두개만 주려다 세 개 더준다 힘내라고)
그 이유를 모를 리가 있겠느냐 창가에 미소 띤 고운여인이 수락산 등정 후 식당에서 인사한
마나님이 아니신가.
가볍게 인사 나누고 스마일맨 승호 옆 좌석에 몸을 맡기니 나른해진다.
잠시 후 출발 전 좌석 및 인원 점검을 하는지 떠들썩하더니 관광버스 좌석이 부족하여 백두산악회 임원 인 듯한 몇몇 사람을 토해버리고 출발하는데 사전 연락 없이 참석한 나로서는 몸 둘 바를 모르게 미안했으나 다행스럽게도 봉고차로 산행에 합류한다니 마음이 놓였다.
서울 시계를 벗어나 미끄러지듯 달리던 버스는 어느덧 낯익은 양수리 다리를 뒤로 한 채 조금을 지나자 강 건너에 보이는 모습이란 한심하기 짝이 없는 인간들의 무분별한 자연 파괴로 뭉개져가는 이기의 산물들이 흉물스럽게 펼쳐진 광경이 나의 마음을 안타깝게 한다.
휴게소에서 잠깐 머문 후 출발한 차내에는 신임 회장님 인사말, 유임된 멋쟁이 총무님의 유머 한마디, 신임 등반대장님의 검봉산에 대한 소개와 등산코스 설명, 미리 나눠준 지도가 곁들여진 유인물 내용을 설명 하며 산행 시 주의사항 등 모든 것이 낯선 나에게는 유익한 시간이었다.
경춘가도를 달리며 멀리 강촌이 보이는 강 건너 산중에 우리들을 반겨줄 검봉산이 있겠구나 생각하니 마음이 설렌다.
다리를 건너 강촌역을 우측으로 끼고돌아 버스가 멈춰서니 웬 자전거나라 유람 온 기분이다.
드디어 산행이 시작 되는가보다.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배낭을 들쳐 메니 산행 준비완료.
신고합니다!
검봉산행 인원보고 총원 버스한차 봉고약간명 사고 무 현재인원 총원과동일 이상 무!
동시에 발걸음도 투박하게 산행은 시작되었다.
등반대장을 리더로 하여 50여명의 회원들이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산행의 들머리인 강선사 입구를 알리는 안내판을 우회하여 들어서니 민가가 몇 채 보이고 시멘트 포장길을 지나서야 산행의 냄새가 물신 나는 오솔길로 이어졌다.
날씨 또한 우리를 반기듯 포근하였고 하늘은 청명하여 일행 모두가 무사히 산행을 마칠 것 같다.
본격적인 검봉산 등산로에 접어들어 숲길을 조금 걸으니 숨이 찬다.
무리지어 걷는 속에서 백두맨 뒤만 열심히 따라 걸으니 한결 수월 한 것 같다.
얼마를 오르니 숨고르기를 하는 일행들이 하나 둘 보이기 시작 했다.
무리가 길게 늘어지기 시작 한다.
백두맨 앞서가고 있는 스마일맨 승호를 불러 왕 초보 고도끼 놔두고 먼저 간다고 나를 또 챙겨주며 같이 가잔다.
선두에선 등반대장이 앞에 전개될 코스에 대한 주의사항 방법 등을 설명하고 몇몇 사람은 땀을 식히며 겉 옷 들을 벗느라 부산스럽다.
잠깐 쉬어가는 중에도 계속 등정을 하는 베테랑 회원들은 가파른 산등성이를 잘도 오른다.
나도 굳었던 몸이 풀리기 시작하니 열심히 선두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급경사의 너덜 길을 한발 한발 옮길 때마다 숨이 턱까지 차오르니 심호흡 깊게 하며 오르고 눈앞이 노랗도록(?) 오르다 잠시 숨을 고르며 아래쪽을 내려다보니 한 줄로 굽이굽이 꼬리를 물고 오르는 일행들의 모습들이 너무나도 아름답고 힘차 보였다.
십리는 간 듯 한참을 더 올라가 넓은 바위능선에서 땀을 식히며 잠시 휴식을 취하니 뒤따르던 일행이 도착하기 시작했다.
이때 어디선가 농담석인 미스 분위기양 목소리가 출발이다! 를 외치니 먼저 도착했던 일행들 엉거주춤 일어나서 출발하기 시작한다.
막 도착한 회원들 누구 약 올리느냐? 하며 서로가 크게 웃음한번 웃고 먼저 도착한 회원들은 눈인사를 뒤로하고 이름 없는 봉우리를 향해 발걸음을 내딛는다.
날카로운 잔 바위와 소나무 사이를 빠져나와 잠시 후 도착 한곳은 이름조차 지어 받지 못한 봉우리(435m)로 그곳에 올라서니 벌써 칠,팔명의 회원들은 배낭에 가지고온 과일 음료수 등을 꺼내 마시며 갈증을 달래고 있었다.
한걸음이 천리인 듯 땀을 뻘뻘 흘리며 올라온 나는 스마일맨 승호와 아름답게 펼쳐진 전경을 감상하며 땀을 식혔다.
아래쪽에 흐르는 북한강의 푸르른 물줄기로부터 그 너머에 보이는 삼악산의 아름다운 자태들도 나를 매료시키지만 내가 휴식을 취하고 있는 이 작고 이름 없는 바위 봉우리의 서쪽 검봉 정상 쪽이 보이는 서벽과 북벽의 깎아지른 벼랑의 위엄이 내려다보는 나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한다.
이때 누군가가 북벽 쪽으로 사람이 내려 간 것 같은데 라며 의문을 던지자 곧 확인에 나선 등반대장 사실무근임을 알리고 이름 없는 봉우리를 뒤로 한 채 정상을 향해 출발 하자며 정상 쪽 급경사 비탈길로 사라진다.
한편 산 사나이 nero와 백두산악회 그 자체인 닉네임 백두맨 경험 없는 여자회원 산행 지도하느라 안 오는지 힘들어하는 처녀회원 배낭 대신 들어주려고 안 오는지 본인들 스스로가 사실에 근거하여 진상을 밝혀주기 바란다.
눈을 따갑게 찌르던 땀도 얼추 바람 따라 여행 떠난 것 같기에 무명 봉에서 출발하여 남쪽 급경사를 어렵게 내려와 검봉산 정상으로 향하는 등산로에 접어들었다.
이 등산로는 폭이 좁고 양쪽의 경사가 상당히 가파른 지형으로 나무가 무척 많이 우거져 있어 굴러 떨어져도 밑바닥 까지 구르기 전에 나무에 걸려 크게 다치지 않고 구조 될 수 있겠다고 쓸데없는 생각을 하면서 걷는데 일렬로 길게 늘어선 앞쪽의 몇 사람이 어찌나 빠른지 꽁무니에 매달려 허둥대는 사이에 간격이 삼십여 미터쯤 벌어져가고 선두에 선 사람들은 구름을 타고가나? 미끄러지듯 좌우로 사라졌다가는 나타나고 바위언덕 위로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나는 등 신출귀몰 하는 모습에 귀신에 홀린 것 같아 정신 바짝 차리고 발걸음을 재촉하며 간격을 좁혀가니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속들이 출출 했는지 배낭을 풀어 주먹밥 한 덩이를 건네주기에 먹어보니 꿀맛 이다.
우리의 스마일맨 승호 출발 하잔다.
입안의 주먹밥 우물거리며 숲길을 한참 걸어 낮은 언덕을 넘으니 정상이 보이는데 등반대장 여기서 일행을 기다리며 휴식을 취하란다.
정상은 일행을 기다리기가 마땅치 않은가보다?
베테랑 정회원 기다리는 동안 입이 심심 했던가 한상(?) 조촐하게 펼쳐놓고 소주한잔 권하기에 사양하고 귤 한개 로 목을 축였다.
미스 분위기양(?) 김밥과 과자를 건네니 고맙다는 인사로 시장기를 달랜다.
선두로 도착한 십여 명의 일행 중 여성이 더 많은 것 같다?
앞에서 신출귀몰 하던 대단한 여성 들이다.
그런데 그중 백두맨 부인(한라우먼 인가(?) 잘 모르겠네)도 당당히 한자리 차지하고 있으니 놀라울 따름이다.
그러나 다음 이야기를 듣고 보니 이건 놀랄 일도 아니다.
태백산 종주라던가 백두대간 종주라던가 좌우지간 종주는 종주인데 한여름 이른 새벽에 출발하여 12시간 종주산행을 마치고(한라우먼도 아니고 원더우먼 이네) 귀경을 했다니 대단하다! 정말로 대단하다!
백두맨 자네는 몇 시간짜리 종주산행을 했는고?
왜 대답이 없느냐 불리하면 묵비권 행사로구나 12시간이 아니라 12분짜리(?) 산행만 했느냐.
각설하고 한참을 기다리니 낮 익은 얼굴들이 보이고 동행한 회원들이 속속 모여들기 시작하자 nero 정상으로 올라가자고한다.
뒤따라가며 베테랑 마운틴맨 nero 에게 주유소를 찾으며 영역 표시 좀 해야 할 텐데 어쩌면 되겠냐고 물으니 알아서 아무데나 확보만 하면 된다고 한다.
아니 이럴 수도 있단 말인가! 처녀봉도 아닌 곳을 아무도 영역학보를 안하다니 기회는 왔다.
백수의 왕자 사자나, 영물인 호랑이도 영역학보 만은 죽느냐 사느냐 하는 힘의 논리 즉 싸움의 결과로 얻어 진다는 것을 본능처럼 느끼며 산다는데 이런 기회가 또 올수 있을까를 의심하며 나의 영역을 학보하기 위해 두 눈을 번득이며 표시 할 곳을 찾기 시작했다.
일단 검봉산 정상에 올라 정상표시석에 하이파이브 한 후 한 눈에 들어오는 남쪽 사면 낙엽이 수북하게 쌓인 양지바르고 은폐, 엄폐 잘 되는 곳의 굵은 상수리나무를 영역확보의 기준점으로 잠정 결정한 후 급하게 영역을 확보 하였다.
긴장 되었던 시간들을 뒤로하고 무리 속에 합류하니 마음이 놓인다.
일행들 거의가 정상에 오른 후 발아래 보이는 핼리포트에 모여 준비해온 음식들을 펼쳐놓고 서로 나누며 흥겨워하는 모습들이 사람 사는 맛을 느끼게 하고 이것이 바로 생동감 넘치는 대자연의 모습 그대로라고 주장한들 감히 누가 부정할 수 있겠느냐 지금같이 호흡하고 웃으며 자연과 한 덩이가 되어 맑은 공기를 내뿜어 보자! 자연은 곧 나 자신이라고.
주산을 등지고 조산과 마주앉아 과메기 안주에 소주한잔하는 베테랑 정회원.
삼겹살 보쌈에 과일 한쪽으로 입가심 하는 들쭉날쭉 준회원.
친구 따라 마지못해(?) 강남간다 연막 치는 두꺼 비회원.
재치와 웃음 있고 목소리 커서 시선 끄는 분위 기회원.
숨도 차고 다리도 떨려 정신 못 차리는 깔 딱회원.
연락 없이 나타나 봉고차 출동하게 한 불청 쾍회원.
모두가 힘차게 자연을 호흡하고 땀 흘린 뒤 일상으로 돌아가 자기의 존재를 확인하고 즐겁게 생활하며 최선을 다하다 한 달 뒤에 다시 만날 다정한 임들이여....... 건강하시라!!!
허기진 배들을 가볍게(?) 채웠는지 하산하는 발걸음들도 가볍다.
등반대장은 일행들이 하산 길을 잘못 들까 염려하여 주의사항을 이야기 하니 알 아 듣기나 한건지 알 수 가없다. 두꺼비 탓인가?
그새 전원이 베테랑 정회원 임명 밭았는지(?) 자신들이 넘친다.
남쪽으로 연결된 능선을 따라 하산하며 백두맨과 오랜만에 어깨도 나란히 발마추어 산길 걸으며 주변이야기 나누니 고교시절 아침등교 길의 추억이 돼 살아나내 영원한 친구.
등산로 양쪽에 빽빽이 들어선 숲을 감상하며 호흡을 길게 고르니 머리가 맑아진다.
길게 늘어진 일행들의 하산길이 평탄하여 그런지 상쾌한 발걸음에 흙먼지 날리며 쏜살같이
사라진다.
삼거리 막걸리 주점 앞에서 우측으로 내려가 문배마을로 접어드니 조그마한 분지로서 온화한
느낌은 드나 주의를 둘러보니 풍수상 사람들이 마을을 이루어 장기간 터 잡고 대를 이으며 살아갈 형세는 아닌 것 같다.
문배마을 입구 간이주점 탁자는 일행들로 대만원이다 백두맨 터 잡고 눌러앉아 버들피리맨
리코더 가락에 흥을 돋우니 미스 분위기양 보조 맞추고 주점주인 매상 올라 희희낙락 일행들
스트레스 주점주인에게 팔고(?)가라.
주점에서부터의 하산 길은 엎드러지면 코 닿을 데 인줄 알았는데 이게 무슨 날벼락이냐?
가도 가도 끝이 없다.
nero 급경사 지름길 숲길로 사라졌다.
그런데 웬 사람들이 반대편에서 그리도 많이 올라오는지 알 수 가없다.
올라와 봐야 볼 것도 없는데
나도 그렇지만 반대편에서 올라오는 사람들도 모두 헛발질 하는 것 같다.
잠깐!?
부끄럽지만 말 바꾸자 나는 아니다.
nero가 손짓하며 빨리 오란다.
허기지고 피곤해서 갈까 말까 하다가 무엇에 끌리는지 무의식적으로 발길이 nero쪽으로 향하는데 눈앞에 장관이 펼쳐지고 있다.
눈을 의심 하지 않을 수 가없었다.
구곡폭포가 어디 있는 줄도 몰랐지만 갈 생각도 안했는데 그냥 갔다가 나중에 알았으면 후회막심 할 번했다.
오십여 미터 쯤 되어 보이는 하얀 빙벽에 젊음의 한계를 시험이라도 하듯 클라이머 들의 빙벽등반 모습이 한 장의 작품사진처럼 내 앞에 다가온다.
마녀의 마법에 걸렸는가?
평풍처럼 펼쳐진 빙벽으로 점점 빨려드는데 멈출 수 가 없다.
빙벽 가운데로 매달리듯 딸려가 몸이 굳어버리니 꿈속을 헤매고 있나?
nero가 암벽등반 경험담으로 마법을 풀어준다.
이때 버들피리맨 나타나 수십 명의 자일맨들 힘내라고 단소(리코더) 한가락 구성지게 불어대니 분위기는 살아나나 워낙 강한 빙벽폭포의 기에 눌려 꼬리 내리고 사라진다.
아쉬움을 남긴 체 뒤돌아서지만 정말 좋은 뒤풀이가 된 것 같아 산행할 때 눈을 찌르던 땀방울의 값어치를 이곳에서 확인하니 너무 빠른 노력의 대가 가아닌가 어리둥절하다.
매표소를 빠져나오니 일행들의 흔적이 없다.
주차장 중앙을 가로질러 터덜 걸음 걷다가 포장마차를 쳐다보니 시장기가 동하기에 우리큰딸이 싸준 간식 생각이 난다 신출내기 티내느라 먹지도 못했다.
점심식사는 어떻게 해결 할 것인가? (안경을 안 가져가 유인물을 못 봤음)
궁금해 하며 두리번거리는데 일행이 눈에 띤다.
부지런히 따라가니 사람들이 삼삼오오 둘러앉아 식사를 하는데 낯익은 얼굴들이 보인다.
백두맨 손짓하며 옆으로 오란다.
일단 멋쟁이 총무님 배식을 하는데 김치 국에 밥 말아서 철철 넘치게 퍼주니 인심도 후하다?
국물을 질질 흘리며 바닥에 철퍼덕 주저앉으니 식사도구는 손가락뿐이다.
젓가락 하나 얻어 김치 국 휘저으니 입안에 들어가는 것이 없다.
한 그릇 뚝딱 맛나게 해치우니 포만감에 기운이 난다.
백두맨에게 물으니 수저는 각자 지참 이란다.
식사들이 얼추 끝나 가는데 두꺼 비회원 들 여유작작하다.
주차장 한편에서의 식사도 추억거리다.
밥 먹던 자리 정리들하고 앞 산자락에 집단 영역표시들 하고는 버스에 올라 귀경준비에
부산하다.
인원점검 완료 출발!!!
밀리는 도로에서 얼마나 졸았는지 알 수가 없다.
피곤이 공습경보도 없이 무차별 공격하여 만신창이를 만들더니
수용소에 던져 버린다.
2005.01.27 고 도 끼
첫댓글 고도끼 당신을 백두산악회 홍보맨으로 임명하노라. 고등학교땐 전기를 전공했는데 대학땐 국문학을했나 어찌 그리 글을 잘 쓴다냐?암튼 좋은 경험과 추억이 될수있다니 이형님 마음 기쁘기 그지없구나.
산행기 열심히 적어놓으면 나중에 내가 직접 책으로 만들어 줄 모양이니까 기대해 보라고...그리고 이참에 직업 바꿀 생각은 없는지 그 점도 한 번 연구해보고...
참 재미있게 보았노라... 그리고 건강에는 등산최고 .. 보약보다 좋은 것.....
산행도 잘하고 글솜씨도 너무 좋고 정성도 너무 훌륭하고 모든것 이 백점이로고 고도끼 회이팅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