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우연히 내 차 백넘버(79머 5506)와 같은데 뒷자리 두 글자가 다른 차(79머 5518)를 봤다.
그 차는 어린이 집 차였는데 승합용으로 노란색 칠을 했었고,
그 글자 즉 어린이집을 나타내는 로고가 한자로 필립(必立)이라는 어린이 통근차였다.
참으로 우연의 일치 치고 내 차 백넘버와 그 차 백넘버가 두 글자만 다르고 다 같을까?
내 차는(79머 5506은 ‘친구, 뭐 ! 오오영육’)으로 읽을 수가 있고,
그 차는(79머 5518은 ‘친구, 뭐 ! 오오씨팔’)로도 읽을 수가 있는 것이다.
전자(前者)가 ‘친구라고 부르니까, 대답이 뭐이고,
오, 오는 안타까움이 절절이 묻은 탄식에 가까운 감탄사이고,
영육(靈肉)은 구원받기를 간절히 원하는 마음’이 배어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면,
후자(後者)는 ‘친구라고 부르니까, 대답이 뭐이고,-여기까지는 같음-
오, 오는 안타까움이 절절이 묻은 탄식에 가까운 감탄사라고 보기보다는,
그 뒤에 나오는 ’씨팔’의 영향을 받아,
비아냥거림 내지는 조소(嘲笑)에 가까운 뉘앙스를 풍기는 감탄사가 되고 말았다.
그리고 이 ‘씨팔’은 불평과 불만, 욕설에 가까운 뜻으로 온갖 안 좋은 것에 같다
붙일 수 있는 한 마디로 차용접두어가 된 것이다.
또한 이 말은 친구의 몸을 세워주기 보다는 친구가 잘 되었을 때,
괜히 배가 아픈 모양새를 하고 있는 그런 의미이다.
고상하고 높은 의미의 ‘필립(必立)’이
괜히 어감이 안 좋은 차 백넘버로 인해 묘하게 연상되는 거기에
이 세상의 기찬 아이러니와 패러독스가 숨어 있는 것이다.
원래 필립(必立)이라는 말을 자전에서 찾아보면
-필은 必 반드시 필; 반드시, 틀림없이, 꼭, 기필하다, 이루어내다, 오로지, 전일(專一)하다 이고,
립은 立 설 립{입}; 서다, 확고히 서다, 정해지다, 이루어지다, 나타나다, 전해지다, 존재하다, 세우다, 곧-이다.
우리가 이것을 전체적으로 해석을 하면 필립(必立)은
곧, ‘(친구를) 반드시 세워주고, (뜻이) 틀림없이 이루어지고,’ 등의
얼마든지 좋은 뜻에 차용하여 붙일 수가 있는 그런 글자임에 틀림이 없다.
즉, 필립(必立)은 동문수학하면서 ‘친구와 자기가 서로 잘 되어서
뜻한 바가 모두 이루어지지기를 바라는’ 간절한 염원이 들어있는 그런 의미이다.
그런데 그 차백 넘버가 조금 그렇다는 말이다.
사실 그냥 단순히 생각해보면 차 넘버는 차 넘버일 뿐이다.
그런데 그것을 이상하게 갖다 붙이고 딴 지를 놓는 거기에
인간 세상의 희한한 풍속도가 맞물려 이상한 바람 내지 루머로 뿌연 먼지를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5518’은 ‘오오 씨팔’로 ‘놀부가 흥부 잘되는 것이 배가 아파서 괜히 심술을 부릴 때,
그 입이 불룩해졌다가 옆으로 째지면서 바람세는 것 같은 소리’이다.
여하튼 필립(必立)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의미 있는 인생의 행보가 필요하다.
왜 그런가? 개척과 진보, 향상과 발전을 위해서는 무수한 도전이 뒤따라오기 때문이요,
그것을 훼방하고, 넘어뜨리려고 하는 책동이 필수적으로 뒤따라오기 때문이다.
그것은 내부적인 것일 수도 있고, 외부적인 것일 수도 있다.
내부적인 것으로는 자신감 결여, 정보 부족, 안일과 나태,
용기와 인내심 없음 등을 들 수 있을 것이고,
외부적인 것으로는 사람들의 비방과 중상모략, 험담,
비아냥거림 등이 있을 수가 있을 것이다.
여하튼 필립(必立)의 이념은 고상하고 높다.
그것을 이루는 길은 굳건한 의지와 필승의 신념뿐인 것이다. 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