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니에게는 솔직히 미안한 말이지만,
난 첫째 쿄에 대한 편애가 좀 심하다.
뭐 편애라고 해서 나니 몰래 간식을 준다거나 하는 건 아니지만
애틋함이라고나 할까? 그런 게 훨씬 크다는 말이다.
사진 한장으로 순식간에 내 마음을 확 빼았었던 쿄.
요게 그 문제의 사진이다.
눈꼽이 덕지덕지 껴있었던 쿄. (알고보니 저 눈꼽은 귀진드기 탓이었다. 지금은 깨끗~)
아아, 뭐가 이쁘다고!!! >.< 역시 콩깍지란 아무나 씌이는게 아닌 모양이다.
처음 분양자의 집에서 본 쿄는 어찌나 작았던지..
잘못만지면 부스러질것만 같아서 너무나 조심스러웠다.
3개월때 처음 우리 집에 오게된 쿄는 작았다.
당시 몸무게가 1킬로에서 왔다갔다 했을까..(더 작았던 거 같기도 하고.)
5개월때 1.2킬로였다는 건 확실히 기억난다.
왜냐면 그전까지 쿄가 작다는 생각을 한번도 안했었는데,
5개월이 되어 예전 다니던 병원이 아닌 다른 병원에 처음 갔을때
"애가 많이 작네요. 몸무게도 적게 나가고.."라는 말을 들었던 건
꽤나 충격이었다. 왜!!! 내가 못해준게 뭐가 있다고..ㅠ_ㅠ
하긴 쿄는 처음 우리집에 왔을때 이유를 알수 없는 설사를 무려 한달동안 했었다.
첫날 뿌지직..하는 소리에 놀랐었는데, 하긴 적응이 덜되서 그런가보다. 라고
하루를 그냥 넘겼다. 그런데 그치지 않는 설사에 너무 놀랐던 나머지 이틀째에 병원에
갔었다. 병도 아니고, 원충도 아니고, 뭘 잘못먹은 것도 아니고...이유를 알수 없는 설사.
지금 생각해보면 지금 쿄가 작은 탓이 이 한달간의 설사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어지간히 속을 썩였더랬다, 쿄쉑히는-_-
입은 어찌나 까다로운지. 훗, 책을 쓰면 24권짜리 백과사전 한질이다.
로얄캐닌 키튼을 우리집에서 먹던 쿄는 일주일 정도째에 갑자기 사료를 거부한다.
물론 병원에 또 달려갔으나 이유를 알수 없었던-_- 의사쌤은 조심스레 말했다.
"저...로얄캐닌에 질려서 이번엔 다른 사료를 먹고 싶은 게 아닐까요."
초보 반려인은 너무 놀라서 새 사료를 시켰다. 프리셉트. 우하하, 안먹는다.
사이언스, 먹을리가 있나. 뉴트로초이스키튼, 냄새도 안맡는다. ANF, 불쌍하다..-_-;
어쩌란 말이냐...ㅠ_ㅠ 그렇게 몇개의 사료를 실패하던 차에...다시 로얄캐닌을 줬다.
먹는다............주....죽일.........옆에서 펄펄 뛰는 날 보고 쿄는 냐아~라고 와서는
나에게 그간 자기 장단에 맞춰 놀아주느라 수고했다는 부비부비를 날린다.
으음....요..용서해줘야겠군.
지금 집에 있는 사료는 꽤 종류가 많다. (현재 쿄는 18개월, 나니는 13개월째)
로얄캐닌 베이비키튼, 로얄캐닌 헤어&스킨, 뉴트로 컴플리트케어 키튼,
뉴트로 컴플리트케어 어덜트, 미오 크리스피 피쉬, 카네칩 가다랑어,
캣츠스타, 뉴트리언스 헤어볼......무려 여덟가지의 사료가 대기중이다.
똑같은 사료를 이틀 이상 주면 깨작거리다가 결국 휑하니 돌아서서 가버리는
쿄뇬때문에 수많은 사료중에 그나마 쿄가 입에 대는 사료들을 구비하고,
하루나 이틀 간격으로 돌아가면서 준다. 그럼 만족해서 잘 먹는다. -_-
캔은 미국,유럽쪽 캔을 주면 안먹거나 이상하게 토한다.
그래서 지금 집에 구비되어있는 건 mio 캔 셋트와 ciao캔 셋트, 둘다 일본출신.
그나마 저 두개를 제일 잘먹어준다. (mio캔보다는 ciao캔을 더 좋아하긴 하지만.)
쿄의 간식 스토리도 엄청나다.
맨처음 냠냠쩝쩝을 줬을때 진짜 잘먹었다.
네꼬짱을 주니 너무 잘먹었다!!! 그리고 냠냠쩝쩝을 입에 대지 않았다.
막대간식. (지금 생각하면 내 주머니 터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간식이다.)
막대간식을 입에 넣은 이후로는 그 어떤 간식도 먹지 않는다.
아, 맛살류와 듀오버라이어티는 좀 깨작대기는하지만 그래도 먹어준다.
이틀전에 델리스틱을 샀는데 나니가 미친듯이 달려와 물고 채간 것에 비해,
쿄는 냄새 맡고 혀로 몇번 핥더니 쌩 가버린다. 미치고 팔짝 뛰겠다. -_-
아, 최근 쿄가 열광하는 간식은 따로 있다.
내이쳐기프트라는 세미 사료 형식의 말랑한 간식인데 요렇게 생겼다.
비프맛과 치킨맛 두가지가 있는데 그중 치킨맛에 쿄는 기립할만큼 열광한다.
이것도 또 잔뜩 사놨다-_-;; 좋아한다는데 안줄수는 없지.
.........지금까지 대충의 글을 읽으면서 한가지 알아챈 게 있을지 모르겠다.
간식이나 사료를 선택하는데 있어 나니의 식성은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는 것.
편애의 결과라는 건 이렇게 처참하다.. -_-;; 이자릴 빌어서 나니 미안. (__)
그래도 뭐 나니는 아무 사료나 잘 먹고; 간식도 극악의 경우만 아니라면 잘 먹고;;
그래서 안심하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게다가 나니는 튼튼하니까^^ (쿄에 비해;;)
그렇다고 내가 나니의 기호성을 모르는 건 아니다!!!!
나니는 약 3개월째에 길냥이용으로 모아뒀던 anf 키튼 사료 무려!! 500g을
비닐봉지채 끌고 옷장 구석으로 기어들어가 이틀 사이에 왕창 처먹고; (정말 쳐먹은 거다ㅠㅠ)
배터져서 병원간 일이 있고; 쿨럭; (참고로, 3개월된 고양이의 하루 적정 사료량은 60g-_-)
유카누바 키튼도 그런 식으로 테러하려고 질질 물고가다가 나에게 걸려 무산된 일이 있다.
나니는 anf와 유카누바를 제일 좋아한다. (내가 저 두개를 안사는 이유가 있었던 거다-_-)
앗...글이 지겹도록 길어졌다.
영양제에 대해서도 써야하지만...에잇, 그만 써야지..ㅠㅠ
마지막으로 쿄와 나니가 처음 만났을때의 사진 한방!
7개월된 쿄와 2개월된 나니의 첫만남..쿄는 엄청 큰 사자같다.
보너스로 이사오기 하루 전에 예전 집에서의 마지막 사진 한방 더.
당시 쿄가 15개월, 나니가 10개월.
(역시 두 녀석의 크기에 유의해서 봐주기를;;)
쿄가 애틋한 이유를 알수 있을 듯..ㅠ_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