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15주간 목요일: 빛의 이슬로 걷는 길
연중 제15주간 목요일
1독서: 이사 26,7-9.12.16-19 <먼지 속 주민들아, 깨어나 환호하여라.>
복음: 마태 11,28-30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다.>
제목: 빛의 이슬로 걷는 길
1. 바람뿐인 인생의 한계
인간은 누구나 삶의 자리에서 저마다의 무거운 짐을 지고 살아갑니다. 밤낮으로 땀 흘려 일하고 곤경 속에서 나직이 기도를 쏟아 놓지만, 정작 손에 쥐어지는 결과물은 허무할 때가 많습니다. 예언자 이사야는 이러한 인간의 실존적 무력함을 해산의 고통에 비유합니다. “저희가 임신하여 몸부림치며 해산하였지만 나온 것은 바람뿐, 저희는 이 땅에 구원을 이루지도 못합니다”(이사 26,18). 자신의 지혜와 계산으로 인생의 평화와 안식을 일구려던 시도들이 결국 한 줄기 바람처럼 허무하게 흩어지는 것이 우리 삶의 냉혹한 현실입니다.
2. 온유한 멍에와 참된 안식
예수님께서는 이처럼 스스로의 한계에 부딪혀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자들을 향해 장엄한 초대장을 던지십니다.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마태 11,28). 주님이 주시는 안식은 삶의 의무를 회피하는 나태함이 아닙니다. 그것은 세상의 교만과 위선적 규율의 짐을 벗고, 온유하고 겸손하신 주님의 멍에를 함께 메는 일입니다. “정녕 내 멍에는 편하고 내 짐은 가볍다”(마태 11,30) 하신 말씀처럼, 주님의 이끄심에 삶의 주도권을 내맡길 때 우리는 비로소 내면의 참된 안정과 자유를 얻습니다. 인간이 이룬 모든 선한 일과 평화는 결국 하느님께서 우리를 위하여 이루신 은총의 결실입니다.
3. 빛으로 가득 찬 일상의 실현
우리가 걸어가는 일상의 행로는 메시아의 도래를 기다리는 거룩한 대림의 여정과 같습니다. 주님께서는 삶의 어두운 밤을 지나는 이들에게 영원한 생명의 빛을 약속하십니다. “먼지 속 주민들아, 깨어나 환호하여라. 당신의 이슬은 빛의 이슬이기에 땅은 그림자들을 다시 살려 출산하리이다”(이사 26,19). 이 빛의 이슬은 죽음의 먼지를 털어내고 우리를 매일 아침 새로운 생명으로 부활시키는 강력한 은총의 기운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매 순간 다가오는 일상의 암흑 속에서도 낙담하지 않고 임마누엘 하느님의 현존을 신뢰해야 합니다. 밤마다 주님을 열망하고 아침마다 그분의 의로움을 배우며, 변치 않는 자비의 빛 속에서 기쁘게 주님의 계명의 길을 달려가야 하겠습니다.
[성 베네딕도회 요셉수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