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 때 베이스코치의 임무는 무척 중요하다. 그러나 선수들이 베이스코치의 사인과 상관없이 주루플레이를 해야 하는 상황이 있다. 특히 1루주자는 외야 쪽으로 눈에 보이는 타구가 날아갔을 경우 스스로 판단해 한 누를 더 가느냐, 안가느냐를 결정해야 한다. 3루 코치를 쳐다보면 뛰는 게 늦을 수밖에 없다.
과거와 달리 요즘은 심지어 1루주자가 시야에 들어오지 않는, 머리 뒤쪽으로 날아오는 타구 때도 외야수의 수비 위치를 미리 판단해 머릿속 계산만으로 더 뛰느냐, 정지하느냐를 결정하는 훈련을 스프링캠프에서도 하고 있다.
1루주자가 쳐다볼 때 사인을 보내야 하는 3루 코치도 어정쩡할 때가 있다. 우익수 쪽으로 굴러가는 볼이 그라운드에서 어떻게 변할지 모르기는 3루 코치도 마찬가지다.
롯데로서는 6회초 무사서 로베르토 페레즈의 엉성한 주루플레이가 두고두고 아쉬웠다. 중전안타를 치고나간 페레즈가 2루에서 살았다면 김주찬의 우전안타 때 동점을 만들고, 9회 박연수가 좌중간 2점홈런으로 역전승을 거둘 수도 있었다. 페레즈는 1루 코치가 있었지만 자신이 판단해 확실한 주루플레이를 펼쳐야 했다. 중견수와 좌익수 사이로 안타를 쳤지만 중견수 이병규의 펌블을 틈타 2루까지 달리다 아웃됐다. 확신하지 못한 상황에서 어중간하게 뛰다 죽었다. 다리 부상 중인 것으로 보이지만 처음부터 적극적인 베이스러닝을 했으면 충분히 2루를 밟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김주찬의 적시타로 동점을 이뤘다면 롯데 벤치는 이후 불펜진을 다르게 운영할 수도 있었다.
최근 롯데는 돌풍을 일으키며 많은 관중을 몰고 다닌다. 앞으로도 많은 야구팬을 끌어들이려면 이런 플레이 하나하나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