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일보 주최 ‘제3회 경북문화체험 전국수필대전’에서 ‘출가(出家)’를 출품한 박시윤(대구 남구 대명동) 씨가 영예의 대상에 선정됐다.
금상은 ‘부처와 마리아가 만나다’를 출품한 사윤수(대구 동구 신천동) 씨와 ‘시대의 아픔을 간직한 무덤’을 출품한 문명숙(경북 영주시 가흥동) 씨가 각각 선정됐다. 은상은 ‘원(願)’을 출품한 이정란, ‘탈을 내리다’를 출품한 이혜경, ‘또 다른 나를 찾아서’를 출품한 백승분 씨 등에게 돌아갔다. 이밖에 동상 5명, 장려상 10명, 입선 20명을 선정했다.
경북문화체험 전국수필대전은 문학과 문화체험을 접목시킨 새로운 형태의 수필전으로, 한국 유교·불교 문화의 본산인 경북의 관광산업 진흥을 위해 대구일보가 지난 2010년 처음 마련한 공모전이다.
전국에서 모두 255편의 작품이 접수됐으며, 지난 12일과 17일 대구일보 본사 6층 회의실에서 열린 두 차례의 심사를 통해 수상작을 결정했다. 대상 수상자에게는 상장과 상금 500만원이 주어지며, 금상·은상·동상·장려상·입선 수상자에게도 상장과 상금(150만원~20만원)이 수여된다.
시상식은 내달 5일 오후 7시 안동체육관 연회장에서 열린다. 입상작은 수필집으로 출판해 경북관광 안내 책자로 활용할 예정이다. 다음은 ‘제3회 경북문화체험 전국수필대전’ 입상자 명단.
△대상 = 박시윤(대구)
△금상 = 사윤수(대구), 문명숙(영주)
△은상 = 이정란(포항), 이혜경(울산), 백승분(대구)
△동상 = 윤상근(경주), 이상렬(대구), 최종희(대구), 황윤자(울산), 고경숙(부산)
△장려상 = 박필우(대구), 김옥희(대전), 이명주(대구), 이영숙(안동), 서미숙(안동), 이미영(대구), 임병숙(원주), 설성제(울산), 김정화(안동), 우선옥(울산)
△입선 = 진성아(대구), 강태원(포항), 박기옥(경산), 장재화(양산), 김희준(포항), 김영순(부산), 정재순(대구), 엄옥례(대구), 박애자(안동), 천윤자(대구), 김동수(대구), 황인숙(상주), 박인자(대구), 강기석(대구), 김제숙(포항), 김인기(대구), 김유호(서울), 권경미(안동), 하국근(대구), 이기창(경산). 이상 41명.
김도훈 기자 hoon@idaegu.com
윤재천
대구일보사가 주최하는 ‘경북문화체험 전국수필대전’은 “관광 경북의 이미지 증대”라는 뚜렷한 목적성을 가지고 있다. ‘경북문화체험’을 수필이라는 문학적 글쓰기를 통해 형상화함으로써 경북의 고유한 문화 자산과 그 가치를 널리 알리는 일이 그것이다. 수필은 체험을 문학적으로 형상화하는 글쓰기이므로 이러한 목적을 이루는 데 가장 적합한 장르임이 틀림없다. 그런데 지향하는 바가 분명하므로 목적지에 도달하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 같지만, 실제 이러한 글쓰기는 중심 잡기가 쉽지 않다. ‘문화체험’에 바탕을 두고 사실을 잘 알리는 일과 ‘수필쓰기’라는 문학적 형상화는 처음부터 충돌하기 때문이다. 이는 글쓰기의 초점을 객관적인 대상의 사실과 정보에 맞출 것인가, 아니면 그것을 바라보는 주체의 해석과 정서에 맞출 것인가의 문제와 다르지 않다. 이번 본심은 이러한 양극을 어떻게 조화롭게 통합하고 있느냐에 주목하였다.
문명숙의 ‘아픔을 간직한 무덤’은 이 대회의 목적을 잘 살린 작품이다. 이 글은 “신라 땅에 만들어진 고구려 양식의 고분”인 순흥 읍내리 고분에 관해 이야기한다. 대상을 전문적인 시선으로 응시하고, 그것의 역사적 함의를 진지하고 꼼꼼하게 해석한다. 단순한 관람을 넘어 학술적 인식의 수준을 보여주고 있는데, 그것이 일반적인 정보에 의존하지 않고 주체의 전문적인 식견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점이 돋보였다. 다만, 대상 자체에 집중하다 보니 대상의 자아화가 미흡했던 점이 아쉽다.
사윤수의 ‘부처와 마리아가 만나다’는 경주 남산 중턱에 있는 ‘마애석조여래좌상’, 일면 감실부처를 제재로 삼은 작품이다. 작가는 감실부처에서 미켈란젤로의 조각품 ‘피에타’의 성모 마리아상을 연상하면서, 둘은 해탈과 구원이라는 종교적 차원에서 상통한다는 ‘불이법문’의 주제를 끌어낸다. 미술품을 읽어내는 안목과 예술 일반에 대한 이해를 갖추고 있어 대상에 대한 작가의 생각과 느낌이 신뢰감을 준다. 그런데 서두의 재치 넘치는 이야기나 중간에 인용한 예술 일반과 관련한 아포리즘은 다소 ‘전략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박시윤의 ‘출가’는 불국사 석가탑과 불국사 공양주 보살로 평생을 살았던 할머니의 삶을 연결한 작품이다. 화소들의 적합한 유비가 문학적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기교를 부리지 않은 자연스러운 어휘 구사나 문장 연결은 작품 전체의 진정성을 더해주고 있다. 석가탑을 “지고지순한 사랑과 그림자조차 갖지 못하는 아픔을 예술혼으로 승화시킨 아름다운 우리의 보물”이라고 했는데, 이 같은 주제 설정은 배경설화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대상 자체를 소외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하지만 모든 존재는 배경과 결합함으로써 구체적인 의미를 드러낸다는 점에서, 이는 흠이라고 할 것도 없을 것이다. 세 작품 중 어느 것이 대상으로 선정되어도 손색없을 정도로 각자 고유한 특성과 품격을 지녔다고 생각한다.
예심을 거쳐 본심에 올라온 작품은 83편이었다. ‘대상’에서 ‘입선’까지 들어가는 작품은 41편, 반 정도가 수상 작품으로 선정되었다. 여기서 아쉬운 대목은 창작 주체의 생각이나 느낌보다는 대상의 객관적 정보를 정리하여 말하는 데 주력하는 작품이 많았다는 점이다. 올해 3회까지 오면서 ‘경북문화체험 전국수필대전’은 그간 문화체험을 형상화하는 수필쓰기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유형문화재가 자리한 공간과 조형, 무형문화재의 독특한 실연 등이 지니는 역사적 전통과 문화적 가치를 개인의 경험과 연관 지어 문학적으로 표현하는 수준 높은 글쓰기의 모범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응모자 대부분이 이러한 모범에 매달려 실험이나 모험을 시도하지 않고 기존 수상 작품을 추종하는 경향이 역력했다. 앞으로 이 대회의 품격을 높여 가려면 창작 방향의 새로운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예심에는 이원우 대구수필가협회 부회장, 견일영 수필가, 권순진 시인, 김도훈 대구일보 기자가 수고해주셨다.
심사위원장 윤재천(현대수필 발행인)
위원 최원현(한국수필작가회 회장)
위원 신재기(경일대 교수)
박시윤
세 차례의 태풍이 지나가고 언제 그랬냐는 듯 눈부신 햇살이 잔디 위로 쏟아지는 광경을 넋 놓고 바라봅니다. 지난밤은 무척 깊었고, 한 치의 흔들림 없는 새벽은 끝없이 맑고 깨끗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가을이 시작되었다는 것을 본능으로 직감했을 때 이미 나는 지나치도록 가난한 고독을 인내하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잠결에 꾸린 배낭이 아직도 행선지를 찾지 못하고 보릿자루마냥 웅크리고 있습니다. 상상은 이미 어딘지도 모를 길 위를 걷고 있었고, 길속에서 나를 허기지게 만들고 있었습니다. 그 길 위에서 나는 너무도 가난했습니다. 그래서 언제나 나의 글은 지나치도록 초췌하고 볼품없었으며, 비루한 바닥을 훑으며 발밑이 아렸습니다. 발톱 서너 개가 모조리 빠진 후에도 나는 길바닥에 흩어진 언어를 주우려고 안간힘을 쓰며 절룩였습니다. 거기서 주운 언어들은 참으로 깨끗했으며 간혹 나를 포만감의 숨구멍으로 채워주기도 했습니다.
하릴없이 따분하게 있을 때 들려온 당선 소식에 끓어오르려는 자만을 누르느라 애를 먹었습니다. 평정심을 찾으려 한참을 엎드려 있었습니다. 길들지 않아 거칠기만 한 나의 글을 나무라지 않고, 뼛속까지 참다운 수필인으로 인도하려 애써 주시는 곽흥렬 선생님께 깊이 감사를 올립니다. 또한 함께 공부하며 격려해 준 창작교실 글벗들과 청람수필문학회 회원들의 사랑 어린 눈빛도 잊지 않겠습니다. 누구보다 내게 글을 쓸 수 있는 눈을 주신 높으신 분께 감사를 드리며 글 쓰는 나를 자랑스러워하는 두 아이 본건이, 도원이 사랑합니다.
그리고 부족한 글 선에 올려주신 심사위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그분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더욱 정진하여 참다운 글로써 보답하겠습니다.
첫댓글 은상 수상한 이정란 선생님 축하, 축하드립니다.!!! 작년에 비해 올해는 포항분들이 다수 입상한 것이 눈에 띕니다.
** 어링불 선생님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겸손한 마음으로 매진하겠습니다... ^^ **
김희준 선생님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좋은 작품을 내셨군요. 축하드립니다.
저는 올해 그냥 놀았습니다.
어링불님, 저보다 한수 빠르십니다 ! ㅎㅎ 작년에 이은 입선 축하합니다.
푸르른날에님, 은상 당선을 축하합니다. 한턱 쏘는 거죠? ㅎㅎㅎ ^^*
** 회장님 감사합니다~ 제게 이런 행운이... ㅎ 무조건 열심히 하겠습니다~ 한턱은.. ㅋ ^^ **
와! 대단타! 당당하게 이름 오르신 두 분, 감축드려욤.^*^
빨랑 날 잡아서 한 턱 쏘세용~ 하이고 부러버라!
** 자운영 선생님 감사합니다~ ㅎ 한턱 값은 국장님께 내면 되나요~~ ㅋ ^^ **
경북 인간문화재 어링불님의 머리와 눈으로 해석하고, 지성적 언어로 형상화된 수필이 해마다 수상의 열매로 돌아와 가을을 한층 풍성하게 하는군요, 비단 위에 꽃을 올려놓은 푸르른날에님.. 눈이 부시는 보리수필의 한낮입니다. 신년도에 <<껌>>으로 주목 받았던 박시윤님이 또 거머쥤군요..
** 눌헌 선생님 감사합니다~
이제 스타트를 끊었으니 목표지점을 향해 꾸준히 달리겠습니다...응원해주세요~ ^^ **
와우 어링불님, 푸르른날에님~축하, 축하 축하합니다. 보리수필 경사났습니다.
경사 났네 경사 났어~. 보리수필에 경사가 났구나~~~덩실~덩실~
** 국장님 감사합니다~ 더 겸손한 마음으로 살겠습니다... ^^ *
정말로 축하할 일이네요 푸르른날에님 진심으로 축하축하드려요~^^* 앞으로도 열심히 사고 치세요 박수 무한정 쳐드릴게요~^^*
** 감사합니다... 더 큰 사고를 위해 심신을 단련하겠습니다~ ^^ **
축하추카 합니다. 더 푸르르지세요.^^
** 감사합니다... 더 푸르게... 울창해지도록 노력하레요~~ ㅎ ^^ **
보리수필 경사났네요 어링불님, 푸르른날에님 축하축하드려요. 빨리 날잡아 일잔 합시다.
** 감사합니다~~ 일잔... ㅋ ^^ **
보리수필에 경사가 났네요~
푸르른날에님, 어링불님, 축하 축하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