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모던과 윤리의 위기Ⅰ
-견리망의(見利忘義)
근대의 계몽주의와 이성적 합리주의를 거쳐 현대의 시대사조에 이르렀다. 현대는 과학 만능시대로 물질이 정신을, 과학이 종교(신앙)의 눈을 가리고 있다. 그로 말미암아 인간 윤리의 위기를 맞고 있다. 이기주의와 개인주의로 눈앞의 이익에만 사로잡혀 의리를 저버리고 소중한 인연도 끊어버리는 견리망의 시대이다.
과학이 삶에 편의를 제공하여 주었지만, 오히려 피폐한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삶의 질이 옛날과 비교할 수 없이 고도로 발전했지만, 오히려 행복 지수가 낮고 자살률이 증가하며 고독사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 이 같은 결과를 반증하고 있다. 그 원인은 어디에서 찾아볼 수 있을까?
포스트 모던 안에서 드러나고 있는 것이 전통 가치의 상실과 동시에 퇴폐성의 증가이다. 부모와 자식 간에도 믿을 수 없는 세상이며 돈만 있으면 모든 것을 취할 수 있고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왜 자살과 고독사가 늘어나는가. 즐거움의 대상은 많은데 내가 그걸 즐길 수 없다면 거기서부터 소외돼 버린다. 경제는 향상되었지만, 빈부 격차는 커지고 행복 지수는 낮아졌다.
세속적 가치가 최고라고 여기며 형이상학적인 가치가 오늘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의미를 준다. 또 매스미디어의 윤리 부재와 가짜 뉴스로 혼란을 조장하고 있으며 통제 불능 상태가 되어 버렸다. 부모와 자식 간의 대화 단절은 서로 가치 기준이 달라진 것이다. 자본주의와 민주주의가 오히려 불공평하고 차별을 조장하고 있다. 도덕성이 무너지고 빈부 격차는 갈수록 심해지고 있으니 말이다.
모든 게 전자거래와 AI가 하는 인공지능이 해결하니 인간은 뒷전으로 밀린다. 또 퇴폐적인 문화가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 우리가 이런 것들이 포스트 모던 시대를 사는데 반증해 주며 삶의 모습들이다. 그러하니 많은 사람이 약물 중독으로 쾌락과 세속의 우상에 빠져 향락을 즐기고 있으며 폭력이 난무하고 있으며 인간의 존엄성이 말살되고 있다.
그러면 이 위기를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우선적으로 인간의 존엄성 회복이다. 인간이 가지고 인간 자체에 대한 가치와 존중이 허물어지기 시작한 것은 현대 모더니즘으로 산업화를 거치면서 그런 사상과 생각이 허물어졌다. 그래서 인간은 현대 문명에 끌려가는 노예가 되었다. 현대 문명은 수혜자 부담이 원칙이다. 돈이 없으면 모든 것을 취할 수 없고 누릴 수 없다. 해서 모든 부분에서 인간을 최우선 가치로 두는 존엄성 회복이 필요하다. 모든 것의 주인공이고 주체라는 가치를 회복하는 것이다.
다음은 인성의 회복이다. 밥상머리 교육과 학교 교육이 인성 교육과 멀어졌다. 교육의 원 의미는 ‘끄집어내다’이다. 교육이란 하느님께서 개인에게 준 고유한 달란트를 알아내어 그것을 잘 사용하도록 끄집어내는 것이다. 그래서 세상 속에서 귀중한 존재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교육은 일류대학에 보내는데 있으니 말이다. 유럽 사회는 자기 주체성을 가지며 직업에 대한 전통과 자부심을 갖고 있다. 자기 직업을 내세우며 몇 년째 하고 있다는 것을 내세우고 있다. 어떤 가게의 포스터에 ‘나는 빵 만드는 기술로 예술을 만들어낸다’라고 적혀있다.
세 번째는 감성의 회복이다. 우리 사회가 인성이 메말라 버리니까 감성 자체도 못 느끼고 있다. 작은 일에도 감동하고 감격하며 보람을 찾으며 인생 자체가 풍요롭고 풍미해야 하는데 말이다. 많은 아이가 자라면서 ‘잘한다’라는 칭찬을 한 번도 받지 못하고 자랐으니 무슨 감성이 있겠는가. 청년이 되기까지 자기가 얼마나 중요한 존재이고 얼마나 훌륭한 사람이라는 것을 듣지 못했다. 이게 우리의 교육 현장이고 현실이다. 일등주의로 치닫고 있으니 인성은 물론 감성까지 메말라버렸다.
네 번째는 가정의 회복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부부가 맞벌이하고 있다. 부모는 직장에 매달려 아이와 함께할 시간이 없으며 소통이 단절되었다. 부모는 한 푼이라도 더 벌어 자식에게 양질의 교육으로 양질의 삶을 살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이런 현실의 삶을 살고 있다.
이런 회복을 위해서 어느 하나만의 노력이 아니라 국가적 차원에서 노력해야 한다. 특히 종교가 ‘하느님 믿으시오, 천당 갑니다.’가 아니라 이 시대에 종교가 할 일은 사람을 살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그것은 사람이 주체의 삶을 살도록 인간 존엄성은 물론 인성과 감성, 가정의 회복이 절실하다. <다음 계속됩니다>
신학대학원 동문 유스티노회 김정우 신부 강의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