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림 시인
한국 현대 문학사(史)의 한 획을 그은, 원로 시인 신경림(89) 씨가 별세했다. (5월 22일)
그는 시대를 외면하지 않고, 민중의 굴곡진 삶을 천착한 민중 시인이다.
동국대 영문과 재학 중에, 문예지인 ‘문학예술’에 시 ‘갈대’ 등을 발표했다.
소설가 이호철, 선우휘, 이어령, 유정호 등이 ‘문학예술’ 출신이다.
정지용 시인의 맥을 잇는 이한직 시인의 추천으로 등단했다.
그는 리얼리즘 서정 시인으로, 가난한 사랑 노래, 농무(農舞), 목계 장터 등을 발표했다.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
내 볼에 와 닿던 네 입술의 뜨거움
사랑한다,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네 숨결
돌아서 내 등 뒤에, 터지던 네 울음
가난하다고 해서 왜 모르겠는가?
가난 때문에 모든 것들을 버려야 하는가?
시 ‘가난한 사랑 노래’ 중에서
창작과 비평사에서, 시집 ‘새재’(1979), ‘달 넘세’(1985), ‘쓰러진 자의 꿈’(1993), ‘어머니와 할머니의 실루엣’(1998), ‘뿔’(2002), ‘낙타’(2008), ‘사진관집 이층’(2014) 등을 간행했다.
시인 김사인
그는 전통과 토착에 과도하게 치우치지 않고, 합리성을 바탕으로, 문학의 맥을 계승해온 시인이다.
그리고 서민들의 슬픔과 한(恨), 굴곡진 삶의 풍경을 친근하게 노래했다.
한국시인협회장 김수복 시인
선생은 시의 큰 산맥이었고. 후배들에게는 자상한 분이었다.
도종환 시인
그는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품어 안는 시단의 거목이었다.
조국
천상의 언어나 악마의 절규가 아니라, 부모님이 밥상머리에서, 물 말은 밥에 짠지 같은 시를 쓰셨다.
회한은 매미껍질처럼 남기고 편히 가세요!
최영미 시인
신경림 선생님은 정직하고 선량하고 욕심이 없는 분이었습니다.
어린아이처럼 맑은 동심을 가졌으며, 사물을 꿰뚫어 보는 예리한 눈을 가진 시인이었습니다.
병석에서 마지막 말은 ‘글 쓰고 싶다’였다. 결국 이 말은 유언이 되었다.
일화
귀천의 천상병과는 술친구였다.
천상병
알만한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밥술이나 얻어먹는 주제에 ‘네게 좋은 직장을 알선해주겠다고’
신경림
뭐! 네 코가 석 자 아니냐? 장난 좀 고만 처라!
얼마 후에 한 대학에서, 영문과 시간강사로 초빙한다는 연락이 왔다.
첫댓글 좋은글 감사 합니다
시인과 작가들은
보편적으로 가난합니다.
우리가 책을 많이 삽시다.
책이란 꼭 볼려고 사는게 아닙니다
장식용으로도 많이 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