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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월산 산나물 축제
며칠전 인터넷에 올라 온 영양 일월산 산나물 축제에 우리직장 동료들이 간다고 같이 가지 않겠냐고 하길래 언제냐고 물어니까 5월 17일 토요일 이라고 했다.
그 날은 다른 특별한 일도 없고, 한번도 이런 축제에는 참가해 본 적이 없어서 어떤지 궁금하기도 하고 산나물도 뜯을 욕심으로 같이 가기로 했다.
그런데 막상 참가 신청을 하고 보니 산나물에 대해서 아는 것이 없어서 배워 가면서 뜯을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되었다.
드디어 기다리던 영양 일월산 산나물 축제가 열리는 날(5월 17일 토요일)이다. 대구에서 영양까지 갈려면 2시간 이상이 소요되는 관계로 조금 일찍 출발하기로 하고, 칠곡 IC에 6시 50분에 만나기로 약속을 해서 산격동에서 함께 가기로 한 동료 4명과 칠곡으로 출발을 했다.
가는 길에 영양까지 다녀 올 수 있는 연료도 보충을 하고, 길을 잘 찾아갈 수 있는 이동식 네비게이션도 장작을 하고 해서, 이제 갔다오는 데는 다른 문제점이 없도록 완벽하게 준비를 해서, 1차 모임장소인 칠곡 IC에 약속시간 보다10분이 지난 7시 정각에 도착을 했다.
이곳에서 만나기로 했던 4사람은 IC 입구에서 기다리느라고 눈이 빠지고 목이 길어진 듯 했다.
영양까지 먼 거리인 관계로 당초에 7시에 만나기로 했다가 다시 연락을 해서 10분 앞당겨 6시 50분으로 약속시간을 변경까지 했지만 그랬던게 허사가 되었다.
조금 미안한 마음에 머리를 긋적이며 어색한 인사를 하고, 바로 중앙고속도로로 진입을 해서 목적지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오늘 참가인원은 우리직장 동료 8명으로 남자가 7명이고 군계일학으로 여직원 1명이 함께 갔다.
남자들이 대부분인데 여자 1명은 같이 갈 수 있지만, 반대로 여자들이 많은데 남자 1명은 갈 수 있을까를 생각하니 여자들이 강하기는 강한가 보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늦게 출발한 관계로 우리의 베스트 드라이버인 스타렉스를 운전하는 동료가 얼마나 밟았는지 남안동에 도착하니 7시 30분이 조금 넘었다.
이 거리면 50분이 걸리는 거리인데, 30분 걸려서 왔으니 얼마나 빨리 달렸는지 정말 간이 콩알 만 해지고, 심장이 약한 사람은 오줌을 찔금찔금 쌓을 정도로 달렸다.
그래도 오늘 약속시간 보다 10분 늦은 것은 고속도로에서 그런대로 다 만회가 된 셈 이었다.
남안동에서 내려 안동 시내의 우회도로인 강변도로를 지나고, 안동대학교 앞을 지나서 임하댐을 지나 진보에서 영양으로 진입을 했다.
영양초등학교 까지 9시 30분까지 가야 되는 관계로 가는 도중에는 한번도 쉬지 않고 계속 달렸다.
목적지가 점점 가까워지니까 축제를 알리는 에드블룬과 길가에 나붙은 현수막이 우리들을 반갑게 맞아 주는 것 같았다.
길을 제대로 안내해 준 네비게이션 덕분에 한번도 잘 못 가는 길 없이 바로 그 학교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런 것을 보면 참 문명의 혜택이 우리들을 얼마나 편하게 해 주는가를 다시 한번 뼈져리게 느꼈다.
도착을 해서 준비해 간 매실주에 오징어를 안주로 해서 일단 목을 축이고, 안내 공무원의 친절한 안내로 등록을 했다.
오늘 체험에 참가하는 사람들은 관광버스 별로 배차가 되어 있었다. 우리들은 3호차로 지정 되었다.
출발은 10시 정각에 하고 목적지까지 도착하는 데는 약 1시간 정도가 소요된다고 했다.
30분 정도의 여유 시간이 있어서 커피를 한 잔씩 마시면서, 오늘 뜯을 산나물에 대해서 서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출발시간이 되기를 기다렸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만 해도 학교 운동장에 차와 사람들이 별로 없었는데, 조금 시간이 지나니까 전국 각지에서 모여 든 차와 사람들로 운동장이 빈틈이 없을 정도로 꽉 들어찼다.
출발시간 10분전에 버스에 탑승을 하니까 행사안내 팟프렛과 산나물을 뜯어 담을 수 있는 손가방을 한 개씩 나누어 주었다.
잠시 후, 영양 부군수님께서 탑승을 하셔서 오늘 행사에 대한 간단한 안내 말씀과 멀리서 이렇게 영양을 찾아 주셔서 고맙다는 인사 말씀이 있었다.
학교에서 출발을 해서 산나물 체험 장소로 가는 버스에는 안내 공무원이 배정 되어서 각 버스마다 안내를 했고,
가면서 영양에 대한 소개와 일월산 등산로와 산의 특징과 특산물에 대한 안내를 아주 친절하고 재미있게 해 주었다.
우리 차에 탑승한 안내 공무원은 임업직으로 산림담당 계장님 이었다. 교회에 다니며 계장이 된지 3년이 지났고,
작년 10월달부터 지금까지 이런 저런 많은 일들로 이틀 밖에 쉬지 못하고, 토, 일요일, 공휴일도 없이 매일 출근을 해서 근무를 했다고 했다.
그리고 다른 시. 군 공무원들은 요즈음 구조조정으로 앞날이 불안하지만, 다행히 영양군은 인구는 1만9천명으로 전국에서 울릉군 다음으로 작은 군이지만, 공무원 수는 약 600명 정도로 더 충원을 해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일이 많아 힘은 들지만, 구조조정 당할 염려는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또 일월산은 해와 달이 가장 먼저 뜨는 산이기 때문에 일월산이지만, 사실은 해와 달이 육지에서 가장 먼저 뜨지는 않고, 두 번째로 먼저 뜨는 곳이라고 했다.
또, 한가지 특이한 것은 이 산은 기가 센 산이기 때문에 신을 받는 점술가들이나 철학관을 하는 도사님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고 했다.
산 정상부근에 가면 부처님에 버금가는 신을 모신 곳이 있는데, 이 곳에서 기도를 드리면 소원 한가지는 반드시 들어 준다고 했다. 언제 시간내서 특별히 한번 빌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관광버스를 타고 일월산의 구석구석을 구경하면서 체험장소인 일월산 정상부근 주차장에 도착을 하니까 11시가 조금 넘어 있었다.
체험행사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이 모여서 산나물 채취요령과 오늘 행사진행에 대한 안내말을 듣고, 산나물 채취장소로 줄로 서서 이동을 했다.
채취장에 도착해서 산나물을 뜯기 전에 각자 준비해 온 도시락으로 요기를 하고, 견본으로 채취해서 걸어 둔 산나물을 한번씩 둘러보고 조금 의심스러운 것은 조금 뜯어서 견본으로 준비를 하고 본격적으로 산나물을 채취하기 시작했다.
산나물 채취장에는 안내 공무원과 산나물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현지 아주머니들을 배치를 해서, 함께 뜯어면서 잘 모르는 사람들은 배치된 아주머니에게 뜯어서 먹을 수 있는 것인지를 물어서 확인하고 뜯었다.
우리 일행중에 산나물에 대해서 아주 잘 아는 영천이 고향인 사람이 있어서 그 사람과 함께 다니면서 뜯어라고 하는 것만 뜯었는데, 그 사람은 순씩간에 한 움큼씩 뜯는데 우리들은 아무리 찾을려고 해도 잘 보이지 않았다.
끈으로 테두리 쳐놓은 작은 장소에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서로 뜯을려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헤집고 다녀서 인지, 먹을 수 있는 나물도 밟아서 뜯을 수 없게 만들었다.
나물 잘 아는 동료 덕분에 그래도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 나물 중에서는 최고이고, 생 것으로 먹을 수 있는 곰취와 참나물을 아침에 나누어 준 가방에 3분의 1정도 뜯었다.
나물에 대해서 전혀 아는 것 없이 참가한 사람들은 좋은 나물인지 아닌지도 모르면서 그냥 먹을 수 있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무조건 양만 많이 뜯은 사람들도 있었다.
참가 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물도 없는데, 여기서 무슨 산나물 축제냐고 하면서 불만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
안내한 공무원에게 산나물도 없는데, 여기서 무슨 축제냐고 하니까 산나물 많이 뜯는 축제가 아니고, 산나물 뜯는 체험을 하는데 의의가 있다면서 영양에는 돈벌이가 되는 일을 할 수 있는 것이 많이 없기 때문에 이런 행사 아니면 농민들이 돈 구경을 할 수 없다고 했다.
재정 상황이 열악한 영양군민들을 생각하니, 이런 축제를 왜 해야만 되는지 어느 정도 이해가 되었다.
그렇지만 이런 씩으로 운영을 했다 가는 한번 참가 해 본 사람들은 두번다시 참가를 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산나물 채취 종료시간인 3시 30분 까지는 1시간여의 시간이 남아 있었지만, 돌아 다녀도 더 이상 산나물을 뜯는다는 것이 어려울 것 같아 같이 간 동료들과 버스가 있는 주차장으로 미리 올라 왔다.
참가한 사람들 대부분이 오늘 뜯은 나물은 시장에서 싼다면 천원에서 삼천원 정도의 가치 밖에 안 되게 뜯었다.
좋게 생각하면 일월산의 정기 듬뿍받고 좋은 공기 잘 마시고 운동 잘 하고 간다는 것이고, 나쁘게 생각하면 주체측의 농간으로 산나물은 커녕 고생만 잔뜩 했다는 것 이었다.
주체측에서 참가비로 받은 2만원 상품권은 이곳 영양에서 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만원어치는 산나물을 사고,
남은 만원으로는 축제장에 마련된 음식점에서 산채 해물전과 삶은 돼지고기, 동동주를 시켜서 시원하게 한잔씩 마시고 배를 든든하게 하고 축제장을 빠져 나오는데, 주황색 소방 제복을 입고 낮익은 사람이 지나가고 있어서 자세히 살펴보니,
아주 그립고 반가운 사랑하는 내 아들이 축제장에 안전요원으로 근무 나와 있었다. 아침에 영양으로 올 때, 혹시나 의무소방으로 영양 119 안전센터에 근무하는 아들 얼굴을 볼 수 있을까 하고 생각은 했는데, 정말 생각했던 것이 이렇게 현실이 될 줄이야 !!! 살다보니까 이런 횡재도 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반가움에 얼싸안고 잠시 기쁨의 회포를 풀고, 건강한 아들 모습을 보니 늘 생각하고 걱정만 했던 아들의 늠름함에 걱정했던 것이 기우였다는 것을 느끼게 해 주었다.
무엇 먹고 싶은 것이 있냐고 물어니 축제장에서 이것저것 많은 것을 먹어서 괜찮다고 했다.
그래서 용돈이라도 좀 줄려고 했더니 한사코 거절하는 바람에 특별히 해준 것 없이 그냥 잘 있다는 것 확인만 하고, 제대로 이야기 조차 편하게 하지 못하고 아쉬운 작별을 했다.
오늘 비록 멀리 영양까지 와서 산나물은 원하는 만큼 뜯지는 못했지만, 주체측 이야기 대로 체험한 것에 만족을 하고, 반가운 아들 만났다는 것 만으로도 얼마나 기쁘고 행복했는지 정말 기분이 좋았던 하루였다.
돌아 오면서 중앙고속도로 군위 휴게소에 들러서 시원한 물 냉면으로 저녁을 먹었는데, 휴게소에서는 처음 먹는 냉면이지만, 맛있을까 하는 선입견과 다르게 육수물이 아주 구수하고 시원한 게 맛이 좋았다.
이런 것을 보면 무엇이든지 함부로 생각하고 함부로 판단해서는 안 되겠다는 것을 느꼈다.
새벽 일찍 나와서 밤늦게 들어가는 하루 일정 이었지만, 새로운 경험을 하고 동료들과 오랜만에 함께하는 좋은 시간도 갖고, 더욱더 좋았던 것은 아들을 우연찮게 면회했다는 것이 마음 한 구석에 허뭇하고 행복했던 설레임으로 기분좋게 하루를 마무리 할 수 있었다.
이런게 바로 사람 사는 재미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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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산 나무 뜯고 아들 보고 아줌마들 사이에서
일월산 1월달에 시산제 지내러 가고 이번에 두번째로 갔는데, 기가 있는 산이라서 인지 다른 산에 갔을 때보다 뭔가 다른 것이 느껴지더군요.
산 나물 공부 잘 했네. 산에 가서 나물 아는사람은 제법 뜯든데. 산행하고 나물뜯고 일석이조더라.
처음해 본 산나물 뜯기 체험 그런대로 좋더군요. 운좋게 아들까지 만났으니 도랑치고 가제잡고, 마당쓸고 돈줍고, 꿩먹고 알 먹고 했지요.ㅎㅎㅎㅎㅎ
끓는물에 적당히 데쳐서 참기름, 된장, 마늘 넣고 조물조물 무쳐서 먹는 산나물은 쌉쌀하니 맛이 일품이지요.
수자님은 그 맛을 아시는군요. 참나물 생것으로 쌈장에 찍어서 먹었는데, 정말 그 향이 죽이더군요. 지금도 생각하니 침이 넘어가네. 보약 먹어서 그런지 힘이 팍 솟는군요.
오늘 우리와이프에게 산나물 무쳐돌라케야겠네...
강목씨!!! 맛있게 드세요. 봄에 나는 산나물은 보약이랍니다. 많이 드시고 늘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