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의 인천시장 후보 구도가 안개속이다. 당초 유력하게 거론되던 유필우 의원의 사실상 고사와 단수 추천됐던 강동석 전 건설교통부장관이 출마를 강력 부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2일 열린우리당은 강동석 전 장관을 인천시장 후보로 단수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강 전장관은 인천시찰단과 함께 중국 상하이 양산항을 방문하고 있었던 상태. 상하이 양산항 시찰 당시 강 전장관은 “열린우리당 측에서 시장 출마에 대한 의향을 전했으나 완곡하게 거절했다”며 “당측에서 영입 대상으로 꼽아도 개인적으로 출마할 뜻이 전혀 없다”고 못박았다.
이어 지난 주말 단독 후보로 추천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강 전장관은 “본인에게 의사도 타진하지 않고 시장 영입 대상으로 결정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며 불쾌한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또 “인천시장 단독 후보 추천은 당측의 생각일 뿐 앞으로 선거에 나설 뜻이 전혀 없다”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그는 “현재 인천대학교에서 석좌 교수로 일하고 있는 만큼 지역 발전을 위해 활동하겠다는 게 내 뜻”이라며 “더이상 시장 출마 후보로 거론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처럼 강 전 장관이 출마를 사실상 거부하자 열린우리당의 인천시장 선정에 차질을 빚게 됐다. 당초 열린우리당의 가장 유력한 후보였던 유필우 의원도 강 전 장관의 단독 후보 추천을 계기로 출마를 접은 상태. 유 의원 측은 “당이 이번 지방선거 출마자의 선정 기준으로 현역의원 배제와 장관 출신 영입에 대한 입장을 이미 전해 왔다”며 “전당대회 이후 당 지지율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오히려 곤두박질치고 있어 출마에 대한 부담이 컸던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상태에서 중앙당이 강 전 장관을 단독 후보로 결정하자 유 의원 측은 시장 선거 준비를 사실상 접었다. 유 의원 측 관계자는 “그동안 고민이 많았는데 중앙당의 결정으로 시원섭섭하다”며 “현역 의원들의 지방선거 출마로 오는 8월 치르는 보궐선거에 대한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이처럼 열린우리당은 유력한 후보들이 잇따라 출마를 고사하면서 극심한 후보난을 겪고 있다. 따라서 중앙당이 이들을 대상으로 어떻게 출마를 설득해 낼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이희동·dhlee@kyeongin.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