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곳 인사동. 최근들어 세련된 초현대식 갤러리들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인사동에 가면 그윽한 차향이 느껴지고, 골목골목 소박한 간판을 단 음식점들이 나들이 나온 사람들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얼핏 보면 비슷비슷한 차와 음식을 파는 집들 같지만 유심히 들여다 보면 제맛을 고집스럽게 지키는 곳이 더 많다. 여기에다가 불교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곳도 있다. 인사동의 속살같은 맛집·찻집 등을 찾아본다.
맛 집
동루골: 마포 불교방송 인근에서 문을 연 이후 인사동까지 6년째 한정식만을 고집하는 전문식당. 고소, 나물, 콩, 버섯요리 등 채식이 주메뉴이어서 스님들이 많이 찾는다. 한상 떡벌어진 정식이 낮에는 2만원, 밤에는 3만원. 특히 불자라고 밝히면 신심깊은 사장님이 음식값을 깎아준다. 오신채를 넣지 않은 순도 100%의 사찰음식 맛을 즐기고 싶다면 하루 전에 예약하면 된다. (02)733-0456
산촌: 사찰음식전문가인 김연식씨가 조리까지 도맡아 하고 있는 사찰음식 전문점이다. 상위에는 느티나무 발우와 수저가 다포에 곱게 싸여져 있다. 자리에 앉으면 들깨죽을 시작으로 담백한 불가의 음식 맛을 경험하게 된다. 점심 1만7천원. 저녁 2만9천원. (02)735-0312
명인가: 차연구가 석용운 스님이 10여년간 직접 연구 개발한 차음식을 팔고 있다. 대나무통밥(보정 연자밥, 9천원)의 밑반찬으로는 더덕 장아찌와 무장아찌, 삼색 나물과 2가지 김치가 나오고 맑은 장국이 또다른 대나무 통에 담겨져 나오는데 이 맛이 별미다. 녹차 수제비(4천5백원)도 있다.
다경: 사찰음식과 남도냄새가 물씬 나는 봄미각을 한꺼번에 맛볼 수 있다. 굴비, 쌈, 나물, 된장찌개 등으로 이루어진 남도정식이 7천9백원, 사찰음식 정식은 3만원. (02)
725-5754
선천: 69년 문을 연 인사동 음식점의 원조. 낮에는 된장찌개가 있는 8천원짜리 밥상이, 밤이면 3만5천원짜리 푸짐한 정식이 차려진다. 모듬전, 굴전, 낙지볶음도 있다. (02)734-1970
지리산: 두부와 콩비지가 유명한 한식 집. 앉자마자 커다란 사기 주발에 보리차 대신 조그만 호리병 국자가 얹혀진 숭늉이 나온다. 편안한 안방과 같은 분위기에 맛과 친절 모두 만점. 두부비지 정식 5천원. (02)723-4696
툇마루: 전남 하의도에서 올라온 된장에 두부를 숭숭 썰어넣은 된장찌개로 보리밥을 비벼먹는 비빔밥(5천원)과 간장게장밥(9천원)이 일품. 먹거리로는 북어찜(1만원) 두부부침(6천원) 김치전(7천원) 등이 있다. (02)739-5683
신일: 전북 순창의 고추장을 맛볼 수 있다. 굴비구이 장아찌가 곁들여나오는 된장찌개(6천원)가 인기. 동태전 생굴 계란찜 등이 더해지는 신일정식 1만원, 홍어회, 간장게장 등이 나오는 특정식 2만원. (02)739-5548
풍류사랑: 충북 청주에서 올라오는 민물다슬기에 들깨 쌀가루 고춧가루를 넣어 끓인 경상도식 고디국밥, 된장을 푼 충청도식 올갱이국밥을 만든다. 값은 5천원. (02)730-6431
궁: 개성만두와 조랭이 떡국 같은 개성 본토박이 음식을 한다. 개성 만두는 부추와 숙주가 많이 들어가서 한 입 베어물면 아삭아삭 야채 씹는 맛이 아주 독특하다. 만두는 이집의 주인 할머니가 창가에 앉아 직접 빚는다 (02)733-9240
사과나무: 문을 열면 작은 정원에 주인의 자전거가 놓인 풍경이 있다. 젊은 연인들은 인도식 치킨달밥, 해물덮밥, 치킨카레를 먹는다. 모두 6천원. (02)722-5051
찻 집
옛찻집: 카나리아 십자매 등 작은새가 실내의 한 공간을 날아다닌다. 좁은 한옥방같은 실내는 오밀조밀한 옛 생활용품들로 가득차 있다. 쌍화차 모과차 등 5천원~6천원선. (02)722-5019
나누는 기쁨: 최상질의 녹차와 고급 약재를 넣어만든 대추차가 인기다. 은은하고 편안한 실내장식으로 지인들과 만나 편안하게 담소나누기에 적합하다. (02)720-8900
수희재: 15년된 편안한 찻집. 화계 수제차(4천원~5천원)와 주인이 직접 만든 모과차 대추차도 있다. 한약재만으로 끓인 달지않은 쌍화차에 몸이 따뜻해진다. (02)730-7867
경인미술관 전통다원: 구한말 대신 박영효의 생가에 마련된 찻집. 정원이 한눈에 들어오는 한옥마루에 앉아 차를 마시는 연인들의 모습이 제법 운치있다. 작설차와 국화차 등을 맛볼 수 있다. (02)730-6305
볼가: 주인이 러시아여행의 추억을 담아 15년전 문을 연 곳. 흰칠의 한옥담에 빨간 대문이 달렸다. 러시아음악을 들으며 럼주나 브랜디가 들어간 커피와 차에 흠뻑 취할 수 있다. (02)739-3652
불교문화와 만남
풍경갤러리: 동승의 작가 원성스님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한 번 들러볼 만하다. 원성 스님의 그림과 책, 기념품 들이 전시 판매된다. (02)
723-3375
불교전통문화원: 전통 다도를 원장 선혜 스님과 전문 강사들에게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다. 기초생활차반이 5개월 과정으로 개설돼 있다. (02)732-2068
마야문화원: 불교교리를 비롯해 불화, 요가, 도예, 명상 등 다앙한 불교문화 강좌를 들을 수 있다. (02)722-10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