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장 등산의 기본
1.등산의 개요
한국의 등산
오늘날 우라 주변에서 가장 쉽게 접하는 방식은 등산이다.
이렇게 등산인구가 많은 것은 누구나 언제든지 갈수있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빙하와 만년설로 이루어진 알프스같은 고산은 없지만 국토의 약 70%가 삼림으로 구성된 우리나라에는 현재 1,735개 산에 4,290개의 노선과 약 17,598km의 등산로가 있는 것으로 산림청은 추산하고 있다.
등산인구가 이렇게 폭증하게 되기까지에는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렸을까?
예로부터 우리 선조들은 신천유람을 즐겨왔기에 등산의 역사는 실로 오래되었다.
그러나 지금처럼 배낭을 메고 정상을 목적으로 등산을 한 것은
6.25 전후 복구가 끝나고 사회가 안정되면서 부터이다
경제가 안정되기 시작한 1970년대부터 꾸준히 늘어나던 등산인구는 80년대에
접어들면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이런 증가세로 당시의 도시 근교 산은 계곡,능선 할것없이
음식물 찌꺼기와 깨진 소주병으로 몸살을 앓아야 했다.
그런 무질서가 계속되자 1990년 정부로부터 산에서의 취사금지령이 공포되었고
그에 따라 등산 풍속도가 바뀌기 시작했다.
2000년대에 접어들자 웰빙 붐을 타고 산속에서 자연과 교감을 갖기보다는
산을 단순히 건강 유지를 위한 체력단련장으로 인식하면서 더욱 폭발적으로
등산인구가 늘어났다.
그동안 쓰레기 버리지않기,등산식단 개선,등산시 절제된 행동,등산장비 경량화,
등 긍정적인 변화도 있지만 자연과의 만남 속에서 삶의 여유를 찾는다는
등산의 본래의 의미는 빛을 잃어가고 있다.
이제 5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등산은 온국민의 취미활동으로 자리잡았다.
알프스와 히말라야와는 달리 우리나라의 산은 숲이 주를 이루고 아름다운 계곡과
동식물들이 우리와 하나가 되어 일체감을 느끼게 한다.
그래서 한국인들은 산의 정기를 품고 자라고 그곳을 마음의 안식처로 삼고있으며
인생의 수련장으로 여겨왔다.
한국에서의 등산은 등정이나 정복이란 경쟁적 자세보다는 입산하는 마음으로
산을 대할 때 그 진가를 알수 있다.
등산의 개념
*수단으로서의 등산
산에 오르는 것을 수단으로 다른 목적을 이루는 등산을
말한다. 약초꾼,심마니,나무꾼,군대,화가,측량가 등이
행하는 등산이다.
*목적으로서의 등산
산을 오르는 것 자체를 목적이자 수단으로 하는 등산으로
일반등산,모험등산,스포츠등산으로 나눌 수 있다.
1)일반 등산;
도보로 이동하는 등산을 총칭하는 말이다.
**하이킹(hiking);
표고가 그리 높지않은 야산이나 언덕을 가볍게 걷는 것,
우리 말로는 '터벅터벅 걸음''사이좋게 걸음'을 의미한다.
**백패킹(backpacking);
짊어지고 나른다는 뜻으로 야영생활에 필요한 장비 갖추고
여행하는 것,1968년 미국 젊은 층에서 시작한 운동으로
주로 계곡이나 냇가를 끼고 도보로 이동하는 것을 말한다.
**등산(mountaineering);
정상을 오르는 산행 활동에 대한 포괄적 의미로 쓰이며
'등반'과 구별하여 쓸때는 모험을 수반하지않는 일반등산을
뜻한다.
**트레킹(trekking);
알프스나 히말라야 등 고산지대를 비교적 장기간 걷는 여행,
어원은 우마로 짐차를 끌어 이동하는 것에서 유래했다.
**반더포겔(Wandervogel);
1901년 독일 고교생 사이에서 시작된 집단 도보여행,
주로 야산을 걷고 건강과 친목을 도모하는 것이 목적이다.
2)모험등산;
손과 발을 사용하고 기술과 장비가 필요하며,자연적
위험을 극복하며 오르는 등산, 일반등산과 구별하여
'등반(climbing)'이라고 한다.
유럽 알프스 지역에서 처음 시작된 이 등반행위와 사조를
'알피니즘(alpinism)'이라고도 부른다.
**암벽등반(rock climbing);
도보로 오르기 힘든 급경사의 바위 사면을 적절한 기술과
등반장비를 이용해 오르는 등산.
대표적 대상지로는 북한산 인수봉, 설악산 울산암 등을
들수 있다.
**암릉등반(ridge climbing);
산릉보다 소규모이면서 급준한 바위로 이루어진 능선을
오르는 등산.
암벽등반에 필요한 장비와 기술을 갖춰야 한다.
일명'리지등반'이라고도 한다.
**고산등반(high-altitude climbing):
해발 3000m가 넘는 고산지대를 오르는 등산.
만년설과 빙하지대를 넘고, 고산병을 극복해야한다.
알프스나 히말라야,안데스,킬리만자로 등을 들수있다.
3)스포츠등산;
일정한 장소와 규칙을 만들어 우열을 가리는 등산으로
주로 인공암장에서 행하는 경기등반.
스포츠클라이밍(sport climbing),산악 마라톤, 등산대회등이 있다.
등산문화
등산활동을 통해서 비롯되는 사유나 행동양식중 학습되거나
공유하고 있는 것 전체를 가리킨다.즉, 등산을 하는 사람들에 의해 습득,공유,전달되는 행동양식이나 그 과정에서 이룩해낸 물질적,정신적 소득을 통틀어서 이르는 말이다.
등산의 의식주를 비롯해 등산용어,등산의학,등반이념,산행예절,산그림,산음악,등산문학, 등산과 관련된 출판,등산모임 따위를 모두 포함한다.
2. 올바른 보행법
# 등산의 기본은 걷기
등산의 기본은 걷기다. 무엇보다 처음 등산을 시작하는 사람은
우선 익숙하게 걷는 방법부터 익혀야 점차 전문 등반(암,빙벽등반)분야까지 접근할 수 있다.
산에서 걷는 방법을 익힌다는 것은 등산의 기초과정을 배우는 것이다. 흔히 말하는 전문등반이라는 것은 어찌보면 걷기의 연장이다. 암벽등반 기술도 쉽게 말하면 암벽위에서 걷기이며 , 빙벽등반도 역시 빙벽위에서 걷기와 다를바 없다.
산에서의 걷기는 평지에서 시작해 점차 고도를높여가고, 또다시 내려오는 것을 반복하는 것이다. 일상에서는 보통 평지를 걷는 일만 하지만, 등산에서는 좀더 경사지고 험난한 곳을 이동하게 되므로 이에 따른 기초요령과 적절한 훈련, 과학적 지식을 알아두어야 익숙하게 걷는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
우선 같은 등산로를 오르더라도 힘을 적게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그러기 위해선 불필요한 동작을 줄이고 노면을 발바닥 전체로 디뎌야 한다.또 평소보다 보폭을 골프공 하나 크기 정도를 좁게하면 효율적인 보행에 도움이 된다.
그리고 산의 경사각도에 따라 상체를 앞으로 조금 굽히고, 내딛는 발바닥에 자연스럽게 몸의 무게중심을 이동시킨다.
이때 호흡은 발을 내딛기 전에 들이마시고 발을 디뎌설때 내뱉으면 좋다.
# 산에서 걷기의 어려움
산에서 걷기와 평지에서 걷기는 우선 그 운동량에서 큰 차이가 있다.우리가 평지에서 시속 6km로 길을 걸을 경우 심장박동수는 1분간 약 100번(안정시에 성인 평균 맥박수는 분당 70회전후,호흡수는 16~20회)이며, 이때 신체에서 요구하는산소섭취량은 안정시의 약4배정도이다.
한편 휴식시의 산소요구량을 1 이라고 했을 때, 산에서 경사를 오를 때는 (약 9kg정도의 배낭을 매고)8.8정도의 산소를 요구할 정도로 힘이 들며,내려올 때도 5.7 정도의 산소를 소모하게 된다.이와같이 평지에서의 빠른 걸음걸이와 비교하더라도 산을 오르거나 내려오는 일은 그리 쉬운 것은 아니다.
산에서의 걷기란 오를때나 내려올 때 모두 다소 많은 체력이 소모되는 운동인 것이다.
# 올바른 보행법
등산을 처음 시작한 사람이라면 경사면을 오를때 누구나 숨이 차고, 다리에 근육통이 오기도 한다. '첫술에 배 부를 이 없다'는 말처럼 걸음자세가 안정되고 숙련될 때까지 인내심을 갖고 단계적으로 훈련을 쌓아야 한다.
*가까운 거리부터 시작해 먼 거리까지 늘려간다.
모든 운동에는 부하원리가 적용된다. 즉, 힘과 지구력을 향상시키려면 우리 몸에 저항을 증가시켜야 한다.
근육의 힘이란 반복된 훈련을 통해서 강화할 수 있기 때문에 쉬운 곳부터 시작해 운동량과 속도를 점차 늘리면서 신체 적응 능력을 서서히 향상시켜야 한다.
처음 등산은 심장과 폐 그리고 근육에 다소 무리를 주게되지만 차차 이런 상태가 적응되면 힘든 걷기운동도 점차 즐겁게 느껴진다.
* 평형과 리듬이 필요하다
처음 등산을 시작하는 초보자일 경우 30분 걷고 5분간 휴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처음 산에 오르는 사람은 급한 마음에 또는 일행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 보폭을 넓게 하고 속도를 빨리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잘못된 방법이다.
무리하게 속도를 높이면 짧은 거리를 가더라도 쉽게 피로해진다. 보폭은 개인에 따라 다르나 성인의 경우 보통 75cm,분당 115보 정도가 적당하다.
걸을 때는 평형을 유지하며 일정한 리듬을 타는 것이 좋다.
* 보행의 기본자세
양어깨의 힘을 빼고 편한 자세로 상체를 앞으로 조금 굽히며, 무릎은 조금만 올려서 걷는다. 땅을 밟을 때는 발끝이나 발굼치를 쓰지말고 발바닥 전체로 안정감있게 밟아야 한다. 경사진 곳을 걸을 때는 팔동작을 지나치게 크게
하지말고 양어깨를 좌우 보폭에 맞추어 리듬감있게 흔들어야한다.
양손에는 가능한 아무것도 들지않아야 하며, 호흡은 자연스럽게 발걸음에 맞추고 같은 간격으로 들이쉬고 내쉬어야 한다.
숨이 가쁘다고 심호흡을 지나치게 하면 산소과다섭취로 현기증이 일어날 수 있다.
되도록 일정한 속도를 유지하고, 산행시의 체력 배분은 등산40%, 하산30%로 잡고 나머지 30%는 예비체력으로 간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휴식
체력이 아무리 강한 사람이라도 등산중의 휴식은 반드시 필요하다. 필요할 때 충분히 쉬면서 간다면 초보자라도 큰 피로감없이 등산을 지속할 수 있다.
개인의 체력 차이에 관계없이 등산 초반에는 몸이 적응할 수 있도록 천천히 걷는 것이 좋다.
산에 오를때 옷은 체온 상승을 감안해 약간 가볍게 입는 것이 좋다.차차 적응이 되어 일정한 속도를 유지하게 되면 주위 경관도 둘러보면서 적당한 페이스에 맞춰 걸으면 된다. 처음 20~30분 가량은 가급적 휴식을 취하지 말고 천천히 걷는다.
휴식을 할 때는 깊은 심호흡을 하며 약간의 물과 간식을 섭취하고 몸이 식지않도록 겉옷을 입어 보온을 해준다.
너무 오래 쉬게 되면 활성화된 신체가 다시 원상태로 돌아가므로 좋지않다.
휴식을 마치고 출발할때는 다시 옷차림을 가볍게 해 땀이 너무 많이 나지않도록 한다. 필요없이 너무 오래 쉬는 것은 시간 낭비다.또 너무 오래쉬면 근육이 굳어져 다시 걷기가 오히려 힘들다는 점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급한 경사를 오를때에는편한 자세로 서서 쉬는 것이 좋다.나무나 바위에기대어 짐의 하중이 어깨에서 벗어나도록 하고 심호흡을 하며 다음 구간 운행을 위하여 등산채비를 점검한다.
중요한 것은 쉴때의 마음자세이다. 가까운 거리에 정상 또는 목적지가 있다 해도 휴식이 필요하다면 반드시 쉬어가야 한다.
# 하산
산을 내려가는 것은 오르는 것만큼이나 힘들다.
걷기 쉽다고 달리듯 내려오는 것은 위험하다.
체중과 배낭의 하중으로 무릎관절이나 발목에 충격이 가해지기 때문에 무릎통증,물집발생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척추에 충격이 가해지고,오랫동안 고개를 숙인채 내려오다 보면 뇌의 혈액공급이 원활치않아 두통이 생기기도 한다.
내려올 때는 경사가 급할수록 속도를 늦추어야 한다. 여분의 양말을 신어 발을 보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신발끈을 꼭매어 발이 쏠리지않도록 한다. 하산시에는 오를때보다 안정감이 있도록 보폭과 균형에 신경을 써야 한다.
발은 될수 있으면 가볍게 딛고 무릎을 굽혀 충격을 흡수하도록 한다.특히 너덜지대 자갈이나 돌더미가 많은 곳을 내려갈 때는 발디딤에 주의해 관절의 충격을 줄이고 발목을 다치지않도록 한다.
등산시 하산길 사고가 많은 것은 대부분 방심때문이다.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하산하면 부상의 위험도 커질뿐 아니라 길을 잃기도 쉽다. 하산시의 휴식 또한 오를 때만큼 중요하다
# 보행중 물과 간식
등산은 많은 에너지(보통 1일 600kcal의 열량이 소모됨)를 요구하는 운동이다.
따라서 열량이 높은 행동식을 준비해 중간에 먹음으로써
소모된 에너지를 보충해야한다.
행동식으로는 조리하지 않고 즉시 먹을 수 있는 건빵,
비스켓, 치즈, 초코렡,사탕,어포,육포 등의 고열량 간식이
적당하다.
이밖에도 피로회복을 도와주고 소화가 잘되며 열량이
높은 음식이면 적합하다.
등산 중 갈증이 날때는 약간 적다고 느낄 정도로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
또한 물을 벌컥벌컥 마시는 것보다는 1/3모금 정도를
입에 머금고 입술과 입안을 적신후 조금씩 목구멍으로
넘기는 것이 요령이다.
물을 많이 마시면 위속의 소화액을 묽게 만들어
소화기능 장애가 생기며 식욕 또한 감퇴한다.
# 등산용 스틱 사용법
등산은 상체보다 하체를 더 많이 사용하는 운동이다.
힘든 오르막에서 등산용 스틱을 사용하면 두발에 집중되는
하중을 분산시킬수 있다.
또한 산행시 소모되는 체력의 20~30%를 덜어줄수 있고,
보행 속도도 15%정도 더 빠르게 진행할 수 있다.
또 발목과 무릎에 전달되는 충격을 줄이고 특히 겨울철
얼어있는 노면이나 눈길에서 균형 유지를 돕는다.
보통 오르막에서는 평지에 비해 길이를 조금 짧게하고
내리막에서는 길게 조절해서 사용한다.
평지나 완만한 산길에서는 자연스럽게 좌우 번갈아
노면을 짚으며 앞으로 나아가면 된다.
급경사에서는 두개의 스틱을 같은 높이에 짚고
상체의 무게를 의지해 올라간다.
급한 내리막에서도 마찬가지로 두개의 스틱을 아래쪽에
짚어 하중을 분산시킨다.
3. 등산 전. 후 몸 풀기
모든 운동이 그렇듯 등산을 시작할 때에도 반드시 준비
운동이 필요하다.일반적인 등산의 행태를 보면 버스나
승용차로 등산로 입구까지 이동한 뒤 아무런 준비운동 없이
바로 등산을 시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등산은 평지를 걷는 것보다 훨씬 운동량이 많으며,
평소에 쓰지않던 근육을 사용하게 되므로 사전 몸풀기
없이 운동을 시작하는 것은 위험하여 사고나 부상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운동선수들이 시합이나 훈련에 앞서 충분히 몸을 풀어
각종 부상을 대비하듯이, 등산 전.후에도 적절한 준비운동
(스트레칭)으로 근육의 긴장을 풀어 등산중 발생할 수 있는
관절의 부상및 근육통등을 예방하고 빠른 피로회복을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본 체조는 손목,무릎등을 비롯, 등산중 직접적인 하중
또는 충격에 노출될 수 있는 신체부위를 중심으로 한다.
각 동작을 10~15초에 걸쳐 반복하되, 심장부에서 먼
손,발목부터 시작해서 발목-무릎-허리-어깨-목등
신체 아랫부분에서 위로 순서에 맞게 시행하는 것이 좋다.
* 스트레칭 순서는 기본체조와는 반대로 심장과 가까운
신체부위를 우선으로 하는 것이 더 좋다.
각 동작은 좌.우.앞.뒤.등 방향순으로 반복 시행하며,
활동시 전신의 움직임을 원활히 해줄 수 있도록 근육의
이완 폭을 되도록 크게 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