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코니입니다.
성대골을 다녀온 지 일주일이 지나서야 후기를 올리네요. ^^;
그래도 엘리에게 숙제를 부여받고 바로 '손기자' 모드로 돌입해서 메모는 열심히 했으니 착실하게 나눠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ㅎㅎ
상도 3,4동 성대시장을 따라 쭉 올라가면 어린이도서관이 있습니다. 그곳에 바로 성대골 절전소가 있습니다.

(강의 시작되기 전 어린이 도서관 탐색중!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재미있는 책들을 찾아오더군요!ㅎㅎ)
어린이도서관은 기존 도서관에 가려면 마을버스를 2번이나 갈아타야 하고, 유모차를 이용하는 어린 유아들을 둔 엄마들은 쉽게 접근하기 힘든 도서관을 동네에 만들어보자는 생각에서 시작되었다고 하네요.
"마을이 모여 아이들을 함께 돌보고, 차 한 잔 마실 수 있는 마을회관"을 바라셨다는데 어린이들 뿐만 아니라 어르신들도 잠깐 들러 쉬어가실 수 있는 도서관 이상의 '사랑방' 기능을 톡톡히 해내고 있죠. 2010년 개관 이후 지금까지 정부지원금은 전혀 받지 않고, 주민들의 후원금으로 운영해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운영이 힘들기도 하지만 쉽게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고 계셨습니다. 그 원동력은 에너지 절전소 설명을 해주신 도서관 이미숙 공동대표의 너무나 가슴에 남는 한 마디에서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책을 읽으면 행동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엄마들은 2011년 일본의 원전사고 이후 에너지에 대해 공부하고, 민우회에서 개설한 녹색당 이유진 선생님 강의를 들은 이후 마을의 에너지 전환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생겼고, 원전과 기후변화에 대한 공부를 더 하게 되었답니다.
(물론 행동대장 김소영 관장님의 희생이 있었다고 하네요. ㅎㅎ)
행동의 시작이 바로 "전기료 공개" 였습니다.


(설명중인 이미숙 공동대표와 성대골 절전소)
아이들 이름으로 (ex) '지우, 재인이네') 각 가정의 전기 사용량이 막대 그래프로 표현되어 있는데 각 가정들의 그래프를 모아서 하나로 표현한 것이 바로 그 유명한 '성대골 절전소'입니다. 확실히 에너지에 대해 교육을 받은 가정과 그렇지 않은 가정은 차이가 난다고 하네요. 어떤 분들은 절전소라고 하니 뭔가 건물같은 걸 찾으시기도 한다는데 전기 사용량, 특히 직접 전기 사용량을 줄여나가는 주민들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성대골 절전소'는 정말 대단한 발상의 전환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인지 2012년 환경대상을 받기도 했다는군요.
성대골 엄마들의 고민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마을 사람들에게 알리려면 어떻게 할까?"를 고민한 끝에 나온 것이 바로 태양광 푸드트럭 '해바라기'입니다.
중고 트럭을 구입하고, 또 좋은 뜻을 가진 분들의 협력을 통해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고, 자전거 발전기를 설치하여 커피도 팔고, 솜사탕도 팔고, 공구 대여까지 가능한 푸드트럭이 완성되었습니다.

(충전된 태양에너지와 자전거 발전기를 열심히 돌려 직접 솜사탕을 만든 딸기우유의 정윤이!
달콤함을 맛보려면 불편함은 좀 감수해야 함을 온 몸으로 보여주고 있죠? ㅎㅎ)
이제는 트럭이 너무 노화되고, 안전의 염려가 있어 이동이 불가능한 상태가 되어 서울시에 기부하기로 하셨다고 하네요.
하지만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이런 실험들이 우리 사회에 큰 울림과 변화를 가져올 것을 알기에 정말 큰 박수를 쳐 드리고 싶습니다.
다음으로 방문한 곳이 '에너지 슈퍼마켙' 입니다. ('켙'의 ㅌ 또한 에너지의 영어 알파벳 'E'를 연상하여 넣으셨다네요.^^)
주민 협동조합으로 만들어 지금은 '마을기업'으로 운영하고 계십니다.
서울시 지정 'LED HUB CENTER' 역할을 하며 다양한 에너지 절약 물품들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태양광 휴대폰 충전기와 각종 LED 전구 및 다양한 물품들)
또 한 가지 에너지 슈퍼마켙의 장점은 바로 전기료 '0원'이 나오는 곳이라는 점!
압축 톱밥을 사용하는 펠릿 화목난로와 뒷 베란다 처마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 등을 활용해 전기를 사용하지 않고도 운영이 가능한 에너지 자립 공간이 되었습니다.
(이 곳을 보며 엘리는 강북에 에너지 슈퍼마켙을 열자는 마음을 먹었고, 코니는 바로 찬성했고, 바람진도 거의 넘어왔다는 소식을 전해드립니다!ㅋㅋ함께 하고픈 사람들 여기여기 붙어라~)
마지막으로 성대골 마을학교라는 곳을 방문했습니다.



(이 곳 역시 햇빛 온풍기 등을 비롯하여 적정기술로만 이루어진 에너지 자립공간입니다. 적정기술 전문가분들을 초대해 밤샘 워크샵을 하며, 모두들 불가능하다고 하는 걸 붙들고 설득해서 적정기술로만 운영되는 지금의 공간이 되었답니다! )
김소영 대표께서 오셔서 성대골 마을학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교육들에 대해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8주 과정의 에너지 기후 변화 양성과정을 진행중이신데 수강생들은 마지막 교수법과 교안 작성 과정이 끝나면 바로 중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업을 하게 된다고 하네요. 심지어 인근의 국사봉중학교에 34시간 에너지 교과과정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도대체 성대골 주민들의 아이디어와 추진력은 어디까지인가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에너지 문제에 대해 한 번이라도 듣고 고민한 친구들이 어른이 되면, 그런 친구들이 많아진다면 우리 사회가 어떻게 달라질까 기대도 되면서 가슴이 설레더라구요.^^
그리고 김소영 대표의 이야기들이 해뜸이로서 많은 고민을 하게 했습니다.
지금까지 해 온 절약이나 에너지 효율을 실천하는 것이 1인지침이자 생활 메뉴얼이라면
"도시형에 맞게 또 다양성과 생명력을 가진 마을에서 에너지 자립이 흘러들고, 스며들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고민중이라고 하시더군요.
에너지는 선택이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삶의 필수인 물이나 공기와 같은 것이라고.
그런데 에너지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이렇게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먼저 고민하고, 행동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우리 마을에는 에너지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다. 에너지 문제에 대해 해결해줄 사람들이 있다."고 떠올리게 될 것이라고.
2011년부터 해 온 절정기술을 활용한 에너지 자립공간들, 에너지 카페, 에너지 슈퍼마켙과 같은 마을기업 등을 통한 활동들에 대해
"미세하지만 생명력을 찾아가기 위한 실핏줄을 놓고 있다" 고 말씀하시더라구요.
그러시면서 우리 해뜸 모임에 대해
" 이런 모임이 하나의 환경단체보다 더 필요하다. "는 격려의 말씀을 해주셨어요.
마을 주민들이야말로 지역의 문제에 대해 잘 알고, 생활 속에서 우리 삶의 장애가 되는 것들이 무엇인지 찾아내고, 극복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낼 수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이지요..
본인도 학위를 따면 사람들이 에너지에 대한 얘기를 더 잘 들어줄까 싶은 마음에 에너지에 관련된 학교에 진학을 할까 하시다가
"생활 속에서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장애물을 찾아내며, 현장에서 목소리를 내고, 내 얘기를 하는 역할도 필요하겠다"
싶어서 진학은 접으셨다는 말씀도 해주셨어요.
나 혼자만이 아닌 더불어 잘 사는 마을, 더 나아가 건강한 이 땅을 만들기 위해 고민하고 함께 행동하는 성대골 주민들을 보며 마음이 따뜻해지고, 가슴이 벅차오름을 느꼈습니다. 내 곁에 같은 마음으로 함께 할 수 있는 해뜸이들이 있다는 마음에 더 그랬겠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