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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 카메라가 주류를 이루었던 시절과는 달리, 최근 들어서 디지털 카메라의 성능을 평가하는 기준이 많이 달라졌다.
바디의 견고성, 셔터 속도의 균일화(특히 고속 촬영시), 측광의 정확도, 사용상의 편리함 등의 항목이 필름 카메라의 성능을 좌우하는 기준이었다면, 세상이 디지털 카메라 시대로 전환되면서부터 각종 전자 메카니즘이 주요 성능을 좌지우지하게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즉, 기계적인 성능의 평가에서 전자적인 성능의 평가로 그 기준이 바뀌게 된 셈이다.
물론 이 기준은 카메라(사진) 입문자들에게는 불필요하고 생소하겠지만.
이렇듯 10년 가까이 세대 교체를 해오면서, 요즘 중요시 되고 있는 디지털 카메라 성능의 항목을 몇가지만 예로 들어보면,
1. 화질과 화소수
2. 색감
3. 핀트 맞춤 스피드
4. 연사속도
5. 고감도에 따른 노이즈 정도
6. 다이나믹 레인지
7. LCD의 성능
8. 배터리 사용 가능 시간(촬영 가능 매수)
등을 꼽을 수 있겠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이 중에서 몇가지 항목에 대해서, 아마츄어 테스터(tester)들의 '뽀대 중심 평가'에 '태클'을 걸어보자면,
1. 화질과 화소수 ← 고급 렌즈를 사용하고 최신 기종을 선택하면 자연히 해결.
한가지는 알고 넘어가자. 고 화소수일수록 노이즈도 심해진다.
2. 색감 ← 色感. 사전적으로 '색채나 빛깔에서 받는 느낌'의 의미다.
'느낌'에 대한 판단은 개개인마다 절대적으로 다르므로 좋다 나쁘다로 절대적 평가를 내릴 수 없다.
3과 4. 핀트 맞춤 스피드 / 연사속도 ← 고 스피드 기종을 찾는다면 고속 모터가 내장된 비싼 카메라를 구입하면 해결.
7. LCD의 성능 ← 구리면 구리다, 지나치게 성능이 뛰어나면 '구라'다 라고 평가를 내린다.
유저 개개인이 사용하고 있는 PC 모니터의 상태를 카메라 제조사가 어떻게 알수 있단 말인가?
칙칙하고 화소수도 떨어지고 실외에서는 잘 보이지도 않는, 천만원 혹가하는 라이카 M9의 바디의 LCD를 보고도 그런 평가를 하겠는가? '역시 라이카다운 무게감이 느껴지는 LCD...' 등의 극찬을 할 것이 뻔하다.
8. 촬영 가능 매수 ← 무조건 연사로만 찍어대는 습관 고치고, 뽀대용 악세사리값 아껴서 배터리 한개 더 구입하면 된다.
전쟁터에서는 총알을 여유있게 가지고 있어야 맘놓고 쏘아댈 수 있다.
위의 가벼운(!) 태클들은 어떤 사람들에게는 상당히 불쾌하고 자극적인 내용으로 느껴질지도 모르겠으나, 틀린 말은 아님을 본인은 알 것이다.
이번 사용기편에서는, α55의 큰 특징 중의 하나인 [다이나믹 레인지의 확장] 기능에 대해서 살펴보기로 하겠다.
「α55」에는 다이나믹 레인지를 최대 6EV까지 확장이 가능한「HDR」이라는 기능이 갖춰져 있다.
HDR이란、High Dynamic Range의 약자로써, 일반적으로는 삼각대를 사용해서 단계별 노출(- 노출, 적정 노출, + 노출의 3단계 브라케팅)로 촬영한 복수의 사진을 HDR 합성 소프트 등을 사용해서 합성할 필요가 있지만, α55는 온핸드(손으로 들고) HDR 촬영이 가능하다.
고속연사로 단계별 노출로 촬영된 3장의 사진을 카메라가 자동으로 영상의 어긋남을 보정하면서 합성하는 시스템으로써, 누구라도 손쉽게 HDR 촬영을 즐길 수 있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특히, α55는 고속연사가 초당 10컷의 초고속 스펙이므로, 3장의 다단계 (노출 브라케팅) 노출도 고속으로 이루어지고, 손으로 들고 촬영할 때의 구도의 어긋남도 최소한으로 억제가 된다.
물론 중망원 렌즈 이상의 화각에서는 삼각대를 받치는것이 확실하겠으나, 광각에서 표준 화각에서는 손으로 들고 촬영을 해도 거의 실패할 확률이 적은 HDR 촬영이 가능하다.
또한, 'HDR' 설정시에는 HDR로 합성된 화상만이 아니라 표준 노출로 촬영된 원래의 사진(D-RANGE 옵티마이저는 off)도 동시에 기록됨으로, 프레밍 등의 실수로 HDR 합성 사진이 실패를 할 경우라도 표준 노출의 사진 1장은 확실하게 저장이 되는 사양이다.
D-RANGE 버튼을 누르면, [DRO]와[자동 HDR]의 설정을 직접 불러올 수가 있다.
(최근 펌웨어의 업그레이드에 따라서, D-RANGE 버튼의 기능이 추가가 되었다)
■ 자연스러운 계조를 중요시한 다이나믹 레인지의 확장
카메라에 내장된 'HDR 기능'이라고 하면, 카시오의「EXILIM」시리즈의 [HDR 자동]과 같은 효과를 떠올리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으나, 카시오의 그것은 부분적으로 콘트라스트를 확장시킨 회화적인 화상처리를 실행하는 독자적인 기능이다.
이에 대해서 α55의 HDR 기능은 더욱 자연스러운 계조로 다이나믹 레인지의 확대를 해줌으로써, 일반적인 촬영보다도 연조(반대는 경조)의 화상이 되지만, 명부와 암부의 데이터 손실을 최소한으로 줄여준다.
사진의 단계별 노출차를 크게하면 할수록 다이나믹 레인지는 더욱 확장이 되지만, 무조건 넓힌다고 만능은 아니다.
극단적으로 다이나믹 레인지를 넓혀버리면, 하이라이트의 색 날아감과 암부의 색상 데이터가 축소가 되어버려서, 중간톤의 색상들이 손상을 입게 되고, 결국 사진도 아니고 그림도 아닌 이상한 결과물이 되어 버린다.
α55의 HDR 기능은, 촬영 장면의 휘도 차이에 대해서 카메라가 자동적으로 적절한 단계별 노출로 촬영을 해주지만, 1~6EV까지 수동으로 설정할 수도 있다.
이 부분이 바로 α55가 가진 매력 중의 한가지다.
테스트 결과 엄청난 휘도의 차이가 있는 피사체가 아닌 이상、2~3EV 정도의 설정이 중간톤을 손상시키지도 않고 적당하다.
또한, [마이 스타일] 설정을[Vivid](선명하게)와 [Land.](풍경) 등의 조금 경조의 촬영 모드를 선택하거나, 화질 조정에서 콘트라스트를 높여서 HDR 촬영을 하더라도 중간톤의 콘트라스트와 채도를 손상시키지 않고, 명부와 암부의 계조도 거의 손상을 입지 않는다.
참고로 HDR 기능이 선택 가능한 설정 조건은, 화질 모드가[파인]또는[표준]의 JPEG 기록시에만 가능하다.
[RAW] 및 [RAW+JPEG]의 설정에서는 HDR 기능으로 설정하려고 해도 해당 항목을 선택할 수 없게 되어있다.
그러나, 미리 JPEG 기록시에 HDR로 설정되어있는 상태에서 화질 모드는 [RAW], [RAW+JPEG]로 변경하면 자동적으로 DRO[AUTO]의 설정으로 촬영이 가능해지고, 다시 화질 모드를 JPEG로 되돌리면 자동 HDR의 설정도 부활하게 된다.
개인적으로 한가지, [RAW+JPEG]로 설정시에도 HDR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사양이었으면 좋았겠고、덧붙여 [일시적으로 JPEG 기록으로 변경하겠습니까? <예 / 아니오>] 등의 확인 메세지를 표시해서, HDR 촬영 종료 후에 원래의 화질 모드로 되돌릴 수 있는 인터페이스였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 “HDR”과 “DRO”의 특징
α55의 D-RANGRE 버튼에는 [HDR]과 [DRO](D-Range Optimizer의 약자)라는 2종류의 다이나믹 레인지 확장 기능이 들어있다.
HDR 기능은 위에서 설명한대로, 고속연사로 단계별 노출 차이로 촬영된 3장의 사진을 카메라 내에서 합성하고, 재현 가능한 휘도차이를 확대하는 기능으로써 명부 데이터 손실과 암부 데이터 손상 모두를 억제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 DRO 기능은, 표준 노출로 촬영된 1장의 사진을 계조보정 작업에 의해서 암부를 부분적으로 살려내는 것으로써, 암부 측의 다이나믹 레인지는 확장이 되지만, 명부를 억제하는 효과는 기본적으로 없다.
그러나, 암부의 색상 날아감을 억제하는 기능때문에 얼핏보면 전반적인 다이나믹 레인지가 확장된 것처럼 보인다.
움직임이 있는 피사체와 중망원계 이상의 화각에서 다이나믹 레인지의 확장을 희망한다면 “DRO”, 정지된 피사체로 광각~준망원 영역의 촬영에는 “HDR”을 권장한다.
■ 실사 테스트
● DRO와 HDR의 비교
공통 데이터:α55 / DT 18-55mm F3.5-5.6 SAM / 4,912×2,760(16:9 모드) / F9 / 0EV / ISO400 / 조리개 우선 AE 모드(A 모드) / WB: AWB(자동 화이트 밸런스) / 화각: 18mm / 다분할 측광
일반 촬영
DRO (Lv 2)
가로등의 조명 부분을 자세히 보면, 위에서 설명한 암부의 계조를 중점적으로 확장하는 상황을 알 수 있다.
HDR (2.0EV)
명부와 암부가 전반적으로 우수한 밸런스로 확장 되어 있다.
각 단계별로 DRO 기능과 HDR 기능에 대해서 테스트를 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극단적인 계조 확장(6EV까지) 기능을 사용해서 촬영을 하게 되면, 사진이라는 개념에 대한 의문을 가지게 될 것이 뻔하기 때문에 고 계조 확장 설정은 생략하기로 하고, 중간 확장 레벨로 테스트를 했다.
사진을 시작한지가 얼마되지 않는 사람들은 인간의 눈을 초월한 계조의 사진에 흥미를 가질 지도 모르나, 차츰 실력이 쌓여가고 사진을 보는 '눈'이 발전을 할수록 '인간의 눈에 가까운 사진'을 추구하게 되는 자연스러운 변화는 당연한 흐름이다.
지금 초보자라고 해서 언제까지나 초보자로 있을리는 없다.
위의 사진들은 촬영 환경(노광의 상태, 명부와 암부의 격차, 촬영 시간대 등)을 고려해보면, 결코 쉽게 노출을 만족시킬 수 있는 조건이 아니다.
그러나 α55는 기대 이상의 계조 확장 효과를 보여주고 있다.
불만 제로.
그러나 여기서, 다이나믹 레인지 확장에 따른 노이즈 발생이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가 없게 된다.
암부의 계조를 억지로 확장시키면 입자가 거칠어지면서 자연히 노이즈도 함께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다이나믹 레인지 확장 기능은 노이즈 제거 기능도 함께 사용해야 얼추 밸런스가 맞는 이야기가 되겠지만, 그것은 실제 사용시의 문제이고, '테스트'라는 명분이 붙은 이상 노이즈 감소 기능을 사용하지 않고, 순수하게 계조 확장에 따른 노이즈 발생 상태를 비교해 봐야만 솔직한 테스트라고 본다.
● DRO과 HDR 기능 사용시 노이즈 발생 비교
일반 촬영시의 노이즈 (100% 원본 사이즈로 부분 트리밍)
DRO (Lv 2) 촬영시의 노이즈 (100% 원본 사이즈로 부분 트리밍)
HDR (2.0EV) 촬영시의 노이즈 (100% 원본 사이즈로 부분 트리밍)
몇 년 전에 니콘의 D700을 테스트할 때에 감탄했던 노이즈 억제 능력이 이제는 구시대의 유물이 된 느낌이다.
아무리 세월이 몇년이 흘렀고 소프트웨어적인 향상이 눈부시게 발전을 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ISO 400 상태에서 각각 셔터 속도 4초와 6초, 25초의 장노출 환경에서도 이 정도로 노이즈를 억제시켜주는 카메라를 나는 아직 본 적이 없다.
그것도 풀프레임도 아닌 1:1.5의 크롭 바디에서.
한마디로 폴짝 뛸 노릇이다.
즉, 풀프레임의 장점이었던 풍부한 계조와 노이즈 억제 성능이 이제는 일반화가 되었다는 말이다.
가볍고 작아서 휴대하기에도 부담이 없는 아담한 카메라에서 이 정도의 성능을 끌어낼 수 있다는 것은, 향후 카메라의 크기가 점점 작아질 가능성이 충분히 높다는 상상마저 가능케 한다.
다이나믹 레인지의 확장 기능과 노이즈 억제 성능에 대해서 개인적인 평가는 95점.
감점된 5점에 대해서는 이후에 작성할 조작성 부분에서 자세히 설명하기로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