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 인터넷판은 지난 10일 ‘2010년 가볼 만 한 곳’으로 31개 도시를 선정하고 서울을 세 번째로 추천하였다. 뉴욕타임스는 ‘도쿄는 잊어라. 디자인 마니아들은 서울로 향하고 있다. 이들은 한국의 수도에 있는 황홀한 카페와 레스토랑, 흠잡을 데 없는 미술관, 기념비적인 패션 매장에 끌리고 있다’고 소개했다.
지난해 10월 세계적인 여행안내서 출판사 론리플란넷은 서울을 ‘세계 최악의 도시’ 중 3위로 뽑아 뉴욕타임스와 상반된 시각을 보인바 있다. ‘아름다움은 보는 사람의 눈에 달려 있다’는 말과 같이 보는 사람의 평가기준에 따라 다소간 견해의 차이는 인정하지만 론리플란넷은 서울의 실상을 너무 평가절하하여 여기서 논평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북미대륙으로 이민 갔던 동포들이 한국으로 속속 돌아오는 사례가 최근 신문에 보도되면서 나라안에서 우리자신을 보는 시각과 나라밖에서 우리의 위상을 평가하는 안목이 서로 다르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한국방문의 해를 계기로 일시적으로 방문하는 외국 관광객들에게 경제력에 걸 맞는 한국인의 사회의식을 보여 주기 위해서는 이 땅에 사는 한국인들이 해야 할 일들이 산적해 있다.
프로농구 케이씨씨에서 뛰고 있는 하프 코리언 전태풍(30)은 한국식 농구에 대해서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일대일 을 많이 한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패스, 패스다.” 라고 선수생활의 소감을 말했다. 이 말은 개인플레이를 버리고 동료에게 슛 기회를 주는 팀플레이에 협조한다는 뜻이다. 비단 농구뿐만 아니고 갈등이 만연해 있는 한국사회 각 분야에서 개인보다 공동체를 먼저 생각하는 팀 플레이가 일어나야 한다. 정부부서, 정당, 직장, 사회, 가정에서 팀플레이를 활성화 시켜나가야 한다. 팀플레이에 능하다는 것은 더불어 살아가는 가치를 우선시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개인의 지나친 이기심을 극복하고 사회의식을 복원하는 노력에 동참하는 구체적인 몸짓이기도 하다.
공동체의 위상을 높이고 돕는 것이 곧 자신을 돕는 길이라는 공감대 형성이 사회통합의 지름길인 것 같이 보인다. 타인에게 말할 기회를 주고,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여 공감대를 형성하고 이견이 있는 부분은 절충을 시도하여 타협을 이끌어 내는 태도가 생활 속에서 뿌리내려져야 한다. 타인에게 공간을 내주고 양보하는 겸양의 미덕도 아직도 더 쌓아 가야 할 아쉬운 부분이다. 사회 지도층이 솔선 수범하는 노불리스 오불리주의 실천은 더욱 절실한 사회적 덕목이다.
우리사회 결속과 발전을 위해 우선적으로 필요로 하는 덕목은 공동체를 위하여 마음과 정신을 쓰는 일이고 그것은 물질적인 소유와는 상관 없는 일 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마음은 간절하나 가진 것이 없어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무력감을 토로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내 안에 선하고 아름다운 열망이 내 삶을 바꿔놓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이는 궁극적으로는 주위사람에게 전파 되여 공동체와 국가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가져온다고 생각한다. 1950년대 일본에서 실시된 동물행동 실험연구에서 그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일본 본토에서 조금 떨어진 고시마 섬에서 영장류 생물학 팀이 일본 원숭이 Macaca Fuscata를 대상으로 한가지 실험을 했다. 연구팀은 원숭이 먹이로 고구마 다발을 해변에 던져 놓았다. 원숭이들은 고구마를 좋아했지 만 고구마에 묻은 모래를 털기 어려워 고구마 주위를 맴돌며 망설였다.
얼마 후 ‘이모’라고 부르는 암컷 원숭이가 우연히 고구마를 바다에 빠트렸고 그 덕분에 바닷물이 모래를 씻어 낼 뿐 아니라 고구마를 더 맛있게 해준다는 사실을 알게 되였다. 그 버릇을 받아 들인 원숭이의 수가 점점 증가했다. 마침내 100번째 원숭이가 고구마를 바다에 담그는 버릇을 받아 들였을 때 그 집단에 속한 모든 원숭이가 자발적으로 고구마를 바다에 담그기 시작한 것이다. 그 무렵 다른 섬의 연구자들도 원숭이들이 ‘이모’처럼 고구마를 바닷물에 씻어 먹기 시작한 사실을 확인했다. 나아가 본토의 원숭이들도 거의 같은 시기에 고구마를 바닷물에 씻어 먹기 시작했다. 한 지역의 개체군에서 임계질량(Critical Mass)이 유익한 새 습관을 받아 들이자 전 개체군이 그 습관을 받아 들인 것이다. 섬과 섬 그리고 섬과 본토는 서로 떨어져 있고 원숭이에게는 서로 통신을 할 전자메일이나 봉홧불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김요한 시인의 ‘아름다운 세상’이라는 시에서 인간세상에 빛과 온기를 더해줄 비슷한 상상을 그리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세상
김요한
한 송이 꽃이 피면
두 송이 꽃이 피고
두 송이 꽃이 피면 열 송이가 피고
수천, 수만 송이 꽃이 핍니다.
별 하나가 빛을 내면
두 개의 별이 빛나고
두 개의 별이 빛나면 열 개의 별이 빛나고
수천, 수만 개의 별이 빛납니다.
한 사람이 사랑을 나누면
두 사람이 사랑을 나누고
두 사람이 사랑을 나누면
열 사람이 사랑을 나누고
수천, 수만 사람이 사랑을 나눕니다.
그래서 세상은 끝없이 아름답습니다.
지금 우리는 세계인들이 부러워하는 한국의 경제성장과 물질적인 풍요와 균형을 이루는 사회의식을 생각 할 때입니다. 안락한 승차감을 더하기 위해 후륜 구동을 채택하고 있는 외제 수입 차들은 이번 겨울 폭설에 힘을 쓰지 못했습니다. 비록 승차감은 덜 할지 모르지만 일찍이 전륜 구동시스템을 채택한 한국의 소형 차들이 눈 덮인 언덕길을 잘 다니는 광경을 목격 하였습니다.
최근 내린 폭설이 사회의식의 전륜 구동 장치를 장착하면 비록 평소 안락감은 덜 하지만 공동체에 어려움이 닥쳤을 때 본인에게도 도움이 된다는 이치를 우리국민들에게 알려준 계기가 되였습니다.
덕불고필유린(德不孤 必有隣)
사람에게 반드시 이웃이 있는 것과 같이 덕이 있으면 반드시 뜻을 같이 하는 사람이 생기게 마련이다.-논어- 중에서
편안한 주말을 맞으시기 바랍니다.
정해균 Bernard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