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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응원, 소리칠 준비 되셨나요?
프로는 소리를 내지 않을지 몰라도 월드컵만큼은 신나는 소리를 빼놓을 수 없다. 우리는 “대한민국”과 “오 필승 코리아”로 2002년을 기억하고, 부부젤라 소음으로 2010년을 떠올린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의 우승 확정골 장면도 한꺼번에 터져 나오는 함성을 소거하면 따분해질 뿐이다. 드라마의 완성에 우리(팬)가 이렇게 적극적으로 동참한다는 점이야말로 축구의 참맛일지 모른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우리는 어떤 소리를 외치게 될까? 무슨 리듬이 가슴을 때릴까? 브라질월드컵을 좀 더 입체적으로 즐길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주요 출전팀의 응원가 및 구호를 소개한다.
2014년 여름, 전세계는 축구 열기로 들썩이고 있다 |
축구는 원시적이라고 한다. 경기에 사용되는 도구는 골대와 둥근 공뿐이다. 사각형 그라운드 안에서 정해진 동선도 없고 반칙 관련 규정도 지극히 단순하다. 볼을 빼앗기 위해 서로 부딪히고 고통스러워한다. 축구의 ‘날것’ 문화는 관중석에서도 그대로 통용된다. 축구 서포팅은 전기의 힘을 빌리지 않는다. 사람 수를 늘리는 것이 소리를 키우는 유일한 방법이다. 날것으로 뛰고 날것으로 소리친다.
축구 응원 문화의 원류를 찾기란 쉽지 않다. 현대 축구를 정립한 ‘종가’라고 하니 영국에서 시작되었을 것이라고 추측할 뿐이다. 영국에서는 ‘위풍당당 행진곡’의 작곡가 에드워드 엘가(Edward Elgar)가 역사상 최초의 축구 응원곡을 썼다고 믿는다. 19세기말 울버햄프턴 원더러스와 스토크 시티의 경기를 보고 축구에 빠진 엘가는 이후 ‘그가 골문을 향해 슛을 때렸네(He Banged the Leather for Goal)’이라는 곡을 만들었다.
팬들의 합창 문화는 1962년 리버풀 팬들에 의해 촉발되었다. 안필드의 테라스(입석)를 가득 메운 리버풀 팬들은 지역 출신 인기 밴드 비틀즈의 히트곡을 합창하기 시작했다. 당시 사람들은 “축구장에서 왜 노래를 부르지?”라며 고개를 갸우뚱거리면서도 재미있어했다. 리버풀 팬들이 있는 곳마다 노래가 울려 퍼졌고, 이를 타 클럽의 팬들이 따라 하게 되었다. 개사, 편곡 등의 다양한 아이디어가 보태져 오늘날의 축구 서포팅 문화가 자리잡게 되었다.
물론 리버풀 팬들이 전세계 축구 서포팅 문화의 원조라고 단정하긴 어렵다. 축구의 세계화 역사는 이미 100년이 넘었다. 일설에 따르면, 1962년 칠레 월드컵 당시 브라질 팬들의 서포팅이 리버풀 팬들에게 영감을 주었다고 한다. 현장에서 그들은 삼바 리듬 특유의 박수 장단으로 자국 선수들을 응원하며 흥을 돋웠다고 전해진다. 세계각국의 축구 역사가 오래된 만큼 어디선가 누군가는 오래 전부터 그라운드를 향해 박수를 치고 노래를 부르고 구호를 외쳤을지 모르는 일이다.
한국의 축구 응원문화는 2002년 4강 신화로 자리잡게 되었다 (사진 제공 : 연합뉴스) |
대회 중계 수단이 다양화되면서 월드컵에서 이젠 소리가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한다. 1998 프랑스월드컵 공식 주제가였던 리키 마틴의 ‘Cup of Life’가 대히트를 치면서 국제축구연맹(FIFA)은 주제가 선정에 무척 신경을 쓰고 있다.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는 샤키라의 ‘Waka Waka(This time for Africa)’와 크난의 ‘Wavin’ Flag’이 전세계 팬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이번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FIFA는 세계적 힙합 스타 핏불(Pitbull)과 제니퍼 로페스(Jennifer Lopez)를 선택했다. 제목은 ‘We Are One(Ole Ola)’로 핏불 특유의 허스키 보이스 랩과 흥겨운 멜로디가 개막전 현장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단, 브라질 현지에선 쿠바계인 핏불과 푸에르토리코계 제니퍼 로페스에게 브라질월드컵 공식 주제가를 맡긴 데에 불만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 We Are One (Ole Ola) - Pitbull
국가별로 주제가를 정하는 경우도 있다. 2002년 이후 매 대회마다 공식 주제가를 발표해오는 한국의 ‘붉은악마’는 브라질월드컵을 위해 ‘투혼가(에일리)’를 공개했다. 잉글랜드에서는 인기 그룹 ‘테이크 댓’의 개리 발로우 중심의 유명 가수들과 개리 리네커, 글렌 호들, 마이클 오언 등 왕년의 스타들이 모여 ‘위대한 나날(Greatest Day)’가 공개되어 팬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대회 스폰서인 ‘코카콜라’의 캠페인 송으로 제작된 ‘The World is Ours(Todo Mundo)’는 다양한 언어 버전으로 방송을 타면서 남미 지역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투혼가 - 에일리 http://tvcast.naver.com/v/127619
♬ Greatest Day http://www.youtube.com/watch?v=ZLiHeYK9roE
♬ ‘The World is Ours’, ‘Dunia Kita’, ‘La Copa de Todos’, ‘Todo Mundo’ MIX Version http://www.youtube.com/watch?v=Q4P-ufLByF0
그러나 이런 공식 응원가보다 ‘진짜’ 소리는 역시 팬들이 만들고 팬들이 외친다. 클럽 레벨에서 각자 개성적인 응원가와 구호를 사용하는 축구 팬들이라도 국가대표팀을 위해 모인 자리에서는 다른 아이디어를 동원한다. 귀에 익은 멜로디를 사용하는 경우에서 단순히 국가명을 반복적으로 외치며 분위기를 돋우는 구호에 이르기까지 너무나 다양한 소리들이 있다.
대한민국 (대~한민국!)
우선 우리의 소리를 알아보자. 누구나 아는 것처럼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의 응원 선창은 언제나 ‘붉은악마’의 몫이다. 2002 월드컵 4강 신화를 발판으로 한국에서도 응원단 따로, 관중 따로의 시절이 끝나고 경기장 내 모두가 동일한 응원가와 구호를 외치는 문화가 자리잡았다.
‘붉은악마’의 탄생에는 역시 K리그가 있다. 90년대 중반부터 프로축구 서포터즈가 연합체 형태로 모이기 시작했는데, 그들을 중심으로 2002 월드컵에 대한 응원 준비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1997년 11월 잠실에서 열렸던 프랑스월드컵 아시아 지역예선 한일전에서 국가대표팀 경기에는 붉은색 상의를 착용하는 문화가 자리잡았다. 유니폼, 육성 응원, 응원가와 구호, 골대 뒷자리 등 당시의 고민과 실천이 2002월드컵을 계기로 확산되어 오늘날의 대한민국 국가대표 응원 문화로 정착되었다.
‘대한민국’ 구호와 ‘오 필승 코리아’ 응원가는 따로 소개하기가 어색할 정도다. 2002년부터 지금까지 국가대표팀의 경기에서라면 누구나 익숙한 박수 장단에 맞춰 함께 소리친다. 브라질월드컵을 계기로 붉은악마와 일반 관중의 경계선에 걸쳐있는 대표팀 전용 응원 박수와 구호, 응원가를 알아보자. 물론 한 번만 들어보면 금방 알 수 있을 정도로 익숙한 소리와 멜로디들이다. 우선 ‘1231 박수’다.
짝~ 짝짝~짝짝짝 짝~ 짝짝~짝짝짝 허이~ 허이~ 워~워~
짝~ 짝짝~짝짝짝 짝~ 짝짝~짝짝짝 허이~ 허이~ 워~워~ (반복)
다음은 ‘234 한국’ 구호다.
짝~짝~짝짝짝~짝짝짝짝~한국!
짝~짝~짝짝짝~짝짝짝짝~한국! (반복)
잉글랜드 (잉~걸런!)
‘축구 종가’ 잉글랜드 팬들의 응원가와 구호를 소개한다. 잉글랜드 국가대표팀 경기 중계에서 가장 자주 들을 수 있는 구호는 아마도 ‘England Till I Die(죽을 때까지 잉글랜드!)’일 것이다. 죽을 때까지 잉글랜드를 응원하겠노라는 내용으로 단순한 리듬과 가사가 큰 북소리와 함께 반복된다.
England till I die
I’m England till I die
I know I am I’m sure I am
I’m England till I die
영화 ‘대탈주(The Great Escape)’의 주제곡 멜로디도 잉글랜드 국가대표팀 응원에서 빼놓을 수 없다. 가사는 따로 없이 대표적인 구간을 반복하다가 마지막 소절에서 “England!”를 외친다.
직접 전쟁을 치렀던 독일과 관련된 응원가도 있다. 하늘에 떠있는 독일 폭격기를 자국 공군기(RAF; Royal Air Force, 영국 공군)가 한 대씩 격추시킨다는 내용이다. 숫자가 ‘0’이 될 때까지 – 내용적으로는 영국 공군이 독일 폭격기를 모두 격추시킬 때까지 - 국가대항전이 아닌 UEFA챔피언스리그 등의 클럽 경기에서 독일 클럽과 만나는 잉글랜드 클럽의 팬들이 이 응원가를 부르기도 한다.
There were 3 German bombers in the air (in the air),
There were 3 German bombers in the air (in the air),
There were 3 German bombers,
3 German bombers,
3 German bombers in the air.
And the RAF from England shot 1 down (shot 1 down),
And the RAF from England shot 1 down (shot 1 down),
And the RAF from England, RAF from England shot 1 down.
*이후 숫자를 하나씩 줄이면서 ‘0’이 될 때까지 반복한다.
브라질 (브라씨우!)
잉글랜드의 응원가와 구호가 다소 ‘마초’적이라면 개최국 브라질은 듣고 있기만 해도 절로 흥이 나는 스타일이다. 거의 모든 응원가가 빠른 박수 장단에 맞춰 진행되어 나도 모르게 어깨가 들썩거린다. 브라질이란 국명을 외치는 구호가 대표적이다.
Eh~ Le le oh Brasil! (반복)
물론 브라질인으로서의 자긍심을 담은 응원가도 있다. ‘Eu sou Brasileiro(나는 브라질인이다)’라는 응원가는 “나는 브라질인이다, 자랑스럽고, 사랑에 넘친다”라는 의미의 문구가 박수 장단과 함께 계속 반복된다. 브라질월드컵의 타 팀 경기를 관전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브라질 팬들은 경기 중 여지없이 이 응원가를 합창한다. TV중계의 현장음에 귀를 기울이면 쉽게 들을 수 있다.
Eu sou brasileiro, com muito orgulho, com muito amor
에우~ 소우~ 브라질레이로~, 콤 무이토 오르굴뇨~, 콤 무이토 아모~~르~ (반복)
월드컵 통산 5회 우승국이라는 뜻의 ‘Pentacampeao’를 박수와 함께 외치기도 한다.
독일 (도이치란!)
브라질과 함께 우승을 다툴 것으로 기대되는 전통의 강호 독일도 다양한 응원가 레퍼토리를 뽐낸다. 우리가 가진 가장 간단하게 따라 부를 수 있는 구호는 국명 ‘Deutschland’를 멜로디에 얹어 반복해서 외치는 것이다.
Deutschland (반복)
‘슈퍼(Super)’를 앞에 붙여 Ole Super Deutschland라고 외칠 수도 있다.
재미있는 응원가도 있다. 상대팀에 따라 국명만 바꿔 부르면 되는 간단한 방법으로 독일 축구의 위풍당당함을 나타낸다. 내용은 “너희 OOO들은 이렇게 걷지, 우리 독일인은 이렇게 걸어!”라는 의미로 첫 구절에서는 구부정한 몸짓, 두 번째 구절에서는 양손을 들고 제자리에서 신나게 뛰는 안무를 곁들인다.
So Gehen Die Osis, Die Osis Gehen So (2회 반복)
So Gehen Die Deutschen, Die Deutschen Gehen So (2회 반복)
*오스트리아(Osis)를 상대로 했을 때
분데스리가 경기에서도 자주 들을 수 있는 익숙한 멜로디도 있다. ‘독일이여 골을 넣어라’라는 의미다.
Auf gehts Deutschland schiess ein Tor
Schiess ein Tor
Schiess ein Tor
스페인 (에스빠냐!)
16강 탈락의 실망을 안겨준 무적함대 스페인. 비록 응원할 경기가 한 경기 밖에 남지 않았지만, 스페인의 응원가도 흥겨운 멜로디와 독특한 리듬감이 재미있다. 특히 박수 장단이 플라멩고 춤을 연상시켜서 누가 들어도 스페인의 응원가라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다. 가장 자주 들을 수 있는 응원가는 “나는 스페인인”이라는 문구를 계속 반복하는 리듬이다.
Yo Soy Espanol, Espanol, Espanol (반복)
월드 챔피언이라는 자랑스러운 사실을 드러내지 않을 수가 없다. “우리는 세계 챔피언”이라는 내용의 문구를 멜로디에 담아 열심히 반복하기도 한다.
Somos Campeones del Mundo (반복)
TV중계의 음량을 높이면 아마도 다음 응원가가 들릴 지 모른다. 별도의 번역이 필요 없을 정도로 축구 응원에서 일반화된 단어 ‘비바(Viva)’를 붙인 버전이다. 의미는 “스페인이여 영원하라”다.
Lo lo lo lo lo lo lo
Que Viva Espanya
스페인 특유의 느긋함이 담겨있는 응원가도 있다. 우리는 단지 술을 즐기러 왔을 뿐, 경기 결과는 어찌 되도 상관없다는 내용이다. 경기장보다는 경기장으로 가기 전이나 후 인근 펍에서 맥주를 즐기며 흥겹게 부를 수 있는 응원가라고 할 수 있다.
Alcohol,
Alcohol,
Alcohol,
Hemos venido a emborracharnos,
El resultado nos da igual...
올여름 스페인 팬들의 응원을 들을 수 있는 경기가 한 경기 밖에 남지 않았다니… |
리오넬 메시 한 명만으로 강력한 우승 후보로 평가 받는 아르헨티나의 응원에서도 축구 강국의 자존심이 그대로 묻어있다. 가장 유명한 응원가는 ‘Vamos Vamos Argentina’다. 우리 식으로 따지면 “아르헨티나, 파이팅!” 정도가 된다. 1986 멕시코월드컵 공식 다큐멘터리를 보면 우승 직후 라커룸에서 웃통을 벗어제친 디에고 마라도나가 이 노래를 신나게 부르는 장면이 나온다.
Vamos Vamos Argentina,
Vamos Vamos a ganar,
Que esta barra quilombera,
No te deja no te deja de alentar...
K리그 팬이라면 낯익은 리듬도 있다. 아르헨티나인으로 태어나 자긍심이 넘쳐나고 조국에 대한 사랑은 커져만 간다면 내용인데, 수원블루윙즈에서 동일한 리듬을 서포팅에 사용하고 있다. 전세계 축구 서포팅에서는 동일한 멜로디에 가사만 바꿔 사용하는 경우가 매우 흔하다.
Sooooy argentino, es un sentimiento no puedo parar,
Ole ole ole, ole ole ole OLA,
Ole ole ole cada dia te quiero mas...
스타플레이어
국가가 아니라 스타플레이어를 응원하는 응원가 및 구호도 자주 들을 수 있다. 축구 팬들 사이에선 ‘플레이어스 콜(Player’s Call)’이란 용어로 통용된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 팬들이 박지성을 위해 불렀던 ‘개고기 송’이 대표적이다. 선수의 개성과 특징을 파악해 서너 구절을 만들어 반복하는 경우인데 ‘스티븐 제라드 송’이 대표적이다. 제라드의 대포알 중거리슛과 강한 몸싸움을 모티브로 삼은 내용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플레이어스 콜’은 짧게 이름만 외치는 버전이 많다.
나의 조국을 외치다
국가별로 응원 모습도 조금씩 차이가 난다. 스페인, 이탈리아, 한국, 일본 등의 서포터즈는 이른바 ‘리더’가 있어 전체 서포팅을 이끈다. 야구의 응원단장처럼 호루라기, 율동, 화려한 응원복을 입진 않지만, 가장 앞에서 큰 목소리로 주도한다. 하지만 이런 모습은 주로 클럽 서포터즈에 한한다. 한국의 국가대표팀 경기에서는 ‘붉은악마’가 주도적으로 경기장 분위기를 이끌지만, 스페인이나 이탈리아의 A매치에서는 현장 관전하는 팬들에 의해 자발적으로 응원이 이루어진다. 현장 관전의 역사가 오래된 덕분에 응원을 위한 소리를 누구나 잘 알고 있는 덕분이다.
축구를 향한 우리의 외침은 그 자체만으로 충분히 즐겁고 의미심장하다 (사진 제공 : 연합뉴스) |
어떤 노래를 부르고 어떤 방식으로 응원을 하는지는 사실 크게 중요하다고 할 수 없다. 리듬, 가사, 장단, 군무가 다르다고 해도 결국 이 모든 몸짓과 소리의 목적은 조국의 자긍심과 승리를 향한 열망이다. 12일 브라질과 크로아티아가 맞붙었던 대회 개막전을 상파울루의 아레나 코린티안스에서 직접 취재했다. 크로아티아의 국가가 먼저 울려 퍼졌고, 드디어 개최국 브라질의 국가가 연주되기 시작했다. 귀에 익은 반주가 흘렀고 6만 명의 대합창이 시작되었다. 정해진 반주가 끝나고도 합창은 그치지 않았다. 오히려 더 커졌다. 평소 알고 있던 브라질 국가와는 전혀 달랐다.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그런 축구 현장음은 2002년 ‘대한민국’ 구호 이후 처음이었다.
현실 속의 잣대만 들이대면 월드컵의 모든 응원이 기쁨을 담진 못한다. 승자만큼 패자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기 결과로만 축구의 소리를 구분하거나 제한할 순 없다. 축구를 향한 우리의 외침은 결과보다 외침 그 자체만으로 충분히 즐겁고 의미심장하다. 좌절한 선수들을 향해 보내는 박수와 외침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축구의 소리일지도 모른다. 선택받은 32개국이 브라질에 모였다. 우리도 풋볼 파티의 초대장을 받았다. 데이터에 기댄 냉철한 분석, 선수의 능력치에 의존하는 예상, 마음이 아니라 승패 결과로만 즐기는 월드컵은 무의미하다. 4년에 한 번쯤은 가슴에 귀 기울이고 목청으로 내 자신을 세상 밖으로 뱉어내 보자. 소리칠 준비되었는가?
일러스트=포포투 정선명
음원 제공=팬천트닷컴 (http://www.fanchants.com)
에필로그 | 네이버 스포츠 이용자들이 뽑은 역대 최고의 대한민국 응원가는? 영광의 1위는 '오 필승 코리아' 그 뒤를 이어 조수미의 'Champions'가 11.9%(3,283명)로 2위를 차지하였습니다. 그외에 3위는 버즈의 'Reds Go Together'가, 4위는 트랜스픽션의 '승리를 위하여'가 차지하였습니다. 이렇게 역대 응원가를 모아놓으니 지난 월드컵 한국 대표팀의 열정이 다시 떠오르는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