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국제교류기금 서울문화센터는 "'진검승부'란 말은 일본에서 18세기 후반부터 쓰이기 시작했으며, '목숨까지도 잃을 각오로 승부한다'는 의미로 지금까지 쓰인다"고 설명합니다.
'진검승부'란 말이 쓰인 것은 도쿠가와막부(德川幕府) 시대(1603~1867년) 후기부터입니다.
전국(戰國)시대에 뒤이은 200년간의 평화시대가 지속되면서 당시 일본의 무사 계급은 지위가 크게 하락했습니다.
이 때문에 생활고에 시달리던 일부 무사들은 진검을 팔고 대신 목검(木劍)을 들고 다녔고, 일부는 살인청부업자로 전락하기도 했지요.
전국 시대에 진검을 든 상대와 싸우던 무사들이, 도쿠가와막부 시대엔 무기가 없거나 목검을 든 상대를 진검으로 해(害)하는 상황이 된 거죠. 송민 전 국립국어원장은 "이때부터 '진검승부'란 말은 '사소한 시비를 빌미로, 진짜 칼을 들고 상대방을 해하려는 나쁜 마음'이란 부정적 의미를 갖게 됐다"고 설명합니다.
'진검승부'란 말이 한국에 들어온 것은 얼마 되지 않습니다. 송민 전 원장은 "한국에선 1970년대 말부터 일부 언론에서 이 말이 쓰인 뒤 점점 그 사용이 늘어왔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기자들도 무심코 이 말을 쓰게 된 것으로 생각됩니다.
일본어가 우리말처럼 널리 쓰이게 된 데는 기자들과 언론의 책임이 큽니다. 조선일보는 앞으로 '진검승부'와 같이 일본어에서 온 표현을 좋은 우리말로 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4/7일자 조선일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