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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 열린 울산 상진초등학교 운영위원회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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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석철 |
| 울산지역 197개 초·중·고교 중 가장 모범적인 학교운영위원회(운영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는 학교 중 하나라는 평을 듣고 있는 울산 상진초등학교 운영위원회. 이 학교 제73차 운영위원회가 15일 오후 3시부터 열렸다.
전교조 소속 교사 3명을 포함한 교원위원 5명, 학부모위원 6명, 지역위원 2명 등 모두 13명의 운영위원 중 12명이 참석한 이날 회의에서는 안건에 대한 격렬한 토론이 펼쳐졌지만 합의를 도출해 가는 운영의 묘가 돋보였다.
격렬한 토론, 하지만 합의로 결과 도출
상진초 운영위원회의 이날 안건은 추경예산안 심의. 1주일 전 학교 행정실은 각 운영위원들에게 미리 예산안 자료를 배포해 놓았다. 위원들이 사전에 내용을 숙지하고 심의에 임하도록 하기 위한 것.
위원장의 개회 선언에 이어 간사인 학교 행정실장이 안건에 대한 제안 설명을 했다. 이어 토론과 심의가 시작됐다. 350여만 원의 추가예산안 집행에 따른 검증이다. 학교 측은 200여만 원에 달하는 전기승압 공사건을 승인 받고자 했다. 학교 내 난방장치와 전기제품 가동 증가로 전기가 불안정하게 공급되고 있다는 것이 공사 시행의 이유였다.
전교조 소속 권아무개 교사는 "교실 프린트기 설치를 벌써 제안했었는데 우선순위가 바뀌었다"는 의견을 개진하자 "전기승압이 없으면 정전이 되는 사례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교원 위원들은 교사들이 건의한 사항이 추경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며 다음번 추경 때부터 순위를 정해 우선 실시해 줄 것을 건의했다.
이 안건에 대한 토론은 30분간 진행됐다. 하지만 각자 의견을 모두 쏟아내면서도 반대 측 의견도 경청하는 모습이 돋보였다. 이날 운영위원회는 2시간 가량 이어지면서 열띤 논쟁을 벌였지만 결국 합의점을 도출해 냈다.
학교장이 권위의식 버려야 학운위 토론 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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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호 교장이 자신의 의견을 발표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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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석철 | 이 학교 운영위원회가 갈등없이 잘 운영되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었다.
우선 학교장이 권위의식을 버리고 성실하게 회의에 임하는 태도. 학교장은 회의 내내 한 사람의 교원 자격으로 자신의 의견만을 개진하며 토론에 임했다. 둘째 위원장의 중재 노력이다. 어느 한쪽 의견에 기울지 않는 위원장의 회의 진행방식이 돋보였다. 셋째 이유는 상대방의 의견을 경청하면서 존중해 준다는 것.
이 학교 한 학부모 위원은 "교장이 권위의식 없이 평교사와 같이 회의에 참여하는 방식이 회의가 원활하게 진행되는 주요 요인"이라고 말했다.
김영호 교장은 "초임 교장으로 교사와 동등한 입장에서 회의에 참석할 뿐"이라며 "운영위원회도 결국은 학생들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는 자세로 임한다"고 말했다.
전교조 소속 백아무개 교사는 "일부 학교의 교장들이 여전히 권위의식을 갖고 운영위원회를 자지우지하려는 경향이 있어 갈등의 원인을 제공하는 경우가 있다"며 "우리 학교의 경우 학교장의 겸허한 자제가 돋보인다"고 소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