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1.12 - 서영남
무위당 장일순 선생님께서 "자네 집에 밥 먹으러 오시는 분들을 하느님 대접하듯이 하면 돼. 다른 걱정 할 필요가 없어. 대접 받으신 하느님들이 가만히 계시겠어." 과연 그렇습니다. 민들레국수집의 VIP 손님들 덕택으로 점점 늘어나는 우리 손님들 어떻게 대접해드리나 하는 쓸데없는 걱정을 없애주십니다. 11월 11일 농민의 날 겸 지체 장애인의 날 겸 빼빼로 데이에 반가운 소식을 들었습니다. 2008년 MBC 사회봉사대상 본상을 받게 되었습니다. 수상식은 11월 23일 오후 4시에 있답니다. 장소는 일산이라고 합니다.
11월 9일(일)
비가 조금 왔습니다. 만수6동성당 빈첸시오 회원들께서 방문 오셨습니다. 수관맘께서 정성스럽게 만 김밥을 가져오셨습니다. 만석신문에서도 도움을 주셨습니다. 내일 두현씨 퇴원수속을 걱정없이 밟을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11월 10일(월)
참 손님들이 많이 오십니다. 밥이 뜸들 시간조차 없을 정도입니다. 날씨가 추워지니까 상추가 조금씩 가격이 오릅니다. 더 오르기 전에 손님들께 상추쌈을 대접해야겠습니다.
마리안나자매님이 쌀과 후원금을 보내주셨습니다.
오전에 베로니카와 모니카가 두현씨 퇴원할 때 입을 옷을 준비해서 갔습니다. 그리고 집도 싸 드리고 주변정리도 말끔히 해 드렸다고 합니다. 오후에 퇴원수속을 밟으면 된다고 합니다.
두현씨 퇴원수속을 했습니다. 건강보험이 없었다면 백사십 만원이 넘게 부담해야 했는데 다행스럽게도 육십만원 정도 들었습니다. 다행입니다.
의사선생님이 두현씨가 퇴원해서 세끼 밥을 챙겨드실 수 있는지 걱정을 합니다. 당분간 제가 챙겨드려야겠습니다. 약을 받았습니다.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한답니다. 경기의료기 형제님이 인슐린 주사기와 약솜으로 그냥 주셨습니다.
두현씨를 옥련동으로 보내면 식사가 문제될 것 같아서 주헌씨 옆방에서 지내게 했습니다. 밖에서 노숙을 했는데 지금은 너무 좋다고 합니다. 저녁에 고기 조금 볶아드리고, 애호박을 새우젓에 심심하게 간해서 지져드렸더니 이렇게 먹기 좋은 음식은 처음이라면서 흡족해합니다. 오랜 당뇨와 노숙으로 치아가 거의 못 쓰게 되었습니다. 반찬은 잘게 썰어드리고 다져드리면 잘 드십니다.
11월 11일(화)
오전 아홉 시에 두현씨가 인슐린 주사를 맞고 9시 30분에 국수집에서 아침을 들게 합니다. 하루 세끼를 드시고 걷는 운동도 하면서 지내면 좋겠습니다. 고기를 기름을 쓰지 않고 달군 프라이팬에 물을 사용해서 고기를 볶습니다. 두부 된장국을 심심하게 끓여드렸고요. 반찬은 잘게 다져드렸습니다.
오전에 MBC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사회봉사대상 본상으로 확정되었다고 합니다. 기분이 좋습니다.
부산어묵이 싸게 파는 것이 있기에 샀습니다. 내일은 맛있는 무와 어묵으로 국을 끓이고 어묵 조림도 만들어야겠습니다.
저녁에 아파트 내의 알뜰시장에서 무 하나와 생태 한 마리를 샀습니다. 국을 끓여서 저녁을 먹고 반은 내일 두현씨가 아침에 먹을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 싶어서입니다. 생태 맑은 국이 아주 맛있게 끓여졌습니다. 두현씨 몫을 담아놓고 두 그릇이나 먹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