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유령멤버 다이나믹 듀오입니다
이번에 소년 님이 쓰신 여행기를 읽고나니 쓰고 싶어져서요
저....써도 되용 -.-?
지난 해 그리스로 가는 길에
대니&죠셉 님을 만나 흥미만점 그리스 여행을 할 수 있었습니다
같은 시간에 같은 곳을 여행하더라도
저마다 느낌과 기억과 관점이 다르다는 것을 다시 느낍니다
쓰다보니, 그 때로 돌아가고 싶어요 정말! 원츄!
(참, '릴레이 여행기' 제목은 추천 받았어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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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 2003년 6월
장소 : 바리-지중해
등장인물 : 대니=다훈, 조셉=훈, 저=썸미, 승희, 인정
#0 프롤로그 소금인형

::::::::::::::::::bye 이탈리아 hi 그리스:::::::::::::::::::::::
하늘과 뒤섞여 치켜올려진
하얀 머리칼이 번쩍
우르르쾅-쾅
당장이라도 포세이돈이 나타나
삼지창을 휘두르며
성난 파도를 부를 것 것만 같은, 고요한 바다
지중해를, 그리고 아드리아해를 지난다
달의 인력처럼
그리스는 우리를, 우리는 그리스를 끌어당긴다
묘사하기에도 벅찬 아름다움
고요한 바다 밖 쪽빛 하늘 밖 푸른 그림자
그런 그림자를 안아 올리는 달
짭조름한 바다냄새에 소금인형이 되어버릴 것 같다
바다에 뛰어들면, 녹아버릴 지도 몰라...
#1 그리스 전략
파리에서 만난 여행자 아줌마께서
"그리스 갈 때, 침낭 없으면 배에서 얼어죽는다더라"며 잔뜩 겁을 주셨다
침낭이 없던 나는 다음과 같은 '그리스 전략'을 세웠다
밤에 침대칸으로 잠입하던가, 갑판 구석에 짱박혀 추위를 피하자
6월이고 하루밤 뱃길인데 얼어 죽진 않겠징-_-!
나폴리에서 로마로 돌아와 며칠을 묵었다
바리행 기차표를 사러 테르미니 역에 갔다
테르미니 역 예약 룸은 늘 시끄럽고 늘 분주하고 늘 줄이 길다
차례를 알려주는 종이표를 뽑고 나서
집에서 낮잠자고 와도 된다 -_-:::
직원이 또랑뜨르따라또롱~이탈리안 영어를 쏜살처럼 쏟아낸다
"Pardon?"
"NO TICKET"
유레일 패스로 바리행 티켓을 살 수 없다는 것이다
그 날 그 시간 그 열차의 2nd 좌석이 다 팔렸나보다
할 수 없이 22유로를 내고 1st 티켓을 샀다
바리까지 가는 기차는 하루에 두어번밖에 운행되지 않는 터라
페리 시간에 맞추려면, 뭐, 어쩔 수 없었다
1등석~오~~좋아 좋아 ^0^
가난에 찌든 2등석 기차로만 여행하다가, 1등석에 앉아있으려니 조금 어색했다
2등 칸에는 (나처럼) 꾀죄죄한 여행자들이 득실득실 할텐데
1등 칸에 타니 깔끔한 이탈리아 사람들의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었다
특히 맞은편에 앉은 시크한 이태리 청년을 보니
기차삯 22유로도 아깝지 않았다 (*ㅇ*)
달콤한 미소를 머금은 눈빛, 스타일리쉬한 잿빛 정장, 굵직한 타이를 매치한 그는
삼성 휴대폰을 사용하고 있었다
"저도 집에서 그 폰 써요"라고 말을 하고 싶었지만
갑자기 산통을 깨고 싶지 않아 그저 바라보기만 했다
슈거휘핑~스마일~♡
#2 바리? 바리!

:::::::::::::::::::::::::::::바리 역, 이탈리아와의 작별:::::::::::::::::::::::::::::
5-6월은 우리나라에서는 한참 공부하고 일 할 시즌이기에
휴학생 휴직인 유학생이 아닌 이상
한국인을 만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바리 역에도 한국 사람은 커녕 외국인 여행자조차 별로 없었다
(누군가 그리스 가는 배의 한국인을 세었봤더니 8명 이었다)
바리 역에서 물어 물어 항구를 찾는데
저 뒤에서 동양인 두 명이 저벅저벅 걸어오고 있었다
승희 인정(나폴리에서 만난 동행)과 아는 사이인가보다
"저 친구들 따라가면 돼요?"
"모르겠어요. 아마, 저 친구들도 잘 모를거예요"
이 분들은 '세계적인 만담콤비' 다훈이오빠와 훈이오빠였다 (대니&조셉)
두 분 다 매우 동안이셔서, 당연히 승희 오빠와 친구인 줄 알았다
나이를 무색케하는 외모와 최고의 유머에 화들짝 놀래땅땅
#3 신기한 만남

:::::::::::::::::그윽한 지중해의 밤::::::::다훈/인정/승희/훈::::::::::::::::::
다훈 훈 승희 인정
이 넷은 몇 주 전 로마의 같은 민박에서 만났다고 한다
그리고 그들은 '남수누나 사건'으로 인해 사이가 좋지 않았다 ㅋㅋ
다훈 훈 승희 인정 썸미
이 다섯은 며칠 전 나폴리의 같은 민박에 묵었다고 한다
각자의 일정이 요상하게 돌아가서 한번도 본 적은 없지만-
[사건1]
다훈 훈 : 나폴리에 도착한 날
승희 인정 썸미 : 나폴리 근교의 판타스틱한 아말피로 놀러감
[사건2]
다훈 훈 : 나폴리 근교의 푸르른 카프리로 놀러가심
승희 인정 썸미 : 나폴리로 컴백
[사건3]
다훈 훈 : 나폴리로 컴백
승희 인정 썸미 : 나폴리에서 로마로 떠남
그래서 다같이 나폴리를 회상할 때면 이런 장면이 연출된다
[장면]
다훈 : 나폴리 민박에 있던 젊은 여자분 좀 이상하지 않니?
승희 : 아, 중국어도 하길래 그 집 딸인줄 알았어요
썸미 : 그 언니 인도에서 1년동안 살았대요 히피족인가봐요
다훈 : 아말피 갔다가 버스 놓쳐서 못 온 애들이 너네라며?
인정 : 아말피에서 민박으로 전화했을 때 옆에 계셨던 분이 형들이라고요?
훈 : 전화받고 뭐 저런 애들이 있나 싶었다
썸미 : 아말피가 너무 좋아서 일부러 놓쳤어요
같은 곳에 묵으면서도 한번도 마주칠 수 없었다
주인없는 우리의 배낭들만이 조우했으리라 -_ㅡ:::::
#4 선착장

::::::::::::::살려주세요-페리의 구명 튜브:::::::::::::::
다훈 훈 승희 오빠는 행동이 아주 재빨라서
번갯불이 왔다갔다 하는 것 같았다
여권과 유레일 패스를 달라 하시더니
어느새 페리 티켓을 사오시고 선착장 가는 길도 알아오셨다
☆ 동해 번쩍 ☆ 서해 번쩍☆
티켓룸에서 선착장까지 가는 그 먼~길은 '행군'이었다
다들,,,,정말 정말 빨리 걷는다
컴퍼스가 짧은 나는 걸을 수 없었다...경보..속보...달리기
배낭도 무겁고 (흑흑)
다리도 아프고 (으앙)
찌는듯이 덥고 (헥헥)
뱁새가 황새 쫒아가다 가랑이 찢어진다는 속담을 체득하는 순간.
어떤 분(대니)이 나를 안스럽게 보시더니
'도와줄까요'라고 말씀하셨지만
호의를 덥석 받아들이기에 우리는 아직 덜 친했기 때문에
'괜찮아요'라며 선글라스 너머로 어설프게 웃을 수 밖에 없없다 (-ㅂ-::)

:::::::::::::::::superfast ferries 슈퍼페스트 페리::::::::::::::::::::
슈퍼패스트 페리에 올랐다
수영장 카지노 레스토랑이 딸린 호화 여객선같았다
물론 호화 여객선 축에는 끼지도 못하겠지만
마냥 멋지게만 보여서 나도 모르게 '우와~'가 연발되었다

::::::::::::::::::::::조심! 본전도 못찾을지 몰라요::::::::::::::::::::::::
날이 저물었다
승객도 얼마 되지 않는 조용한 페리
티켓 검사도 하지 않았다
갑판에서 꽁꽁 동태가 될 줄 알았는데
배에는 따뜻한 물이 콸콸 나오는 샤워실도 있었고
여행 비수기라 침대칸이 남아돌아서 갑판신세도 면했다
2nd 패스로 1st 침대를~go go
닭장같은 침대칸+강한 에어컨 바람=냉동인간 제조실
과 같았다 -_-^
지중해의 밤이 찾아오고 있었다
첫댓글 와~너무 재밌어요, 같은 여행기의 각자 다른 시선~~ 냉정과 열정의 페리편이라고나 할까...냉기와 열기쯤...? 한공간에 있었으나 스치고 스쳐 다시 만나는... 너무 신선하네요~~ 근데 산토리니 멤버시면 첫정모서 뵌 말썽쟁이 쌤님 아니세요? 소년님이랑 계속 핑퐁으로 같이 올려주세요~~ ^^
아, 중간의 지중해 소년 여행기의 오마주, 감사.
다듀야, 우리 여행기 일정을 맞추자. 나는 대략 9일 후에 업뎃 할 예정.
쌤 맞아욤. 냉기와 열기 하하하 / 네 좋아요~
여행기 두개 같이보니까 너무 재밌어요 ㅋㅋ 같은 여행기인데 소년님 여행기는 좀 센치하고, 듀오님 여행기는 유머러스하고~
9일후라구요? -_-;; 늦게도 올리십니다~
재미있게 잘 읽었어요.. 같은 장소에서 두개의 시점으로 보는 여행기 넘 새롭네요.. 그리고 님이 바리가는 기차1등석에서 본 쉬크한 이태리 청년을 산통깰까봐 바라보기만 해다는 그 대목에서 넘 웃겼어요 ^^ 다음편도 기달릴께요 ^^*
와~~2개 버전의 여행기~~아주색다르네여~~...기대할테니 계속 부탁드려여....
재밌게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앙~
오호~~갈수록 흥미진진해 지겠는걸요...^^;;....잘 읽었습니다.
ㅋㅋㅋ 잼있당~~
이제서야 읽었는데 넘 재미따~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