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세욱이 형이랑 청주에 다녀온 후,
오늘 오후에 내 카페에 적어놓은 글인데
형 카페에도 올려놓습니다...
-------------------------
같이 대학원에서 공부하던 곽만근 전도사님이 새로운 사역을 시작했다.
지난주 토요일에 설립예배를 드렸었는데 교회일 때문에 못가고,
어제 마침 쉬는날이라서 세욱이 형과 아침일찍 만나 청주로 향했다.
그 유명한 가로수길(청주진입로)를 지나서 청주에 들어서자마자
쉽게 외국인 노동자 선교센타를 찾을 수 있었다.
병원건물 지하에 자리잡은 교회에는 40여개의 강의실 의자들이 놓여있었다.
교원대학교에서 버리려고 했던 의자를 얻어왔단다..
이 자리에 앉아서, 적지않은 나이에 어렵게 시작한 이 사역을
도와주시라고 간절히 기도했다.
조금 기다리다 형님을 만났는데
걱정스러운 우리들과는 다르게 너무나 의연하게
하나님의 일을 시작하려는 형님의 모습을 보고 놀랐었다.
형은 coodinator(or broking)의 개념으로 이 사역을 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기존(교회)의 선교는 "나"라는 창구를 통해서 이루려고 했었다.
즉 교회라는 공식라인(?)을 통해서 교회가 기획한 사업을 진행하려고 했기 때문에
모든 후원은 교회로 집중되어야만 했다.
다시말해서, 도움이 필요한 A에게 도움을 주기위해서는 B라는 후원자가
C에게 후원을 하면, C가 A를 돕는 방식이었다. (B→C→A)
그런데, 교회가 이 사역을 자신만이 해야 한다는 독선적 입장을 고수했기 때문에
(한국교회의 개교회주의가 낳은 병폐라고나 할까..)
수많은 B들은 C를 믿을 수도 없었고, 외면을 받기 일쑤였다.
항상 교회는 '우리가 이러이러한 사역을 하니까 "우리를" 후원해 달라!'는 식이었다.
하지만, 그 개념을 조금만 바꾸면 이런 도식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형은 설명했다.
도움이 필요한 A에게 그 아이템을 가지고 있는 B가 "직접" 후원할 수 있도록 해 준다 .
그 브로커 역할, A와 B를 연결해 주는 역할을 C가 하는 것이다. (B→A, C:broker)
즉, B에게 찾아가서 "이러이러한 도움이 필요한 A가 저기 있으니까
당신이 A에게 도움을 좀 주면 어떻겠습니까? 전 됐습니다..." 하는 것이다.
그러면, B는 나름대로 자신이 직접 후원하고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쉽게 도움을
줄 수 있게 되고, A도 폭넓은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단순한 재정지원(헌금)만으로 그 폭을 제한시키지 않아도 된다.
새로운 개념의 선교센타였고 지원처였다.
기존의 개념을 무너뜨리는 '흩어지는 교회'로의 모습이었다.
그러면 왜 이런 모양으로 사역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인가?
C(교회)가 자신의 기득권을 포기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자기들의 이름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이 사역들이 A의 이름으로 이루어지는 것을
용납할 수 없기 때문이다.(형이 이 부분을 날카롭게 지적할땐 정말 공감이 갔다)
우리의 관심은 A(도움이 필요한 영혼)에 집중되어 있어야 한다.
또 그렇게 외치고 있다.
그런데 속내는 그렇지 않는 모습이 비일비재한게 사실이다.
주보의 뒷면을 장식(?)하는 "우리교회가 돕는 선교지(교회,기관)" 광고를 보면 그렇다.
장학금 하나를 주면서도 교회봉사를 전제하며 사실상의 '계약금'을 주는게 사실이다.
그나마 지역주민들을 위해서 주는 교회는 극소수다.
교회만....교회만 그 기득권을 포기하면, 하나님의 생각과 마음으로
순전하게 A만을 생각한다면,
더 많은 영혼들이, 더 많은 외국인과 고아와 과부들이
복음과 생명을 얻을 수 있을텐데..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는 어딜 보고 있는가?
나는 어디를 봐야 하는가? A? B? C?
돌아오는 길에 세욱이 형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우리가 해야 할 '목회'에 대하여 깊은 생각을 해 보게 되었다.
서울에 돌아오니 하루가 다 저물어 버렸지만,
다녀오길 참 잘했다고 생각했다.
마지막으로, 나의 물음에 대한 만근이 형님의 대답이 기억난다.
망치로 한 대 얻어맞은듯한 충격을 느낄 수 있었다.
"형, 형은 브로커 역할만 하면 형은 어떻게 살어?"
"준영아, 나를 포기하고 하나님한테 다 맡긴 채 A와 B를 연결해주는 일만 했더니, 나(C)한테 관심을 두는 사람이 따로 생겨나더라....하나님의 일은 이렇게 되는것 같아~"
이미 곽선교사님은 좋은 동역자를 만난듯 싶네요. 고준영님같이 그 뜻을 이해하고 깊이 공감하며 기도해주는 분이 계시니까요. 그리고...곽선교사님의 아름다운 걸음이 지치지 않으시고, 밟는 곳마다 하나님의 나라로 선포되며, 신나는 생명의 축제와 같은 날마다가 되길 기도드립니다.
첫댓글 복음을 위한 여러 사역들 중에서 이러한 사역에 매달리며 땀흘리는 한 사역자도 있음을 기억하면서 기도해주세요...그리고 좋은 동역자들을 만날 수 있기를 위해서도...
이미 곽선교사님은 좋은 동역자를 만난듯 싶네요. 고준영님같이 그 뜻을 이해하고 깊이 공감하며 기도해주는 분이 계시니까요. 그리고...곽선교사님의 아름다운 걸음이 지치지 않으시고, 밟는 곳마다 하나님의 나라로 선포되며, 신나는 생명의 축제와 같은 날마다가 되길 기도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