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남 강호준[(주)대교 대표] vs 차남 호철[대교홀딩스 대표]...형제간 경쟁나서나
[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학습지 '눈높이'로 알려진 대교그룹의 후계구도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형국이 됐다. 지난해 장남 강호준 대표가 주력 계열사의 경영 최일선에 배치되면서 대교의 대권을 잡는 듯 했지만 최근 동생 강호철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지주회사인 대교홀딩스 대표이사로 선임되면서 급부상했다.
이에 또 다시 예측 불허의 경쟁구도가 만들어졌다. 재계는 창업주 강영중 회장의 두 아들이 각각 (주)대교와 지주사 대교홀딩스 경영 전면에 나서는만큼 본격적으로 경영능력 입증을 위한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 창업주와 두 아들 각자대표 체제...후계구도 원점서 재시작
1982년 생인 강호철 신임 대표이사는 경기대학교 경영학과, 보스턴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대교아메리카 법인장으로 근무하다 2016년 11월 대교 재무담당임원에 올랐고 지난 3월 25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대교홀딩스의 신규 대표로 선임됐다.아버지 강 회장은 대교홀딩스 대표에서 퇴진했다. 2009년 12월 취임 이후 11년 만이다. 다만 사내이사직은 유지한다.
- 차남, 형 제치고 지주사 대표 맡아
강 신임 대표는 지주사 CFO에서 운영까지 관할하는 COO 자리에 오른 지 1년만에 다시 경영을 총괄하는 최일선에 등장했다. 현재 강 신임대표는 (주)대교의 이사회 멤보로서 활동 중이며 부동산 관리업체 대교ENC 대표도 겸직하고 있다.
대교홀딩스는 신임대표이사 선임과 관련해 "강호철 상무가 대표직을 수행하지만 강영중 회장과 각자대표를 맡게 된다. (그리고)형은 교육사업을 동생은 재무를 담당하는 형식으로 역할 분담이 확실이 되고 있다"며 "내부에서 조차도 승계 관련 이야기는 전혀 나오지 않는 만큼 확대해석을 하지 말아달라"고 했다.
그러나 업계는 강호철 상무의 이번 대표이사 신규 선임을 두고 다양한 해석을 내놓는다. 특히 그의 형이 불과 1년 전 (주)대교의 대표이사가 됐던 점을 들어 형제간 경영권 다툼의 시작점이 될 것이라는 추측을 내놓는다.
강 회장의 장남 강호준 (주)대교 상무는 지난해 3월 (주)대교의 대표이사에 올랐다.
당시 강 회장이 1998년 3월 이후 유지해 온 (주)대교의 전문경영인 체제를 깨고 장남에게 상황이 좋지 않은 (주)대교의 위기 돌파의 중책을 맡겼다는 의미도 내포되면서 후계구도는 장남이 우위를 점하는 듯 했다. 하지만 이번 차남의 홀딩스 경영 전면 등장으로 다시 예측 불허의 경쟁구도가 만들어졌다.
일각에서는 강 회장이 차남에게 대교홀딩스 경영을 맡긴 것은 장남 중심의 후계구도에 긴장감을 불어 넣기 위한 전략이라는 평가도 있다.
창업주인 강 회장은 2021년 9월 말 기준 대교홀딩스 지분 82%(보통주 495만5660주)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그의 형제인 강학중·강경중 씨가 각각 지분 5.2%, 3.1%를 갖고 있다. 단일 주주로는 강 회장에 이어 2, 3대 주주다. 반면 두 아들인 강호준 대교 대표이사(보통주 8288주 0.1%, 우선주 6114주(2.5%), 강호철 대교홀딩스 대표이사(보통주 8286주 0.1%, 우선주 6116주 2.5%)로 미미하다.
㈜대교 또한 마찬가지다. 대교홀딩스가 최대주주로서 지분 54.51%를 보유 중인 가운데 강 회장이 단일 2대주주로서 8.43%를 보유하고 있다. 2세 형제들의 경우는 지분이라고 해봐야 각각 0.03%에 머물고 있는 상태다.
1949년생인 강 회장이 만 72세라는 점을 감안하면 지분승계 작업은 더딘 것으로 평가된다. 게다가 대교 2세들이 승계재원 마련이 쉽지 않다. 앞서 대교는 두 아들이 지분을 보유한 개인회사 크리스탈원에 일감을 몰아주는 형태로 승계전략을 잤지만 공정거래위원회의 감시망에 포착되면서 계획이 수포로 돌아갔다.
- 강 회장 지배력 막강...시기상조론 고개
강 회장의 지배력이 막강한 해 증여를 통해 지분을 승계 받는 방안도 있지만 세금 부담을 피하기는 어려운 게 대교 오너 일가의 상황이다. 현행법상 30억원 증여 초과분에 대해서는 50% 증여세가 부과된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해 증여세 과세가액에 또 한번 20% 세금을 추가로 납입해야 한다.
재계 관계자는 "대교그룹의 경우 오너의 지분율이 높은 반면 자녀들 몫은 미미한 편"이라며 "특히 2세들이 그룹 지주사와 핵심 계열사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어떤 형태로든 지분 승계를 진행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대교는 지주사 대교홀딩스를 추축으로 교육(㈜대교·대교에듀캠프), 레저개발(대교D&S), 환경(강원심층수), 정보기술(대교CNS)에 22개(국내 12개·해외 12개) 계열사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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