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원천동 성당의 성탄전야제는
12월 24일 오후7시30분
손창현 이냐시오 본당신부님의 개회선언과 함께 막을 올렸다.
우리 본당의 신자들은 오늘을 위해
일년전부터 우리가족찾기 기도를 바쳤고
세달전부터는 치밀한 계획을 세워
두달전에는 우리가족 찾기 선포식을 가졌고
710명의 대상자를 봉헌했다.
각 가정에서는 쉬는 교우들이 돌아오기를 기도하며
4복음서를 가족들이 함께 필사했다.
아기예수님을 맞이하기 위한 구유는
정성껏 필사한 노트로 만들어졌다.
아름다운 원천동 성당의 정문에는
‘한영혼을 주님께로‘라는 현수막이 우리를 환영하고
성전 앞쪽에는
우리가 달성해야 할 선교운동 목표가 선명하게 달려 있어
느슨한 우리의 마음을 다잡게 하곤 한다.
매주일 전해지는 주보와 함께
"가족찾아 하느님께"소식지가 9주간에 걸쳐 전해졌다.
소식지에는 그동안 활동했던 일들과 다음주중에 우리가 해야 할 일 등이
자세하게 실려 있었으며,
특히 선교운동을 하면서 힘들었던 일,
보람있었던 일 등의 체험담이 매주 게재되어
읽는이로 하여금,
눈물을 자아내게도 하고,
웃음을 선사하기도 하며,
선교에 대한 용기를 불어넣어 주었다.
모든 신자들의 가슴마다에는 ‘가족찾아 하느님께‘라는 배지가 붙고
초등학생 2학년인 요한이는 학교까지 배지를 달고 가서
숨어있던 쉬는 친구들을 찾아내었을 뿐 아니라
친구의 가족까지 하느님의 품으로 다시 돌아오게도 하였다.
각 구역별 선교표어 공모가 있었는데
기발한 내용의 표어들이 성당의 곳곳에서 우리들의 마음에 용기를 주곤 한다.
그 중 대상을 받을 뻔 했던 표어
"집에서 놀지말고, 성당에서 놀자"였다.
"집에서 놀지말고, 성당에서 함께 놀자"로 했다면
대상을 주었을 거라는 신부님의 말씀에
신자들은 모두 고개를 끄덕이고,
그 구역신자들은 하나같이 아쉬움에 젖는다.
그 마음을 아시는지 아차상으로 신부님께서 특별히
비싼 양주를 선사하셨다.
어쩌면 대상보다 더 큰 선물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각 단체마다, 구역마다, 분과마다 거의 빠지는 날 없이
매일 ‘기도의 밤‘을 가졌고, 전에 없던 성시간도 가질 수 있었다.
기도의 밤과 성체조배를 통해 우리는 하느님의 말씀을 들을 수 있었고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를 조금씩 조금씩 깨달아갔다.
보너스로 모든 구역과 분과와 단체는 더욱 친밀하게 되어
활기찬 공동체로 변화되고 있음을 알수 있었다.
또 두차례의 단식기도를 하여
선교기금으로 봉헌하는 희생을 하기도 하였다.
그동안 본당신부님은 쉬는교우 가정을 향하여 간곡한 편지를 보냈다.
특히 신부님의 말씀과 영상을 넣은 동영상 CD를 제작하여 보내기도 하였다.
우리가 방문할 때 가져갈 수 있는 선교용 선물도 마련해주셨다.
구역의 신자들은 쉬는 교우에게 정성어린 사랑의 편지를 써서
영적선물과 함께 전달해주기도 하였다.
성탄절 ‘감사의 밤‘ 행사에 초대하는 예쁜 초대장을 만들었다.
초대장에는 그날에 있을 행사와 행운상품 내용을 넣어 인쇄를 하여
행운권과 함께 쉬는 교우들의 집에 전달 했다.
초대장을 본 어떤 쉬는교우의 자녀가 그날 꼭 가야 한다며
부모를 설득했다고도 한다.
왜냐하면 행운상품에 아이들이 좋아하는 ‘닌텐도 게임기‘가 있었기 때문이리라
그렇게 모든 신자들이 기도하며 활동하고 애쓴 결과
성탄전야미사에는
원천동 성당의 2층 성전과 입구, 1층 로비, 지하강당까지
들어찬 신자들로 발디딜 틈을 찾기조차 어려웠다.
성탄 전야제는
본당의 풍물패 ‘빛두레‘의 사물놀이로 시작이 되었다.
그리고 틈틈이 행운번호가 발표되었다.
엄청난 행운선물을 받아가는 신자들을
부러운 마음과 축하의 마음으로 환호하는 박수는
성당을 더욱 뜨겁게 하였다.
유치부와 1,2학년 어린이들의 율동이 참으로 예쁘고 앙증맞았다.
초등부 고학년 아이들은 성극 ‘아기예수 왕짱별‘을 선보여
모든 신자들을 즐겁게 해주었다.
천사같은 초등부 3학년 어린이들의 율동은
보는이들의 마음까지도 순수하고 아름답게 해주었다.
우리는 늘 그런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감으로써
따뜻한 세상을 만들어야 할 책임이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었다.
언니 오빠들이 공연하는 모습을
아예 통로에 주저앉아
넋을 잃고 바라보는 천진난만한 어린이들의 모습이 진지하기만 하다.
공부하기에도 지치고 힘들었을 중고등부 학생들의 합창은 신선함 그 자체였다.
본당 어르신 성가대인 ‘가브리엘 성가대‘의 아름다운 합창은
가는 세월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감사의 밤‘의 하이라이트인 "신상옥과 형제들"이 등장했다.
‘신상옥과 형제들‘의 공연은
신자들의 마음을 뜨겁게 하였으며
모든 신자들은 함께 열광하며 하느님을 찬미하였다.
오늘 모든 신자들과 신부님과 하느님은 하나가 되었다.
그 안에서 우리는 뜨거움과, 사랑과, 일치를 맛보았다.
‘감사의 밤‘ 음악공연은 그렇게 마무리되었다.
본당신부님과 실습나온 부제님과 4명의 신학생이 함께 하는
성탄 밤미사는 너무나 은혜로웠고 아름다웠다.
선교운동기간 내내 외쳤던 파견구호를 마지막으로 하였다.
신부님께서는 "이것으로 선교가 끝나는 것이 아님을,
선교는 우리의 사명이기에 늘 생활안에서 함께 해야 할것"이라고 강조하셨다.
그리고 그동안 노력했던 선교결과를 발표 하셨다.
그러자 성당안은 우뢰와 같은 박수와 환호로 한동안 술렁였다
‘하느님께 믿고 맡기면 생각하는 것까지도 다 들어주신다‘(잠언16,3)라는
말씀을 체험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신부님께서는 내년엔 천국같은 본당공동체를 만들어
우리 모두가 행복한 신앙생활을 하자고 부탁을 하셨다.
전야미사 후 친교시간은
아기예수님 탄생축하초에 불을 붙이고
생신축하 노래를 손에손을 잡고 다함께 불렀다.
축포 터지는 소리가 요란한 가운데
촛불은 꺼지고 케이크가 절단되었다.
우리 모두는
오늘 새로 하느님의 품으로 돌아온 형제자매들에게는 따뜻한 박수를---
그동안 수고한 우리 모두에게는 격려의 박수를---
오늘이 있도록 계획해주시고 이끌어주셨던 하느님께는 감사의 박수로
손바닥뿐 아니라 가슴까지 뜨거워진 가슴 벅찬 날이었다.
미사후에는 본당에서 제공한 음식을
구역식구들이 함께 나눌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었고
구역별로 노래자랑을 할 수 있는 즐거운 시간으로
길지만 짧게 느껴졌던 감사의 밤은 막을 내렸다.
집으로 돌아오며 시간을 보니 새벽 2시 30분이다.
많은이들이 달콤한 꿈속에 빠져있을 이 시간!
문득 하늘을 보니
커다란 달무리가 우리의 길을 더욱 환하게 밝혀주고 있었다.
그리고 달무리 안에 샛별 하나가
나의 길을 인도하듯 밤하늘에 빛나고 있었다.
아, 저별이 동방박사들이 보았던 그 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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