욥기 30:1-31
찬송가 487장 ‘어두움 후에 빛이 오며’
그러나 지금은 불행하다(1-15)
오늘 본문 1절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1) 그러나 이제는 나보다 젊은 자들이 나를 비웃는구나 그들의 아비들은 내가 보기에 내 양 떼를 지키는 개 중에도 둘 만하지 못한 자들이니라
과거 수많은 사람으로부터 존경받던 욥의 인생은, 큰 어려움으로 인하여 그 많던 존경이 한순간 비웃음으로 바뀌었습니다. 이것은 그 마음이 쉽게 변하는 인간의 민낯을 보여줍니다. 인간의 본성은 안타깝게도 타인의 일에 별관심이 없으며, 누군가의 성공이나 기쁨보다도, 누군가의 불행이나 실패에 더 큰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이 인간의 악한 본성입니다. 그러면서 스스로를 이렇게 위로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나는 욥과 같이 비참한 처지까지는 않으니 다행이다.’ 이에 대해 전도서 4장4절은 이렇게 기록합니다.
(전도서 4:4) 내가 또 본즉 사람이 모든 수고와 모든 재주로 말미암아 이웃에게 시기를 받으니 이것도 헛되어 바람을 잡는 것이로다
욥의 부유함과 명예는 다른 사람들에게 질투와 시기를 유발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렇기에 욥의 몰락은 사람들이 내면의 질투심을 드러내는 기회가 되었던 것입니다. 그렇기에 사람의 말이나 칭찬은 믿고 의지할 것이 되지 못합니다. 전도서의 말씀과 같이 사람의 말과 칭찬은 바람을 잡는 것과 같이 허망한 것입니다. 만약 욥이라는 인물이 주변 사람들의 말과 반응에 큰 의미를 두었던 사람이라면 주변과 친구들의 비난을 견디지 못하고, 모든 것을 포기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욥은 힘들지만 그 너머의 하나님을 바라봅니다. 하나님께서 자신을 버린 것 같은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깊은 탄식을 쏟아내며 하나님을 바라봅니다.
‘자신의 인생이 아무리 힘들다고 하여도, 신앙인이라고 하는 욥이 어떻게 그 주변과 친구들에게 저주의 말들을 쏟아낼 수 있는가?’ 라고, 욥기를 읽는 사람들을 의문을 제기합니다. 또 ‘신실한 욥이 어떻게 하나님께서 자신을 버리셨다는 말을 그렇게 쉽게 내뱉을 수 있는가?’ 라고 사람들은 욥을 다시금 비난합니다.
하지만 자신을 둘러싼 모든 것이 자신을 공격하는 것 같은 상황 속에서도, 탄식하며, 또 절망하면서 하나님을 바라보는 것이 신앙입니다. 욥은 지금, 그 절망 속에서 신앙인이 보여줄 수 있는 처절함을 드러냅니다. 이와 같은 믿음의 모습과 고통 속에서의 몸부림은 우리 신앙인으로 하여금 십자가를 지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생각하게 합니다.
(9-11) 이제는 그들이 나를 노래로 조롱하며 내가 그들의 놀림거리가 되었으며 그들이 나를 미워하여 멀리 하고 서슴지 않고 내 얼굴에 침을 뱉는도다 이는 하나님이 내 활시위를 늘어지게 하시고 나를 곤고하게 하심으로 무리가 내 앞에서 굴레를 벗었음이니라
예수님께서는 참으로 죄가 없으신 거룩한 하나님이셨으나, 죄인들의 침을 맞으셨고, 자신을 환호했던 사람들로부터 온갖 비난과 고통을 당하셨습니다. 이러한 점들 때문에 기독교 전통에서는 욥의 고난을 그리스도의 고난과 연결하여 해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위대한 신학자이자 철학자인 아우구스티누스는 욥의 고난을 그리스도의 고난의 상징적 모형으로 보았으며, 욥이 고난 중에도 처절하게 하나님을 바라보는 장면을 보면서, 예수님의 순종과 의로움을 다시금 기억하게 된다고 설명하였습니다.
그렇게 욥은 자신의 고난을 통하여 하나님의 생명과 그 구원의 계획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보여주었고, 예수님께서는 십자가 고난을 통해 온 세상을 향한 구원의 길을 여셨습니다. 그러한 점에서 우리의 삶 속에서도 각자에게 찾아온 크고 작은 어려움이 하나님의 섭리와 영광을 드러내는 도구가 될 수 있음을 가르쳐줍니다.
(15) 순식간에 공포가 나를 에워싸고 그들이 내 품위를 바람 같이 날려 버리니 나의 구원은 구름 같이 지나가 버렸구나
하지만 고통을 통하여 하나님의 뜻을 알아가는 여정은 단순하거나 가볍지 않습니다. 이에 대해 본문 15절은 이렇게 말합니다. ‘고통은 우리에게 공포이며, 내 모든 품위가 바람과 같이 날아가 버리는 과정이다.’ 그렇기에 우리에게 어려움이 찾아오면 우리는 하나님을 바라보며, 하나님과 함께 그 고통을 견뎌내야 합니다. 고통 속 우리의 마음과 생각이 하나님에 대해 불만과 아쉬움을 쏟아놓게 된다하여도, 우리가 울부짖으며, 영혼의 깊은 상처를 위로받을 곳은 그 크신 하나님의 품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대답하지 않으시는 하나님(16-31)
(18-20) 그가 큰 능력으로 나의 옷을 떨쳐 버리시며 나의 옷깃처럼 나를 휘어잡으시는구나 하나님이 나를 진흙 가운데 던지셨고 나를 티끌과 재 같게 하셨구나 내가 주께 부르짖으나 주께서 대답하지 아니하시오며 내가 섰사오나 주께서 나를 돌아보지 아니하시나이다
큰 어려움과 고통이 숨이 막히도록 한 사람을 누르면, 그 당사자는 하나님께서 자신을 버리셨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방금 읽은 욥의 표현이 고통 받는 사람의 마음을 잘 보여줍니다. 그 어려움은 마치 하늘에서 거대한 손이 내려와 나의 옷깃을 휘어잡은 후, 나를 거대한 진흙 한 가운데로 던져 버려서, 내가 작고 연약한 한 줌의 먼지가 되어버린 것 같다는 것이 욥의 설명입니다.
이러한 비참한 처지에 놓인 인간은 하나님 앞에서도 절망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처지 때문인지 내가 있는 곳에서 하나님을 향해 부르짖어도, 하나님은 너무 멀리 계셔서 대답하지도, 돌아보시지 않으신다는 것이 큰 어려움을 당한 욥의 고백이자, 속마음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큰 어려움으로 인하여 마음이 약해진 한 사람의 생각일 뿐임을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성경에 기록된 말씀을 보면, 우리 하나님께서는 이와 반대로 말씀하셨습니다.
(시편 50:15) 환난 날에 나를 부르라 내가 너를 건지리니 네가 나를 영화롭게 하리로다
이 말씀에서 우리 하나님께서는 환난 중에 있는 자들에게 부르짖으라고 명령하시며, 그들을 그 어려움에서 건지시겠다고 말씀하십니다. 이는 우리 하나님께서 우리가 어려움에 처할수록 우리의 부르짖음에 귀를 기울이시는 분이심을 선언하는 말씀입니다.
(예레미야 33:3) 너는 내게 부르짖으라 내가 네게 응답하겠고 네가 알지 못하는 크고 은밀한 일을 네게 보이리라
이 말씀에서 우리 하나님께서는 부르짖는 자에게 응답하실 뿐만 아니라, 인간의 이해를 초월하는 크고 놀라운 일을 하나님께 부르짖는 이들에게 나타내신다고 약속하십니다. 이는 하나님께 부르짖게 되는 환경과 그 기도의 시간이 하나님의 크고 은밀한 일을 더욱 확실하게 알고, 믿게 되는 과정임을 우리에게 설명합니다.
이러한 점을 종합해 봤을 때, 욥기 30장 20절은 고난으로 약해진 욥의 고백이며, 욥기 30장은 고난 중에 느끼게 되는 절망과 하나님에 대한 의문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우리 하나님께서는 성경 전체를 통해 하나님을 찾고 부르짖는 자에게 응답하시고, 하나님께 나아가는 자를 돌보시는 분이 심을 분명히 하십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각자의 상황 속에서 하나님의 성품과 약속을 끝까지 믿고 인내하며 기다려야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하루에도 열두번씩 요동하는 나의 생각이나 나의 감정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말씀을 주신 하나님에게 그 능력이 있는 것을 기억하여, 약속의 말씀을 따라 하나님을 바라보고, 끝까지 하나님께 의지하는 자세가 필요한 것입니다.
(28-31) 나는 햇볕에 쬐지 않고도 검어진 피부를 가지고 걸으며 회중 가운데 서서 도움을 부르짖고 있느니라 나는 이리의 형제요 타조의 벗이로구나 나를 덮고 있는 피부는 검어졌고 내 뼈는 열기로 말미암아 탔구나 내 수금은 통곡이 되었고 내 피리는 애곡이 되었구나
여기서 욥은 자신의 절망적인 상태를 고백하며, 이제 모든 것이 끝났고, 자신에게는 더 이상 희망이 없다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본문 31절의 통곡과 애곡이 곧 죽음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욥은 자신을 철저하게 망가트린 육체적 고통과 정신적 고통 속에서 이제 회복의 가능성을 그 어떠한 곳에서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성경은 하나님께서 절망의 상황에서도 회복과 새로운 시작을 주시는 분이심을 여러 곳에서 증언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시간 안에서는 끝나버린 때, 절망적인 때란 존재하지 않으며, 하나님은 시간을 초월하여 계신 크고 위대하신 하나님이시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하나님의 능력이 가장 극적으로 나타나는 부분이 죽은 나사로가 살아가는 장면입니다. 죽음은 죽음이라는 단어가 주는 의미 그대로 모든 기회와 생명으로부터의 단절을 의미합니다. 죽은 자에게는 그 어떠한 회복의 기회가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 예수님께서는 그 죽음도 이기시는 분이시라는 사실이 우리에게 희망과 위로가 됩니다. 죽은 나사로도 살릴 수 있는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시기에, 우리에게 아무리 큰 어려움과 고통, 모든 것을 포기해야 하는 절망의 순간 찾아온다고 하여도, 그것이 우리를 삼키거나, 사라지게 할 수 없는 것이 나사로 사건이 주는 의미입니다. 이에 대해 우리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요한복음 11:25-26) 예수께서 이르시되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나를 믿는 자는 죽어도 살겠고 무릇 살아서 나를 믿는 자는 영원히 죽지 아니하리니 이것을 네가 믿느냐
오늘 말씀을 정리하겠습니다. 욥기 30장은 욥의 절망과 고통의 깊이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부분입니다. 과거 주변의 사람들과 친구들로부터 존경과 사랑을 받던 욥은 이제 처참하게 무너져 주변 사람들의 조롱과 비난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욥은 하나님을 바라보며 그 어려움을 처절하게 버티고 있습니다. 고난 속에서 인간은 자신의 고통과 어려움을 부정적인 것으로만 해석하지만, 우리 하나님께서는 그 고통의 여정 속에서도 하나님의 섭리와 영광을 드러내시는 분임을 말씀이 증거하고 있습니다.
또 이와 같은 고통을 통하여, 하나님의 섭리와 영광을 드러나는 과정이 쉽거나 단순하지는 않지만, 우리 하나님께서는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놀라운 회복과 새로운 시작을 열어주시는 하나님이심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 이유는 죽은 나사로를 부활시키신 예수님의 능력은 죽음이라는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우리를 다시 살리시고, 우리를 회복시키실 유일하고도 영원한 소망이심을 다시금 확인시켜 주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 모든 것을 종합해 보았을 때, 우리 모두는 인생에게 필연적으로 찾아오는 고난 속에서 창문을 열어 하나님을 찾고, 하나님을 신뢰하며 하나님과 동행해야 함을 보여줍니다. 힘들고 괴롭지만 이 놀라운 여정을 통해 우리는 이전보다 더 크고 위대하신 하나님을 깊이 신뢰하고 경험하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오늘의 고난을 이기기 위해 기도하고, 하나님의 도우시는 은혜를 구하는 모든 이들에게 고통의 때에 가장 가까운 곳에서 위로하고, 힘주시는 하나님을 경험하시는 우리 모든 교우님들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기도
사랑과 은혜가 많으신 하나님 아버지,오늘 말씀을 통하여 고난 속에서도 우리의 시선을 하나님께로 돌리게 하심에 감사드립니다.
욥이 처한 절망 속에서도 하나님을 바라보며 하나님께 부르짖었던 것처럼,
오늘 우리의 인생 속 고난과 어려움 속에서도 하나님을 찾고, 하나님께 부르짖는 믿음을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우리의 마음이 때로는 욥처럼 무너지고, 하나님께서 멀리 계신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음을 고백합니다.
그러한 순간에 내 마음, 내 감정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주신 말씀만이 세상 그 무엇보다 가장 확실한 것임을 믿고 의지하게 하여 주옵소서.
죽은 나사로를 살리셨던 주님, 모든 절망과 죽음의 상황에서도 회복의 소망을 주심에 감사합니다.
우리가 절망의 순간을 지나갈 때에도, 우리의 인생의 끝이라고 느껴질 때에도,
하나님의 영원한 시간이 여전히 우리를 위해 일하고 계심을 믿고,
오직 주님께만 소망을 두는 삶, 살게하여 주옵소서.
주님, 오늘 기도의 자리로 나온 교우님들의 기도의 제목들 가운데 함께하여 주옵시고,
세상이 줄 수 없는 크신 하나님의 위로를 모두가 경험하는 은혜의 시간이 되게하여 주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묵상을 돕는 질문
1. 욥은 자신을 조롱하고 비난하는 사람들 속에서 처절한 외로움을 경험했습니다. 나의 삶 속에서 누군가의 비난과 조롱으로 인해 외로움을 느꼈던 순간이 있다면, 그때 나는 누구에게 도움을 구하며 의지했습니까? 그런 상황에서 하나님은 나에게 어떤 방식으로 위로와 힘을 주셨습니까(1-11절)?
2. 욥은 자신의 고통을 고백하며 인간적인 절망 속에서도 하나님께 의문을 제기합니다. 나의 삶 속에서 하나님께 이해되지 않는 상황으로 인해 질문을 던졌던 적이 있다면, 그 질문 속에서 발견한 하나님의 뜻은 무엇이었습니까? 내가 여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은 무엇입니까(15절)?
3. 욥은 고통 속에서 하나님께 부르짖었지만 응답이 없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하나님께 응답받지 못한다고 느낄 때, 나는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어떤 변화를 경험했습니까? 그 침묵의 시간이 내 신앙에 어떤 도전과 교훈을 주었습니까(20절)?
4. 욥은 모든 것이 끝난 것처럼 느꼈지만, 하나님의 시간 안에서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 가능함을 성경은 가르칩니다. 내가 회복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상황에서 하나님께서 새롭게 하신 일을 경험한 적이 있다면, 그것이 나의 믿음과 삶에 어떤 영향을 주었습니까(28-31절)?
(작성: 유영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