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11.
무농약은 꿈
잘 모르니 불안하다. 불안하니 한 번 더 농약을 칠 수밖에 없다. 3일 전이었다. 배추와 무에서 진딧물을 확인하고 화들짝 놀랐다. 서둘러 살충제를 뿌리고 아침저녁으로 확인하고 또 확인해 본다. 답답한 마음에 살펴보긴 하지만 눈으로 아무리 자세히 봐도 전혀 모르겠다. 농약 살포의 효과가 있는지 없는지를. “무잎 뒤편에 진딧물이 죽었을까?” 한마디 던졌는데 한 번 더 농약을 치기로 의견이 모아졌다.
무농약 재배는 가능한가. 농산물에 살균제나 살충제 등의 약품에 의존하지 않는 다양한 해충 구제 방법으로 재배할 수 있는가. 무농약 농업은 말 그대로 농약을 일절 사용하지 않는 농법이다. 현재 상태로는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일정한 생산량을 확보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알고 있다.
자연농법이라고도 한다. 유기농이란 화학 비료나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퇴비 같은 유기 비료를 쓰며, 생물학적인 방법으로 병충해를 방지하는 농업이다. 환경파괴를 막으면서 땅의 힘을 높여 건강에 좋고 맛도 좋은 식물을 생산하는 것이 목적이다. 미래 농법으로 활용하기 위한 연구가 오래전부터 전개되고 있다.
농약은 언제 등장했을까? 1950년대부터 등장한 DDT, BHC, 파라티온제 등의 농약은 효과가 좋았지만, 가축에게 끼치는 피해가 심각했다. 그로 인해 무농약 또는 유기농법 등이 주목받았고 부작용이 큰 농약은 사용이 금지되었다. 구매한 농산물에서 벌레 한 마리가 꼬물거리면 좋아서 난리가 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대도시 아줌마들 사이에서 일어난 작은 일화다. 벌레는 무농약이나 유기농의 증거가 된다고 한다.
벌써 다섯 번째 농약 살포다. 9월 4일과 10일 두 차례 배추 모종을 심었고 12일, 19일 1차와 2차 살포를 했다. 배추좀나방, 배추흰나비, 진딧물 등의 예방을 위한 방법이다. 10월 8일 세 번째 농약을 살포한 후에는 기온이 떨어져 날씨가 쌀쌀해졌기에 해충에 대해 걱정하지 않았다. 결국 11월 8일과 11일 다시 농약에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
무농약을 기대하지는 않았다. 가능하면 적은 농약으로 맛 좋은 김장배추와 무를 생산하고 싶었을 뿐이다. 내가 재배한 감자, 고구마, 옥수수, 땅콩, 서리태, 강낭콩은 무농약이었다. 상추와 비트, 청경채도 무농약 재배로 키워본 경험이 있다. 그렇지만 고추와 김장배추, 무는 농약 없이는 안된다는 이야기를 워낙 많이 들었기에 처음부터 농약 설포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
농약이 문제가 아니다. 김장에 사용할 배추가 되기를 몹시 간절한 마음으로 기다릴 뿐이다.
첫댓글 겹겹히 배추잎 깊숙히 생긴 진드기는 방법이 없다는데 ᆢ
그러니 농사가 잘못되어 밭을 갈아없는 농부의 속이 어떻겠노
일희일비! 그러지 말아야지.
큰사람이 되어야겠는데... 이익에 쉬이 정신이 혼미해지니 큰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