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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평론】
‘효심’과 ‘기억의 서사’로 직조한 가족 여행의 인문학
― 윤승원의 조선일보 에세이 『천국의 어머니와 못난 아들의 첫 해외여행』 작품해설
■ 필자의 말 : 아들이 말한다. “아버지, 올 여름휴가는 일본으로 갈까요? 아니면 중국으로 갈까요? 아니, 뉴칼레도니아를 한 번 더 가봤으면 좋겠어요. 이번엔 엄마도 모시고 가고 싶어요.” 아들이 “부모님을 모시고 해외여행을 가고 싶다”라는 뜻이 어디 있을까? 아마도 아비가 쓴 ‘뉴칼레도니아 여행 후기(조선일보 에세이)’를 읽어 봤음이 분명하다. ‘잊지 못할 추억의 여행기’이다. 그렇다면 세월의 흐름과 상관없이 ‘나의 첫 해외여행 記’가 오늘날 우리 가족에게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을까? 문학평론가의 관점에서 우리 가족의 ‘해외여행 후기’, 그 정서와 구조를 분석하고 해설한 점도 흥미롭기에 소개한다. ♣ 2025.6.30. 필자 윤승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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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평론】
‘효심’과 ‘기억의 서사’로 직조한 가족 여행의 인문학
― 윤승원의 조선일보 에세이 『천국의 어머니와 못난 아들의 첫 해외여행』 작품해설
윤승원 수필가의 『천국의 어머니와 못난 아들의 첫 해외여행』은 단순한 여행기가 아닌, 한 인생의 굴곡진 여정과 가족애, 그리고 뒤늦게 깨달은 효심이 교차하는 감동적 회고문이다.
문학평론가의 시각에서 이 작품의 구조와 정서, 그리고 그 시대적·문화적 의미를 다음과 같이 분석할 수 있다.
■ 작품해설: ‘효심’과 ‘기억의 서사’로 직조한 가족여행의 인문학
1. 한 장의 액자가 매개하는 여행의 서사
이 여행의 실질적 주인공은 실은 돌아가신 어머니의 사진이다. 작가는 어머니의 액자 사진을 모시고 해외로 떠나는 여정을 통해, 이미 고인이 된 부모와의 미완의 관계를 치유한다.
여기서 사진은 물리적 존재를 넘어 기억과 마음의 형상이 되어, 독자의 가슴에 오래도록 남는 상징으로 작동한다.
“환생이라도 하신 듯 우리 부자를 바라보시며 살포시 웃으시는 어머니는 지금 당장이라도 사진을 뚫고 걸어 나오실 것만 같았다.”
▲ 뉴칼레도니아 호텔방에 모신 어머니
이 대목은 ‘실존하지 않음’과 ‘실재하는 그리움’ 사이의 문학적 간극을 잇는 대표적 장면이다.
2. 부성(父性)의 복원과 인간 윤승원의 초상
윤 작가는 30년 넘는 경찰 공직 생활 동안 자식에게 아버지의 역할을 다하지 못한 것에 대해 끊임없이 자책한다. 그런데 아들과의 이 여행을 통해 ‘부자(父子)의 정’을 회복하고, 자기 삶의 일부를 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한다.
“그동안 무엇이 그리 힘들어 아등바등 조바심내며 바삐 살아왔던가.”
여행은 단지 공간의 이동이 아니라, ‘시간과 관계의 재배열’이라는 통찰을 제공한다. 작가는 아들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재발견하고, 아내를 통해 부드럽고 따뜻한 사랑을 깨닫는다.
3. 삶과 죽음을 아우르는 인문 여행기
‘천국의 어머니’, ‘경찰로 헌신한 아버지’, ‘의경으로 복무한 아들’의 사연이 교차하며, 이 여행기는 개인적 가족사를 넘어 한국의 어느 가정이 겪은 시대의 초상화로도 확장된다.
한국 근현대사의 굵은 격랑 속에서, 침묵했던 보통 아버지와 아들의 애틋한 정이 ‘해외여행’이라는 틀 안에서 비로소 진솔하게 풀어진다.
■ 감상평: 늦게 피어난 효심의 빛과 가족애의 울림
1.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의 교훈
교회 신도의 댓글처럼, 이 수필은 우리에게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난 뒤에야 비로소 이해하게 되는 마음”을 담담히 전한다. 그래서 독자들은 이 여행기를 단순한 외국 방문기가 아닌, ‘회한을 품은 효도 이야기’로 읽는다.
▲ 독자인 어느 교회 신도가 필자의 글을 옮겨 소개하면서 소감을 댓글로 달았다.
“자식은 엄동설한에 총대 메고 눈밭에 서 있는데 어미가 어떻게 따뜻한 방에서 자겠느냐.”
이 구절은 한국적인 어머니상과 자식 사랑의 극치를 보여주는 대표 문장이다.
2. 블로그와 교회 등에서 계속 회자되는 이유
윤 작가의 글은 간결하면서도 진정성이 깊고, 감정에 치우치지 않으면서도 깊은 울림을 준다. 그래서 세월이 흘러도 회자되고, 스크랩되는 글이다. 그 안엔 ‘내 얘기 같아서’, ‘우리 부모님 이야기 같아서’ 울컥하게 되는 보편성이 숨어 있다.
3. 여행 정보로서의 가치
이 글은 관광 정보보다는 여행의 인문학적 의미에 방점을 찍는다. 여행지로서의 뉴칼레도니아가 아니라, 누구와, 어떤 마음으로 가는지가 여행의 진짜 의미임을 말해준다. ‘천국에 가장 가까운 섬’이라는 별칭과 ‘천국에 계신 어머니’라는 연결은 감성적 설득력을 배가한다.
■ ‘조선일보’의 역할과 윤 작가의 감사 후기의 문학적 의미
‘아 어머니 전(展)’과 조선일보 사연 공모전은 윤 작가에게 있어 삶의 결정적인 전환점이다. 그것은 공직자의 외롭고 긴 세월을 ‘이야기’로 승화시키는 계기였으며, 가보로 남은 액자와 상품 항공권은 물질 이상의 기억 자산이 된다.
▲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조선일보 특별 전시 <아, 어머니 전> - 윤승원의 편지글을 관람객들이 읽고 있다. 아래는 <조선일보에 얽힌 사연> 심사에서 최우수 작 선정 과정을 취재한 기사.
윤 작가가 조선일보에 남긴 감사의 마음은 단순한 예의가 아닌, ‘기억을 수집하고 보존해 준 저널리즘’에 대한 진정한 문학적 헌사라 할 수 있다.
■ 결론: 기억은 사라지지 않는다, 글로 쓰면 살아난다
『천국의 어머니와 못난 아들의 첫 해외여행』은 ‘가족애’, ‘추억’, ‘효심’, ‘후회’, ‘회복’이라는 삶의 주요 테마를 품은 인간 중심 여행기다.
윤승원 수필가는 이 작품을 통해 ‘세상에 늦은 효도는 없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그리고 독자들은 그 진심에 공감하여 지금도 이 여행기를 찾아 읽고, 나누고, 스크랩하며 자기 삶과 부모의 삶을 돌아보게 된다.
이 작품은 단연코, 한 사람의 여행기가 아니라, 한 세대의 감정 기록이자 한 가정의 시대적 초상화다. (자료제공=✍ AI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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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평론 ✦
기억의 액자, 여행의 서사
— 윤승원 수필가의 『천국의 어머니와 못난 아들의 첫 해외여행』을 읽고
1. 돌아가신 어머니와의 첫 여행
윤승원 수필가의 『천국의 어머니와 못난 아들의 첫 해외여행』은 단순한 관광 수기가 아니다.
이 수필은 삶의 궤적과 후회의 감정, 그리고 늦게 피어난 효심의 고백이 빚어낸 내면의 여정이자, 기억이라는 보석을 되살리는 문학적 장치로 작동한다.
작가는 해외여행을 앞두고, 거실에 걸려 있던 돌아가신 어머니의 사진 액자를 고이 싸 들고 간다.
이 한 장의 액자는 여행의 상징이자, 여행의 동반자로 기능하며, 이미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부모>라는 존재의 실체를 마음속에 되살리는 통로가 된다.
액자는 더 이상 물건이 아닌 기억의 감정화된 형상이자, 아들과의 관계 속에서 새롭게 조명되는 가족의 잊혀졌던 중심이다.
2. 늦게 피어난 효심, 그러나 가장 깊은 회심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다.”
수필 속 독자가 남긴 이 한 줄의 말은, 작품의 본질을 정확히 꿰뚫는다. 살아생전 어머니께 다하지 못한 효도를 되새기며, 작가는 뉴칼레도니아에서 가슴 깊이 회한을 토로한다.
이 회한은 자기연민이 아니라, 자기성찰에 가까운 진심어린 반성이며, 한국적 정서에서 <효>라는 개념이 단지 의무가 아닌 감정과 기억의 종합적 구조임을 드러낸다.
윤 작가가 지나온 경찰관의 직무는, 늘 바쁨과 긴장 속에서 가족과 거리를 두게 만든 세월이었다. 그런 이유로 첫 해외여행이 단순한 물리적 이동이 아닌, 심리적 귀환과 치유의 공간이 되었던 것이다.
3. 부자의 여행, 부성의 회복
작가와 동행한 이는 아내가 아닌, 20대 후반의 아들이다. 아내는 흔쾌히 비행기 표를 양보하며 “둘이 다녀오라”고 한다.
이 장면은 아내가 ‘아버지와 아들 사이의 회복’을 위해 조용히 자리를 내어주는 세심한 배려와 사랑의 표현으로 읽힌다.
여행 중 아들과 나누는 대화는 눈에 띄게 짧고 조용하지만, 그 안에는 세대 간의 이해, 그리고 부성의 복원이 녹아 있다.
아들은 아버지의 공직 생활을 자랑스러워하며, 자신도 그 길을 일부 체험한 의경 생활을 자연스럽게 연결시킨다.
작가는 이 대화 속에서 자신이 지켜내지 못한 것들에 대한 용서를 받고, 비로소 아비로서의 자리를 되찾는다.
4. 여행, 가족사를 기록하는 문학의 방식
이 수필은 <여행 정보>나 <관광 감상>에 초점을 맞춘 글이 아니다. 여행지로서 뉴칼레도니아의 풍경은 단지 배경일 뿐이다.
그 안에서 벌어지는 심리적 움직임, 부모와 자식, 그리고 부부 간의 정서의 흐름이 이 작품의 핵심이다.
▲ 아버지와 아들 - 뉴칼레도니아에서
작가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추억은 글이든 사진이든 그림이든 어떤 형태로든지 잡아 두지 않으면 생생하게 재생하기 어렵다.”
이는 수필가가 여행을 기록하고, 그 여정에 감정을 실어 삶을 문학으로 전환하는 의지를 드러내는 구절이다. 여행은 시간의 흐름을 잠시 멈추고,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감정의 화해의 장이 된다.
5. 기억의 문을 연 조선일보의 공모전
작가의 여행은 단순한 사비 여행이 아니라, 신문사 공모전에서 받은 항공권으로 이루어진 뜻밖의 기회였다.
이 배경이 작품에 중요한 이유는, 바로 ‘기억’이 우연처럼 다가와 삶을 바꾸는 결정적 순간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2005년 ‘아 어머니 전’에 전시되었던 편지글은 훗날 조선일보 공모전에서 최우수작으로 뽑히며, 윤 작가의 가족 이야기와 어머니의 사랑이 공적 기록으로 승화된다.
그는 거대한 액자 편지를 ‘우리 집 가보 1호’로 자랑하며, 삶의 사소한 기록이 예술이 되고, 역사가 되는 과정을 증명해 보인다.
6. 지금도 스크랩되는 이유 — 보편적 감정의 힘
이 작품이 수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온라인에서 공유되고, 교회에서 옮겨지고, 개인 블로그에서 스크랩되는 이유는 명확하다. 그것은 윤승원 작가의 수필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삶의 진실’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부모님에 대한 후회, 가족과 함께하지 못한 세월에 대한 반성, 그리고 작은 기회로 피어난 회복의 기쁨은 시대를 초월한 보편적 감정의 언어다. 이 작품은 특별해서 기억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겪을 법한 이야기이기에 더욱 오래 기억된다.
〔맺는말〕
『천국의 어머니와 못난 아들의 첫 해외여행』은 한 수필가가 남긴 가족의 기록이자 인간 윤승원의 내면의 일기다. 이 작품을 통해 우리는 알게 된다.
여행은 낯선 땅을 밟는 일이 아니라, 잊고 지낸 감정을 회복하는 여정이라는 사실을. 그리고 늦게라도 마음을 전하는 것이 결코 늦지 않다는 깨달음을.
이 글은 아들에게는 아버지를, 아버지에게는 어머니를, 그리고 독자에게는 자기 자신을 다시 돌아보게 만드는 따뜻한 거울이다. (자료제공=✍ AI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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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후기】 조선일보 2010. 9. 24. [ESSAY] 천국의 어머니와 못난 아들의 첫 해외여행 윤승원 전 대전 대덕경찰서 경감 “집안에만 갇혀 계시던 어머니가 난생처음 비행기 타게 되셨네. 근데 여보, 깨지지 않게 조심해서 가져가세요.” 아내가 거실에 걸려있던 어머니 사진 액자를 꺼내 비단 천 보자기에 싸면서 한 말이었다. 그렇다. 어머니의 첫 해외여행이다. 돌아가신 지 20여 년 만에 어머니 액자 사진이나마 가슴에 안고 비행기에 오르니, 가슴이 아려온다. 사실 해외여행은 이 못난 자식도 처음이다. 올 초 경찰 공무원으로 퇴직하기까지 30여 년 넘게 가족들과 여행은커녕 가까운 주변조차 다녀올 겨를이 없었다. 뜻밖에도 ‘뉴칼레도니아’ 여행 기회가 생겼다. 바로 어머니의 고생스러운 삶을 소재로 쓴 '아, 어머니 전(展)' 편지글 사연이 일간지에 당선돼 상품으로 ‘2인 왕복항공권’을 받은 것이다. 아내의 양보로 아들과 함께 비행기에 올랐다. 무려 10시간이나 걸려 한밤중에 칼레도니아에 도착했다. 이 섬은 전체의 60% 이상이 세계 자연유산으로 등재될 만큼 천혜의 관광지였다. 도착하자마자 5성급 호텔방 탁자 위에 어머니를 모셨다. 마치 환생(還生)이라도 하신 듯 우리 부자(父子)를 바라보시며 살포시 웃으시는 어머니는 지금 당장에라도 사진을 뚫고 걸어 나오실 것만 같았다. 어머니는 “밖에 나가 식사를 하자”고 해도 “그래, 됐다. 너희만 잘 먹으면 난 안 먹어도 배부르다”고 하시곤 했다. 자식 사랑이 지극했던 어머니는 내가 군 복무하는 동안 시골집을 혼자 지키시면서 엄동설한에도 군불을 지피지 않고 사셨다. 눈이 펑펑 내리는 날이면 장독대에 나가 그 눈을 고스란히 맞으셨다고 한다. 이웃집 아주머니가 “그만 방에 들어가시지요”라고 하면 “자식은 엄동설한에 총대 메고 눈밭에 서 있는데 어미가 어떻게 따뜻한 방에서 자겠느냐”고 하셨다고 한다. 내가 제대하여 어머니 소원대로 가정을 이뤄 귀여운 손자도 안아보게 하는 등 잠시 기쁨을 드렸으나 1989년 여든을 앞둔 연세로 돌아가셨다. 말로만 듣던 남태평양의 이 아름다운 섬나라를 눈으로 직접 확인해 보니, 부럽고 행복한 나라임엔 틀림없었다. 이 나라는 사람이 적어 그런지 빨리 서두르는 ‘조급증’이 느껴지지 않았다. 버스 운전사가 ‘볼일’ 급하다는 나를 위해 무려 5분 이상 기다려주기도 했다. 나는 그동안 무엇이 그리 힘들어 아등바등 조바심내며 바삐 살아왔던가. 사회가 극도로 혼란스럽던 70년대 후반 경찰에 들어와 거의 매일같이 ‘시국 치안’에 험한 경찰 생활을 했다. 폭력이 난무하는 시위 현장에서 밤을 새우며 어머니가 제때 진지를 드시는지, 자식들이 공부를 제대로 하는지 좀처럼 챙겨 볼 여유가 없었다. 그렇게 30여 년을 쫓기듯 직장 생활을 해왔다. 어머니 정성과 사랑에 만 분의 일이나 효도를 했던가를 생각하면 후회감에 가슴이 저려왔다. “비행기 타고 올 때 한국인 여승무원이 한 말이 생각나요. ‘모녀간에는 여행하는 것을 봤어도 아들과 함께 여행하는 분은 처음 보았어요’라고 했잖아요. 제 친구들도 아버지랑 해외여행 떠난다니까 모두가 놀라는 거예요.” 평소 과묵한 아들이 이처럼 살갑게 아비 듣기 좋은 말만 하는지, 기특하고 대견스러웠다. 아들은 자기도 의경으로 복무했지만 경찰 공무원으로 퇴직한 아버지가 자랑스럽다고 했다. 할머니의 고생스러운 삶을 이야기로 쓰셔서 이렇게 여행에 나섰지만, 이번 여행은 30여 년 동안 경찰관으로 고생하신 아버지의 ‘퇴직 기념 여행’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난 네가 더 자랑스러워. 넌 대한민국 경찰 중에서 가장 바쁘다는 서울 종로에서 의경으로 근무했잖아. 시위 진압에 동원되어 길바닥에서 모래 섞인 밥을 먹었다는 네 얘기를 듣고 내 가슴이 얼마나 아팠는지 아느냐.” 슬며시 아들의 손을 잡았다. 아들이 의경으로 복무하는 동안 시위 현장에서 행여 다칠까 봐 애간장을 녹이던 아비의 심정으로 쓴 글들을 모아 《아들아, 대한민국의 아들아》라는 책을 펴내기도 했다. 일러스트=이철원 기자(조선일보) “그러고 보니 이번 우리 부자간의 해외여행은 신문사에서 용케도 알고 ‘위로 여행’을 보내준 것만 같구나!” 아들과 나는 이제껏 속에 담아 두었던 가슴 저린 이야기도 많이 나누었다. 뉴칼레도니아에서 만나는 사람은 모두 친절하고, 상냥하고, 삶의 여유가 있어 보였다. 하긴 이처럼 꿈에 그리던 낙원이 어디 있을까. 하지만 아들은 “그래도 나는 한국이 좋은 것 같아요. 우리나라 사람들처럼 치열한 삶의 현장에서 적당히 스트레스를 받고 부대끼며 사는 게 오히려 정신건강에 좋다고 하잖아요. 잘만 승화시키면 국가 발전의 원동력도 되고요.” 20대 후반인 아들은 이미 성숙한 어른이 되어 있었다. 그제야 아내가 왜 함께 가자는 여행을 볼 일이 있다는 핑계로 아들에게 양보했는지 짐작이 갔다. 아내인들 해외여행을 가고 싶지 않았겠는가. 경찰 생활하면서 아들에게 아버지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으니 이제라도 함께 여행하며 ‘정을 나누라’라고 했던 것이다. 돌아가신 어머니 액자 사진을 닦고 또 닦고 반들거리게 손질하여 고운 비단 보자기에 애지중지 싸준 아내의 손길이 고맙기만 했다. 천국의 어머니도 다 내려다보고 계시겠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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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경태(교육자, 작가, 칼럼니스트) 2025.6.30.10:03
어머니에 대한 작가님과 가족들의 애틋한 사랑을 고스란히 느끼게 하는 감동적인 글입니다. 가슴 뭉클한 감정으로 잘 읽었습니다. 항시 좋은 글로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셔서 감사합니다.
▲ 답글 / 필자 윤승원
방 작가님이 그렇게 찬사 어린 소감을 주시니 큰 영광입니다. 한편으로는 죄송하기도 합니다. 어머니 생전에 이런 효도를 하지 못한 못난 자식이기에 그렇습니다. 하지만 못난 자식의 글에는 어머니가 살아계십니다. 여전히 자애로운 미소로 사랑을 주십니다. 참으로 감사한 마음으로 행복을 누립니다.
이양자 교수님께서도 공유하셨습니다.
♧'올바른역사를사랑하는모임(올사모)' 카페 댓글
◇ 낙암 (정구복) | 2025.7.1. 06:03
어떤 칭찬을 해드려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시간과 공간, 인맥과 문화가 잘 짜여진 비단 같습니다. 외양과 형식만이 아니라 그 내용은 추운 겨울에 입은 솜털 바지 저고리, 양털 코트 같은 포근함을 주는 글입니다. 오늘도 감사함을 느낍니다.
◇ 답글 / 필자 윤승원
세월이 가도 잊히지 않는 소중한 추억이 여행기입니다. 더구나 어머니 액자사진과 함께 한 첫 해외 여행이고 신문 지상에도 소개된 여행기이다 보니 가족사의 한페이지가 됐습니다. 존경하는 낙암 교수님께서 과분한 찬사로 격려해 주시니 저의 부족한 졸고가 독자 앞에 더욱 따뜻하고 의미있게 다가갈 것입니다. 손자에게도 이메일로 보내주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