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그냥 다육이라 부르지만
애는 나는 재들하고 달라요! 하며
입을 삐죽입니다.
레인보우 선셋! 이름을 불러 주니
더 곱고 예쁘게 웃습니다.
노을을 보다.
가끔 노을 지는 하늘을 보면 구름과 햇살이 뒤엉켜
장엄한 쇼를 펼치는 듯하다.
한번은 그 장면을 친구와 함께 보았다.
오늘 하늘은 정말 그림 같다.
그러자 친구가 말했다.
사람들은 자연 풍경을 보고 늘 그림 같다고 칭찬하는데
그 반대가 아닐까.
자연이 그림 같은 게 아니라
그림이 자연을 흉내 낸 거지
자연이 그림보다 휠씬 멋져 순간 자연에 미안한 마음이 들면서
지금껏 하늘을 볼 때마다 그림 같다고 감탄했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
마음이 복잡하고 서글프고 무언가에 쫓길 때 드넓은 하늘을 보면
신기하게도 숨통이 확 트인다.
절망도 기쁨도 저 하늘과 거기서 내려오는 은근한
열기 앞에서는 아무런 근거가 없어 보인다. 라는 프랑스 소설가
알베르카뮈의 말도 있지 않은가,
그래서 난 친구들에게 힘든 날이면 하늘을 자주 올려다보라고 한다.
바쁜 삶 한가운데서 만나는 하늘 풍경은 자연이 주는 선물이다.
요즘 내가 애쓰는 일 중 하나는 노을 챙겨 보는 것이다.
노을은 매일 우리에게 찾아오지만 여유를 갖지 않으면 볼 수 없다.
생텍뒤페리의 어린 왕자는 작은 소행성에 살아서 의자를 조금만
움직여도 노을을 쭉 볼 수 있었다.
그는 슬플 때면 의자를 바꿔 가면 하루에 마흔네 번이나 노을을 봤다.
하지만 아쉽게도 우리가 사는 지구에서 노을을 계속 보기란 쉽지 않다.
나는 대신 거실 창가 한편에 소나무 탁자를 두었다.
혹시라도 놓칠 노을을 나만의 탁자에 앉아 턱을 괴고 자주 바라볼 것이다.
내가 사는 이곳이 어린 왕자의 소행성일 생각하며
노을의 아름다움에 흠뻑 빠지는 여유를 갖고 싶다.
그러면 힘든 내일을 다시 살아 나갈 희망이 노을처럼 번지리라
2월호에 실린글 ~이소영님 소통하는 그림 연구소 빅피쉬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