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맥주 마시다 가게 된 여행 4부
어떻게 하다 보니 수해를 많이 당한 곳을 지나게 되어 미안한 마음에 여행 기간 동안 강원도의 맑은 공기를 시원하게 들이키지도 못하고 다녔다. 꼭 깨끗한 공기를 오염 시키는 것 같아서….
오후 4시가 넘어 출발한 둘은 다시 지도를 펴놓고 진고개 중간에 있다는 간판도 모르고 대충 위치만 아는 곳을 향해 출발 했다. 산길이 많아서 인지 얼마의 시간이 지나지 않아 어두워지고 나니 낮에는 날라 다닐 정도로 빠르게 운전하던 김사장은 밤 눈이 좋지 않다고 지루할 정도로 서행하며 갔다.
주문진에 김사장의 친구가 산다고 하여 같이 가려고 했는데 오늘 아들 면회 가서 없다고 한다. 5년 전 술 취한 상태에서 친구가 운전하여 가서 기억이 확실하지 않은 오대산의 진고개를 지도를 보며 간판도 모르고 다만 그 집 분위기 만 기억하려 찾았으나 진고개를 넘어가서 월정사 입구까지 가도록 나타나지 않았다.
그래서 예전에 같이 간 친구에게 전화하였더니 왔던 길을 한참 되돌아 가야 있다고 상호가 처가 집이라 알려 주어 길을 다시 돌아 가서 옛날 집의 간판을 찾아 갈 수 있었다. 허름한 구옥에 처가 집이란 간판에 메뉴가 닭백숙이란 것도 보였다.
사실 난 생선회가 더 좋아서 주문 진이나 죽변항에서 생선회나 더 먹고 거기서 자고 오고 싶은 마음도 있었으나 도대체 김사장의 5년 전의 추억이 무엇인지 그것을 궁금하여 아무 소리 않고 길 못 찾아 헤맬 때도 옆에서 끝까지 찾아 가야 한다고 부추겼다.
김사장 친구의 얘기로는 5년 전에 있던 직원들이 모두 아직까지 근무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때 그 사람들은 두 세 사람 빼고 없고 있는 사람들도 5년 전의 추억은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 5년 만에 있지 않고 찾아 왔다고 닭 속네 황기 등을 많이 넣어 주고 사장이 직접 써빙을 하는 친절이 있었지만 김사장에게 들은 그때의 분위기는 느낄 수 없었다.
그 날은 진고개에 있는 호텔에 여장을 풀고 다음날은 숙취 해소에 최고라는 주문진의 삼교리의 동치미 막국수 집을 찾아 가기로 했다. 이곳 역시 삼교리에 있다는 것 외에는 상호도 어떻게 가는지도 모르는 곳이었다.
어제와 달리 낮이라 편한 마음으로 비록 주문진에서 길을 잘못 들어 고생은 했으나 그곳에 사시는 분들의 친절한 길 안내로 무사히 삼교리로 방향을 잡을 수 있었다. 이곳은 다른 곳 보다 수해가 더 심해 개천이란 개천은 거의 범람하여 포크레인과 덤프트럭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오가고 있다.
그래도 마지막으로 속을 풀고 가려는 일념으로 묻고 또 물어 찾아 갔으나 오 년 전과 달리 김사장이 기억했던 집은 새로 지어서 찾을 수 없었다. 삼교리에 막국수 집이 두 곳이 있는데 김사장 친구에게 전화하여 상호가 옛날 집이란 것을 알고 그곳에 가서 자리를 잡았다.
호텔에서 10시가 넘어 나와서 오직 막국수 한 그릇 먹겠다는 일념으로 고픈 배를 참고 도착하니 12시가 조금 안되었다. 이미 옛날에 계시는 할머니는 안 보이는 것을 보면 아마도 며느리가 이어서 운영하는 것 같다고 한다.
혹 맛이 옛날과 다르면 어떻게 하느냐며 근심하던 김사장은 동치미 막국수가 나오자 그때는 배가 큼직하게 들어 있는 것을 빼고는 맛은 변하지 않았다고 한다. 김사장이 먹는 것을 쳐다보며 어떤 표정을 짓고 있나 보고 있다가 나도 한 입 먹어 보니 과연 5년 동안 잊지 않고 다시 찾아도 좋은 맛을 가지고 있었다.
무우가 들어 간 시원한 동치미국을 넣은 막국수는 동치미 맛이 기가 막혀 어제 먹은 술이 확 깨는 기분이 들었고 불편하던 아주 속이 편안하다. 마지막 남은 국물까지 모두 마신 우리는 뿌듯한 마음으로 서울로 향 할 수 있었다.
이렇게 하여 김사장과의 2박3일간의 여행을 마치게 되었다. 시 종 편하게 운전하고 도우미를 잘해준 김사장과 김사장 동생 가족, 죽변 현종님 부부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
이상끝
2003-09-26 금. 맑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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