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일입니다.
회사에서 조금 일찍 퇴근하여 근처에서 열리는 LG배 관전을 하러 가고 싶었습니다.
물론 인터넷 생중계하는거 압니다.
검토실 가봐야 누구 하나 반갑게 맞이해 줄 사람없고 뻘쭘한 기분드는거 압니다.
오래 머무를 분위기도 아니고 한 10분 현장을 보고 싶었습니다.
제가 찾아간 곳은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이었습니다.(장소 착각)
지난번 LG배 결승전이 그곳에서 열렸거든요.
그런데 검토실을 찾지 못했습니다.
한국기원에 전화를 했습니다.
ARS가 받더군요.
대회안내가 1번, 바둑소식은 2번이랍니다.
1번 눌렀습니다. 신호가 꽤 오래 가는데도 안받더라고요.
끊고 다시 했습니다.
이번엔 2번 눌렀습니다.
여자분이 전화를 받았습니다.
"여보세요? 말씀 좀 물어볼려고요. 오늘 LG배 어디에서 하나요?"
"코엑스인터컨티넨탈 호텔입니다."
이때까지도 제가 다른 호텔에 왔다는 걸 모르고 있었습니다.
"아 네 그럼 어느 룸에서 하죠?"
"무슨 일때문에 그러시죠?"
"관전을 좀 하려고요"
"어느 룸인지는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순간 당황했습니다.
지난번 LG배 결승전때는 무슨 룸에서 한다고까지 예고성 기사를 홈페이지에 올린 한국기원이었습니다.
(아, 내가 무슨 기원에서 대국 구경하듯이 대국실 들어가서 쳐다보려는 무대뽀 팬인줄 아시나보군.)
저 몇 번 직접 가서 본 적 있습니다. 물론 검토실만 갑니다. 가서 프로기사들 검토하는 장면 한 번 보고 생중계하는 장면 한 번 보고 한 10분 구경하다 옵니다. 방해하고 싶은 의도도 없고 그 자리 오래 머물 분위기 아닌거 압니다. 작전 상 말을 좀 바꿨습니다.
"아 네 사실은...누구 좀 만나려고 하는데요."
저 바둑계 아는 사람 많지 않지만 그래도 인사 정도 받아 주실 분 몇 명은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실제로 어제도 가서 사이버오로 관계자 한 분과 중국 여류기사 한 분하고 인사 나눴습니다. 제가 모 바둑까페(팬클럽 성격) 열성회원이기도 해서 극소수의 프로기사들은 제 얼굴 혹시 아실지도 모릅니다.
"알려 드릴 수 없습니다."
제 감정이 당황에서 분노+슬픔으로 바뀌기 시작합니다.
"대게 이런 시합있을때 예고성 기사로 어디어디에서 한다는거 홈페이지 같은데 올리지 않나요? 다 알려주는 거 아닙니까?"
약간의 시간 지체가 있습니다. 홈페이지 확인하나 봅니다.
"안나와있네요.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순간 뭔가 머리 속에 떠오릅니다. 코엑스 인터컨티넨탈.....아 맞아!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은 지척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저는 다른 호텔에 와서 대국실을 찾으려 했던 겁니다.
"아 네 알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전화를 끊고 코엑스인터컨티넨탈로 향했습니다.
걸어가면서 여러 생각을 했습니다.
작년 여름에 일본기원에 갔던 일이 생각납니다.
사이버오로 이벤트에 당첨되어 작년 후지쯔배 결승전을 참관하는 큰 혜택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한국기원 관계자분과 당시 한국 선수단과 함께 동행했었죠.
그 덕분에 월간 바둑 2002년 9월호에 제 사진과 글이 실리기도 했답니다.
일본 기원에서는 바둑팬을 위하여 공개해설장을 마련했습니다.
무척 성황을 이루었습니다.
당시 한국기원 관계자 분과 이런 대화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우리도 이런 문화가 발달했으면 좋겠습니다."
"네 맞아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와서 보라고 해도 잘 안 옵니다"
"그렇군요. 저 다음에 국내에서 이런 대국있으면 한번씩 가서 봐도 됩니까?"
"당연하죠. 팬들이 많이 찾아 주셔야 합니다."
첫댓글 오프더 레코드에 올려주셨으면 했눈데요 ㅠ.ㅠ 이번주는 이걸루 얼케 엮어볼려고 했는데...
^^.. 오프더레코드에 가지고가도 될것같은데요.. ^^
역시나 아직 우리나라에서 바둑문화에 대한 것은 선진국이라고 볼순없다는 생각이드네요. 바둑실력은 세계제일인데..그참..쩝.
참...씁쓸한 이야기 입니다. 실력최강에 걸맞는 품격있고 활발한 바둑문화가 이 땅에서 이뤄질 날이 언젠가 올 까요...?
왠지 좀 체계가 안잡혀있는듯한...좀 실망이란 감정이 드는 글이네요...ㅡㅡ 옛날에 제가 현재 직업에 익숙하지 않았을 때가 생각납니다. 그땐 정확하게 모르고 감정이 앞서서 이랬다~저랬다~ 했거든요...^^; 부끄러운 일이었어요...☆
풍요속의빈곤....
아~~~님이 이글 올리신 분이군여 ㅎㅎㅎ 전여 님글에 답글 올린 사람이에여 오늘 여기 가입했 거든여 기분 참보타 님이 여기 분이시라 계속 따라 댕겨야지 졸졸졸 언제 공개해설정 생기고 하면 저좀 댈구가세여 꾸벅 ㅎㅎㅎ 여기 가입한 아디는 친구꺼 ^^
테러범으로 오인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