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가스 나오는 생산광구로 투자 확대
2015년 매출 10조 목표
자전거 회사로 오해 마세요"
"앞으로 해외자원 개발과 신재생 에너지, 생활문화 등 신사업 진출에 회사의 역량을 집중하겠다"
도시가스 회사인 삼천리그룹 한준호(65.) 대표이사 부회장은 "신사업진출을 위해 연말쯤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한 부회장은 또 그동안 탐사광구 중심으로 진행하던 해외자원 개발사업을 현재 원유.가스가 나오는 생산광구로 확대하겠다고 했다.
한 부회장은 과거 동력자원부 석유정책 과장과 산업자원부(현 지식경제부) 자원정책실장을 지낸 에너지 전문가. 공직에서 물러난 후 한국전력공사 사장을 지내다 2007년 삼천리 부회장에 취임했다. 삼천리는 1955년 함경도 출신의 고(故) 이장균 회장과 유성연 회장이 동업으로 석탄.연탄 제조를 시작하며 만든 회사다. 현재는 대(代)를 이어 이만득 회장이 (주)삼천리를 중심으로 도시가스사업을, 유상덕 회장은 (주)삼탄을 기반으로 자원개발 사업을 담당하며 공동경영 중이다. 한 부회장은 (주)삼천리를 주로 담당하면서도 그룹 총괄 부회장으로서 그룹의 미래 전략을 담당한다.
"지금까지는 이라크와 미국, 우즈베키스탄 등에서 탐사 광구에 투자해왔습니다. 하지만 수익을 내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립니다. 신사업에 투자할 자금을 확보하는 차원에서도 이제는 생산광구를 노릴 때라고 생각합니다"
한 부회장은 수(水)처리 사업에도 관심이 많다. 그는 "배관을 설치하고 관리하는 것이 우리의 핵심 경쟁력"이라며 "배관망을 활용해 상수도 사업이나 하수처리 등으로 영역을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도시가스를 원료로 각 가정에서 전기를 생산하고 난방도 해결하는 가정용 연료전지 사업도 적극 추진 중이다. 그는 "친환경 에너지 분야는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GS등 다른 기업과 제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사업 확대를 위한 조직 개편도 마무리 단계에 있다. 한 부회장은 "최적의 조직 구조를 찾기 위해 현재 컨설팅을 진행 중이고, 연말이면 결론이 나올 것"이라며 "사업 부문별 자율성을 강화하는 CIC(회사 내 회사)형태를 유력하게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2015년까지는 그룹 전체 매출 1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삼천리는 최근 외식업에도 진출하는 등 생활문화 분야에도 관심이 많다. 지금까지는 중후장대형 사업과는 거리가 멀다. 그 이유에 대해 한 부회장은 "소비자와 직접 접촉하지 않다 보니 , 일반인 중에 우리 회사를 자전거 회사로 아는 사람도 있다"며 "기업인지도를 높여 좋은 인재를 끌어들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채용 때도 도전적이고 진취적인 인재를 우선적으로 뽑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천리는 공동경영 형태인 만큼 장기적으로 계열 분리가 불가피하다. 이에 대해 한 부회장은 "수년 이내에 이 회장과 유 회장이 회사를 분리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