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심초의 사랑이여~~
옛터의 아침 에세이
청년은 자기 때문에 그녀가 죽었다는 사실을 알고 무덤가에서 쓴 글이《유심초의 노래 "사랑이여"》입니다. 그녀를 그리는 마음으로 그 때로 돌아가고픈 애달픈 구구절절한 유시(遺詩)
이 노래에 애절한 아픈 사연 이야기가 스며있습니다.
부잣집 외동아들이었지요. 어릴 때 교통사고를 당해 몸 일부가 자유롭지 못했대요.
그렇지만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해서 K대 국문학과에 재학 중이었대요. 그런데 매일 학교 가는 버스에서 여차장과 낯이 익어 눈인사를 나누게 됐어요. 80년대는 그랬잖아요.
몸이 불편한 그를 위해 여차장은 자리도 잡아주고, 간혹 부축도 해주고 그랬나 봐요.
둘은 어느 덧 연민의 정을 느끼게 되었고, 청년은 행복했어요.
몸이 불편한 자신을 보듬어 주는 여인이 생겼으니 차장도 행복했어요. 배움이 부족한 자신에게 대학생 애인이 생겼으니까. 둘은 휴일이면 데이트도 하며 그렇게, 그렇게 사랑을 키워갔대요. 아 그런데 청년 집에서 이를 알아버린 거예요. 난리가 났지요.
아무리 장애가 있더라도 큰 부잣집 외동아들이었거든요. 부모가 버스회사로 찾아가서 난리를 치고 그녀에게 돌이킬 수 없는 모욕을 줬어요.
어디 가난하고 무식한 촌년이 감히 남의 귀한 아들을 넘보느냐고? 그녀는 큰 충격을 받았대요. 시골에서 올라와 고된 차장 일을 하며 가난하나마 보랏빛 장래를 꿈꿔왔는데, 그런 수모를 겪다니?
그 이후로 차장 일을 관두고, 종적을 감췄고요. 청년은 근 한달간을 집에 갇혔대요.
부모에게 다시는 그녀를 안 만나겠다고 맹세를 하고 겨우 집밖으로 나온 첫날, 한달음에 그녀가 일하던 버스회사로 갔대요.
거기서 사정사정해 그녀의 시골집 주소를 알아내곤 한달음에 달려갔어요.
그녀는 부모님은 돌아가셔서 오빠 집에 얹혀살았나 봐요. 오빠가 말없이 가리키는 뒷산
중턱에는 그녀의 무덤이--- ---
집에 와 일주일을 몸져누웠던 그녀는 농약을 마셨던 거예요.
가난하고 부모 없이 고생하며 배움도 짧았건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의지했던 사랑이
수모로 끝나자, 더 이상 세상을 버틸 기력이 없었겠지.
청년은 절규했지. 자기 때문에 그녀가 죽었다고 울부짖었지. 그리고 어느 날 그도 그녀
의 무덤가에서 약을 먹고 그녀를 따랐어.
별처럼 아름다운 사랑이여
꿈처럼 행복했던 사랑이여
머물고 간 바람처럼 기약없이 멀어져 간 내 사랑아
한 송이 꽃으로 피어나라
지지 않는 사랑의 꽃으로
다시 한 번 내 가슴에 돌아오라 사랑이여 내 사랑아
아, 사랑은 타버린 불꽃
아, 사랑은 한 줄기 바람인 것을
아, 까맣게 잊으려 해도
왜 나는 너를 잊지 못하나 오 내 사랑
아, 사랑은 타버린 불꽃
아, 사랑은 한 줄기 바람인 것을
아, 까맣게 잊으려 해도
왜 나는 너를 잊지 못하나 오 내 사랑
오 내 사랑
영원토록 못잊어 못 잊어 못잊어
그의 점퍼 주머니에는 그녀를 그리는, 다시 한 번 그 시절로 돌아가고픈 애달프고 구구
절절한 유시(遺詩)가 있었고,
그 “유시”에 곡을 붙여서 80년대에 대히트를 했다던 애닯은 사연의 노래가 유심초의 “사랑이여~~”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