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되는 재테크 영역 앱테크, 앱으로 돈벌고 아끼고 관리하자
화장실 갈 때와 씻을 때를 빼고는, 누군가는 그 시간까지 포함해서, 24시간 우리 곁에 머무는 오직 단 하나의 필수품, 스마트폰이다. 손 안에 들어온 작은 컴퓨터 스마트폰으로 인해 이전에 없던 수없이 많은 것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만들어지고 있으며 더불어 그 덕분에 재테크의 영역도 함께 확장되고 있다. 이른바 ‘앱테크’다.
사람들은 재테크라는 단어를 처음 만들 때처럼, 스마트폰으로 할 수 있는 재테크를 특정 프로그램을 실행시켜주는 애플리케이션(App)에다 붙여 ‘앱테크’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24시간 손에 붙어있는 스마트폰으로 할 수 있는 재테크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자고나면 새로운 앱들이 나타나는 초기단계라 아직까지는 앱테크도 정형화돼 있지는 않다. 다만 앱테크라는 이름을 내세워 홍보하는 수많은 애플리케이션들을, 사용자 즉 투자자의 활용법과 앱의 성격에 따라 크게 유형을 구분할 수는 있을 것 같다. 첫 번째는 재테크와 자산관리에 도움이 되는 앱이고, 두 번째는 컴퓨터로 하던 정보 찾기나 매매 등을 스마트폰 안으로 옮겨온 앱, 그리고 세 번째는 실제로 앱으로 돈(포인트)을 벌 수 있는 앱이다.
재테크 분야에서 가장 먼저 관심을 얻은 앱은 수입과 지출을 기록하면서 자산관리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가계부 앱이다.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활용하는 가계부는 쓰기에 편한 양식, 한눈에 보기 편한 디자인, 계산하기 편하다는 장점 등이 있다. 대표적인 앱은 경제카테고리에서 1등을 차지한 앱 ‘편한가계부’다. 수입과 지출을 관리하는 가계부, 이를 그래프와 목록으로 보여주는 통계, 예산을 미리 입력하면 자산관리를 할 수 있게 해주는 자산, 설정이 있다. 음성입력도 가능하다. 입력 내용을 일-주-월 단위로 다양하게 선택해서 볼 수 있고 전월 대비 지출을 퍼센트로 확인할 수도 있다. 신용카드 사용문자를 인식해 자동으로 입력해준다. 유료앱으로 업그레이드하면 PC버전도 사용할 수 있으며 광고를 제거할 수도 있다.
네이버가 내놓은 ‘네이버가계부’도 편한가계부를 닮았다. 수입과 지출 등을 통계자료로 제공한다. 수입과 지출항목도 식비, 교통비 등으로 분류되고, 지출 결제 방법도 현금과 신용카드, 체크카드 등으로 구분돼 있어 통계 그래프로 볼 수도 있다. 카드 사용내역이 문자로 날아오면 가계부에 자동으로 입력될 수 있게 설정할 수도 있다. 네이버와 연동되므로 컴퓨터로 볼 수 있고, 엑셀파일로 만들 수는 등 호환성도 좋다.
현명한 지출을 돕는 앱도 있다. 기업들이 제공하는 혜택만 쏙쏙 빼먹는다는 뜻을 지닌 용어를 그대로 쓴 ‘체리피커(cherry picker)’다. 일반적으로 신용카드사들은 개별 카드에 할인, 포인트지급 등 다양한 혜택을 부여하면서 ‘한 달에 얼마 이상 사용했을 때’라는 조건을 붙이는데, 이를 체크해주는 것이다. 앱에 등록한 카드의 사용금액과 혜택 기준을, 실적 기준에서 잔액이 얼마 남았는지 형태로 보여주다가 ‘이 카드는 사용 실적을 채웠습니다. 다음 카드를 쓰세요’라고 안내한다. 사용 내역은 수동으로 입력할 수도 있고, 휴대전화로 통보되는 문자를 통해 자동으로 입력되도록 설정할 수도 있다. 여러 장의 신용카드를 쓰는 사람이라면 꼭 다운로드받기를 권한다.
금리 높은 저축상품은 찾는다면 재테크포털 모네타가 내놓은 앱 ‘스마트금융계산기’를 쓸 만하다. 메뉴는 크게 △예적금 계산기 △부동산 계산기 △직장인 계산기 △생활계산기 △재미계산기로 구분돼 있다. 활용도가 높은 것은 역시 ‘최고금리찾기’다. 현재 금융권의 예금과 적금 상품들을 최고금리 순서대로 보여주기 때문에 활용하기에 좋다. 순자산과 연소득, 나이를 입력하면 지금 자산관리를 잘하고 있는지를 볼 수 있는 ‘부자지수’도 흥미롭다.
직장인과 가정주부의 지갑이 두꺼운 이유는 현금이 많아서가 아니라 카드 때문이다. 그렇다고 신용카드가 많은 것도 아니고 대개는 포인트카드가 큰 자리를 차지한다. 작은 금액이지만 포인트를 준다는데 불편하다고 버릴 수도 없다.
숫자만 많았지 어디에 얼마가 들어있는지, 어디에서 적립되고 쓸 수 있는지 몰라서 활용은 하지 못했던 포인트카드를 한데 모아 편리하게 관리해주는 앱이 ‘시럽(syrup)’이다. 내가 언제 이런 카드를 만들었는지 기억조차 안 나는 카드들까지 사용내역을 확인해 쓸 수 있다. CU멤버십, GS&POINT, T멤버십, CJ원, OK캐시백, 해피포인트, 이마트, 롯데멤버스, 현대백화점, 코엑스몰멤버십 등 웬만한 카드들은 다 등록돼 있다. 다들 포인트 마케팅이 활발한 카드들이라서 사용 가능한 가맹점 숫자도 상당히 많은 편이다. SK텔레콤의 T멤버십 포인트의 경우만 해도 해마다 회원등급에 따라 5만 원부터 무제한까지 주어진다. 이 포인트는 베이커리나 커피전문점 등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는데도 잘 몰라서 자동으로 소멸되는 일이 잦다. 5만 원을 버리는 것과 다름 아니다. 편의점 포인트는 활용도가 높은데도 발급받지 않은 사용자가 훨씬 더 많다.
시럽을 깔고 등록된 각 카드에 회원가입만 하면 바로 쓸 수 있다. 기존에 쓰던 포인트카드와 연동되므로 지갑에 따로 포인트카드를 챙겨 다닐 필요도 없다. 카드 외에 다양한 종류의 쿠폰도 제공되므로 할인받는 재미가 쏠쏠하다.
직접적으로 돈(포인트)를 벌 수 있는 앱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스마트폰에 뜨는 광고를 보면 포인트가 쌓이는 리워드(reward)앱이다.
‘캐시슬라이드’나 ‘애드라떼’를 설치하면 스마트폰을 켤 때마다 광고가 뜨는데 이때마다 소액의 포인트가 쌓이게 된다. 추천하는 다른 앱을 깔거나 광고를 시청하면 더 많은 포인트가 쌓이기도 한다. 워낙에 소액이라서 꾸준히 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포인트는 편의점, 베이커리, 카페 등에서 사용할 수 있다. 온세텔레콤이 만든 ‘포인트통통’은 광고를 볼 때 뿐 아니라, 퀴즈를 풀어 답을 맞히면 포인트가 나온다. 하루에 20개의 퀴즈를 풀 수 있으며 맞히면 문제당 2포인트가 배정된다. 단 틀리면 1점이 차감된다.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기에 좋다.
‘캐시버거’는 버스정류장처럼 실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곳에 부착된 NFC칩이 내장된 스티커를 스마트폰으로 터치하면 각종 콘텐츠(광고)가 스마트폰에 전달되고 포인트가 적립되는 방식이다. 이렇게 적립한 포인트는 T머니로 전환해 교통카드 충전이나 편의점 등에서 쓸 수 있다.
‘펀펀해’의 경우 기존 방식에 경매를 도입했다. 광고 시청 후 포인트를 적립하는 건 같은데, 그 포인트로 경매에 참가에 기프티콘이나 상품권을 받을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또 광고 시청과 포인트 적립이 1회로 제한돼 있는 일반 리워드앱과 달리 무한시청과 포인트 적립도 가능하다.
리워드앱의 잦은 광고 노출 때문에 짜증난다면 이런 앱도 있다. ‘하루에세번’은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등 자신의 SNS에 광고를 걸어 공유하면 광고효과에 따라 광고비가 책정되는 앱이다. 이름처럼 하루에 3번, 1시간 단위로 한 번씩 공유하면 페이스북의 경우엔 3일 동안 받은 ‘좋아요’ 갯수에 맞춰서 나뭇잎 1개씩, 카카오스토리에 포스팅하면 24시간 후 나뭇잎 4개가 주어진다. 이렇게 나뭇잎 60개를 모으면 나무 한 그루가 완성되고 적립금으로 바꿀 수 있다. 적립금이 2만 원 이상 모이면 현금 교환도 가능하다. 앱에 등록된 브랜드샵에서 물품으로 바꿀 수도 있다. 또 나무가 완성될 때마다 그루당 100원씩 기부금도 주어지는데, 이 돈은 연말에 사용자의 이름으로 자선단체에 기부된다고 한다.
설문조사에 포인트를 주는 앱도 있다. ‘오베이’ 앱을 깔고 인적사항 등 정보를 입력하면 대상에 맞는 설문조사가 이뤄질 때 알림이 날아오고, 이 설문을 작성하면 포인트가 적립되는 방식이다. 설문조사 횟수가 많지 않다는 것과, 알림이 왔을 때 빨리 참여하지 않으면 금세 마감된다는 점이 아쉽다.
뮤직 플레이어 앱 ‘코플’은 라디오처럼 음악 재생 중간에 10분마다 한 번씩 광고가 나오는 방식인데, 하루 종일 틀어놓을 경우 월 1만 원 정도 적립이 가능하다고 한다.
‘무버’는 물건 배달 심부름을 대신하고 배송비를 받는 서비스다. 여기에서 앱은 배송을 해야 하는 사람과 대행해 줄 사람의 정보를 공유하고 매칭하는 역할을 한다. 배송 대행을 요청하는 사람은 원하는 물품을 빠른 시간 안에 받을 수 있고, 배송해주는 사람은 어차피 가는 길에 심부름해 준 대가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대행 가격을 제시하거나 배송 대행인을 선택하는 것도 마음대로다. 실시간 위치 확인 서비스로 물건이 언제 도착하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해외직구를 할 때 합리적인 가격으로 한두 달씩 걸리는 배송을 하루이틀로 줄일 수도 있다는 장점이 돋보인다. ‘무버’는 현재 베타서비스 중으로 6월 간편결제 기능 등 포함된 정식 서비스가 시작될 예정이다.
자산관리 앱과 리워드앱에 비하면 부동산중개 앱은 비교적 활용도가 높은 편이다. TV 광고 덕분에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결과다. 젊은 층의 이용이 늘면서 선발주자인 ‘직방’ 외에 부동산114, 부동산써브 등 기존 업체들도 뛰어들고 있다.
스마트폰을 이용하는만큼 지하철역, 대학교 주변 등과 같이 직관적인 검색어로 매물을 구하는 방식이다. 기존 인터넷포털에 올라오는 정보처럼, 집을 구하려는 사람들은 무료로 매물정보를 얻고, 물건을 올리는 중개업소들은 광고비를 지불한다.
2012년 출시된 ‘직방’이 1위업체인데 현재 네이버부동산 이용자보다 많은 80만 명 이상이 이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전한 거래를 위해 ‘클린 캠페인 헛걸음 보상제’를 실시, 허위매물을 신고하면 현금 3만 원을 제공하는 등 신뢰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부동산114가 출시한 ‘방콜’은 매물 45일간 보유로 차별화했다. 아파트와 상가도 취급한다. 방콜도 ‘부동산 클린 매물센터’를 운용 중이다. ‘다방’은 올해 초 부동산써브에 인수되면서 본격적으로 덩치를 키우고 있다. 매물 등록 기간이 60일로 긴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