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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젠테이션, 남은 에피소드들
RKC2, CICS 정건
프레젠테이션에서 다 말씀드리지 못한 이야기입니다. 일종의 에피소드들입니다.
1. 파벨의 티칭은 오해를 살 만합니다.
파벨은 고수들 즉 그의 진가를 제대로 알 만한 수준의 사람들에게야말로 제대로 인정받습니다.
그래서 그레이 쿡이야말로 가장 충격적인 고백을 했죠.
(저희가 그만큼 고수나 달인이란 뜻은 아닙니다. 저흰 몸의 오타쿠, 움직임의 geek 수준입니다.)
우선,
미국 기준으로 파벨의 티칭은 불편하고 불친절한 티칭입니다. 많이 변했지만, 여전히 미국 기준으로.
여러분도 RKC 서트에서 무슨 미국식 서비스 정신 따위는 기대하지 마십시오. 대신 '터프러브'가 작렬할 겁니다.
파벨의 티칭은 원 포인트 레쓴인듯 하지만, 사실은 다 알려줘 버리는 티칭입니다. 그 사람이 소화할 수 있든 없든. 비기도 따로 없습니다. 그냥 다 가르쳐 줍니다.
미국 사람들, 특히 운동하는 사람들에게 더 낯설은, 파벨식 티칭은 파벨이 학생 개개인에게 자꾸 질문한다는 점입니다.
" (이것에서) 뭘 배웠나?",
" 뭐가 다른가?",
"How do you feel? "
"What do you learn?"
"What's the difference?"
그러나, 학생들이 이해를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냐하면 하드스타일에 대한 이해도가 낮고, 가장 크게는 그들의 몸이 이해(understanding)를 가로막기 때문입니다.
머리로도 몸으로도 아직 그 수준이 아닌 것이지요. (사실, '아직' 이라기 보다는 '거의 영원히' 그럴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러나 파벨은 거의 개의치 않고 가르쳐 주긴 다 가르쳐 줍니다.
그래서 얕은 수준의 사람들에게 파벨은 참으로 쉽게 재단될 만한 사람입니다. 반대로 높은 수준의 사람들일수록 깜짝 놀랄 수 있습니다. 저 사람은 뭔가? 무슨 비기들이 저렇게 툭툭 흘러나오나? 저게 저렇게 간단한 문제였나?
해답을 찾아 살아온 자신의 지나온 세월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갑니다. 뒷통수를 한대 제대로 맞은 기분이 듭니다.
2. 초기 파벨은 매지션으로 명성을 얻었습니다.
아놀드 슈왈츠제너거가 여는 보디빌딩의 엑스포(이름이 뭐더라??) 현장에서 RKC 부스는 40kg 케틀벨을 가져다 놓고 이것을 머리 위로 프레스 해보라! 고 했었는데, 다들 못들고 낑낑거리는데... 파벨이 5분 정도 지도를 하면, 즉 복부 압축. 바닥에 뿌리박기. 케틀벨과 바닥 사이에 온몸을 웻징하기. 그렇게 들어올리게 하니까... 성공....야~ 이 러시아 사람은 진짜 마법사다. 이런 식으로 초기 명성을 얻었습니다.
실제로 Instant strength가 초기 RKC의 모토 비슷했습니다. 파벨의 책들도 instant strength, Instant flexibility 등을 표방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우리 책 제목 <케틀벨 빠르게 몸짱되기> 또는 그보다 더 엄청났던, 원래 책 제목 <두배로 짧은 시간에 두배의 근육을...케틀벨 초고속 간단 근육 혁명>도 비슷하네요.ㅠㅠ)
그러나 실제로 10년 전 당시에 파벨이 <Iron mind> 잡지와 가진 인터뷰나 <MILO>지에 쓴 글 등을 보면 (이 10년 전 잡지들을 결국 찾아낸 SOM의 강상욱 씨에게 무한 감사를!!!) 속마음은 전혀 달랐음을 알 수 있습니다.
심지어 그 미국식 트레이닝 잡지에서 파벨은 동양의 내제자(동양에서 무술이든 어떤 기술이든 스승의 집에서 숙식 기거하면서 스승의 일거수 일투족까지 따라하며 배워가는 제자관계) 얘기까지 하면서 수련의 중요성을 강변했습니다.
완전히 geek 했죠.
보는 사람은 매직에서 임팩트를 받든 교훈을 얻든 어쨋든, 결국 파벨의 정리 멘트는 " 자, 이제 뭐가 다른지 느꼈지? 그러면 내일부터 이걸 연습하라." 이것이었습니다.
다시 1번과 연결지어 정리하자면,파벨은 천상 매지션 스타일 못 됩니다. 매지션치고는 연출이 너무 엉성합니다.
그보다는 가르침을 불친절하게 툭툭 던져주는 동양의 '스승 혹은 사부' 같은 스타일입니다.
3. 파벨은 많은 것들을 거의 다 아버지에게 배웠다고 말합니다.
파벨의 아버지는 러시아군 장교였습니다. 권투, 펜싱, 유도 등 여러 운동들을 좋아했고 바이에슬론과 유도는 선수급이었다고 합니다.
파벨은 이미 어려서부터 아버지에게 무술들을 배우고 여러 몸쓰는 것을 배웠습니다. 풀업을 GTG로 하는 것도 파벨 집안에서는 상식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아버지가 웨이트 리프팅을 즐기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파벨의 아버지는 나이 70이 넘어서 웨이트 리프팅을 시작합니다.
일주일에 1~2회 훈련한지 1년만에 데드리프트 미국 신기록을 세웁니다. 만 73세의 나이에 미국 70대 이상 최고기록입니다. 벨트도 차지 않고 스트랩도 차지 않고 역도화도 신지않고 척 테일러 신발을 신고.
만73세. 약80kg 체중. 약172kg 데드리프트 성공. 블라디미르 차졸린 옹
여전히 계단을 뛰면서 체중 조절도 하시고, 더욱 더 높은 기록을 향해 도전 중이라고 하십니다. 이 얘기는 베스트 셀러 <4 아워즈....> 시리즈의 저자이자 RKC인 티모시 페리스의 블로그에 파벨이 직접 포스팅해주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파벨은 아버지를 캐나다 워털루 대학의 교수 스튜어트 맥길 박사에게 모시고 갑니다. 파벨은 오래 전부터 맥길 교수의 이론을 책과 매뉴얼에서 자주 인용했습니다.
<파워 투 더 피플, 프로페셔널>책에서는 아예 맥길교수의 척추연구소를 찾아가 자신이 실험대상이 되기까지 합니다.
역시 geek한 면모입니다.
수많은 스포츠 선수들을 상대한 맥길교수는 파벨의 아버지에 대해 이렇게 강한 등은 처음 봤다고 했답니다. 맥길교수는 거의 세계 최고의 척추 전문가입니다. SOM 서가에 놓인 <Low back disorder>가 그의 책입니다. 그 책에는 케틀벨 스윙도 등장합니다.
4. <4 hours...>의 팀 페리스와 파킨스 법칙
<테드>에 출연한 팀 페리스입니다. 자막에서 한국어를 고르시면 자막 제공됩니다.
<4 아워즈....> 시리즈의 저자이자 RKC 티모시 페리스가 파킨스 법칙을 얘기하면서 뭔가 배우고 잘 하고자 할 때 대회 같은 것을 활용해서 기간을 정하고 도전하는 것을 말하더군요. 파벨도 자기 아버지가 그러고 있다고 말합니다.
1년에 2번 파워 리프팅 대회를 위해 훈련하고 그날만 1RM을 드는 거죠. 오로지 데드리프트만 하고, 데드리프트를 어시스트하기 위한 운동은 없다고 합니다.
여러분도 이들처럼 11월 RKC 서트를 활용할 수 있을 걸요. 동영상 리테스트 기간까지 합치면 내년 2월초까지 남은 셈이죠. RKC 서트를 대회처럼 상정하면, 기간이 정해지고 그럼으로써 그 기간 동안 더 열심히 배우게 되고 더 열심히 수련하게 되고 그래서 자신이 변하게 되는 것이지요.
팀 페리스의 근간인 <4 아워즈 바디> 홍보 동영상에는 마스터 RKC 마크 리프킨트의 부인이자 RKC 트레이시 리프킨트 여사님이 나옵니다. (책에도 나옵니다.) 원래 유명한, 작가 팀 페리스는 재작년에 RKC가 됩니다.
어제 백인 여성이 SOM을 찾아왔는데 남자친구가 책을 읽고 케틀벨에 빠졌다고 하길래 무슨 책이냐고 물었더니, 마침 팀 페리스의 <4 hours body>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그도 RKC 라고 해줬습니다. 외국인들은 참으로 문의는 많은데 직접 다니는 분들은 많지 않습니다. 현재는 퀀, 캣, 토마스 3인이 다니고 있습니다. 3분 모두 한국말 배우려고 노력하는 분들이죠.
5. 미국인들에게
많은 사람들이 미국인들을 대할 때, 괜히 왓스업, 하이, 헬로우 눈인사만 하면서 더욱더 미국식으로 대하고 미국식으로 발음하려고 하는데 이것은 좀 별로라고 생각합니다.
부르스 리는 홍콩에서도 영국식 학교를 다녔고 미국에서 백인과 결혼도 하고 애도 낳고 10년 넘게 살았습니다. 부르스 리 자체가 혼혈이었죠. 그런데도 그의 영어 인터뷰를 보십시오. 완전히 노골적으로 중국식 억양과 발음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분명히 일부러 그랬습니다.
부르스 리의 유명한 인터뷰
영어를 잘하기 위해서 저도 노력중이지만, 3월에 미네소타에서 저도 일부러 더욱더 동양식으로 인사했습니다. 마치 SOM에서 케틀벨 수업 끝날 때 인사처럼요.
앞으로도 V와 B, L과 R 발음을 구별 발음하도록 노력하겠지만, 나머지는 그냥 한국식 발음이면 좀 어떻습니까? 그들에게 '동양계'처럼 보이려 하지 말고 '동양인'이 됩시다.
6. 질리안 마이클스
이 분이 프레젠테이션 말미에 등장했죠.
이 여자분이 (규모로 비교가 되지 않는 시장이지만) 한국으로 치면 숀리 같은 트레이너입니다. 비기스트 루져 (최고 많이 살 뺀 사람) 란 프로그램을 통해서 미국에서 명실상부 스타트레이너가 된 사람입니다.
우리 책에도 올리고 싶었던 이 장면.... 이 분이 케틀벨 DVD도 냈고 그 살빼기 프로그램에서 케틀벨도 가르쳤나 봅니다.
그런데 여기 써 있는 글자 그대로 What The Fuck 인 거죠. 슈어사이드 스킬입니다. 현재 이 동영상은 유투브에서 다 사라졌고 아래 것만 남아 있더군요. 한번 보십시오.
이때 많은 RKC들도 공세에 가담했고, 전에 말했듯이 이 논란이 LA 타임즈에 실릴 정도였답니다.
아래 동영상은 오늘 아침 최하란 선생님이 <자유롭게 컬쳐쇼크>에 올린 영상입니다. 질리안 마이클스에게 케틀벨을 배웠다고 말합니다. 풍자의 대상이 누군지 분명하네요.
7. 비크람 초우들리
역시 프레젠테이션에 등장한 남자가 바로 비크람 초우들리입니다.
왠 검은 삼각팬티 인도인이 등장했나? 잠시 웃음이 흘러나오더군요.
인도에서 태어나, 11세에 지역 요가 챔피언(허접스럽게도 인도에는 요가대회가 있습니다. 관련글들이 케틀벨 포럼에 강상욱 씨가 쓴 게 있고, SOM 수련체계에도 좀 나오지만, 인도에는 지금은 묘기로 전락한, 좋은 것들이 많았습니다. )이 되고 그 후 웨이트 리프팅을 몰두하다가 무릎에 큰 부상을 입고 다시 요가로 회귀. 걷지 못할 거라 했는데 완전히 회복했다고 합니다.
미국 이민후, 비크람 요가를 창시합니다. 이것은 현재 한국에서도 크게 유행중인 핫요가의 원형입니다. 비크람 초우들리는 비버리 힐스에 거주하며 실제로 벤츠를 판매합니다.
그리고 이건희도 거부당한 시그니쳐 시계를 2개나 갖고 있습니다. 하나에 12억에서 24억 원 한다고 자기가 직접 말하고 있습니다.
비크람요가, 핫요가는 마치 대공장에서 찍어낸 판박이 요가 같습니다. 티칭과 수련 모두 시스템이 없는, 그야말로 프로그램 요가입니다. 요가 수련실을 칼로리를 태우고 땀을 짜내고 살을 빼내는 공장으로 만들어버린 장본인입니다.
에너지커브에 따른 Yin (陰)과 Yang (陽) 수련의 밸런스와 Yin yoga에 대한 글은 한국에서 처음으로 최하란 선생님께서 올려주실 겁니다.
첫댓글 ㅋㅋㅋ...잼난다..ㅎㅎ
아하...아놀드 클래식에도 파벨이 갔었군요...와우...뭐 아놀드 클래식은 스트롱맨을 위한 경기도 있으니 그럴만 하네요..질리언의 저 허리는 아직 남아있네요...저렇게 계속해서 훈련하면 잘살났을터인데...
파벨이 직접하는 저 zercher deadlift는 카렐린의 애종목이었죠. 카렐린의 그 유명한 카렐린 리프트를 위해선 마스터 해야 한다는 소문이 붙었고, 미국 올림픽 레슬링 사이트 포럼들 돌아댕기면 꼭 나오는 질문이 '저쳐데드하면 카렐린 됨?', '카렐린이 진짜 제대로 열심히 한 리프팅은 저쳐 데드 뿐이라던데?'등등이기도 하죠. 물론 개인적으로는...카렐린의 기술은..카렐린만...ㅎㅎ..하지만 어쨌든 레슬러에겐 매우 중요한 종목. 그러면서 데드중의 데드라는 종목이죠. 움짤보시면 이해가 빠름. ㅋㅋ
인도아저씨 누군가 햇엇는데... ㅎㅎ
멋진 부르스 리 동영상을 추가했습니다. 한재국 님에게 저런 걸 부탁해야
오늘도 잼난글~ 좋습니다 ^^
오 추가된 영상 놀랍네요 워리어스 저니에서 본 그의 인터뷰 영상 보이스가...그대로...아 멋지네요
나도 뺄때는 사오십근씩 쭉쭉 빼는데...족리로 조만간 데뷔를...아~날이 참 좋네요..
파벨의 아버님이 데드리프트 신기록을 세운 이야기를 보고 확신했습니다.
파벨은 유전자를 좋게 가지고 태어났다!
엄친아저씨, 파벨...ㅎ
정건 선생님의 압박 스타일. 선수쳐서 공개해서 단시간에 쭉~~ 뽑아내게 하시니. 이건 뭐 왕작가 선생님들 뺨치시는... 위에 언급된 글을 2월부터 준비하긴 했습니다만... 이번 주에 업데이트 될 것입니다. 만약 직접 체험과 더 깊은 강의를 듣고 싶으시다면, 이번 토요일 요가지도자과정 설명회를 신청하시는 방법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