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스코필드 <Uncle John’s Band> 평점 4.5
우리는 재즈신 최고의 연주자들이 계속해서 자신의 음악적 영역과 기량을 넓혀가며 성장하는 모습을 보며 감탄과 박수를 보내게 된다. 더욱이 존 스코필드처럼 베이비부머 세대 기타리스트들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독특한 자신의 개성을 끝까지 고수하며 70이 넘은 나이에도 계속해서 정진해 나가는 모습을 보면 존경과 놀라움을 감출 수가 없다.
그가 ECM에서 세 번째로 발표한 신보 <Uncle John’s Band>는 그런 경외감을 갖기에 안성맞춤인 앨범이다. 필자의 경우 우선 이 앨범의 전체적인 사운드의 편안함에 매료되었다. 그리고 한참을 그 편한함의 근거를 찾고자 애썼다. 그것은 2011년 발표한 앨범 <A Moment’s Peace>를 떠올리게 하는 편안함이었다. 그 앨범에는 베이시스트 스캇 콜리와 드러머 브라이언 블레이드의 리듬세션 조합과 래리 딩스의 기교와 센스가 흘러넘치는, 마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듯한 오르간과 피아노 연주, 그리고 비틀즈의 ‘I Will’같은 친숙한 곡들이 있었다.
이번 앨범 역시 친숙한 팝, 컨트리음악이 다수가 연주되었고 존 스코필드의 맨토로 알려진 베이시스트 스티브 스왈로우를 대신하여 빈센테 아처의 탁월한 콘트라베이스 연주가 빌 스튜어트와 합을 맞추고 있다. 표면적인 이유로 생각하면 크게 다를 것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빌 프리셀과 연주한 1992년 앨범 <Grace Under Pressure>의 향취가 넘실대는 것을 알아차린 순간 켈트, 아이리쉬풍의 선율과 컨트리음악이 보다 비중있게 가미되어 있음을 감지하게 된다.
그것은 2016년의 <Country For Old Men>을 거치며 스코필드 연주의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았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Grace Under Pressure> 앨범에 수록된 ‘Bill Me’라는 곡 제목처럼 빌 프리셀의 영향으로 감히 간주해 본다. 첫 곡, 밥 딜런의 명곡 ‘Mr. Tambourine Man’와 세 번째 곡 ‘TV Band’, 그리고 ‘Back In Time’ 등 스코필드 특유의 블루스에 가까운 깊고 진한 피킹의 비중이 줄어들고 겹줄과 슬라이드를 교묘히 연주하는 중미 지방의 사운드와 어쩔수 없이 베어나는 블루지함이 어우려져 즉흥연주의 원숙미를 자아내고 있다.
그의 연주는 <Blue Mar>와 <Loud Jazz>등으로 대변되는 1980년대의 펑크&록 재즈와 <Time On My Hands>, <Meant To Be> 등 1990년대 포스트밥 연주, 그리고 힙합, R&B, 일랙트로닉 사운드를 가미한 새롭고 실험적인 사운드를 추구했던 2000대 이후의 연주 등 굵직 굵직한 변화를 거듭해 왔다. 이번 앨범에 그 모든 것이 귀결되는 듯한 기술적으로 절정에 오른 연주와 표현에 있어 다양한 연주가 어우러져 있다.
https://youtu.be/YKwjfPX3D0w